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발간하는 '사이언스올닷컴'에 낸 원고입니다. 독자층이 청소년이라고 해서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그것도 쉽진 않더군요.. ^^;
 
 
소셜 네트워크와 소셜 라이프의 미래

 
 
 
알파넷, 인터넷의 태동
 
인터넷은 의미상 ‘네트워크의 네트워크’를 뜻하며, 기술적으로는 ‘수많은 독립적인 네트워크들 간의 네트워크’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반 대중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군사적인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군사용 네트워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시에 국가 내 기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은 전쟁을 이끌어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따라서 전쟁에 돌입할 경우 가장 먼저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상대방의 커뮤니케이션 망이다. 1969년, 미국은 이 같은 위협으로부터 자국의 커뮤니케이션 망을 보존하기 위하여 알파넷(ARPA Net)이라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는데, 이는 전쟁 발발시 소련이 미국의 네트워크를 일부 파괴하더라도 전체 네트워크는 보존이 될 수 있는 분산형 시스템이었다. 즉, 정부 기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수십, 수백 개의 네트워크로 분산시켜 적국이 한 두 개의 채널을 파괴해도 전체 통신망의 운용에는 지장이 없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인터넷의 일반화
 
이처럼 ‘군사적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의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알파넷은 컴퓨터와 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점차 비 군사적인 분야로 확대되었고, 처음에는 미국 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연구 기관들끼리 연구 정보를 나누고 연구원들 간의 협업을 지원하는 용도로 쓰이게 되었지만, 곧 일반 대중에게도 개방되어 지금과 같은 광대한 정보를 가진 네트워크로 탈바꿈하였다. 이처럼 인터넷이 정보의 바다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인터넷의 의미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의 컴퓨터’로서,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할수록 인터넷이 가진 정보의 양과 네트워크의 가치가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처럼 네트워크가 성장할수록 네트워크의 가치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게 되는 현상은 ‘메트칼프의 법칙’으로도 설명되곤 한다. 
 
 
소셜 네트워크의 등장
 
이처럼 인터넷은 다양하고 방대한 컨텐츠를 자양분으로 성장해 왔다. 컨텐츠는 간단히 말하면 모든 종류의 ‘읽을거리’, ‘볼거리’, ‘이야깃거리’를 포괄하는 개념인데,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컴퓨터에 들어 있는 모든 컨텐츠를 보다 찾기 쉽고 읽기 쉽게 제공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야후, 네이버, 구글과 같은 포털 서비스와 검색 서비스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이유는 ‘컨텐츠를 읽고 보기 위한’ 것으로부터 ‘컨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는 것’으로 서서히 옮겨가게 되었다. 이는 인터넷의 사용 동기와도 관련이 있다.
 
인터넷은 컴퓨터들의 네트워크이지만 동시에 미디어이기도 하며 플랫폼이기도 하다. 이는 인터넷이 ‘주어진 컨텐츠를 구경하는 곳’을 넘어 사람들이 스스로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공간이기도 함을 뜻한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동기는 대인관계에서 나타나는 동기와 유사한데, 크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과 ‘상대방에게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두 가지 동기로 설명할 수 있으며, 인터넷의 진화는 사람들이 이 두 가지 동기를 더 잘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과 맞닿아 있다.
 
포털과 검색 서비스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원하는 컨텐츠를 더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서비스의 근간으로 삼아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들은 모두 ‘이미 존재하는 컨텐츠를 소비자에게 더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아왔으며, 서비스 초기에는 사람들이 직접 컨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는 사용자가 제공하는 컨텐츠의 잠재력에 일찍 주목하여 큰 성공을 거둔 사례이다.)
 
그러나 웹사이트 제작, 블로그, 디지털 사진 촬영, 동영상 제작 등이 대중화되면서 일반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컨텐츠의 양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UGC (혹은 UCC)' 스타와 파워블로거가 등장하였으며, 이는 다시 더 많은 UGC를 낳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단순히 ‘주어진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낸 UGC와 (신문사 등에서 제공하는) 전통적인 컨텐츠 사이에 차별을 두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제 ‘상대방에게 나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인터넷 사용을 시작하게 되었다.
 
  

 
 
소셜 네트워크의 진화
 
UGC는 불특정 다수에게 내가 만든 컨텐츠를 보여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블로그나 유튜브, 디씨인사이드와 같은 공간에 내가 만든 컨텐츠를 올리고, 이를 중심으로 (내가 모르는)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그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초기 UGC 활동의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인터넷 활동은 이전에 없던 두 가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첫째, 내 주변 친구들이 대부분 인터넷을 사용하게 됨에 따라 인터넷은 이제 불특정 다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영역이 확장되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인터넷 활용의 동기 중 ‘존재감 각인 및 관계 유지’가 더욱 강화되고 쉬워졌음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지인들과 공유하는 데 있어 시공간적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졌고, 이 같은 공유 활동을 인터넷 활용의 중요한 목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일대일로 주고받던 전화나 편지, 이메일 등과 달리 더 많은 친구들을 상대로, 나의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고, 주말에 방문했던 식당,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 학교에서 일어난 일 등 얼핏 보면 의미 없게 느껴지던 일상의 편린들이 공개되고 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줄을 이으면서 친구들은 나를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인터넷 사용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개인이 가진 네트워크가 손쉽게 더 큰 네트워크로 확장될 수 있게 됨에 따라 사람들의 ‘입소문’은 예전과는 다른 차원의 파급력과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새로운 뉴스는 TV보다 인터넷에서 더 빨리 알려지고, 새로운 상품에 대한 정보는 광고보다 사람들의 입소문에서 더 큰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개인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 전파는 단지 뉴스나 상품 광고의 전파 뿐 아니라 (이집트 혁명에서 보듯) 지역이나 국가의 여론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게다가 짧은 글, 사진, 동영상, 링크 등 일반 사용자들이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수많은 읽을거리와 볼거리들은 그 엄청난 양으로 인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초창기의 인터넷에서 언론사나 전문가가 선별적으로 제공하던 고급 컨텐츠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일반 사용자들이 제공하는 수백만 배 많은 컨텐츠가 인터넷의 주를 이루게 되었다. 물론 컨텐츠의 질 (내용의 깊이, 사진의 화질 등) 에 있어서는 여전히 전문가의 컨텐츠가 더 깊이 있고 정확할 수 있지만, 내가 원하는 우리 동네 맛집에 대한 정보는 전문가가 아닌 다른 친구들이 제공한 수많은 컨텐츠가 더 최신 정보인데다가 믿을만하고, 비교할 수 있는 컨텐츠도 훨씬 많아진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제공한 컨텐츠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의 주도권 역시 기존의 포털, 검색업체로부터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옮겨가게 되었다. 기존의 컨텐츠를 배포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많은 컨텐츠를 올리게 하고 그 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 인터넷의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다.
 
 
소셜 라이프의 미래
 
앞으로의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 역시 이 같은 사용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중요한 것은 컨텐츠의 개방성 역시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대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생성되는 컨텐츠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접근과 활용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싸이월드는 사실상 전세계 소셜 네트워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 역시 싸이월드가 주요 모티브였음을 인정했을 정도로 ‘소셜 네트워크의 표본’을 제시했던 싸이월드는 그러나 해외는 커녕 국내에서의 성장세마저 주춤한 상태인데, 이는 싸이월드 내에서 생성된 컨텐츠들을 싸이월드 안에, 그리고 싸이월드 내의 일촌 네트워크 안에 가둬둠으로써 컨텐츠의 무한한 부가 가치를 포기한 것이 원인이었다.
 
앞으로의 소셜 네트워크는 이 같은 컨텐츠의 부가가치와 확장성을 누가 더 잘 전향적으로 활용하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다. 사용자들 역시 타인의 컨텐츠와 타인의 소셜 네트워크 사용을 엿봄으로써 스스로에 도움되는 가치를 찾고자 할 것이다. 
 
소셜 네트워크에 남겨지는 수많은 컨텐츠는 사실상 사용자의 ‘삶의 흔적’과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소셜 라이프가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삶의 흔적을 공유하도록 하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면, 지금까지의 소셜 라이프가 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삶의 흔적을 공유하도록 했다면, 앞으로의 소셜 라이프는 지인간 커뮤니케이션을 크게 뛰어넘어 더욱 더 방대한 삶의 흔적, 다시 말해 수많은 사람들이 공동으로 구축하는 광대한 ‘삶의 지혜’를 담게 될 것이고, 미래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같은 삶의 지혜로 이루어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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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광고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3) 소셜 미디어 활용의 4단계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4) SNS는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5) 대행사, 컨설팅, 광고주의 역할


앞 글에서 말씀드렸듯 소셜미디어 시대의 대행사는 소셜 미디어의 함의(含意)를 알고, 이를 대비, 활용하는 새로운 광고와 마케팅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큰 그림을 보는 능력, 시장 트렌드와 마케팅 환경의 변화를 남들보다 반 발 더 앞서 읽어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기술적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상대적으로 광고주는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기 어렵습니다. 시장의 변화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으나,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변화와 이로부터 비롯되는 거시적인 트렌드를 읽어내고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대행사가 유리한 분야입니다. 컨설팅 업체 역시 이같은 거시적인 흐름을 읽어내는 데 전문성을 띠고 있으나, 소셜미디어와 같이 하루하루 바뀌는 트렌드의 흐름을 좇는 것은 대행사가 익숙한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광고 대행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은 크게 아래의 다섯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1. 소셜미디어 마케팅 컨설팅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틀을 설계하고 집행까지 하는 역할로 가장 바람직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컨설팅 에이전시와 달리 큰 전략과 세부 실행 사항을 모두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 외에도 컨설팅 업체와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대행사만의 새로운 영역을 꾸준히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개시 대행사는 광고주 내 전담팀의 업무를 돕는 것은 물론, 인사이트를 제공하며 향후 나아갈 바를 미리 제시하는 멘토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역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대행사는 광고주 전담팀의 '심부름'을 도맡는 역할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2. 소셜미디어 운영 대행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운영 (예를 들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대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을 대행하는 역할입니다. 광고주 측에서 도저히 내부 전담팀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이거나, 광고주가 소셜미디어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테스트'용으로 임시 운영해 보고자 할 때 시도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체로 소셜미디어 전문 대행사들을 통하여 이 같은 업무가 이루어지는데, 이처럼 소셜미디어 마케팅이라는 큰 그림에 대한 설계 없이 커뮤니케이션만 대행하는 경우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다양한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종합 대행사라면 자사의 자산을 최대한 활용, 소셜미디어 운영 전략 수립 및 운영 대행업무까지 확장하는 것이 대행사는 물론 광고주를 위해서도 바람직합니다. 단순히 소셜미디어 운영만을 대행하는 경우 광고주가 커뮤니케이션의 직접 주체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에 따라 소비자와의 긍정적인 관계 확립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절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광고주와 대행사 쌍방의 니즈가 맞는다는 이유로 이같은 형태의 대행 업무가 자주 협의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광고주는 소셜미디어에 대해 확신이 없는 상태이고, 대행사는 소셜미디어의 큰 그림을 짤 능력이 없을 경우, 양쪽 모두 한 발씩 물러나 소셜미디어에 단순 참여, 대행하는 선에서 타협하기 쉽습니다.) 
 
3. 소셜미디어 내 광고 및 마케팅 집행
 
광고주의 기존 브랜드 캠페인을 소셜미디어에 적용하여 variation하는 역할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ATL용으로 제작된 광고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퍼뜨리려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방식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대행사 입장에서, 그리고 광고주 입장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낮습니다. 브랜드 관련 콘텐츠를 퍼뜨리거나 올리는 것은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며, 이를 소재로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콘텐츠의 전파 자체가 소셜미디어 전략의 축을 이루어서는 곤란합니다.
 
간혹 BTL적인 요소를 가미한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소셜미디어 상에서 전파하는 것을 '좀 더 진보된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착각하는 광고주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품 런칭 쇼를 열고, 이 행사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중계를 하고, 그에 대해 담당자들이 열심히 소셜미디어에서 떠드는 방식인데요, 어떤 특이한 형태가 됐든간에 브랜드가 만들어낸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이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가길 바란다는 면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TV 광고 업로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소셜미디어 전략의 축은 '대화'와 '공감'이 되어야 합니다. 소셜미디어를 하나의 채널로만 이용해서 브랜드의 콘텐츠를 내보내려는 접근은 '대화'와 '공감' 그 어느것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4. 소셜미디어 모니터링 및 효과 측정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하지만 이 업무의 경우 통상적으로 조사업체에 의해 대행되는 경우가 많아 대행사가 효과 측정 업무에 초점을 맞추기는 곤란한 부분이 있습니다.
 
5. 소셜미디어의 구축 및 운영
 
광고주의 비즈니스 목표를 이해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의 소셜미디어들을 활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광고주를 위한 독자적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운영해주는 역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많은 소셜미디어가 이미 존재하는데 별도의 소셜미디어를 왜 구축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시겠지만, 광고주와 브랜드의 목표에 따라 기존 소셜미디어로는 달성할 수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주만을 위한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구축한다고 하면 일단 '무모하고 비효율적'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서비스를 구축했을 때 과연 충분한 수의 소비자들을 어떻게 끌어모을 것인가 라는 문제도 제기됩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구축한다고 할 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거대 소셜미디어'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에 특화된 소셜미디어라면 타겟 소비자의 층이 좁아지게 되고, 제공하고자 하는 효용성도 특화되므로 오히려 구축과 운영이 수월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나이키 플러스'가 좋은 예입니다.
 
소셜미디어를 새롭게 구축하는 것은 모든 광고주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브랜드가 현재 처한 상황과, 광고주의 비즈니스 목표, 그리고 기존 브랜드 자산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질 경우에만 시도될 수 있으므로 이처럼 광고주에 특화된 소셜미디어 구축은 오히려 드문 경우일 것입니다. 그러나 대행사의 역량으로 광고주가 목표로 하는 타겟 오디언스에 집중하여 브랜드 특화 플랫폼을 구축, 운영하게 된다면, 이는 장기적으로 광고주와 대행사 모두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로서는 자신의 브랜드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게 된다는 점, 자사의 취향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는데다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의 진입과 퇴각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행사에게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를 살필 수 있는 또하나의 채널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구축된 플랫폼을 여러 광고주를 위한크로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을 거구요.)
 
 
Fee 제도로의 전환을 가속화 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위에서 설명한 다섯 가지의 업무는 하나같이 수수료 제도만으로 보상 받기에는 어려운 일들입니다. 물론 '소셜미디어 내 광고 집행'이나 '소셜미디어 효과 측정' 같은 업무는 일부 수수료 방식으로 청구할 수 있겠지만,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담당하겠다는 대행사가 지향하기에는 곤란한 수준입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컨설팅 업체와 같은 Fee 중심의 보상 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는 대행사 내의 소셜미디어 팀이 광고주의 업무를 '대행'한다기보다 '광고주의 입장'에서 고민하며 업무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자사의 니즈에 대응하는 팀을 대행사에 두기 위해서는 Fee 제도가 유리합니다.
 
대행사 내 소셜미디어 담당팀에게 있어 팀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사불란한 중앙집중형 조직도 필수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역할에 어울리는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따라서 풀타임 직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으면서 모든 이슈에 대응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이 한 곳에 항상 모여있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 맡은 바에 대해 충분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느냐이며, 이것이 갖춰져 있다면 (마치 느슨한 프리랜서 조직처럼)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조직처럼 꾸미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대행사 내 소셜미디어 마케팅 담당팀에서 반드시 필요한 역할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시장 분석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이해는 핵심적인 역량입니다. 다른 역할과 달리 이 역할은 대행사 내부에서 핵심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경쟁 요소입니다. 국내 대행사 내 기존 '연구소' 인력만으로는 부족한데, 이는 기존 인력들이 뉴미디어/소셜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주: 돌려서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이해해 주시길.^^) 시장 분석 인력은 소셜미디어 담당 팀 내에 반드시 내재화하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사내의 타 팀을 활용해도 좋으나, 뉴미디어/소셜 트렌드 관련 통찰력을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2) 소셜미디어 전략
 
소셜미디어 디렉터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역할은 미국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사의 구인 광고에도 나와있듯 '브랜드 및 비즈니스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혁신적 소셜미디어 마케팅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는 매우 고차원적인 전략 기획 능력이 필요한 인력이며, 대행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AP (Account Planner) 로는 해결할 수 없는 역할입니다.
 
소셜미디어 디렉터, 소셜미디어 전문가, 혹은 전략가는 어떤 사람을 뜻하며, 어떤 배경을 가진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의견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래의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종종 소셜미디어 전문가로 오해되거나 자칭 주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내용입니다.

  • 광고 마케팅 전문가
    전통적인 광고 마케팅 전문가는 시장에 대해, 브랜드에 대해, 마케팅에 대해 여러가지 그럴듯한 의견과 전략을 내놓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해서도 올바른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 소셜미디어 사용에 능숙한 사람, 사용법에 관한 강연을 하는 사람, 많은 수의 소셜미디어에 가입한 사람
    소셜미디어를 오래전부터 사용한 사람, 사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소셜미디어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수의 소셜미디어에 가입한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소셜미디어 환경 변화를 체감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일 뿐, 그 자체로 전문가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 네트워크에 연결된 팔로워나 친구의 수가 많은 사람
    친구의 수가 많은 사람 역시 소셜미디어 사용에 능숙한 사람일 수는 있어도 소셜미디어 전략가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간혹 소셜미디어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노하우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통찰력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블로그를 오랫동안 운영한 사람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한 글을 오랫동안 써온 사람이라면 소셜미디어 마케팅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해석할 수 있으므로 그나마 '소셜미디어 전략 전문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으나, 그 자체로 전문가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케팅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능력과 기존 사례를 분석하는 능력이 나타나 있다면 전문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소셜미디어 전문가가 아닌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았는데,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전문가인가에 대해서는 규정하기가 비교적 어렵습니다. 단순히 소셜미디어+마케팅 지식의 조합이 전문가를 만드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큰 그림을 보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라는 현상은 물론, 그 배경을 구성하는 사회의 변화와 시장의 변화, 소비자 행동의 변화를 읽어내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같은 능력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시장에 대한 이해와 통찰이 있어야 하고, 여기에 더해 기술에 대한 이해와 인터랙티브 마케팅에서의 경험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앞 부분(사람에 대한 이해)이 뒷 부분(기술, 인터랙티브 마케팅 경험)보다 더 축적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저는 오히려 국내의 소셜미디어 전문가는 IT 분야보다 오프라인 마케팅 분야에서 찾거나 육성하는 것이 빠를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같은 맥락에서 제가 여러분께 한 가지 조언을 드린다면, 소셜미디어 전문가를 찾으실 때, 애플이나 안드로이드, 트위터, 페이스북의 장단점과 향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뽑지 마십시오. 애플, 안드로이드의 사용자 경험에 대해, 그리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사용자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역사적 맥락에서 풀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뽑아 기술적 지식을 가르치는 편이 낫습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 소셜미디어 전략 전문가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캠페인은 이렇게 변형/집행하면 되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광고주의 비즈니스 목표는 이러이러하니, 이는 이런 소셜미디어 활동을 기획하고 집행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는 길을 제시하는 사람이어야 함을 잊지 마십시오.
 
(3) 기술
소셜미디어 팀에는 기획 인력 뿐 아니라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담당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 국내의 종합 대행사에는 기술 인력이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즉, 기존 대행사 팀 구조에서는 없던 역할인데,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강화가 시급한 영역입니다. 또한 기술 부문은 단순히 기획 부문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핵심에서 프로젝트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획은 위험한 탁상공론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4) 소셜미디어 집행 관리
광고주가 사내에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두지 않는다면, 대행사가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운영을 맡아야 한다면 소셜미디어 집행 관리 인력이 필요합니다.  담당자는 소셜미디어 전략 담당자와 함께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운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에 맞게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을 집행하며, 정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결과를 분석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들이 자신들의 커뮤니케이션 상대자가 되므로, 담당자들에게는 자신들이 담당 중인 '브랜드'라는 가면 외에도 담당자 개개인의 Persona를 최대한 활용한 '개인성 (Individuality)'를 부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5) UX / 크리에이티브
UX와 크리에이티브는 별도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여기에서는 한 파트로 묶었습니다. 이는 현재 대행사의 구조상, 그리고 소셜미디어 마케팅 환경을 감안할 때 두 역할을 별도로 두기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크리에이티브는 UX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합니다. 캠페인의 아이디어를 내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 경험을 A부터 Z까지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설계해야 합니다. 이 같은 역할은 현재 대행사 구조상 크리에이티브 부문이 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6) 콘텐츠 제작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에 활용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할 역량 또한 필요한데, 이는 필요에 따라 내재화 혹은 외주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7) 모니터링 및 분석
소셜미디어 마케팅 운영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역할로서, 이 역시 필요에 따라 내재화 혹은 외주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웃자고 올린 만화입니다. 너무 의미를 두진 마시길...^^


 
비용의 정당화 -- ROI

 
위와 같은 인력으로 팀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기능을 팀 내에 구현하려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한 예상 ROI를 제시하는 것이 모범 답안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현존하는 소셜미디어 측정 툴의 타당성들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무엇보다 '광고주가 소셜미디어 운영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하느냐'라는 goal-setting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ROI 측정이란 요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한 목표 없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전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대행사는 소셜미디어 활용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와 로드맵을 논리적, 실증적으로 정리한 후 이를 광고주에게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A. 네트워크 확장 (예: 친구 수 증가)
B. 기업/브랜드에 대한 친근감/공감도/충성도 증대
C. 기업/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증대
D. 기업/브랜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양의 증대
E. 기업/브랜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내용의 변화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종류와 커뮤니케이션의 참여자에 따라 측정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브랜드 자체에 대한 언급 혹은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현재 추진 중인 마케팅 프로그램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등이 있을 수 있고, 내용에 따라 긍정적/부정적/중립적인 커뮤니케이션, 단문형/문답형/전파형 커뮤니케이션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로부터 전파 경로 분석까지 이어갈 수도 있습니다.


F. 전파 경로 분석 (구전 효과)

커뮤니케이션의 전파 경로로는 누가 말한 어떤 내용이 어떻게 전파되었고, 몇 단계에 걸쳐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자가 아는 선에서는)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100% 자동으로 측정되는 솔루션은 나와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효과 분석을 담당하는 팀에서 어느 정도는 수동으로 측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G. 매출 증대

소셜미디어는 물론이고 그 어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도 매출이 증대된다는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캠페인의 경우 매출과의 연계성은 흔히 측정되고 참고 자료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입니다. 혹은 소규모 광고주의 경우, 매출 증대만을 목표로 하는 광고주의 경우라면 매출 증대 혹은 구매의향 증대를 참고 목표로 삼는 것도 가능합니다. 단 이 경우 대행사의 소셜미디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장기적인 신뢰 구축보다 단기적 매출 증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신뢰 구축과 같은 장기적 커뮤니케이션 목표가 양립할 수 없다는 점 역시 광고주에게 분명히 전달되어야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광고 대행사의 업이 반드시 대행이라는 한계에 묶여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고민으로부터였습니다. 만일 대행이라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면 소셜미디어라는 현상을 계기로 대행의 성격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 혹은 대행업의 본질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나름의 답을 내놓고자 했습니다. 총 여섯 편의 글에서 제 나름대로 그 답을 제시하고자 했는데, 아직 군데군데 빠진 부분이 많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대행사의 향후 먹거리 (수익원)'에 대해 궁금하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저는 사실 아주 간단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대행업이라는 틀을 유지한다면 광고주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근거와 함께 Fee 제도로 전환하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며, 대행업이라는 틀을 벗어날 의향이 있다면 광고주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무엇'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소셜미디어 플랫폼, 효과 측정 솔루션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이 둘을 섞은 형태로 수익원이 구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마지막 편에서는 지금까지 '빠뜨린 부분'을 중심으로 후기처럼 엮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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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광고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3) 소셜 미디어 활용의 4단계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4) SNS는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광고 혹은 홍보대행사의 업무는 광고주의 대 소비자 혹은 대 공중(公衆)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대행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매체 수수료 혹은 인건비(Fee)를 수익으로 가져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통적인 광고 및 홍보 활동이 위축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주가 공중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또 앞으로의 마케팅은 '메시지의 전파'가 아니라 '공중과의 관계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대행사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처음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행사가 '광고주를 위해 그들의 업무를 '대행'한다'는 생각은 옳은 것일까요? 광고대행사가 꼭 '대행사'여야 할까요? 이 업(業)의 규정은 앞으로도 유효할까요? 대행업의 미래는 얼마나 밝을까요 (혹은 어두울까요)?
 
광고 대행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핑크빛 예상보다 잿빛 전망들이 더 많은 편입니다. 이 같은 전망의 기저에는 변화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기존의 대행사들이 적응하기에는 태생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분석이 깔려 있습니다. 지금처럼 매체 수수료에 의존하기에는 매체비의 개념이 바뀔 것이므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고, 인건비(FTE) 등의 Fee에 의존하자니 대행사 입장에서 딱히 광고주에 제시할 '부가가치'가 마땅치 않은 데다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이 광고주로 넘어가는 것도 막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대행사가 스마트TV, 모바일, 태블릿 등 기존 광고업의 패러다임을 적용할 수 있는 뉴미디어를 꾸준히 발굴함으로써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광고업을 유지할 수 있는, 즉 광고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를 발굴하고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서, 결국 기존의 ATL보다 BTL, 인터랙티브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 가면서 현재의 업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혹은 소셜미디어 같은 새로운 매체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행사가 컨설팅 혹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업(業)의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광고주의 캠페인'을 중심으로 대행사가 '현재처럼 광고를 집행'하거나 혹은 '광고주의 캠페인을 돕는다'는 개념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광고 대행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있어야 하고, 둘 사이의 관계는 (업종의 이름이 바뀌지 않는 이상) 갑을 관계에 머무를 수 밖에 없으니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물론 그 어떤 마케팅 프로젝트라고 하더라도 대행사는 광고주의 프로젝트를 돕는 역할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대행하거나 돕는다'고 대행사의 역할을 규정해 버린다면 이는 대행업의 미래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바람직할까요? 대행사의 소셜미디어 전담팀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대행사의 소셜미디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고, 이들은 광고주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과 어떻게 역할을 나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마케팅 환경의 변화에도 광고 대행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업의 형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다른 일이 될 수 있지만 광고주가 광고 대행사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는 광고주-대행사의 관계를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광고주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과 대행사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 사이에 행해질 수 있는 업태입니다.
 
 
대행사의 새로운 역할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본업은 '커뮤니케이션'과 '관계 수립'입니다. 친구, 지인과, 혹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소통'이 존재 목적입니다. 그리고 광고 대행사의 업 역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지,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행사가 광고주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광고주와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현재의 방식에서 크게 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촉하려는 '이유'와 '동기'를 분석하고, 이를 소셜미디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올바른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대행사의 역할이 있습니다. 대행사는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한 모든 것을 광고주보다 더 잘 알고 있음을 강조하고,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할 때에도 대행사의 '커뮤니케이션 설계 역할'을 자임하는 것입니다. 이는 광고주의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히 '대행'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일입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진행 방식 비교

대행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에서 잠시 벗어나, 기업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대안들에 대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국내 200대 기업 홍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3분의 1은 기업 내에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을 두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요, 기업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크게 '기업 내부 전담팀을 통한 진행', '광고/홍보 대행사를 통한 진행', '컨설팅 업체를 통한 진행'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Mashable의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 내용을 정리하고 제 의견을 덧붙여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업 내부 팀 운영 (In-house)
  • 기업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
  • 자원 분배 차원에서도, (외부 업체를 쓰는 편보다) 내부 인력을 고용하는 편이 비용 절감에 유리.
  • 반면, 담당자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혹은 팀 내의 이견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조정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체에 악영향을 입힐 수 있음.
    •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이같은 전문가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
  •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부족할 경우, 즉 전담팀의 영향력이 기업 내부에서 미미할 경우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은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가 될 수도 있음.
  • 간혹 소셜미디어 전문 대행사(예: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 등)를 활용함으로써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려는 경우도 있으나, 직접 채용 대비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기업 내 의사결정이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음.


 
(2) 컨설팅 에이전시

  • 거시적인 전략 수립에 초점을 맞추게 됨으로써 광고/홍보 대행사를 활용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음.
    • 국내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음. (업무 수행 범위의 차이를 감안할 경우 대행사 비용이 높을 수 있음.)
  • 광고주 내부에 소셜미디어 전담팀이 존재할 경우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은 내부 팀이 갖지 못한 전문성을 채워준다는 면에서 바람직할 수 있음.
  • 또한,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기업 내에 새롭게 설립하려는 경우에도 컨설턴트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음.
  • 컨설턴트는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광고주 교육부터 시작해서, 큰 틀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할 수 있음. 이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는 소셜미디어 '전략'을 짜는데도 유리하고, 기업 내 전담팀을 교육하는데도 유리.
    • 이에 반해 대행사들은 프로젝트의 '결과'에 중점을 두고, 소셜미디어의 '마케팅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며, 거시적인 전략적보다 미시적인 전술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고,
    • 기업 내 전담팀은 자사 소셜미디어 활동의 '집행'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장기적인 파급효과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는데에는 소홀할 수 있음.
  • 그러나 컨설턴트가 소셜미디어라는 현상과 함의(含意, Implication)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못할 경우 컨설팅 자체가 무의미해 지고, 오히려 컨설팅 결과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을 그릇된 방향으로 오도할 위험이 있음.
  • 이는 소셜미디어라는 현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 이에 따라 올바른 소셜미디어 전문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위협이며, 국내외 공통으로 해당되는 문제임.  


 
(3) 광고/홍보 대행사

  • 전략에 치중하는 컨설팅 업체와 달리 전략과 집행을 동시에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컨설턴트와는 달리 '현실성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 집행할 수 있음.
  • 아울러 대행사는 해당 광고주의 업계 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부터 축적된 경험과 시장 트렌드에 대한 지식이 있으므로 기업의 내부 전담팀이 간과하기 쉬운 문제들을 발견해서 짚어줄 수 있음.
  • 소셜미디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현상을 다룰 때 이 같은 능력은 대행사의 큰 장점이 됨.
  • 대행사는 'Cutting edge' 트렌드에 대해, 컨설팅은 '현상의 이해'에 대해 장점을 갖고 있는 셈.

(4) 하이브리드안

  • 기업 내부에 전담팀을 두고 간단한 질문 응대 및 통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되,
  • 기업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수립이나, 거시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에 대해서는 컨설턴트나 대행사의 자문을 받는 것도 가능.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방식은 모두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경우라도 대행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소셜미디어 담당자/전당팀을 둔다고 해도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거나, 나아가 거시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서도 대행사가 기여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 경우 대행사의 경쟁사는 컨설팅 에이전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행사가 컨설턴트 못지 않은 고차원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전술'에 배치되는 개념으로)을 수립, 제안하고,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전반적, 장기적으로 관리해 준다면 대행사의 역할은 충분히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광고 대행사는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요? 회의적입니다.
 
첫째, 소셜미디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미디어의 특성에 대한 수많은 분석과 연구를 행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가 내포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의 흐름을 짚어내는 능력, 시사점을 읽어내는 능력은 아직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 대행사의 특성상 '집행'과 '수익'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 쉬워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충분히 기획, 전개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활동은 장기적으로 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시기가 무르익기 전에는 그 효과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행사들은 단기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선호하고, 세워놓은 연간/월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빠른 수익 실현을 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대행사가 이 같은 시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효과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을 전개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안 제시 능력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광고주가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광고주의 담당팀이 소셜미디어의 모든 업무를 전담하고 대행사를 배제시키겠다고 한다면? 소셜미디어 운영에 있어 문제가 생긴다면? 대행사가 갖고 있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으로 어느정도까지는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각 광고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은 광고주보다 떨어지기 쉽습니다. 즉, 대행사 입장에서는 소셜미디어라는 현상 자체는 물론, 이것이 상징하는 마케팅 환경 변화와, 광고주가 처한 개별적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대응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같은 역량을 갖춘 대행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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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광고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3) 소셜 미디어 활용의 4단계



소셜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신뢰'입니다. 소셜미디어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심으로 성장해 가는 서비스이며 관계의 밑바탕에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 만나는 상대방을 내가 개인적으로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따라서 '친분'은 필수 조건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와 대화하고 있는 상대방이 거짓을 말하고 있거나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그 관계는 끝나버린다는 점에서 신뢰는 소셜 미디어의 근간을 이루는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신뢰는 소셜미디어 마케터 입장에서는 가장 다루기 어려운 (tricky한) 가치이기도 합니다. 광고가 100% 신뢰할만한 메시지만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입니다. 마케터는 아무래도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를 보기 좋게 전달하고 싶어하지만, 소비자가 소셜미디어에서 마주친 마케터로부터 기대하는 것은 그런 광고성 메시지만은 아니죠. 따라서 마케터는 신뢰와 브랜디드 콘텐츠 사이의 줄타기를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마찬가지로 대행사 입장에서도 신뢰는 아주 까다로운 가치입니다. 광고주와는 달리 대행사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신뢰를 전달하기는 더욱 어렵죠.  대행사의 역할은 광고주를 대신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인데, 신뢰는 이처럼 전달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광고주에 대해 (혹은 광고주 브랜드에 대해) 신뢰감이 들만한 메시지를 그럴듯 하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신뢰를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뢰의 정의와 차원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신뢰란 무엇일까요? '삼성의 제품은 믿을만 하다'거나 '삼성전자의 제품은 AS가 확실해서 편리하다'는 것은 신뢰에 해당할까요? 맞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제품이나 제품의 품질에 대한 신뢰일 뿐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는 거리가 있는 차원의 신뢰입니다.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축해야 하는, 소셜미디어가 유용하게 쓰이는 신뢰란 '브랜드가 하는 말이 얼마나 정직하게 받아들여지는가'의 차원입니다. 즉, 제품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브랜드의 정직성 (integrity)에 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신뢰의 주체는 브랜드와 소비자이며 대행사는 어디까지나 중간자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행사는 메시지를 만들고 전달할 수는 있어도 신뢰의 형성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셜미디어는 신뢰 구축의 플랫폼
 

소셜미디어는 신뢰 구축의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오해해서는 안될 것이,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바로 신뢰가 구축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구축'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사람들이 쌓아주는 것'이지 내가 만들어낼 수 있는게 아닙니다. 반면 인지도는 내가 올릴 수 있습니다. 호감도도 그렇고 태도도 바꿀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구매 의향도 어느 정도는 내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뢰는 다릅니다. 나를 믿어달라고 백날 얘기해봤자 그말만으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신뢰가 관계 속에서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뢰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모으는' 것입니다. 예전 글에서 제가 한 번 '신뢰의 차원'에 대해 잠시 다룬 적이 있는데, 전문가에게 보이는 신뢰와 일반인에게 보이는 신뢰를 따로 분석한 연구도 있습니다. 즉 의사나 박사 같은 자기 분야의 전문가에 대해 보이는 신뢰의 구성 요소는 일반인이 또다른 일반인에게 보이는 신뢰의 경우와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인데, 결과는 신뢰의 본질이 '동질화'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소셜미디어는 바로 동질화의 에이전트입니다. 오랫동안 동질화의 과정을 거쳐 신뢰를 모으는 것입니다. KT와 삼성이 트위터에서 하는 활동을 보면 좀 더 쉽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KT는 아이폰을 처음 국내에 출시하던 2009년말에 트위터를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좌충우돌하면서 사용자들의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만 @ollehkt는 그렇게 사람들과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기업 KT'가 아닌 '나와 같은 인간의 성격을 가진 KT'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최소한 트위터에서만큼은 고압적인, 공무원 같은 KT가 아니라 내가 언제나 말을 걸 수 있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반면 삼성의 경우는 여전히 '삼성스러운' 모습을 견지하고 있지요. 사람들의 물음에 응대하고, 가끔은 사람들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지만 사람들이 정말 대화하고 싶어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딱딱한 '삼성 담당자'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신뢰와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는 블로터닷넷에 올라왔던 글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소셜커머스의 본질은 신뢰...신뢰가 대행이 될까?'라는 제목의 글인데, 소셜 커머스의 본질인 신뢰는 투명성과 진실성, 그리고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행사를 통해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단기적으로 매출을 올려주는 경우는 있지만 이 경우에도) 소비자와의 신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는 소통의 주체가 쇼핑몰이기 때문이고, 판매는 대행이 될 수 있어도 신뢰는 대행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제가 말한 '신뢰의 주체는 브랜드와 소비자이며 대행사는 어디까지나 중간자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신뢰를 모으는 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동질화를 통해 소비자 개개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 누군가의 블로그 (혹은 트위터?)에서 본 표현인데 이 상황에 어울리는 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인간의 성격을 갖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곰도 쑥과 마늘을 백일동안 먹은 후에야 사람이 됐다.
조금 하다가 뛰쳐나가 평생을 짐승으로 산 호랑이가 될 것인가?"
 

다음 편에서는 대행사가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업데이트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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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shush


When it comes to privacy in social media, people are concerned. But it’s not relevant anymore, or at least not as important as it used to be.
We have to think about how many doors this “change in perspective” will open up.

We all know privacy is important. But what is privacy? What is the borderline between “private” and “public?”
It’s critical to define it, or we have to at least know what we really mean when we say privacy. If not, we are talking about some highly vague value, as a result of which we may end up sacrificing a lot of things for the name of that vague thing. And it is not what we want.


What Do We Really Care?

Privacy is important. No argument about that. I’m just saying, “Let’s be more specific. What do we really care?”
Well, I care about my ID, password, social security number, bank account number, and maybe my license plate number to be linked with my name. I don’t want to disclose my annual income, my mother’s maiden name, which schools I went to, my GPA, my test scores, where I live, what I do for a living, who my family is, and what their names are.

But, can we classify them to “more” and “less” important ones? In other words, the ones I may share and the others I would never share? Yes, that’s what people are actually doing anyway.


Privacy vs. Benefits or Utilities

People are already giving up lots of their private information. Foursquare makes me tell where I am. (Note that it does not tell it or force me to tell it. I am telling it because I chose to.) Facebook tells a lot about myself. Twitter reveals what I am doing and thinking. How about Google and their AdSense and Gmail?

Yet people are saying they are very much concerned about privacy. But wait, are we talking about the same privacy here? We don’t know, because some are talking about their password while others may be referring to their real-time whereabout. And besides, aren’t some people already providing their (so-called) private information in their social media areas, willingly and voluntarily?

Let’s face it. It’s really a matter of what we mean by privacy and to what extent we are willing to share. And more importantly to marketers like us, it’s a matter of making people give up privacy yet feel good about it. It is about making people voluntarily give up some of their private information, and still make them feel the act was very much worthwhile. So it is never about “protecting privacy per se” unless we are building some security service.


Successful Service Means Getting More Information

Building a successful service is all about making people provide their information, professionally, voluntarily, and graciously. It shouldn’t be anything like, “Hey, forget about privacy, and we will give you something.” Rather, it should be like, “Hey, wouldn’t it be great to get this (or be able to do this)? Here are some things you need to do for us and for yourself.”

Think what Google, Facebook, Twitter, and Foursquare did. They have made people nicely give up their email contents, blog posts, current thoughts in 140-word, and where they are, all coupled with their profile information. (Come to think of it, how do we protect privacy while opening up my personal profile?)

Can you notice something? All the above services–turned out to be tremendously successful–have OPENED UP THE REALM OF PRIVACY LITTLE BY LITTLE. So our question should be, “What next, and how?” Not, “How do we protect privacy?“
What am I willing to give up? What am I likely to give up in the future? And what will I get in retu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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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관계 관리'를 위한 소셜 미디어 활용은 아래의 몇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싸이월드 브랜드 홈피나 페이스북 팬페이지 운영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굳이 ‘캠페인형’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메시지를 내보내기 위한 채널 (channel 혹은 conduit) 로 한정하는 경우를 일컫기 때문입니다. 즉,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긴 하나 소비자와의 인터랙션보다 메시지의 노출에 중점을 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발생하는 것은 대체로 광고주 내 담당자의 이해와 의지 부족에 기인합니다. 싸이월드는 물론, 심지어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소비자와의 교감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광고주가 소통을 왜 해야 하는지, 소통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싸이월드, 기업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도구는 많음에도 불구하고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그치게 되는 것입니다. (앞 글 --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에서 말한 ‘필요성 인식’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같이 노출을 위주로 한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형태가 블로거 마케팅입니다. 광고주가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을 잡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이미 사람들과 친숙한) 이른파 ‘파워 블로거’들을 활용, 그들로 하여금 광고주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게 하는 것이 블로거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블로거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마치 개별 블로거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광고주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캠페인형 소셜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물론 블로거가 메시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광고주가 의도하는 메시지와 조금 다른 내용의 메시지가 생산, 발행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광고주의 의도에 반하는 메시지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S 체험단의 블로그에서 광고주는 슈퍼 아몰레드 스크린을 강조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블로거들은 안드로이드의 성능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블로거들이 갤럭시S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하는 일은 거의 생기지 않지요.)

여기서 잠깐:
블로거 마케팅의 근간은 블로거에 대한 신뢰입니다. 소비자가 블로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순간 블로거 마케팅은 가장 부정적인 마케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의 블로거에 대한 신뢰(Source Credibility)를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는 믿음 (Trustworthiness)과 전문성(Expertise)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다름아닌 블로거 자신입니다.
마케팅이라는 미명 하에 정확하지 않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블로거 자신의 권위, 즉 믿음을 갉아먹는 것입니다. 블로거 자신을 그 위치 ('파워블로거') 에 올려둔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셈이죠.
이렇게 믿음이 허물어지면 결국 스스로 갖고 있던 '전문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블로거 스스로 뿐 아니라 그 블로거에게 일을 의뢰한 브랜드에까지 고스란히 미치게 되죠. 브랜드야 다른 블로거를 찾으면 그만이지만, 블로거 개인의 피해는 막심해집니다.

안타깝게도 블로거 마케팅이 일반화되면서 블로거에 대한 일반 소비자에 대한 신뢰가 예전만 못한 것을 많이 보곤 합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이 포스트는 **** 체험단에 참가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밝히지만 그것이 신뢰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 오히려 독자들은 해당 블로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캠페인형 마케팅과 블로거 마케팅은 모두 대행사에서 즐겨 제안하는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주거나', 파워블로거를 섭외해 '주거나', 그들에게 주제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블로그 포스트를 쓰도록 하는 일은 '대행'이라는 업의 성격을 해치지 않고 쉽게 집행할 수 있는 마케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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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형태는 ‘커뮤니티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 즉 단순한 메시지 노출을 넘어 소비자들의 커뮤니티를 조직하는 것입니다. 싸이월드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람들을 모아놓는 것 자체만으로도 커뮤니티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그 수준을 넘어 내가 만든 장(場)에 모인 사람들을 브랜드가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즉, 이 방식의 키워드는 '소비자를 조직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브랜드 카페, 브랜드 미니홈피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위에서 말한 ‘캠페인형’과의 차이는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게시판 등을 통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그에 대응하는 초보적인 형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카페를 구축할 수도 있고, 기업이 스스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축할 수도 있으며, 혹은 기업 홈페이지 내에 의견 청취를 위한 별도의 작은 공간을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요.)

소셜 미디어로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광고주들은 흔히 온라인 마케팅 소비자를 ‘우군’으로 만든다는 표현을 씁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를 충성스러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지를 뜻하는데, 이 말에는 소비자에 대한 과소평가 한 가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원하면 소비자를 언제든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것보다는, 네트워크를 조직해서 운영하겠다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면서 바람직한 접근입니다.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짜면 사람들은 멀어지겠지만, 중립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모여들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행사 입장에서는 이같은 커뮤니티를 운영해 주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여기에 모인 소비자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광고주를 대신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이는 대행사가 하기 어려운 일인거죠. 광고주의 메시지를 대리할 수는 있어도 광고주 자체를 대리할 수는 없으니까요. 궁여지책으로 대행사들은 '광고주를 대리하지는 않지만, 광고주의 캠페인을 대리하면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광고주가 집행하는 특정 사회공헌 캠페인을 대행하면서, 해당 캠페인에 대한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에 대응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입니다. 대행사가 소비자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나 나눌 수 있느 컨텐츠는 크게 제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잠깐:
소셜 미디어를 운영한다는 것은 마치 하나의 단체를 이끄는 것과 흡사합니다. 브랜드의 역할은 리더(Leader)이며 동시에 팔로워(Follower)이기도 합니다. 단체 구성원들의 인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조직이 굴러가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구성원들 중에는 나와 절친한 친구도 있지만 경쟁사에서 보낸 스파이도 있고, 변덕장이도 있고, 내 배경만 보고 좋아하는 척 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너무나 싫어해서 격렬히 반대하는 투사도 있습니다. 이들을 다 끌어안을 수 있을까요? 혹은, 끌어안아야 할까요?

내가 나의 '친구'에게 대하는 것과 나의 '반대 세력'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는 모두 공개됩니다. 어느 한쪽을 과도하게 편애할 경우 (즉, 불공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경우), 그 역풍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운용한다는 것은 이런 사실과 위험을 모두 알고 그에 대응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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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형태는 ‘네트워크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참여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형태는 ‘커뮤니티형’ 보다 좀 더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소셜 미디어 관리를 의미하며,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로 하여금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즉, 소비자에게 뭔가 소재를 던져 주고, 소비자들이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일컫습니다. 이를 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 구현한 것이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입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제공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돌려보도록 하는 마케팅이죠. (동영상 바이럴 마케팅의 한계에 대해서는 제가 올해 초에도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구태를 소셜 미디어에서 그대로 차용한 것이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트위터에서의 RT 이벤트입니다.

이런 방식을 비교적 '세련된' 방식으로 구현한 사례는 나이키의 월드컵 앰부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옥외 캠페인이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소셜 미디어만의 캠페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뭔가 '소재'를 던져주려면 이런 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나이키는 항상 잘 보여줍니다. 이 캠페인에 대해서는 '월드컵을 노리는 나이키의 앰부쉬 마케팅' 라는 포스트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네트워크형 마케팅부터는 일반적인 광고 대행사가 관여하기 어렵습니다. 나이키 앰부쉬 마케팅 같은 경우라면 옥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안해서 집행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네트워크형 마케팅은 브랜드와 소비자간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행사가 설 자리는 좁아집니다. 자연히 대행사들은 소비자가 전파할 컨텐츠를 제작하거나, 이를 전통적인 매체와 연계하여 광고 캠페인化 하는 것을 제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네트워크형 마케팅의 핵심이 네트워크 운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네트워크 운영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대행사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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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드리는 소셜 미디어 활용법은 ‘플랫폼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네트워크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플랫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용이 아닌 (다른 목적을 표방하는 듯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소비자를 불러모으고, 어떤 것이든 소비자가 알아서 꾸려나가도록 하는 이 방식은 단순히 '소재'만 던져주는게 아니라 아예 플랫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형'과 차이가 있습니다.

플랫폼형 마케팅에서 중요한 점은 '뚜렷한 목적이 없어 보이도록' 혹은 '브랜드의 목적을 너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브랜딩과 마케팅은 나름의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목적 없는 캠페인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지요.) 여기서 제가 설명하는 것은 정말 목표가 없는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가 흔히 표방하는 목표를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염두에 둔 마케팅을 의미합니다.

플랫폼형 마케팅에서 말하는 '플랫폼'은 나이키 플러스가 했던 것처럼 브랜드가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포스퀘어처럼 중립적인 제3자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키 플러스는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것이 아니라 '달리기'와 달리기가 상징하는 '건강(?)'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기업도 유사한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제품'을 앞세우거나, 혹은 브랜드의 가치를 지나치게 앞세운 나머지 소비자의 흥미를 끄는데 실패하는 우를 종종 범하곤 하는데요, 소비자를 '이끌고자 하는' 브랜드의 욕심을 통제하는 데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네트워크형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플랫폼형 마케팅에 있어서도 광고 대행사의 역할은 크지 않습니다. 현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포스퀘어 등의 플랫폼이 갖는 가능성을 광고주에게 설명하고, 이들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제안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개방적인 캠페인을 제안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브랜드가 주가 되는 단기적인 캠페인을 제안하게 마련인데,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만 아직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답은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진행되었던 삼성 '웨이브' 캠페인. 예전의 삼성 캠페인에 비해,
혹은 국내 타 기업의 캠페인에 비해서는 훨씬 개방적이지만
여전히 '브랜드 지향적' 캠페인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잠깐.
‘플랫폼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페이스북, 트위터, 레이어 (Layar) 처럼 아예 독립적인 서비스를 만들고, 그를 통한 소비자 관계 관리와 수익 창출까지 기대하는 ‘독립 서비스형’ 소셜 미디어 전략도 있습니다만, 이는 광고주 브랜드만을 위한 마케팅 활동(proprietary)이 아니라는 점에서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종류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과 같은 선상에 있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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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형', '커뮤니티형', '네트워크형', '플랫폼형' 등 네 가지의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정리해 봤는데요, 캠페인형에서 플랫폼형으로 갈 수록 더 개방적이고 사용자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더 매력적이고, 따라서 브랜드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크지만 동시에 단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점점 통제가 어려워 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통제의 어려움을 '단점'이라고 표현하는 건 일반적인 광고주의 시각에서만 타당한 말이겠지만요.)

플랫폼형에서 캠페인형으로 갈 수록 메시지 흐름의 통제가 용이합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통제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우 캠페인형이나 커뮤니키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를 설득한다거나, 소비자를 정말 '내 편'으로 만드는 효과는 그닥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형이나 플랫폼형에 비해 캠페인형이나 커뮤니티형은 상대적으로 종속적이고 폐쇄적인 서비스의 특징을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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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대행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기존의 대행사들 역시 모범답안을 내지 못하고 있고요.
 

소개해 드린 분류를 놓고 보면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한 가지 들면 광고주로 하여금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도록 제안할 수 있겠죠. 제품의 특징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단기적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가 동시에 공유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도록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의 제작과 운영을 통해 광고 대행사는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광고주는 브랜딩과 소통을 위한 안정적인 플랫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 가지 '예'에 불과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어떤 특징을 갖고 어떤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훨씬 많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죠.

소셜 미디어를 연구하고 예측한다는 것이 단순히 소셜 미디어라는 현상 그 자체에 국한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현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토대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테에서의 대안은 근시안적인, 피상적인 대안이 되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라는 현상이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기존 미디어 대비 소셜 미디어의 차별적 특성을 알아보는데 집중한다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소개한다거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서 마케터를 위한 트위터 활용 가이드를 펴내고, 이를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려는 것은 모두 (의미있긴 하지만) 매우 근시안적인 활동입니다.

이는 마치 신문 '사설'이라는 형태의 기사가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초창기 신문의 역할이 '사실(Fact)'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어느 순간 '주장 (opinion)'을 펼치게 되고, 이를 통하여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주제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떤 이유에서 일어났는지를 살피고, 그 기저의 변화가 향후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피는 것이 올바른 연구가 되는거죠. 사설을 잘 쓰는 법이나, 신문에서 광고주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펼치는 방법 등에 대해서만 집중해서는 남들보다 앞서가는 마케팅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의 화두는 '인터랙티비티' 혹은 '상호작용성' 그리고 '개인화'입니다. PC통신이나 이메일, 웹 콘텐츠에서 SNS, 그리고 모바일 컴퓨팅/콘텐츠 소비로 진화하는 인터랙티브 매체의 변화 과정의 한가운데에서 '상호작용성'이라는 매체의 특징이 '개인화'라는 소비자 욕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앞으로의 매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셜 미디어 역시 이를 통해 더 잘 설명될 수 있을 거고요.

소셜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또 한 가지의 개념은 바로 '신뢰'입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지향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기도 한데요, 대행사 입장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가치이기도 합니다. 신뢰의 주체는 브랜드와 소비자이며, 대행사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어도 신뢰의 형성은 절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글이 점점 길어지면서 뜸해지네요. 연휴 기간 동안 짧게, 읽기 쉬운 글로 여러편 수정해 놓고, 블로그 디자인도 눈에 편안한 방향으로 좀 바꿔볼까 합니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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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 미디어가 광고주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첫째, 광고주들은 소셜 미디어가 출현하기 전에는 단 한 번도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CRM 등 소비자와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고 주장한 적은 많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셜 미디어라는 현상이 등장하니 모든 사람들이 ‘소비자와의 진짜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말은 하는데, 막상 광고주측 담당자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난감한 거죠.

사내에 소셜 미디어 가이드라인은 고사하고 (주1) 소셜 미디어의 활용법을 교육시켜 주는 사람도 없고, 심지어 소셜 미디어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어 보입니다. 홍보팀은 운영 중인 기업 블로그가 소셜 미디어 아니냐고 묻고, 마케팅팀은 온라인 마케팅 말고 또 다른 걸 왜 해야 하냐고 불평하고, 비서실에서는 사장님이 요즘 트위터에 관심을 갖고 계시다며 우리 회사는 언제부터 시작할건지 보고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지금처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온갖 구호 -- '소셜 미디어가 최근 추세이니 우리도 대응하겠다'는 식의 -- 만 난무하고 실행은 거의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건 당연합니다.

주1: IBM이나 로이터 통신의 경우처럼 해외에서는 임직원들에게 ‘소셜 미디어 활용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국내 기업의 경우 전무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기업 바깥의 소셜 미디어 대행사, 컨설팅 업체 등에서 제안하는 경우는 있으나, 가이드 라인은 이런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맞게 세부적으로 커스터마이즈 되어야 하는게 옳겠죠.



출처: Geek & Poke (2007.11)


둘째, 예전의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이 ‘메시지를 질러 놓고 추이를 지켜보다가 대응하는 식’이었다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대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마치 실시간 채팅을 방불케 할 만큼 다이나믹해졌습니다. 광고주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소비자 반응에 뭐라고 대응하면 좋을지 내부 회의를 하고 품의를 올리고 상사의 결정을 기다릴 여유가 더 이상 없습니다. 그렇다고 실무자 마음대로 뭐라 이야기를 쓸 수도 없죠. 키보드의 엔터키를 누르는 순간 나의 말은 영원히 기록으로 남게 되고 실시간 논쟁 거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래저래 (시키는 일을 해야 하는) 광고주 실무자 입장에서는 피곤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광고주는 대행사 혹은 외부 전문가를 찾게 됩니다. 소셜 미디어가 광고주에게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세번째 이유는 바로 광고 대행사든 홍보 대행사든 혹은 외부 경영 컨설턴트든 소셜 미디어에 대해 정답을 가진 믿을만한 전문가는 없(다고 봐도 좋)기 때문입니다.

대행사나 컨설팅 업체 사람들도 소셜 미디어에 대한 정해진 정의나 활용법, 가이드라인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설사 그런걸 갖고 있다 해도 실전에 적용해 본 경험이 거의 없으니 광고주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편입니다.(주2) 대행사가 다른 점이 있다면 단지 온라인 마케팅에 대해 좀 더 경험이 있을 뿐이고, 소셜 미디어에 대해 광고주보다 좀 더 공부를 해봤다는 정도겠죠. 개중에는 소셜 미디어 트렌드를 다룬 해외 서적을 번역했거나, 소셜 미디어 사용법에 대한 책을 낸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경험과 전문성은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기업 입장에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는 광고주의 고민이 소셜 미디어의 특성에 대한 '이론'과 '사례'가 아니라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 집행'과 '관리'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2: 소셜 미디어 컨설팅 전문가 혹은 전문 업체를 표방하시는 분들께서는 제 이야기에 반론을 펴실 수도 있는데,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시면 틀린 말만은 아니라는 걸 아실 겁니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여 어떤 실질적인 가치와 혜택을 광고주에게,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러분만의 독특하고 구체적인 (unique & tangible) 답을 갖고 계시다면 제 이야기를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뵙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분들 중 이 질문에 자신있게 답하시는 분은 몇 분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많이 고민하신 분들일 수록 제 생각에 공감하시더군요.


차라리 이런 정도의 전문성이라도 갖춘 경우는 그나마 다행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종합 대행사든 온라인 전문 대행사든) 많은 광고 대행사의 경우 소셜 미디어의 활용에 관한 지식이나 정보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광고주가 소셜 미디어에 대해 물어볼 때 차마 모른다고 할 수는 없으니 블로그 마케팅이나 (트위터에서의) 프로모션 이벤트를 제안하는 경우가 있지요. 광고주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소셜 미디어의 상시 운영/집행을 원한다고 하면 ‘그건 PR 대행사의 일이니 그 쪽을 연결해 주겠다’고 발을 빼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렇게 PR 대행사에 일을 넘기는 것이 잘못된 일은 아닙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듯 소셜 미디어가 관계 관리에 유용한 툴임을 감안한다면 공중(Public)과의 관계(Relations)를 관리하는 PR 대행사가 광고 대행사보다 소셜 미디어 활용에 더 잘 어울릴 수 있으니까요. PR 대행사의 임무는 더 이상 광고주의 보도 자료를 내보내고, 광고주의 뉴스가 주요 언론에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를 관리하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PR 대행사가 관리해야 할 Public (공중) 은 더 이상 '언론', '주주', '내부 임직원' 등 협의의 'stakeholder'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광의의 소비자 전체를 포함합니다. 따라서 광고주에게도 다양한 방면의 소셜 미디어 활동을 추천하는데 적극적인 것이 당연하죠.



출처: Dilbert (2007.2.22)


PR 대행사에 비해 국내 광고 대행사들이 소셜 미디어에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한 가지는 바로 수익 구조상의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광고 대행사는 매체 수수료를 기반으로 운영됩니다. 즉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광고주가 많은 광고를 집행할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뛰어난 크리에이티브나 마케팅 전략 등은 서비스로 치부되거나 실비 정도만 보상받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제작비, 조사비, 다양한 BTL 제작/진행비 등에도 수수료를 붙여 수익화하고 있긴 하지만 광고 수수료에 비하면 그 비중이 너무 작아 종합 광고 대행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간주하기에는 어렵습니다.) 반면 PR 대행사는 광고주로부터 Fee로 보상받는 곳이 많아 소셜 미디어 제안과 집행에 유리합니다. 이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하는 업체 대부분이 PR쪽 배경을 갖고 있는 곳들입니다.

게다가, 여담이지만, 광고 대행사의 경우 매체사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 매체사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 기존 관계의 틀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보니 소셜 미디어에 대해 열린 생각을 하기가 구조적으로 힘들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쓰고 보니 말이 복잡한데,^^ 간단히 말하면 매체사를 '갑-을 관계'로 바라보려는 성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광고 대행사 입장에서 신문사, 방송사, 온라인 포털 등 매체사와의 관계는 수평적이자 동시에 수직적 관계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마케팅을 집행하는 광고 대행사는 다음, 네이버, 네이트 등의 '매체사'와 주로 일을 하게 되는데 광고주의 광고비를 어느 매체에 집행할 것인지, 즉 매체별 광고 물량이 광고 대행사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싫든 좋든 일종의 갑을 관계가 성립됩니다. 매체사는 대행사에 영업을 하고 대행사는 광고를 집행하며, 간혹 우호적 '서비스'를 부탁할 때도 있습니다. 눈에 잘 띄는 배너 광고 위치의 가격을 할인해 달라거나, 배너의 집행 시간대를 유리하게 조정해 달라는 식이죠. 물론 다음, 네이버, 네이트처럼 정가를 고수(?)하는 대형 매체에게는 잘 안통합니다만.^^ 그러나 중소매체에게는 어느 정도 통할 때가 있습니다. 게다가 광고대행사-매체사 사이에 매체 대행사라는 층(Layer)이 하나 더 끼어들면 이러한 갑을 관계는 보다 공고히 성립됩니다.



출처: 홍기자의 좌충우돌 취재기


물론 인정하지 않을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광고 대행사가 매체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메시지의 집행처'라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측면이 약할 뿐 아니라, 기존의 갑을 관계가 의미가 없어집니다. 매체 (즉 소셜 미디어) 는 더 이상 '집행처'가 아니라 '플랫폼'이 됩니다.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는 사용자가 결정하는 문제이므로 소셜 미디어 내부의 콘텐츠를 소셜 미디어가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엄밀히 말해 방법이 없지는 않겠지만 해서는 안되는 거죠..) 설사 광고 집행 물량을 내세워 협조를 요청하고 싶어도 소셜 미디어는 있는 그대로 흘러갈 뿐 광고주나 광고 대행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허락하지 않습니다.

대행사는 이 같은 관계가 익숙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를 컨택해서 일을 풀어야 할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광고 대행사가 페이스북에게 요청해 광고주의 콘텐츠를 더 띄워달라고 할 수 있나요? 구글에 연락해서 특정 블로그의 콘텐츠에 대한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요?)

광고 대행사는 소셜 미디어를 지금까지 접해왔던 매체사들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이해해야만 합니다. 광고주의 메시지와 개인 사용자의 메시지가 평등하게 어울리는 장, 나아가 광고주의 페르소나(Persona)가 소비자와 개인적 관계를 맺는 장으로서 바라보려는 인식의 전환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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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에게나 대행사에게나 소셜 미디어가 아직은 녹록치 않은 분야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부 대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광고주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접근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문가’의 부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광고주 스스로 '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필요성 인식이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의 대행은 사실 면피를 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광고주가 스스로 자신의 목표가 무엇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를 느끼고, 그 목표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도움과 조언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라는 화두를 먼저 정해놓은 후 '이걸로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고 외부에 묻는다는 것은, 사실상 나중에 일어날 결과에 대해 미리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셜 미디어에 관심을 갖는 많은 광고주들과 대행사들이 이 같은 '소셜 미디어 우선주의'에 빠져 있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대행사 입장에서는 광고주가 소셜 미디어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을 경우 차라리 편해질 수도 있죠. 광고주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소셜 미디어에 대한 제안을 요청받았다면 ‘소셜 미디어의 특징이 이러이러한 것이니, 광고주께서는 이런저런 분야에 활용해 보면 좋겠다’고 제안을 합니다. 광고주가 이 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다면, 혹은 충분히 설득되지 않았다면, 대행사는 가장 욕먹지 않을만한 안전한 캠페인을 추천하게 마련이죠. 예를 들면 (흔히 보던) 이벤트, 경품 행사 등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할 것을 추천합니다. 만일, 위에서 썼듯, 광고주가 소셜 미디어를 잘 이해하는 편이라서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상시 채널 운영을 원한다'고 하면 광고 대행사는 PR 대행사에게 일을 넘기고 발을 빼기도 합니다. (능력이 없어서, 혹은 수익이 안나기 때문에.) 일을 넘겨 받은 PR 대행사가 훌륭한 업체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기존에 하던 업무에 맞추어 소셜 미디어를 보도 자료의 창구로 활용하는 등 '곁다리'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죠.

광고주 입장에서는 어쨌거나 소셜 미디어를 업무에 활용한 셈이 되니 임무를 달성한 셈이 됩니다만, 진짜 필요한 ‘관계 관리’는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광고주의 명확한 목표 설정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소셜 미디어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기본이 바탕에 깔려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관계 관리를 위한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종류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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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왼쪽부터 각각 이노션, SK M&C, 제일기획. 본 포스트와 딱히 관련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대행사들 중에서는 가장 활발하게
소셜 미디어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곳이라 생각되어 올렸습니다.


광고 대행사가 꼭 '대행사'여야 할까요? 이 글은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광고업의 미래에 대해 핑크빛 예상을 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이런 전망은 최근에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광고학과로 유학을 처음 갔던 때가 96년이었는데 당시 미국의 교수님들이 그러시더군요. "백인 남학생들이 얼마 없는 학과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고 봐도 좋다." 차별적인 요소가 있는 위험한 말이긴 하지만, 현실은 분명 그것이 사실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소비자 심리를 주요 커리큘럼으로 하던 미국의 광고학과들은 대부분 한국인, 중국인, 미국 여학생으로 채워지고 있었고, 백인 남학생들은 대부분 경영학과 쪽으로 눈을 돌렸죠. 그 후 10여년이 흐른 지금 결과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잘 아실테니 넘어가기로 하고..


이 때만 해도 TV를 필두로 한 4대 매체의 위용이 건재했던 시절입니다. 학생들은 광고에 어떤 유명인사를 등장시켰을 때 가장 광고 효과가 높아지는지에 대해 연구했고, 교수님들은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논했습니다. IMC에서 광고는 나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등장하긴 했지만 (소셜 미디어는 커녕) 온라인 배너 광고가 광고의 중요 흐름으로 인식되기도 전입니다. 광고의 효과는 (최소한 겉에서 보기에는) 여전히 강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광고학/광고업에 대한 전망은 밝지만은 않았습니다. 광고라는 패러다임이 추진력을 잃어가게 된 이유는 '대행업'이라는 업(業)의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라는 개념이 등장하기 한참 전, 이미 마케팅 업계에서는 '관계 마케팅'이라는 화두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중 소비자와 대비되는) 기 구매자와의 관계 수립, 혹은 잠재력 높은 구매자와의 관계 수립을 위해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펼쳐야 하느냐가 주요 논점이었지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등장했지만 전통적인 광고나 PR 대행사가 아닌 마케터가 직접 관장하는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관계의 관리는 분명 쉬운 일이 아니지만 (즉 대행사에게 시키고 싶지만),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성격의 일이 아니라는 데에 중지가 모아진거죠.

눈치채셨겠지만, 이 때 이루어진 논의는 최근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두고 벌어지는 논의와 매우 흡사합니다.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어떻게/누가 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미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어쩌면 미국의 경우 이같은 논의가 이미 이루어진 적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관계 수립 및 관리에 있어서 주인공은 관계 당사자들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당사자'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브랜드(혹은 마케터, 광고주)와 소비자이지 대행사가 아닙니다. 물론 대행사가 광고주에 대한 모든 내용을 꿰뚫고 광고주를 100% 대신해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수만 있다면야 별 문제가 없겠지만, 현실에는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없죠. 100% 종속된 인하우스 에이전시라고 해도 광고주를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소셜 미디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는 요즘, 관계 관리라는 주제는 예전보다 더 유용해졌습니다.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과거보다 더 간편해지고 빨라졌습니다. 소비자의 피드백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이며 폭발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대상으로서의 브랜드를 선호하며, (홍보팀의 주도 하에 뿌려대는 보도자료와 공식 답변 뿐만이 아닌) 인간적인 성격과 화법을 가진 브랜드와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합니다.

즉, 소셜 미디어의 등장으로 관계 마케팅은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중요해졌습니다. 이 구도에서 광고/PR 대행사의 역할은 크지 않아보입니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이미 그 역할이 축소되고 있었는데, 이제는 소셜 미디어라는 새로운 현상(phenomenon)까지 생겼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행사들은 소셜 미디어가 자신의 업에 미칠 악영향을 가늠하고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곳은 소셜 미디어 전담팀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곳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탐색하기도 하며, 소셜 미디어에 정통한(?) 인력을 채용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 모든 활동은 여전히 '광고주를 위해 우리가 그들의 업무를 대행하겠다'는 생각, 혹은 '광고주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옆에서 돕겠다'는 생각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광고주들은 대행사가 짜 놓은 이 같은 판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광고주들은 소셜 미디어라는 주제가 아직 그들에게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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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우리나라 도미노피자의 트위터 캠페인 때문에 몇 주간 트위터가 시끌시끌 했었죠. 도미노 좀비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사실 트위터에서 이와 비슷한 브랜드 캠페인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다만 도미노피자의 경우 훨씬 간편하게, 많은 사용자에게, 큰 헤택을 줬다는게 다른 유사 캠페인과의 차이죠.

저도 이 건에 대한 트윗을 한 건 올린 적이 있었는데, 별다른 분석이라기 보다 해외 사례 소개였습니다. 영국 도미노피자의 경우 포스퀘어를 잘 활용했고 (꼭 그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익이 29%나 늘어났다는 Mashable의 기사 "Domino’s UK Social Media Initiatives Help Increase Profits by 29%"였죠.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트위터를 잘못 이해했네, 트위터를 과소평가했네 등의 비판에 일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우리나라 도미노피자는 '그나마' 소셜 미디어를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에 속하는 편이고, 새로운 방법론을 꾸준히 찾으려는 곳이니까요.

다만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보여준 이번 해프닝은 소셜 미디어를 하나의 '브랜딩 도구'로 활용하려는 영국 도미노피자와 달리, 소셜미디어(에의 참여)를 하나의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트위터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캠페인이 아니라, 트위터에서의 위상(?)강화가 목적이 되어버렸고, 이를 밀어붙이다 보니 생긴 그야말로 '해프닝'이었던 셈이지요. 도미노가 트위터에서 뭔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이처럼 일파만파로 번지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도미노 캠페인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미노피자 해프닝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많은 마케터, 대행사, 광고주들에 대한 겁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원칙에는 이제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SNS에 브랜드 메시지를 던져놓고 사람들이 돌려보길 기대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콘텐츠가 좋고 재미있고 '퍼질만 하면' 소셜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Content is the king'이라는 금언이 있지만, 이는 자칫 콘텐츠에 모든 걸 걸게 하는 부작용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매일 100개씩 던져만 놓고 '퍼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덜 재미있는 콘텐츠를 걸어 놓더라도 그에 대해 꾸준히 소비자와 대화하는 편이 만 배는 나은 접근입니다.

이는 기존의 광고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버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긴, 이 말도 이제는 너무 오랫동안 반복돼서 나온 말이라 식상하기까지 하군요.) 기존의 대행사들이 주지해야 할 한 가지 포인트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기존 방식처럼 대행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광고주의 메시지와 전략을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있어도, 광고주와 고객의 관계 관리를 실시간으로 대신 해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국내 광고대행사 최초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전담팀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매체 환경이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광고주 역시 소셜 미디어에 대한 갈증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전담팀을 만들겠다는 이노션의 시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몇몇 다른 분들처럼 저 역시 이 소식이 다소 우려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이노션이 소셜미디어 활동 자체를 PR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아무리 이노션이 현대/기아차 인하우스 대행사라 해도) 광고주와 소비자 관계 관리를 대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얼마 전 트위터에 '마케팅 잘 하라고 자동차를 한 대 사줬더니, 그 자동차를 전시해놓고 사람들보고 구경하러 오라고 광고 전단을 돌리고 있다'는 트윗을 제가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자동차를 소셜 미디어로 생각하면 요즘 우리나라 마케터들의 상황이 묘사됩니다.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 자체를 PR 거리로 만드려고 하는 곳도 많고, 소셜 미디어에 이것저것 붙여놓고 사람들보고 와서 보라는 식의 마케팅이 아직 많죠. 소셜 미디어를 PR 활동의 일환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안타깝고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중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 때문에 PR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기업의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해 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PR의 역할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PR과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고 하는게 맞겠군요. 많은 PR 대행사들이 브랜딩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고자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같은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거룩한 신전에서 소비자가 사는 땅으로 끌어내리는 것인데, 대부분의 브랜드 전문가들은 이를 위험하다고 터부시합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기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틀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기사화 됐는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yjchung68)과 두산 박용만 회장(@Solarplant) 같은 분들의 개인적인 트윗이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엄격히 구분되어야 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원칙은 분명 옳은 것이지만, 소셜 미디어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여전히 '위험하다', '조심하라', '관리하라'는 사고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정도(正道)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길은 분명 있습니다. 프로젝트 오너가 생각만 바꾸면 의외로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기도 합니다. (삼성그룹조차 말이죠.)


이런저런 인연 때문에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해 제게 문의를 하시거나 의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몸담은 회사가 현재 소셜미디어 마케팅 진행을 업으로 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아는 곳을 소개해 드리는 것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그 분들께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하는게 좋겠다'는 조언을 함께 드리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 = BTL 마케팅 = 이벤트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며칠 전 트위터 친구분들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혹은 컨설팅 업체 잘 하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트윗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업체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PR 대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에 치중되어 있는 듯 한데요, 소개도 소개지만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놈의 게으름이 문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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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전통적 미디어는 권위주의적이고 각 메시지당 임팩트가 강하지만, 그 권위는 정적(static)이고 응답하지 않는 위계적(hierarchical) 권위입니다.

반면 뉴미디어의 경우 탈권위주의적이고 상대적으로 평등하다는 특성이 있으며, 메시지의 총량이 전통적 미디어에 비해 큽니다. 이로 인해 각 메시지당 임팩트는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집합적 권위로 이를 충분히 상쇄합니다.

이같은 뉴미디어의 특성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같은 최근의 뉴미디어에만 적용되는 것이아닙니다. 금속활자 기술이 출현한 것부터 시작, 신문의 등장, 라디오, 공중파 TV, 케이블 TV 등 방송매체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뉴미디어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올드 미디어에 비해 위와 같은 특징을 나타내 왔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현재의 뉴미디어 역시 언젠가는 더욱 탈권위적인, 더욱 평등한, 더욱 집합적인 미디어에 뉴미디어의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집합적 권위는 전문가에 의한 일방향적 권위에 대비되는 의미로서,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인정되는 권위를 뜻합니다. 역동적이며, 쌍방향/참여형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수평적인 권위를 스스로 구축해 가며, 이같은 권위 구축 과정에 소비자의 확산 및 전파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집합적 권위는 단순히 다수결에 의해 확립된 권위, 혹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권위라는 '권위라는 결과물 (혹은 상태)'보다, 그러한 권위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 더 큰 중요성이 있습니다. 집합적 권위는 사람들의 지속적, 생산적 활동에 의해 촉발되는 권위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의견 교환과 교감, 집단지성에 의한 수정에 의해 스스로 발전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권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해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야후 등의 포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분석한다거나, 구글이나 위키피디어 같은 검색 혹은 레퍼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분석할 때, 그리고 SNS를 사용자를 분석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Google은 집합적인 intention, Digg이나 Reddit의 경우 crowd-sourced agenda set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lickr는 집합적인 이미지 정보이자 이미지의 status라고 할 수 있겠죠. Facebook과 Twitter는 집합적인 interest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다양한 현상들(phenomena) 안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그 권위는 누구에 의해 주어진 것일까요? 얼마나 영속성이 있을까요? 권위를 유지시키거나 허물어뜨리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너무 선문답스러운 포스팅인가요? 제가 결론을 다 내려버린다면 너무 일방향적인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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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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