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ush


When it comes to privacy in social media, people are concerned. But it’s not relevant anymore, or at least not as important as it used to be.
We have to think about how many doors this “change in perspective” will open up.

We all know privacy is important. But what is privacy? What is the borderline between “private” and “public?”
It’s critical to define it, or we have to at least know what we really mean when we say privacy. If not, we are talking about some highly vague value, as a result of which we may end up sacrificing a lot of things for the name of that vague thing. And it is not what we want.


What Do We Really Care?

Privacy is important. No argument about that. I’m just saying, “Let’s be more specific. What do we really care?”
Well, I care about my ID, password, social security number, bank account number, and maybe my license plate number to be linked with my name. I don’t want to disclose my annual income, my mother’s maiden name, which schools I went to, my GPA, my test scores, where I live, what I do for a living, who my family is, and what their names are.

But, can we classify them to “more” and “less” important ones? In other words, the ones I may share and the others I would never share? Yes, that’s what people are actually doing anyway.


Privacy vs. Benefits or Utilities

People are already giving up lots of their private information. Foursquare makes me tell where I am. (Note that it does not tell it or force me to tell it. I am telling it because I chose to.) Facebook tells a lot about myself. Twitter reveals what I am doing and thinking. How about Google and their AdSense and Gmail?

Yet people are saying they are very much concerned about privacy. But wait, are we talking about the same privacy here? We don’t know, because some are talking about their password while others may be referring to their real-time whereabout. And besides, aren’t some people already providing their (so-called) private information in their social media areas, willingly and voluntarily?

Let’s face it. It’s really a matter of what we mean by privacy and to what extent we are willing to share. And more importantly to marketers like us, it’s a matter of making people give up privacy yet feel good about it. It is about making people voluntarily give up some of their private information, and still make them feel the act was very much worthwhile. So it is never about “protecting privacy per se” unless we are building some security service.


Successful Service Means Getting More Information

Building a successful service is all about making people provide their information, professionally, voluntarily, and graciously. It shouldn’t be anything like, “Hey, forget about privacy, and we will give you something.” Rather, it should be like, “Hey, wouldn’t it be great to get this (or be able to do this)? Here are some things you need to do for us and for yourself.”

Think what Google, Facebook, Twitter, and Foursquare did. They have made people nicely give up their email contents, blog posts, current thoughts in 140-word, and where they are, all coupled with their profile information. (Come to think of it, how do we protect privacy while opening up my personal profile?)

Can you notice something? All the above services–turned out to be tremendously successful–have OPENED UP THE REALM OF PRIVACY LITTLE BY LITTLE. So our question should be, “What next, and how?” Not, “How do we protect privacy?“
What am I willing to give up? What am I likely to give up in the future? And what will I get in return?

Posted by ecarus


우리나라 도미노피자의 트위터 캠페인 때문에 몇 주간 트위터가 시끌시끌 했었죠. 도미노 좀비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사실 트위터에서 이와 비슷한 브랜드 캠페인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다만 도미노피자의 경우 훨씬 간편하게, 많은 사용자에게, 큰 헤택을 줬다는게 다른 유사 캠페인과의 차이죠.

저도 이 건에 대한 트윗을 한 건 올린 적이 있었는데, 별다른 분석이라기 보다 해외 사례 소개였습니다. 영국 도미노피자의 경우 포스퀘어를 잘 활용했고 (꼭 그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익이 29%나 늘어났다는 Mashable의 기사 "Domino’s UK Social Media Initiatives Help Increase Profits by 29%"였죠.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트위터를 잘못 이해했네, 트위터를 과소평가했네 등의 비판에 일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우리나라 도미노피자는 '그나마' 소셜 미디어를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에 속하는 편이고, 새로운 방법론을 꾸준히 찾으려는 곳이니까요.

다만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보여준 이번 해프닝은 소셜 미디어를 하나의 '브랜딩 도구'로 활용하려는 영국 도미노피자와 달리, 소셜미디어(에의 참여)를 하나의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트위터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캠페인이 아니라, 트위터에서의 위상(?)강화가 목적이 되어버렸고, 이를 밀어붙이다 보니 생긴 그야말로 '해프닝'이었던 셈이지요. 도미노가 트위터에서 뭔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이처럼 일파만파로 번지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도미노 캠페인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미노피자 해프닝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많은 마케터, 대행사, 광고주들에 대한 겁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원칙에는 이제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SNS에 브랜드 메시지를 던져놓고 사람들이 돌려보길 기대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콘텐츠가 좋고 재미있고 '퍼질만 하면' 소셜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Content is the king'이라는 금언이 있지만, 이는 자칫 콘텐츠에 모든 걸 걸게 하는 부작용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매일 100개씩 던져만 놓고 '퍼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덜 재미있는 콘텐츠를 걸어 놓더라도 그에 대해 꾸준히 소비자와 대화하는 편이 만 배는 나은 접근입니다.

이는 기존의 광고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버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긴, 이 말도 이제는 너무 오랫동안 반복돼서 나온 말이라 식상하기까지 하군요.) 기존의 대행사들이 주지해야 할 한 가지 포인트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기존 방식처럼 대행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광고주의 메시지와 전략을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있어도, 광고주와 고객의 관계 관리를 실시간으로 대신 해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국내 광고대행사 최초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전담팀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매체 환경이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광고주 역시 소셜 미디어에 대한 갈증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전담팀을 만들겠다는 이노션의 시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몇몇 다른 분들처럼 저 역시 이 소식이 다소 우려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이노션이 소셜미디어 활동 자체를 PR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아무리 이노션이 현대/기아차 인하우스 대행사라 해도) 광고주와 소비자 관계 관리를 대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얼마 전 트위터에 '마케팅 잘 하라고 자동차를 한 대 사줬더니, 그 자동차를 전시해놓고 사람들보고 구경하러 오라고 광고 전단을 돌리고 있다'는 트윗을 제가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자동차를 소셜 미디어로 생각하면 요즘 우리나라 마케터들의 상황이 묘사됩니다.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 자체를 PR 거리로 만드려고 하는 곳도 많고, 소셜 미디어에 이것저것 붙여놓고 사람들보고 와서 보라는 식의 마케팅이 아직 많죠. 소셜 미디어를 PR 활동의 일환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안타깝고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중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 때문에 PR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기업의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해 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PR의 역할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PR과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고 하는게 맞겠군요. 많은 PR 대행사들이 브랜딩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고자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같은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거룩한 신전에서 소비자가 사는 땅으로 끌어내리는 것인데, 대부분의 브랜드 전문가들은 이를 위험하다고 터부시합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기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틀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기사화 됐는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yjchung68)과 두산 박용만 회장(@Solarplant) 같은 분들의 개인적인 트윗이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엄격히 구분되어야 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원칙은 분명 옳은 것이지만, 소셜 미디어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여전히 '위험하다', '조심하라', '관리하라'는 사고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정도(正道)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길은 분명 있습니다. 프로젝트 오너가 생각만 바꾸면 의외로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기도 합니다. (삼성그룹조차 말이죠.)


이런저런 인연 때문에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해 제게 문의를 하시거나 의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몸담은 회사가 현재 소셜미디어 마케팅 진행을 업으로 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아는 곳을 소개해 드리는 것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그 분들께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하는게 좋겠다'는 조언을 함께 드리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 = BTL 마케팅 = 이벤트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며칠 전 트위터 친구분들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혹은 컨설팅 업체 잘 하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트윗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업체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PR 대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에 치중되어 있는 듯 한데요, 소개도 소개지만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놈의 게으름이 문제군요.


Posted by ecarus

전통적 미디어는 권위주의적이고 각 메시지당 임팩트가 강하지만, 그 권위는 정적(static)이고 응답하지 않는 위계적(hierarchical) 권위입니다.

반면 뉴미디어의 경우 탈권위주의적이고 상대적으로 평등하다는 특성이 있으며, 메시지의 총량이 전통적 미디어에 비해 큽니다. 이로 인해 각 메시지당 임팩트는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집합적 권위로 이를 충분히 상쇄합니다.

이같은 뉴미디어의 특성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같은 최근의 뉴미디어에만 적용되는 것이아닙니다. 금속활자 기술이 출현한 것부터 시작, 신문의 등장, 라디오, 공중파 TV, 케이블 TV 등 방송매체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뉴미디어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올드 미디어에 비해 위와 같은 특징을 나타내 왔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현재의 뉴미디어 역시 언젠가는 더욱 탈권위적인, 더욱 평등한, 더욱 집합적인 미디어에 뉴미디어의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집합적 권위는 전문가에 의한 일방향적 권위에 대비되는 의미로서,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인정되는 권위를 뜻합니다. 역동적이며, 쌍방향/참여형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수평적인 권위를 스스로 구축해 가며, 이같은 권위 구축 과정에 소비자의 확산 및 전파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집합적 권위는 단순히 다수결에 의해 확립된 권위, 혹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권위라는 '권위라는 결과물 (혹은 상태)'보다, 그러한 권위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 더 큰 중요성이 있습니다. 집합적 권위는 사람들의 지속적, 생산적 활동에 의해 촉발되는 권위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의견 교환과 교감, 집단지성에 의한 수정에 의해 스스로 발전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권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해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야후 등의 포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분석한다거나, 구글이나 위키피디어 같은 검색 혹은 레퍼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분석할 때, 그리고 SNS를 사용자를 분석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Google은 집합적인 intention, Digg이나 Reddit의 경우 crowd-sourced agenda set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lickr는 집합적인 이미지 정보이자 이미지의 status라고 할 수 있겠죠. Facebook과 Twitter는 집합적인 interest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다양한 현상들(phenomena) 안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그 권위는 누구에 의해 주어진 것일까요? 얼마나 영속성이 있을까요? 권위를 유지시키거나 허물어뜨리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너무 선문답스러운 포스팅인가요? 제가 결론을 다 내려버린다면 너무 일방향적인 것 같아서요. ^^



Posted by ecarus

(주: 이 글은 제가 예전에 썼던 'Interactive Marketing = Applause Marketing (1)(2)와 유사한 글입니다. 따로 읽으셔도 되지만 이어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위 그림은 제가 '소셜 미디어 마케팅, 사용 동기를 알아야 성공한다'는 주제로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즐겨 쓰던 슬라이드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의 콘텐츠 창출에 거의 100% 의지합니다. 그것이 그림이든 (Flickr), 140자 단문이든 (Twitter), Status Update이든 (Facebook) 말이죠. 어떤 형태의 콘텐츠이든, 사용자가 콘텐츠를 창출하고 업로드하는 데에는 Recognition과 Cause라는 두 가지 동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Cause'는 좌뇌에서 비롯된 동기이며, 사용자는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이성적 이유,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콘텐츠를 창출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거나, 나중에 자신이 스스로 사용하기 위하여 정보를 갈무리해두는 것이 여기에 해당하며, 따라서 콘텐츠의 창출 활동은 효용성(utility)이라는 동기로 설명되고, 창출된 콘텐츠 역시 '정보의 효용성'에 따라 평가됩니다.

반면 'Recognition'은 상대적으로 우뇌에 가까운 동기이며 감성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동기는 사용자 스스로의 자존감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콘텐츠 창출/업로드의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따라서 콘텐츠는 정보 자체가 갖는 효용성이나 생산성보다 '얼마나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줄 것인가', 혹은 '얼마나 나의 이름이 알려지는가 (reputation)'로 가치가 평가됩니다.

박수를 먹고 자라는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 할 때 사용자들이 많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은 경품이나 단기성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들의 일회성 콘텐츠를 사모으기도 하는데요, 이들은 중요한 한 가지 원칙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셜 미디어의 사용자/참여자에 지불해야 하는 보상은 경품이나 현금이 아니라 박수인정'이라는 원칙입니다.

그리고 제가 위에서 정리한 내용 중 Recognition이 바로 박수를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콘텐츠를 알아봐 주는 것, 좋아해 주는 것이 사용자들로부터 얻는 박수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사용자들은 박수를 먹고 산다'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이 동기는 사람들이 왜 블로그를 운영하는지, 왜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왜 싸이월드에 오늘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를 사진으로 올리는지 등을 설명하는데 유용합니다. (아울러 이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주: 위 구분은 얼핏 웹 콘텐츠를 나눌 때 'Information-oriented vs. Entertainment-oriented'의 두 가지로 나누는 구분과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Information vs. Entertainment'의 구분이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에 왜 접근, 사용하는가'라는 '활용'에 대한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Cause vs. Recognition'의 구분은 '사용자가 왜 콘텐츠를 만드는가'까지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대부분 Cause라는 동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내용이 Information 이든 Entertainment 든 소비자가 그것을 의도적으로 찾아 소비한 경우라면 이는 사용자가 갖고 있던 필요(needs)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Cause 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경우 Cause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동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Recognition인 것입니다.

Recognition이라는 동기는 대부분의 사용자에 있어 내재되어 있으나 외부로 발현되지 않는, 그러나 매우 강력한 동기입니다.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회자되었으면 좋겠다는 욕구, 내 포스트가 베스트로 뽑혀 조회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욕구, 인기 블로거가 되고 싶은 욕구 등은 모두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었으면 (recognize) 좋겠다는 욕구의 다른 모습들인 것입니다. 이같은 욕구를 보다 쉽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혹은 이러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고안해서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폭발적인 입소문은 반쯤을 확보해 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Recognition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교류)' 자체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데 핵심 동기가 아닙니다. 네트워킹은 소셜 미디어에 참여를 더 많이, 열심히, 자주 하게 하는 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참여(즉, 콘텐츠 창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로 하여금 참여하게 하는 동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 동기는 Cause와 Recognition입니다.

Recognition은 어떻게 생길까요?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자극적인 콘텐츠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기적, 즉흥적인 recognition을 장기적인 fame과 reputation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Credibility, Trust, Up-to-dateness 라는 세 가지 요소가 콘텐츠에 필요합니다. Credibility는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의미합니다. 정확한 사실을 다루고 있는지, 의도적인 거짓이나 관심을 끌기 위한 과장은 아닌지가 포인트입니다.

Trust는 콘텐츠보다 콘텐츠의 화자(話者)가 얼마나 신뢰를 구축한 사람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 내에서 긍정적인 소문이 나있는 사람이거나, 활동은 적었더라도 커뮤니티 구성원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이같은 Trust를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Trust가 없는 경우라면, 커뮤니티 내에서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점차적으로 쌓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Up-to-dateness는 얼마나 최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느냐에 대한 것으로, 얼마나 자주 참여하느냐와 직결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콘텐츠가 즉각적인 주목을 끌만큼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위의 3가지 요소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나가면 fame/reputation이 구축되는데, 이는 마치 브랜드의 확립 과정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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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8/2010 추가 ]

위 글을 쓰고 난 후 한참 지나서 좋은, 제 글과도 연관된 동영상을 한 편 봤습니다. 제목은 'Dan Pink on the surprising science of motivation', 2009년 TED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강연입니다. (소개해 주신 트위터의 @wwoo_ct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목적지향적인(goal-driven) 임무가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외적인 보상(당근과 채찍, 혹은 extrinsic motivator)이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효율에 대해 설명한 글입니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내적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입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마케터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벤트/경품/프로모션 마케팅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몸담았던 한 팀은 4년 전과 한치도 변함없는 '경품 마케팅' 접근으로 여전히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있더군요. 단지 웹사이트가 트위터로 바뀌었을 뿐.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한 이해나 고민이 한참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스스로 생각하려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공부를 안하니 앞으로도 변할 일은 없을 듯 해서 갑갑합니다..)


Posted by ecarus

일주일에 두 편씩은 포스트를 올리려고 하는데 요즘은 Twitter와 Facebook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정작 블로그 관리는 잘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제는 그렇게 미뤄오던 미투데이까지 가입을 해놨습니다. 혹시나 나중에 쓰게될까 싶어서요. ^^ (아이디 선점 차원?)

이쯤되면 주객전도라고 할만 하죠. (어떤 분들은 Twitter도 블로그의 일종이니 기존 블로그 관리와 병행 활동으로 생각하라고 하시는데, 저는 여전히 블로그가 메인이 되어야 하지않나 생각합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나누기는 아직은 블로그가 유리하니까요.) Twitter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저 외에도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우리나라 Twitterer분들도 간혹 눈에 띄더군요. 그 중 눈에 띄는 글은 @sangchi님이 쓴 말 "..트위터를 쓰는것에 슬슬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말과, @junycap님의 "개인적으로 블로그 관련 책을 하나 준비하는데, 책준비에 있어 걸림돌은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라는 말입니다. 두 분 다 열렬한 Twitter 애용자신데, Twitter가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존에 하려던 일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 (물론, 전혀 부담없는 것처럼 왕성하게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렇게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 Twitter만은 아니죠. 싸이월드가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때, 그리고 스타크래프트가 나왔을 때는 이것보다 훨씬 심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문제의 원인은 Twitter 자체라기보다는 과유불급의 의미를 까먹어버리는 순진+열정적인 우리같은 사용자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약간의 냄비근성같은 것도 있지는 않을까 생각함니다. (이거.. 자칫하면 돌맞을 얘기군요. 미국 타임지에서도 커버스토리로 다뤘고 이번주에는 한경에서도 커버에 실은 Twitter를 두고 냄비근성이라니...^^;)

제가 지금보다 더 어렸던, 국민학교 시절 최고의 군것질은 포장마차에서 파는 떡볶이였습니다. 100원에 떡 12개를 주던 시절이었죠. 그리고 오뎅국물까지.. ^^ 중학교 입학하기 직전쯤이었던 것 같은데, 동네에 '훼미리'라는 이름의 햄버거 가게가 문을 열었습니다. 말은 햄버거지만 사실은 핫도그 가게였죠. 그런데 나무젓가락에 끼워먹는 핫도그가 아니라 요즘처럼 긴 빵의 반을 갈라 소세지와 야채를 채우고 케첩과 '싸우전아일랜드' 드레싱을 뿌려먹는 재미있는 핫도그였습니다.

프랜차이즈라는 형태로 들어온 훼미리는 요즘 맥도날드, 버거킹처럼 깔끔한 매장에, 귀여운 누나들이 서빙을 하고 있었고, 귀여운 독수리가 오른손에 핫도그를 들고 있는 마스코트도 있는 '쿨한 브랜드'였고, 곧 동네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주: 옆의 그림은 84년 LA올림픽 마스코트입니다. 훼미리가 핫도그만 들려서 거의 그대로 갖다 썼었죠.^^) 동네에 좀 산다싶은 아이들은 엄마를 졸라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훼미리에서 핫도그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유행은 2년을 가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훼미리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커널리'라는 정체불명의 햄버거집이 옆에 문을 열었고, 동네 치킨집에서도 햄버거를 파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열린거죠. 훼미리를 찾던 발걸음들은 재빨리 '또다른 쿨한 매장'을 찾아 옮겨갔고, 한동안 그렇게 '오픈빨'로 장사하는 가게들의 흥망성쇠가 이어졌습니다. ^^

그리고 이 시장을 평정한 것은 '아메리카나'라는 또다른 토종 패스트푸드 브랜드였습니다.

이전의 업체들이 길어야 2년 정도 영업을 하고 빠지는, 전형적인 히트앤드런 작전을 펼치고 있을 때 아메리카나는 저희 동네 가장 목좋은 위치에 (당시로서는) 대규모 매장을 오픈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시작합니다. 타겟을 초딩에서 중고딩 + 동네 아줌마들까지 확장했고, 보기좋게 들어맞았죠. 아메리카나는 초딩 하교시간을 제외하고는 동네의 hip한 아줌마들이 모여 코카콜라를 마시는 곳으로 변모했습니다. 당시 동네에는 아메리카나를 제외하고는 패스트푸드 매장은 한 곳도 남지 않은, 실질적인 독점 상태였고, 꾸준한 매장관리와 수질관리^^로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는 꽤 오래갈 듯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마(魔)의 '오픈빨 신드롬'은 아메리카나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됐습니다. 다른 곳보다 오픈빨이 오래 먹히긴 했지만, 사람들은 이내 아메리카나를 동네 그렇고그런 햄버거 가게로 여기게 됐고 발길을 끊었죠. 아메리카나가 떠난 후 동네에는 패스트푸드 햄버거 가게가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최근 몇년새 후레쉬니스, 크라제, 스모키살룬이 들어오긴 했지만, 과거 패스트푸드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죠.)

  

Twitter에 대한 단상을 얘기하다가 한참 옆길로 빠졌지만, 제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는 여러분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 제가 'Twitter에 대한 단상' 시리즈 중 첫번째 편으로 '한국이 해외와 다른 점은?'이라는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는데요, 거기서 저는 우리나라에서의 Twitter 연착륙 가능성을 다소 회의적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전망이 무색하리만치 최근 Twitter를 향한 수많은 사람들과 미디어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요.

저도 Twitter를 재미있게 쓰는 사람 중에 한 명이지만, 과연 우리나라에서의 Twitter 열풍이 충분히 오래갈 수 있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한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듭니다. 지금은 오픈빨이 아닌가 싶은 느낌인거죠.. ^^;

2000년대초 우리에게는 아이러브스쿨과 싸이월드가 있었습니다. 특히 싸이월드는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계정을 갖고 있을 정도로 거의 국민 SNS가 되었습니다. 싸이월드가 시들해지고 '애들이나 하는 거 아냐?'라는 악평을 듣게될 무렵, 2006, 2007년 난데없이 Second Life의 열풍이 붑니다. SL의 경우는 사용자들로부터의 전파라기보다 미디어 등을 통한 전파에 가까왔지만, 많은 사람들은 3D Virtual World가 대세인양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모두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의 향수가 되고 있습니다. (싸이월드 애호가분들께는 죄송. 하지만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린 것은 사실이니까요.) 게다가 유사한 다른 서비스가 론칭된다거나, 기존의 사용자들이 그대로 다른 서비스로 옮겨가는 현상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 듯 보입니다. 그냥 없어져 버리는거죠.

해외에서도 초반 반짝했던 서비스들이 사그러지는 경우는 많습니다만, 자리를 잡은 서비스가 2-3년만에 기반을 잃어버리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망한다 하더라도 기존에 갖고 있던 기반을 바탕으로 유사한 다른 서비스로 탈바꿈시키거나, 유사한 타 서비스의 론칭에 자양분이 되는 식으로, 서비스의 내용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냅스터가 망했어도 수많은 음악공유/판매 서비스로의 진화에 한 몫 했던 것이나, 프렌스터 등 많은 초기 SNS들이 새로운 SNS의 출현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 등이 예입니다. 마찬가지로 Second Life는 새로운 3D VR 서비스의 출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겁니다. 아직까지는 1-2위를 다투는 마이스페이스 역시 페이스북의 진화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고 왕좌에서 내려올 거구요.

우리나라에서의 Twitter는 어떨까요? 'Twitter 때문에 시간을 뺏기고 있다'는 현 사용자들의 행복한(?) 푸념은 작은 개인의 의견으로만 끝날까요, 아니면 언제 그랬냐는듯 거품이 빠질까요? 지금으로서는 Twitter의 성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외 오프라인 매체에서 관심있게 다루고 있고, 그로 인해 다양한 우리나라의 유명인사들이 가입/사용을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마케터들은 마케터들대로 Twitter가 마케팅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장밋빛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론 기사 한 편을 소개합니다. 반론이라기보다는 Twitter의 마케팅 목적 활용에 대해 찬찬히 짚어보는 기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Why Twitter can do more harm than good'라는 제목의 iMedia 기사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조하시구요, 저는 제가 생각한 몇 가지 포인트만 짚어보고 글을 맺을까 합니다.

1. Twitter is a tool, not a strategy.
Twitter는 마케팅 목적 달성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나 전략이 될 수는 없다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많은 마케터들은 '요즘 뜨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훌륭한 채널 전략'이라면서 Twitter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하죠. 본말이 바뀐, 주의해야 할 점입니다. 마케팅 목표의 달성을 위해 Twitter를 이용해도 좋을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Twitter를 이용하려면 어떤 메시지를 짜야 할지 고민한다면, 문제죠.

2. Audience
여러차례 지적된 바와 같이 Twitter의 사용층은 젊은 10대가 아닙니다. 아무리 매체들이 Twitter의 잠재력에 헌사를 바치고 있어도, 나의 타겟 마켓이 Twitter를 사용하지 않고있다면 나와는 관계없는 매체가 되는거죠. Twitter의 사용자층은 계속 늘어나면서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10대의 사용률은 낮은 것으로 나옵니다. 게다가 전체적인 도달률을 따진다면 아직은 Facebook이나 MySpace가 낫구요. 게다가 최근 하버드대학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보면 Twitter 콘텐츠의 90%는 10%의 사용자가 만들어낸다고 하는군요. 콘텐츠를 갖고 사용자를 골라 타겟팅한다는 면에서 보면 이는 Twitter의 큰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3. Is your brand even welcome on Twitter?
Twitter 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는 아직 소수입니다. SNS라는 매체를 마케팅 용도로 활용한다는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은 차치하고서라도, Twitter를 사용함으로써 브랜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확실할 때에만 Twitter의 세계에 뛰어들라는 요지군요. (또한, 그런 확실한 근거를 가진 브랜드는 많지 않다는 내용도 함께요.)

4. Is time really on your side?
Twitter에 브랜드 계정을 오픈한다는 것은, 일반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들에게 기대하는 것과 같은 활동과 책임을 브랜드도 똑같이 보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장 힘들 수 있는 점은 질문에 대해 빨리 답해야 한다는 점이죠. 물론 Twitter에 있는 모든 포스팅이 즉각적인 답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Directr Message(DM)로 온 질문이나 Reply로 던져진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하는 것이 예의인 만큼, 그런 책임을 질 수 있을때만 Twitter 계정 오픈을 검토하라는 의미입니다. 

5. Metrics, metrics, metrics
마지막, 가장 골칫거리는 역시 '적절한 측정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Follower가 많다고 무조건 성공적인 마케팅이 아니니까요. 

Posted by ecarus

지난달 말 (6/29) "CEO는 SNS·블로그를 싫어해" 라는 제목의 기사가 났었습니다. SNS와 블로그가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정작 Fortune지 선정 100대 기업의 CEO 중에서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CEO는 한 명도 없고, Twitter에 계정을 갖고 있는 CEO는 단 두 명에 불과한 등 '윗분'들은 이런 서비스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내용이죠. 그나마 비즈니스 특화 SNS인 LinkedIn에는 13명의 CEO가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LinkedIn은 소통을 위한 SNS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죠. (참고로, LinkedIn과 매우 유사한 서비스로 우리나라에는 LinkNow가 있습니다.)

미국의 실상이 이러니 우리나라는 더 말할 필요도 없지요. 드림위즈의 이찬진 대표가 Twitter의 열혈 팬인건 Twitter 쓰시는 분들께는 잘 알려져 있고, 그 외 IT 분야에 계신 몇몇 젊은 사장님들이 개인 블로그나 Twitter 등을 사용하고 계시지만, 그런 특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장님', 특히 기존 대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기업 '대표이사 사장님'들의 SNS 활동은 거의 전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혼자 곰곰 생각을 해보다가, 그런 '대표이사 사장님'들도 이메일은 쓰고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든 외부와의 소통을 위해서든 이메일은 이제 연령 불문하고 비즈니스하는데는 필수적인 채널이니까요. 그렇다면 IM (메신저)는 어떨까요? MSN이나 네이트온, 다음, 네이버, Skype, Google Talk, iChat, 혹은 회사 전용 메신저까지 여러 종류의 메신저가 있지만, 저는 제일기획에서 저희 대표이사와 메신저로 이야기를 해 본 기억이 없습니다. 규모가 작은 벤처라거나, 전체적인 문화가 젊은 회사라면 대표이사-직원간 메신저 대화가 일상적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있던 제일기획은 대기업 계열사이다보니, 대표이사 분들이 연세가 지긋하신데다가,^^ 저와 사장님 사이에는 굉장히 많은 '레이어'가 존재했습니다. 

IM이나 Twitter 모두 이런 '레이어'와는 거리가 먼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이죠. 아니, 정확히 말하면 레이어 (혹은 hierarchy)를 무시하는 도구들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Twitter와 이메일, 블로그, IM을 관통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의외로 아래와 같이 간단히 정리가 되더군요. 그리고 Twitter가 왜 사장님들이 쓰기 어려운 매체인지, 그러나 '소통'을 위해서는 얼마나 효율적인 매체인지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말하는 '소통'이란 조직 내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왜곡없고 격의없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한다는 점을 미리 밝힙니다.)

 


Email Blog IM Twitter
동시성 비동기적 비동기적
동기적 비동기적
개방성 폐쇄적 개방적 폐쇄적
개방적
메시지의 길이 길다/짧다
길다/짧다
짧다
짧다
Comm. 구조 Hierarchical Hierarchical Hierarchical Equal


1. 동시성 (Synchronicity)

우선 동시성 (혹은 실시간성) 의 정의 먼저. 동시성은 내가 어떤 메시지를 보내거나 올렸을 때 상대방은 얼마나 실시간으로 '답해야 하는가'를 의미합니다. '답할 수 있는가'라는 기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즉, 이메일은 내가 상대방에게 메일을 보내면 상대방이 이를 실시간으로 받아보고 답을 보낼 수도 있지만 (즉, 인터랙티브하다는 특성은 갖고 있지만*), 반드시 실시간으로 답을 해야 하는 매체는 아닙니다. 메일을 보낸 저도 상대방이 실시간으로 답을 하기를 (항상) 기대하지는 않구요.

[*주: 이메일이 동시성이 중요치 않은(asynchronous) 매체라고 해서 인터랙티브하지 않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인터랙티비티(혹은 상호작용성)의 정의에 이 동시성이 포함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른데요, 대체로 (1)동시성을 위한 기술적 뒷받침이 되어 있을 경우, (2) 그리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할 경우라면, 커뮤니케이션이 항상synchronous하게 일어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대세입니다.]

 

이것은 이메일이라는 매체와 매체를 둘러싼 환경이 가진 두 가지 특성에 기인합니다. 첫째, 아웃바운드의 비실시간성 -- 즉 내가 보낸 이메일을 상대방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몇 시간 혹은 며칠 후에 내 메일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둘째, 메시지의 완결형 특성 때문입니다. 모든 이메일 메시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이메일은 상대방이 내가 보낸 내용에 대해 즉각적으로 단답형 답장을 보내오기보다, 잘 생각하고 검토해서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결형 답을 보내주기를 기대하는 거죠. 이메일은 이렇게 비동시적인 (asynchronous) 매체입니다. 그렇다고 나쁜건 아닙니다. 이메일은 비동시적이기 때문에 이메일인거지, 만일 이메일이 동시적 매체라면, IM(메신저)와 차이가 없겠죠.

비동시적 매체라는 점에서는 블로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아웃바운드의 비실시간성과 메시지의 완결형 특성을모두 갖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메일이 기본적으로 일대일 비공개 커뮤니케이션이지만 블로그는 일대다(-多)공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큰 차이가 있지요.

IM은 일대일 (혹은 일대다) 채팅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동시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됩니다 (synchronous). 아웃바운드의실시간성이 중요시되고, 메시지의 완결성보다는 즉각성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의 주제 역시 이메일보다 가볍고, 바로결정할 수 있는 주제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Twitter는 조금 특이한 경우입니다. 동시성 요인에 있어 Twitter는 이메일과 블로그, IM의 특성을 두루 띠고 있습니다. 첫째, '아웃바운드의 비실시간성'을 갖는다는 면에서는 이메일, 블로그와 유사합니다. 누군가의 글에 대해 내가 곧바로 답을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답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죠. 내가 올린 포스트가 남들에게 바로 읽히기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해당 포스트에 대한 답을 실시간으로 올리지 않습니다.

둘째, '메시지의 완결성 여부'는 (이메일이나 블로그보다) IM을 닮았습니다. 심사숙고하고 답문을 쓰는 분위기보다 가볍게 답을 써올린다는 점에서는 IM에 가깝습니다. 차이라면, IM 사용에 있어서는 '동시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완결형 답을 올려도 무방'한 것으로 인식되나, Twitter에서는 '동시성이 중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즉, 나중에 답글을 올려도 됨에도 불구하고) 완결형 대신 비완결형 답글을 올리는 특성입니다. 이는 무엇보다 140자라는 Twitter의 입력 한계가 가장 큰 이유이지만, 사실 이보다 이메일+블로그+IM의 특성이 모두 뒤섞인 채널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옳습니다.

동시성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니 자꾸 이론적인 이야기로만 빠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소통'을 위해서는 어떤 매체가 더 효율적인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동시성'이 소통에 반드시 필요한 특성일까요?

동시성은 그 자체만으로는 효과적인 '소통'에 필수적인 것은 아닙니다. 흔히들 생각하듯, 정보가 원활하게 흐르기 위해서는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이 필요할 것 같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소통'은 사람과 사람 사이, 조직내 커뮤니케이션이 왜곡없이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 때 소통에 있어 더욱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자주, 실시간으로 일어나느냐'의 동시성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얼마나 열려 있느냐'의 개방성이죠.

 

2. 개방성

개방성은 비교적 쉬운 개념이죠. 나의 커뮤니케이션이 나와 (커뮤니케이션) 상대방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노출되는가. 혹은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열린 대상을 향해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논의를 위해 한 가지 더 추가해 볼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카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의 여부를 추가 특성으로 놓고 보겠습니다.

이메일과 IM은 본질적으로 개인적, 사적 커뮤니케이션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폐쇄적입니다. 스패머가 아닌 다음에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이유없이 이메일을 보낼 일은 없습니다. IM도 마찬가지구요. IM은 보통 아주 소수의 상대방과 행해지는 커뮤니케이션이고, 이메일 역시 cc/bcc까지 동원해 가면서 단체 메일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만, 이메일이라는 매체가 가진 특성은 여전히 사적이고, 소수를 향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단지 이메일의 기능 중 단체 메일이 가능한 것일 뿐이죠. 대표이사가 단체 메일로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을 때 그게 '나를 향한 이메일 메시지'라기보다 '전체 조직을 향한 게시문'처럼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블로그와 Twitter는 공개적입니다. 즉, 개인적 커뮤니케이션이 아님을 알고 메시지를 내보내는 겁니다. 둘 다 많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러나 Twitter는 블로그에 비해서는 조금 더 '개인적'인 느낌을 주죠. 이는 아마도 'following'으로 맺어져 있다는 느낌, 마치 내 친구들로만 구성된 Social Network같다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Twitter는 결코 폐쇄적인(closed) 매체가 아닙니다. 블로그나 포털에 올리는 댓글처럼 개방적인, 게다가 나의 정체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에서 행하는 매우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는 누구나 나의 허락 없이도 나를 Follow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내가 사람들을 골라서 Unfollow를 하거나 심지어 Block을 할 수도 있지만, Follower가 많아질수록 이 일은 참 고단한 일이 됩니다.)  Twitter가 개방적인 매체라는 점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있죠. Ketchum vs. Fedex의 이야기입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볼까요? '소통'을 위해서는 어떤 매체가 더 효율적일까요? 당연히 소통에는 개방성이 핵심적인 조건입니다.이메일이나 IM보다 블로그나 Twitter가 소통에 효율적인 매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3. 메시지의 길이

IM은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상황(지인과 실제 대화를 하듯 빨리 진행되는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상, Twitter는 140자라는 기술적 특성상 메시지의 길이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메일과 블로그는 이와 같은 한계가 거의 없죠. 그렇다고 이 두 매체의 메시지들이 항상 길기만 한건 아닙니다. 블로그의 경우 지금 제가 쓰는 이 글처럼 무작정 길기만 한 것들도 있지만, ^^ 훨씬 짧거나, 더 길거나, 아주 짧은 글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메일에 비해서는 긴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블로그의 포스트가 대중을 향한 완결형 메시지이기 때문입니다. 이메일은 물론 길게 쓸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볼 때는 짧습니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내용만 전달해 주면 되기 때문이죠.

당연한 말이지만 소통에 더 유리한 길이(length)란 없습니다. ^^ 단지, 길이에 제약을 두느냐 아니냐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죠. Twitter나 IM처럼 길이에 제약을 두는 매체는 분명 그렇지 않은 매체에 비해 소통에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Twitter는 (tinyurl 같은) 축약된 URL 서비스를 통해 길이의 한계를 어느정도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4. 커뮤니케이션의 구조

커뮤니케이션의 구조란,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수직적으로 혹은 수평적으로 일어나고 있느냐,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는 환경, 혹은 분위기를 의미합니다. 대기업 말단 사원이 임원진 회의에 끼어 앉아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입을 열기 힘들겠죠. 조직의 위계나 문화, 고정관념 등이 커뮤니케이션을 가로막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를 heirarchical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라고 할 수 있지요. 반대로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자유로운 의사의 교환이 이루어지는 분위기는 equal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구요.

이메일, 블로그, IM은 모두 hierarchical한 매체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이메일과 IM은 기본적으로 상대방과의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기존의 위계구조/인간관계가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는, 매우 hierarchical한 매체입니다.

이와 조금 달리 블로그는 매체의 구조 자체가 hierarchical한 특징을 보입니다. 블로그에는 글을 발행하는 '블로거'가 주인공(?)으로 있고, 이를 읽는 독자들이 있죠. 기업체의 대표이사가 블로그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겠다고 한다면, 아마도 대표이사 훈시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블로그 안에서는 블로거가 낼 수 있는 목소리의 크기가 독자들보다 훨씬 크고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이사 블로그 내에서 '다양한 이견'을 제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Twitter는 이메일, IM, 블로그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qual한, hierarchical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매체입니다. 내가 대표이사를 Follow하는 순간 대표이사의 목소리는 내가 Follow하는 수많은 다른 사람과 동일한 것이 됩니다. 같은 레벨이 되는 거죠. @대표이사의 글이라고 해서 볼드체로 표시되거나, 맨 위에 뜨거나, 더 오래 남아있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뭔가 아부성 댓글을 남겨보고자 해도 Twitter에는 내가 올린 글에 대한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이 없습니다. '옳습니다 사장님!' '사장님 명언이십니다' 따위의 글을 남길 공간이 없는거죠. 물론 RT(리트윗)로 사장님이 하신 말씀을 여기저기 퍼나를 수는 있겠지만, 그런다고 대표이사가 알아주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equal하기 때문에 direct한 특성을 가집니다. 나와 상대방이 같은 선에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내가 Twitter에서 누군가에게 보내는 DM(direct messsage)이나, 상대방의 아이디를 붙여 말을 거는 리플라이는, 그 사람의 이메일주소로 보내는 이메일보다 훨씬 직접적이고 '상대방이 정말 읽어볼 것만 같은' 느낌을 주는 겁니다.


5. 결론

앞서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Twitter의 성격은 아래와 같이 기술할 수 있습니다.

    (1) 비동기적 (asynchronous)
    (2) 비실시간성 아웃바운드
    (3) 미완결형 메시지
    (4) 개방적 커뮤니케이션
    (5) 짧은 메시지 길이
    (6) Equal한 커뮤니케이션 구조

소통을 위해서라면 Twitter는 아주 훌륭한 매체입니다.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환경과 Equal한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나와 상대방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도 짧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은 비동기적이지만 많은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올라옵니다.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를 하기에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렇게 굉장히 쉬운 방법으로 나와 상대방 사이에 '벽이 없는 커뮤니케이션 장'이 생긴다는 장점 때문에 김연아(@Yunaaaa), 이효리(@hyolee), 소희(@WGsohee)와 소통해 보겠다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Twitter로 몰려들었던거고 (저도 그중 한 명), 오바마 미국 대통령(@BarackObama)이 Twitter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이사 사장님들의 취향에 맞는 것은 특히 커뮤니케이션의 '비동기성'과 짧은 메시지 길이일겁니다. 쉽게 말해, 짧게 답을 써도 되고, 그때그때 쓰지않아도 된다는 거죠. ^^ 그럼에도 불구하고 Twitter가 사장님들에게는 '쓰기 어려운 매체'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죄송하지만, 저도 모릅니다.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너무 무책임하게 들리긴 하네요. (내내 답이 있는것처럼 말해왔었으면서 갑자기....^^)  하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조사된 자료가 있지 않은 이상 제 짐작(educated guess)으로 말씀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예전에 썼던 포스트 중 Twitter에 대한 단상 (1) 한국이 해외와 다른 점은? 이라는 글이 있었습니다. 내용 중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의 성향'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의 Twitter는 해외처럼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다고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것이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어쩌면 더 큰 이유일 수도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의 대표이사 CEO들이 'equal'한 커뮤니케이션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들인가의 문제입니다. 위에서 계속 말씀드렸듯, 대표이사인 나의 글과 나의 말이 다른 사람의 그것들과 똑같은 취급을 받고, 사람들이 더이상 나의 말에 환호를 보내지 않는 상황을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Equal한 커뮤니케이션은 나와 상대방이 동등하다는 것을 서로 인정할 때 커뮤니케이션의 기능을 제대로 하게 됩니다. 사장과 사원이라는 지위는, 최소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그 상황 중에는 까맣게 잊어줘야 하는거죠. Twitter에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사장이니까 내 말이 맞지 않겠느냐'라는 투로 글을 쓴다면, 그 뒤부터 그 사장님의 트위팅은 기업 인트라넷에 뜨는 공지사항이나 월별 훈시말씀처럼 무미건조해 질겁니다. 게다가, Twitter를 처음에 보면, 흔히 보던 블로그나 싸이월드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죠. 블로그와 싸이월드가 모두 '나'를 중심에 놓고 콘텐츠가 쌓여가는 모습이라면 Twitter는 나나 남이나 모두 한꺼번에 묻혀 콘텐츠가 쌓여가는 모습이니, 이런 점 역시 사장님들은 그닥 흥미없어하는 부분일 수도 있겠습니다.

 

'소통의 도구로서의 Twitter'라는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다른데로 많이 빠지기도 했네요. 다음 기회에는 Twitter의 Follow 문화에 대해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Twitter가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Twitter측으로서도 Follower / Followee 문화는 분명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일겁니다.
 

추신: 제 트위터는 @ecarus 입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Follow 해주세요. ^^




Posted by ecarus

이번 포스트는 제 글은 아니고, 트위터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찾게 된 두 기사를 나란히 올립니다. PC World에 실린 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분들이 트위터를 주목하고 계시고, 실제 많은 분들이 가입하셨죠. 우리나라와 해외에서의 트위터의 차이에 대해 저도 짧은 포스트를 쓴 적이 있었구요. 가입하신 분들 중 몇몇 분들은 중간에 그만두기도 하시고, 어떤 분들은 의욕적으로 글을 올리는 분들도 계신데, 이런 현상이야 뭐 미국도 마찬가지겠죠. ^^

그런데 이런 현상에 대해 재미있는 글 두 편이 나란히 있길래 소개합니다. 첫번째는 친 트위터 내용, 두번째는 반 트위터 내용인데요, 제가 글을 쓰는 현재, PC World 독자들의 평가는 친 트위터글 보다 반 트위터글에 대해 더 우호적이군요.

 

Twitter Quitters Just Don't Get It

Robert Strohmeyer, PC World      |      April 29, 2009 4:18 pm
(서울시간 6/20 16:00 현재 찬성 309, 반대 648)

 

Why Most Twitter Users Give Up

Jeff Bertolucci, PC World     |    Apr 30, 2009 7:22 am
(서울시간 6/20 16:00 현재 찬성 384, 반대 47)


Posted by ecarus

다른 SNS들도 마찬가지지만, Twitter 역시 그 인기에 비해서는 큰 돈을 벌지 못하고 있습니다. SuperChirp와 같은 Tweeter를 이용한 유료 서비스들도 있긴 하지만 성공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있지요.

Twitter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은 과거 FacebookMySpace가 등장했을 때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각자 나름대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했고, 사용자들은 그 서비스들을 통해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호응했지요.

그러나 이 세 서비스의 안타까운 공통점은 '아직 기대만큼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MySpace의 경우 다른 두 서비스보다 좀 더 entertainment에 가까운 길을 걸으면서 수익성이 나아진 것은 사실입니다만. 자세한 내용은 제가 예전에 올린 Virtual Reality: Utility vs. Entertainment를 참고하십시오.) 모두들 '탄탄한 비즈니스모델의 부재'를 이유로 들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역시 구독(subscription)과 광고 외에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은 너무 일반적인 BM이라, Twitter도 당연히 고려했던 모델이겠죠. (주광고 모델에는 Facebook에서처럼 사용자 개개인이 광고 채널이 되는 모델도 포함됩니다. 참고: Facebook unveils ad strategy - Users become marketers)

SNS는 구독과 광고 외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 중입니다. 좀 옛날 이야기같지만 구글의 예를 간단히 들어볼까요? 구글이 구축한 것은 단순한 검색 엔진이나 검색 서비스가 아닙니다.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어가 의미하는 바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이를 이용해서 Database of Intent, 즉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의도를 데이터베이스화 했습니다. 성능 좋은 검색 알고리듬은 사실 그 다음의 이야기죠. 이렇게 사람들의 '의도(intent)'를 갖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명확해지자 Sergei와 Larry는 그를 monetize할 방법을 찾아냈고, 그것이 지금의 AdSense나 AdWords로 구체화 된 것입니다. 

1. "지향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이에 반해 Twitter는 물론 Facebook도 그들이 '무엇을 구축하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은 충분치 않아 보입니다. 사용자들을 연결하거나, 그들이 끄적이는 일상사 혹은 그러모아진 콘텐츠를 누구든지와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분명 재미있습니다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터넷 사용에 있어 어떤 시사점을 갖고, 어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성찰은 분명 충분치 않습니다. (바로 앞 포스트에서 보여드렸던 Twitterverse와 같은 그림이나 향후 전망은 오히려 일반 사용자들의 생각입니다.)

사용자들을 연결시켜 준다는 것은, 가혹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닷컴 열풍이 불던 90년대 말 '트래픽 지상주의'가 휘몰아치던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입니다. 어쩌면 Twitter나 Facebook의 전략 담당자들은 여전히 그 모델에 미련을 갖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두 서비스 모두 자신이 속한 부문에서는 절대적 우월성을 점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제 그 지위를 이용해서 어떻게 해야할지는 갈피를 못잡고 있는 모습이니까요. (싸이월드나 아이러브스쿨이 생각나는건 저뿐인가요?)



2. "DECENTRALIZATION"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글이 자신의 정체성(?)을 Database of Intent에서 찾았다면 SNS의 나아갈 길은 탈집중화, 즉 'decentralization'에 있다고 봅니다. 이를 설명하려면 구글과 SNS의 태생적 차이를 좀더 짚어봐야 합니다.

우선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구글의 성격은 '누군가가 만들어둔 콘텐츠를 기반으로, 그것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의도를 조직화한 것'인데 비해, SNS 서비스의 성격은 (1) 사용자 자신의 UGC를 모아두는 플랫폼이거나, (2) 누군가 만들어둔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구글에서의 콘텐츠는 사용자 개인의 목적 달성을 위한 기반이자 직접 활용 대상이 되는 것이고, SNS에서의 콘텐츠는 사용자의 직접적 목적 달성보다 (콘텐츠를 활용하여) 타인과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간접적 소비재의 역할을 합니다. 

이번에는 사용자 측면에서 살펴보죠. 구글의 사용자는 철저히 개인적인 사용자입니다. 사람들이 이미 올려놓은 콘텐츠에서 정보를 검색하고는 있으나 검색하는 주체도, 검색행위 자체도 '개인 내부적인 활동'입니다. 반면 SNS에서의 사용자 활동은 반드시 타인의 시선,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타인의 반응을 염두에 두게 됩니다. 즉, '그룹 인터랙션 활동'인 셈이죠.

위와 같이 SNS를 '자신을 비롯한 사람들의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타인과의 소통을 전제로 하는 그룹 인터랙션 활동'으로 규정할 경우 SNS가 나아가야 할 길은 좀 더 명확해 집니다. 뭔가 그럴듯한 키워드를 기대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답은 웹 2.0입니다. 웹 2.0의 정신을 얼마나 잘 구현할 것인가. 어떻게 탈집중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것인가 입니다.

여기서 잠깐 컴퓨터의 발전사를 살펴볼까요? ENIAC같은 기계식 대형 컴퓨터는 Wang, DEC 등이 소개한 미니컴퓨터에 의해 대체되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컴퓨터는 여전히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만을 써야 했던, hierarchical, proprietary 비즈니스 모델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죠. 그러나 컴퓨터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 장벽을 허물고 제3자들 -- Microsoft, Oracle, Dell 등 -- 에 문호를 개방했을 때 이루어졌습니다. Hierarchy와 monopoly를 포기하고 decentralization을 통해 시장의 규모를 키운거죠.

인터넷의 발전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ARPANET으로 시작한 인터넷은 초창기에는 '네트워크를 통한 네트워크의 연결'을 지향하여 항상적 연결 (connectivity) 을 추구한 하드웨어 개념이었으며, 당연히지금과 같은 (대중에게 열린) 오픈 플랫폼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DOS 프롬프트와 같은 화면에서 몇몇 사용자들이 '이메일'이라는 것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HTML이라는 표준(?)이 생기면서 월드와이드웹이 탄생하고, 사용자들이 자신의 입맛대로 인터넷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발전이 이루어진거죠. 그리고 이 발전은 아직도 한창 진행중이구요.   

SNS의 발전도 이와 궤를 같이해야 합니다. 그 핵심 키워드가 바로 (웹 2.0 정신을 살린) Decentralization인 거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Twitterverse 그림은 centralized 구도의 중심에 있는, hierarchical하고 proprietary한 또다른 '공룡'으로서의 Twitter를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원작자인 Jesse와 Brian은 'Twitter가 제시하는 다양한 가능성을 그렸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사실 문제는 Twitter가 위처럼 중시에 서느냐 마느냐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위 그림의 Twitter를 Facebook으로 바꾸든, MySpace로 바꾸든 달라지는건 없다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SNS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 모두 위와 같은 구도를 꿈꾼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거죠.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의 한복판에 서있는 서비스, 대체재가 없는 유일한 서비스로서의 지위, 물론 매력적입니다. 그러나 매력적이라고 해서 SNS라는 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아래 그림은 Twitterholics라는 곳에서 제공하는 Twitter application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Twitwheel이라는 이미지입니다. Twitter를 사용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내가 follow하고 follow당하는 사람이 몇 명인지, 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를 보여주는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 그림이 Twitter가 지향할 바를 더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보여주는거니까요. Twitter든 Facebook이든,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틀에 사용자의 활동을 묶어두려고 하면 반드시 실패합니다. 위에서 말했던 광고 비즈니스 모델 역시 일견 사용자의 활동을 보장하고 북돋우는 모델처럼 조이지만 사실은 'Service provider가 제공한 커뮤니케이션 틀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을 극대화하고, 그것을 monetize하는 모델'에 불과합니다. 구글의 AdSense, AdWords는 그와는 다르죠. 구글은 사용자가 하려는 검색활동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오히려 구글 스스로 그 지평을 계속 넓혀가려고 노력하지요. 검색을 통해 사용자가 얻게 되는 편익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광고라는 'extra information'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공간을 오픈하고 기회를 열어줌으로써 사용자들의 활동을 facilitate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러나 이런 검색광고 시스템을 SNS에 도입하고, 메인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순간 구글에서와 같은 '선한 의도'는 상당부분 희석됩니다. SNS에서의 콘텐츠는 분명 소비자들이 서로 주고받는, 공유 자체가 목적이 되기도 하는 콘텐츠인데, 그 활동을 북돋움으로써 광고 수익을 제고하려는 노력이 되는 거니까요. 따라서 SNS에서의 검색광고 비즈니스 모델은 운좋게 사용자들로부터 욕을 먹지 않는다 하더라도, 태생적으로 '부가적'인 모델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SNS에서의 수익모델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 걸까요?

 

3. "FACILITATE AND MONETIZE"

결론은 SNS 사용자의 근원적 사용 목적을 최대한 facilitate하고, 그 활동으로부터 수익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일차원적으로만 생각하면 광고를 떠올릴 수 밖에 없겠지만, 사용자들이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사실은 무궁무진한 facilitation model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라도 위의 Twitwheel 그림이 여러 시사점을 줄 수 있는 거구요.)

Twitter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용목적은 무엇일까요? Twitter가 한창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현재 사람들이 말하는 사용목적과 일 년 후 우리가 보게 될 사용목적은 같을까요? 달라진다면 그 변화의 방향은 어느 쪽일까요? 사용목적은 어떻게 facilitate하고 monetize할 수 있을까요?

답을 다 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음 기회에 이어서 논의해 보겠습니다.

Posted by ecarus

오랜만에 Social Network에 대한 글 한 편 올립니다. Twitter에 대한 생각인데요, 이 편에서는 한국과 해외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Twitter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소견을 올리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지만, Twitter는 분명 SNS 부문의 핫 트렌드죠. 이제는 Twitterverse라는 그림까지 등장했습니다.

(위 그림의 원본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우선,저도 Twitter를 사용하고 있지만, 광팬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Twitter의 바람은 이제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 합니다. Twitter의 팬들은 Twitter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파생될 것이며 결국 완전히 새로운(?) ecosystem이 생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그 논리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입니다. 조금 절충해서 Twitter로 인해 새로운 ecosystem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보는 입장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아래 그림이 Twitter의 현황을 보여주는데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Steve Rubel이 'The Future of Twitter'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인데 Twitter를 OS로서, 혹은 독립된 ecosystem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나타내는 'ecosystem으로서의 Twitter'는 향후의 제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그래서 저도 별달리 덧붙일 말이 없군요), 'OS로서의 Twitter'가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하는 Twitter의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Twitter와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그는 이미 있었죠. 대표적인 것이 Me2day인데, Me2day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 반해 Twitter가 주목을 받고있는 이유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설명한 내용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Jinurock님은 Me2day의 침체에 대해 '이미 싸이월드와 같은 화려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SNS에 네티즌들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Twitter에 대한 관심은 설명하기 어렵죠.) 

저는 Me2day와 Twitter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국과 서구 (대표적으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차이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히 몇 가지만 나열해 보더라도:

1. 사용자층과 Needs

한국은 여전히 10대~30대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합니다. 인터넷의 사용자층은 40-50대, 그 이상까지도 확대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생산되는 콘텐츠의 다수가 10-39 세대에 의해 주도되지요. 반면 미국은 많은 콘텐츠가 그 이상의 연령층으로부터 유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Twitter의 최근 트래픽 폭증(1년전 대비 전세계 700% 증가, 미국은 1000% 증가)은 25-54세 집단, 그중에서도 특히 45-54세 집단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Twitter Traffic Explodes...And Not Being Driven by the Usual Suspects!) 이 집단은 상대적으로 봤을 때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업무/학습용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이 익숙한 집단입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구요. 따라서 Twitter와 같은 단문서비스는 이들의 사용 행태와 (콘텐츠 '생성'보다 '공유'에 초점을 맞춘) 매체 사용 니즈에 상당히 부합하고 있지요.


반면 한국의 주요 소비층은 싸이월드와 같은 '자기 표현적', '멀티미디어성'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데다가, 휴대전화의 사용 역시 오락적 목적이 강하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게임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업무성 목적의 통화 비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2.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댓글문화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Twitter나 Me2day는 대박을 거둬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는 '댓글의 속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이는 댓글은 대부분 주어진 콘텐츠에 대한, 그야말로 '댓'글입니다. 주어진 콘텐츠가 기사든, 다른 사람의 댓글이든, 뭔가 input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으로 달리는 글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Twitter같이 '내 생각을 먼저 달아야 하는' 단문 블로그는 다소 국내 사용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Twitter에서도 다른 사람의 글에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마이크로블로그의 기본 지향점은 '내가 먼저 쓰는 나의 콘텐츠'이니까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만일 나의 콘텐츠를 먼저 올리고자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단문 서비스보다는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일반 블로그나 미니홈피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로 보여집니다.

 

3.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의 성향

Twitter도 마찬가지이지만 Facebook을 비롯한 해외 SNS는 '내 지인을 통한 타인과의 연결'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일촌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는 있었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그 정도는 사실 미미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어울려 만나고 술마시는거죠.^^ 반면 외국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또다른 사람을 알게 되고, 그 네트워크는 대체로 '공통의 주제나 관심사'를 위주로 연결됩니다. 이는 서구와 우리나라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집단주의적 성향 간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주: 저는 절대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양 문화간 차이를 설명할 뿐이죠.) 따라서 지인을 통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 알게 된 사람과의 교류 방식은 양 문화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인맥'에 편입시키고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로까지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서구에서의 네트워킹은 상대적으로 느슨하죠.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Twitter는 사실 '인맥'을 넓히는 식의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성향에는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정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항상 취합하는 용도로 적합하기 때문에, 서구화된 네크워킹에 잘 부합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은 분들이 Twitter를 쓰고 계시고, 서로 교류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의 사용자층은 대부분 기존의 블로거들입니다. 즉, 블로깅에 익숙한, 타인과의 콘텐츠 교류를 통한 공유와특정 주제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4. 모바일 환경

이건 다소 과장된 논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은 SMS (휴대전화 단문 문자 메시지 서비스) 사용료가 꽤 비싼 경우가 많았죠. 지금이야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문자를 주고받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문자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받을 때조차 우리나라보다 많은 돈을 내야 했었습니다. Twitter에서 보여지는 많은 @메시지들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은 이런 SMS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어쩌면 Twitter의 인기에 이같은 모바일 환경이 한몫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

 

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도 우리나라와 서구에서의 Twitter의 발전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두 가지 그림 -- Twitterverse와 Ecosystem:OS --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말이죠. (사실 이 글 시리즈는 그 두 가지 그림으로부터 쓰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차용, 발전될 것이다'라고 단정을 내리기는 아직 이릅니다. 위에서 이유로 든 사용자 연령층, 댓글의 특성, 커뮤니케이션 성향은 분명 우리나라 환경에 존재하는 특성이지만, Twitter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즉,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기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Twitter를 어떻게 꼬아서(?) 활용하게 될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질테니까요.  

일단 이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서구의 차이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구요, 본편인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그림들이 과연 타당한지, Twitter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Posted by ecarus

Fred Cavazza라는 프랑스의 소셜미디어 전문가(?)가 있습니다. 최근까지 다양한 시각에서 소셜 미디어의 관계를 정리했었는데요 (사이트 참조), Flickr에 그 내용들을 다 모아두었더군요. 해서 이 자리를 빌어 한번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큰 그림으로 보실 수 있고, 이미지 아래의 출처를 클릭하시면 Flickr에 있는 이미지 우너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3428921418/)

그림에 들어있는 각 미디어의 로고들만 봐도 정신이 없는데요, ^^ 위 그림에서 소셜미디어는 'Expressing', 'Networking', 'Sharing', 'Gaming' 등의 4가지 목적에 따라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분류 내에서 다시 소그룹으로 묶고 있군요. (예를 들면 Expressing 군 내에서 Wiki, Microblog 등으로 재분류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4가지를 아우르는(?) 종류로 'Social Plarforms'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Facebook. MySpace, Friendster, Hi5, bebo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소셜미디어라고 하면 흔히들 Sharing이나 Contents 부분을 생각하시는데, Game을 비롯 그 외에 얼마나 다양한 매체들이 소셜미디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만으로 이 그림은 나름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2564571564/)

위 그림은 앞서의 것보다 조금 덜 분류된 구분입니다. 'Publish', 'Share', 'Social Networks' 간의 구분이 (여전히) 다소 모호하긴 합니다만, 어쩌면 첫번째 그림보다 이 그림을 더 유용하다고 하실 분들도 있을 듯 합니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2396383350/)

위 그림은 'Visibility'와 '시간'이라는 두 가지 축을 놓고 몇 가지의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위치시킨 내용입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성장이 계속되면서 생산성 (혹은 환금성?)의 측면에서는 각 사이트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업로드한게 2008년 4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에 Twitter가 안들어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으시겠죠. (Twitter는 어디에 넣을 수 있을까요?)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2393632860/)

이 그림은 뭐.. 더 옛날거라 딱히 논할게 없습니다. ^^ 여기에는 Twitter가 Microblog 군에 들어있군요. Micropodcast라는 개념과 함께 이 모든 소셜미디어들이 나타내는 역할을 Social Stream으로 정리한게 흥미롭군요. 다만 이같은 흐름이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죠.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1481910739/)

위 그림은 앞서 소개해드렸던 것들과 다소 다른 접근입니다. 업로드된 시점은 2007년 10월이니까 가장 오래됐군요. 다순히 '소셜미디어'에 대해서 구분을 한 것이 아니라 VR을 중심으로 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Social이라는 분류에 몇 곳의 채팅 서비스가 있긴 했지만, 초점은 VR입니다. 많이 듣던 Second Life, There 등이 보이는군요.

거의 2년 전의 그림이지만 VR과 게임간의 관계 정립이 모호하다는 점은 지금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입니다.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fredcavazza/278973402/)

마지막 그림은 가장 오래된 2006년 10월의 그림입니다. 이 글 맨 위에서 소개해 드린 그림의 토대가 되었을 수도 있어 보이는데요, 소셜미디어를 '활동 (및 시사점)'이 아닌 '콘텐츠'를 위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