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났군요. '세계적 디자이너가 외면하는 삼성 휴대폰'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댓글들도 온통 친삼성파와 반삼성파 등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쩌면 조선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더 그럴 수도 있겠군요.)
이 기사의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그런 말을 한 디자이너가 유명한 사람인지 아닌지, 그의 말이 일반화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소모적으로 논쟁하는 것보다 차라리 최근 출시되고 있는 휴대폰의 디자인을 찬찬히 생각해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각각 삼성 옴니아, 애플 아이폰(3G), 모토로라 레이저, 엘지 프라다폰입니다. (참고로 실물의 비율과 다르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저는 디자인 전공이 아니고 뛰어난 심미안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각각의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내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의 관점에서 볼 때 한 가지는 분명하지요. 옴니아를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모두 휴대폰 디자인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었다는 점입니다. 모토로라 레이저는 이제는 너무 오래 울궈먹어서 식상하다는 평도 있지만 어쨌든 폴더형 디자인에 있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여 대박을 터뜨린 제품입니다. 덕분에 모토로라社는 고전하고 있을지언정 레이저의 디자인은 heritage가 돼가고 있지요. 아이폰과 프라다폰은 풀터치폰이라는 새로운 제품군을 연 제품입니다. 물론 디자인과 이후 마케팅 면에서는 아이폰이 월등했지만, 엘지는 프라다와 손잡고 사실상 아이폰보다 앞서 풀터치폰을 내놓았던 과거가 있지요.
옴니아는, 마케팅에 있어서는 성공한 쪽이지만 디자인에 있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물론 삼성전자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겠지만요. ("그녀의 경쟁력. 삼성전자 이영희 상무") 위 그림들에서 보실 수 있듯 옴니아가 시장에 새롭게 제시한 것은 찾기 어렵습니다. '풀터치폰의 디자인 특성상 하드웨어 적인 디자인에서 새로운 것을 찾기는 어렵다'거나 'UI면에서 소비자 편의와 새로운 디자인을 도입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의 시각으로는 아이폰이 풀터치폰을 매년 업그레이드하면서 아주 작은 디자인상 변화에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점이나, 모토로라가 흔한 폴더형 디자인을 어떻게 소비자들이 환호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 냈는지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인용한 기사로 돌아와서, ""삼성폰은 성능 좋고 튼튼한 '기계'이지 아이폰처럼 감성을 실은 '디자인 명작'은 아니다"는 지적은 삼성이 중요하게 귀담아 들어야 하는 지적일 것입니다. 만일 제가 잘 알려진 디자이너라고 해도 '잘나가는 디자이너에게 어울리는 폰'으로는 삼성이 아닌 다른 브랜드를 고를 것 같은데요.
아래는 원문의 정보와 출처입니다.
원 기사 작성자: 김미리 기자 miri@chosun.com (2009/04/30. 조선닷컴)
원문: 세계적 디자이너가 외면하는 삼성 휴대폰
===============================================================================
"아내와 아들이 삼성 휴대폰을 쓴다기에 극구 말렸습니다. 주위 디자이너들 중에 삼성폰 쓰는 친구는 거의 없어요."
지난 25일 세계 최대 가구·인테리어 박람회인 이탈리아 밀라노 가구박람회장에서 만난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삼성의 휴대폰 디자인을 거침없이 비판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스타 디자이너인 그는 지한파(知韓派) 디자이너로도 알려진 인물. 3년째 삼성의 제품 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인물의 입에서 나온 말치고는 다소 의외였다...
'Though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번에는) 이외수, 그리고 미디어법 개정 (2) | 2009.07.08 |
---|---|
유시민, 나경원, 그리고 미디어법 개정 (0) | 2009.06.28 |
[스크랩] 때로는 ‘저지르기’가 명답될 수도 (0) | 2009.04.29 |
바람직한 리더 (1) | 2009.04.28 |
[스크랩] 유능한 팀장은 귀 얇고 수다쟁이? (0) | 2009.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