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관계 관리'를 위한 소셜 미디어 활용은 아래의 몇 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싸이월드 브랜드 홈피나 페이스북 팬페이지 운영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굳이 ‘캠페인형’이라고 이름 붙인 이유는,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 메시지를 내보내기 위한 채널 (channel 혹은 conduit) 로 한정하는 경우를 일컫기 때문입니다. 즉,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긴 하나 소비자와의 인터랙션보다 메시지의 노출에 중점을 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발생하는 것은 대체로 광고주 내 담당자의 이해와 의지 부족에 기인합니다. 싸이월드는 물론, 심지어 기업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소비자와의 교감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광고주가 소통을 왜 해야 하는지, 소통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지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싸이월드, 기업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등 도구는 많음에도 불구하고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 그치게 되는 것입니다. (앞 글 --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에서 말한 ‘필요성 인식’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같이 노출을 위주로 한 캠페인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한 발 더 나아간 형태가 블로거 마케팅입니다. 광고주가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을 잡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보다 (이미 사람들과 친숙한) 이른파 ‘파워 블로거’들을 활용, 그들로 하여금 광고주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하게 하는 것이 블로거 마케팅의 본질입니다.

블로거 마케팅은 커뮤니케이션의 주체가 마치 개별 블로거인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들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광고주의 메시지라는 점에서 캠페인형 소셜 마케팅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물론 블로거가 메시지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광고주가 의도하는 메시지와 조금 다른 내용의 메시지가 생산, 발행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광고주의 의도에 반하는 메시지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S 체험단의 블로그에서 광고주는 슈퍼 아몰레드 스크린을 강조해 주기를 바라는 반면 블로거들은 안드로이드의 성능에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블로거들이 갤럭시S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생산하는 일은 거의 생기지 않지요.)

여기서 잠깐:
블로거 마케팅의 근간은 블로거에 대한 신뢰입니다. 소비자가 블로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순간 블로거 마케팅은 가장 부정적인 마케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으로서의 블로거에 대한 신뢰(Source Credibility)를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는 믿음 (Trustworthiness)과 전문성(Expertise)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지켜나가야 하는 것은 다름아닌 블로거 자신입니다.
마케팅이라는 미명 하에 정확하지 않거나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블로거 자신의 권위, 즉 믿음을 갉아먹는 것입니다. 블로거 자신을 그 위치 ('파워블로거') 에 올려둔 기반을 스스로 허무는 셈이죠.
이렇게 믿음이 허물어지면 결국 스스로 갖고 있던 '전문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블로거 스스로 뿐 아니라 그 블로거에게 일을 의뢰한 브랜드에까지 고스란히 미치게 되죠. 브랜드야 다른 블로거를 찾으면 그만이지만, 블로거 개인의 피해는 막심해집니다.

안타깝게도 블로거 마케팅이 일반화되면서 블로거에 대한 일반 소비자에 대한 신뢰가 예전만 못한 것을 많이 보곤 합니다. 많은 블로거들이 ‘이 포스트는 **** 체험단에 참가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밝히지만 그것이 신뢰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 오히려 독자들은 해당 블로거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캠페인형 마케팅과 블로거 마케팅은 모두 대행사에서 즐겨 제안하는 방법론이기도 합니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주거나', 파워블로거를 섭외해 '주거나', 그들에게 주제를 전달하고 그에 대한 블로그 포스트를 쓰도록 하는 일은 '대행'이라는 업의 성격을 해치지 않고 쉽게 집행할 수 있는 마케팅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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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형태는 ‘커뮤니티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 즉 단순한 메시지 노출을 넘어 소비자들의 커뮤니티를 조직하는 것입니다. 싸이월드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 사람들을 모아놓는 것 자체만으로도 커뮤니티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그 수준을 넘어 내가 만든 장(場)에 모인 사람들을 브랜드가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즉, 이 방식의 키워드는 '소비자를 조직한다'는 것입니다.

간단한 예로 브랜드 카페, 브랜드 미니홈피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위에서 말한 ‘캠페인형’과의 차이는 소비자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점입니다. 말하자면 게시판 등을 통해 소비자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그에 대응하는 초보적인 형태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카페를 구축할 수도 있고, 기업이 스스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구축할 수도 있으며, 혹은 기업 홈페이지 내에 의견 청취를 위한 별도의 작은 공간을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 경우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요.)

소셜 미디어로 마케팅을 하고자 하는 광고주들은 흔히 온라인 마케팅 소비자를 ‘우군’으로 만든다는 표현을 씁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통해 소비자를 충성스러운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의지를 뜻하는데, 이 말에는 소비자에 대한 과소평가 한 가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원하면 소비자를 언제든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것보다는, 네트워크를 조직해서 운영하겠다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면서 바람직한 접근입니다. 우군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짜면 사람들은 멀어지겠지만, 중립적인 네트워크를 만들겠다고 하면 사람들은 모여들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행사 입장에서는 이같은 커뮤니티를 운영해 주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지만, 여기에 모인 소비자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광고주를 대신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데, 이는 대행사가 하기 어려운 일인거죠. 광고주의 메시지를 대리할 수는 있어도 광고주 자체를 대리할 수는 없으니까요. 궁여지책으로 대행사들은 '광고주를 대리하지는 않지만, 광고주의 캠페인을 대리하면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광고주가 집행하는 특정 사회공헌 캠페인을 대행하면서, 해당 캠페인에 대한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에 대응하는 형태를 취하는 것입니다. 대행사가 소비자에게 할 수 있는 이야기나 나눌 수 있느 컨텐츠는 크게 제약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잠깐:
소셜 미디어를 운영한다는 것은 마치 하나의 단체를 이끄는 것과 흡사합니다. 브랜드의 역할은 리더(Leader)이며 동시에 팔로워(Follower)이기도 합니다. 단체 구성원들의 인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조직이 굴러가도록 유지해야 합니다. 구성원들 중에는 나와 절친한 친구도 있지만 경쟁사에서 보낸 스파이도 있고, 변덕장이도 있고, 내 배경만 보고 좋아하는 척 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너무나 싫어해서 격렬히 반대하는 투사도 있습니다. 이들을 다 끌어안을 수 있을까요? 혹은, 끌어안아야 할까요?

내가 나의 '친구'에게 대하는 것과 나의 '반대 세력'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는 모두 공개됩니다. 어느 한쪽을 과도하게 편애할 경우 (즉, 불공정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경우), 그 역풍은 무시무시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운용한다는 것은 이런 사실과 위험을 모두 알고 그에 대응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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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형태는 ‘네트워크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참여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형태는 ‘커뮤니티형’ 보다 좀 더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소셜 미디어 관리를 의미하며,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로 하여금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즉, 소비자에게 뭔가 소재를 던져 주고, 소비자들이 소재를 자유롭게 활용/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일컫습니다. 이를 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 구현한 것이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입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제공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돌려보도록 하는 마케팅이죠. (동영상 바이럴 마케팅의 한계에 대해서는 제가 올해 초에도 포스트를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구태를 소셜 미디어에서 그대로 차용한 것이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트위터에서의 RT 이벤트입니다.

이런 방식을 비교적 '세련된' 방식으로 구현한 사례는 나이키의 월드컵 앰부시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규모 옥외 캠페인이 결합되었다는 점에서 소셜 미디어만의 캠페인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뭔가 '소재'를 던져주려면 이런 식이 되어야 한다는 걸 나이키는 항상 잘 보여줍니다. 이 캠페인에 대해서는 '월드컵을 노리는 나이키의 앰부쉬 마케팅' 라는 포스트에 잘 정리되어 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네트워크형 마케팅부터는 일반적인 광고 대행사가 관여하기 어렵습니다. 나이키 앰부쉬 마케팅 같은 경우라면 옥외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안해서 집행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네트워크형 마케팅은 브랜드와 소비자간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행사가 설 자리는 좁아집니다. 자연히 대행사들은 소비자가 전파할 컨텐츠를 제작하거나, 이를 전통적인 매체와 연계하여 광고 캠페인化 하는 것을 제안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네트워크형 마케팅의 핵심이 네트워크 운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네트워크 운영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면 대행사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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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드리는 소셜 미디어 활용법은 ‘플랫폼형’ 소셜 미디어 마케팅입니다. 네트워크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플랫폼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브랜드 마케팅용이 아닌 (다른 목적을 표방하는 듯한) 플랫폼을 준비하고, 소비자를 불러모으고, 어떤 것이든 소비자가 알아서 꾸려나가도록 하는 이 방식은 단순히 '소재'만 던져주는게 아니라 아예 플랫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네트워크형'과 차이가 있습니다.

플랫폼형 마케팅에서 중요한 점은 '뚜렷한 목적이 없어 보이도록' 혹은 '브랜드의 목적을 너무 눈에 띄지 않도록' 하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브랜딩과 마케팅은 나름의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목적 없는 캠페인은 마케팅이라고 할 수 없지요.) 여기서 제가 설명하는 것은 정말 목표가 없는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가 흔히 표방하는 목표를 지나치게 앞세우지 않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을 염두에 둔 마케팅을 의미합니다.

플랫폼형 마케팅에서 말하는 '플랫폼'은 나이키 플러스가 했던 것처럼 브랜드가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지만, 포스퀘어처럼 중립적인 제3자의 플랫폼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키 플러스는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앞세운 것이 아니라 '달리기'와 달리기가 상징하는 '건강(?)'이라는 가치를 앞세워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이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합니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국내 기업도 유사한 캠페인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다양한 캠페인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제품'을 앞세우거나, 혹은 브랜드의 가치를 지나치게 앞세운 나머지 소비자의 흥미를 끄는데 실패하는 우를 종종 범하곤 하는데요, 소비자를 '이끌고자 하는' 브랜드의 욕심을 통제하는 데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네트워크형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플랫폼형 마케팅에 있어서도 광고 대행사의 역할은 크지 않습니다. 현재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포스퀘어 등의 플랫폼이 갖는 가능성을 광고주에게 설명하고, 이들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제안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개방적인 캠페인을 제안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브랜드가 주가 되는 단기적인 캠페인을 제안하게 마련인데,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띕니다만 아직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답은 나오지 않은 듯 합니다. 



페이스북에서 진행되었던 삼성 '웨이브' 캠페인. 예전의 삼성 캠페인에 비해,
혹은 국내 타 기업의 캠페인에 비해서는 훨씬 개방적이지만
여전히 '브랜드 지향적' 캠페인이라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잠깐.
‘플랫폼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페이스북, 트위터, 레이어 (Layar) 처럼 아예 독립적인 서비스를 만들고, 그를 통한 소비자 관계 관리와 수익 창출까지 기대하는 ‘독립 서비스형’ 소셜 미디어 전략도 있습니다만, 이는 광고주 브랜드만을 위한 마케팅 활동(proprietary)이 아니라는 점에서 '브랜드 마케팅'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종류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과 같은 선상에 있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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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형', '커뮤니티형', '네트워크형', '플랫폼형' 등 네 가지의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정리해 봤는데요, 캠페인형에서 플랫폼형으로 갈 수록 더 개방적이고 사용자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더 매력적이고, 따라서 브랜드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도 크지만 동시에 단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점점 통제가 어려워 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통제의 어려움을 '단점'이라고 표현하는 건 일반적인 광고주의 시각에서만 타당한 말이겠지만요.)

플랫폼형에서 캠페인형으로 갈 수록 메시지 흐름의 통제가 용이합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통제하는 것을 중시하는 경우 캠페인형이나 커뮤니키형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를 설득한다거나, 소비자를 정말 '내 편'으로 만드는 효과는 그닥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형이나 플랫폼형에 비해 캠페인형이나 커뮤니티형은 상대적으로 종속적이고 폐쇄적인 서비스의 특징을 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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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소셜 미디어 환경에서 대행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기존의 대행사들 역시 모범답안을 내지 못하고 있고요.
 

소개해 드린 분류를 놓고 보면 몇 가지 대안을 생각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한 가지 들면 광고주로 하여금 플랫폼을 직접 구축하도록 제안할 수 있겠죠. 제품의 특징을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단기적 성과 향상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가 동시에 공유하는 '가치'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만들도록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플랫폼의 제작과 운영을 통해 광고 대행사는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광고주는 브랜딩과 소통을 위한 안정적인 플랫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한 가지 '예'에 불과합니다. 소셜 미디어가 어떤 특징을 갖고 어떤 결과를 이루어낼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훨씬 많은 방법을 찾아낼 수 있겠죠.

소셜 미디어를 연구하고 예측한다는 것이 단순히 소셜 미디어라는 현상 그 자체에 국한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현상이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현상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토대가 뒷받침 되지 않은 상테에서의 대안은 근시안적인, 피상적인 대안이 되기 십상입니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라는 현상이 주목을 받는다고 해서 기존 미디어 대비 소셜 미디어의 차별적 특성을 알아보는데 집중한다거나, 이를 바탕으로 한 소셜 미디어 활용법을 소개한다거나,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서 마케터를 위한 트위터 활용 가이드를 펴내고, 이를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려는 것은 모두 (의미있긴 하지만) 매우 근시안적인 활동입니다.

이는 마치 신문 '사설'이라는 형태의 기사가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를 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초창기 신문의 역할이 '사실(Fact)'의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어느 순간 '주장 (opinion)'을 펼치게 되고, 이를 통하여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라는 주제가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이 어떤 이유에서 일어났는지를 살피고, 그 기저의 변화가 향후 미디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살피는 것이 올바른 연구가 되는거죠. 사설을 잘 쓰는 법이나, 신문에서 광고주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펼치는 방법 등에 대해서만 집중해서는 남들보다 앞서가는 마케팅을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소셜 미디어 시대의 화두는 '인터랙티비티' 혹은 '상호작용성' 그리고 '개인화'입니다. PC통신이나 이메일, 웹 콘텐츠에서 SNS, 그리고 모바일 컴퓨팅/콘텐츠 소비로 진화하는 인터랙티브 매체의 변화 과정의 한가운데에서 '상호작용성'이라는 매체의 특징이 '개인화'라는 소비자 욕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가 앞으로의 매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셜 미디어 역시 이를 통해 더 잘 설명될 수 있을 거고요.

소셜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또 한 가지의 개념은 바로 '신뢰'입니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지향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이기도 한데요, 대행사 입장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가치이기도 합니다. 신뢰의 주체는 브랜드와 소비자이며, 대행사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어도 신뢰의 형성은 절대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글이 점점 길어지면서 뜸해지네요. 연휴 기간 동안 짧게, 읽기 쉬운 글로 여러편 수정해 놓고, 블로그 디자인도 눈에 편안한 방향으로 좀 바꿔볼까 합니다. 장담은 할 수 없지만요...^^)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