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alities2010. 1. 11. 23:00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가 붐을 일으킨 이후 가상현실(VR)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고, 현존하는 많은 가상현실 서비스에 대한 범주화(classification) 또한 여러차례 이루어졌었습니다. (저도 가상현실에 관한 글을 몇 편 쓴 적이 있었구요 (Metaverse TourProprietary ModelUtility vs. EntertainmentVR의 가능성 등) 

범주화의 한 가지 예가 아래 그림입니다. KZero Research에서 처음 소개했고, Media Flock님의 블로그를 비롯, 2009년에만 여러 곳에서 소개되었던 그림입니다. 주요 소비자층과 콘텐츠의 특징 별로 구분한 그림들인데 '가상현실 플랫폼'을 분야별로 잘 소개한 자료였습니다.

출처: KZero Research


위 자료들을 오랜만에 보다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VR은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므로 위처럼 (비교적) 손쉬운 구분이 가능했겠습니다만, AR(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의 경우 위와 같은 '분류'가 가능할까?

AR은 기본적으로 현실 (real world) 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입니다. 현실 위에 카메라가 됐든 마이크/스피커가 됐든, 부가적인 정보의 layer를 덧입혀서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AR은 범주화 될 수 있을까요? 너무 단편적인 분류법이긴 하지만 어떤 종류의 정보 layer를 보여주느냐 -- 예를 들면 해당 지역의 맛집인지, 주변의 트위터 사용자인지 -- 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겠군요. 

범주화를 누군가 해두었다면 좋겠는데.. 아시는 분께서 좀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17. 17:12

아래 포스트 (Metaverse Tour 2008)를 보다가 RocketOn이라는 사이트를 우연히 보게 되어 들어가봤습니다. 내 아바타를 만들고 그 아바타를 아무 사이트에서나 띄울 수 있고 친구의 아바타와 브라우저 내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데모 비디오를 보시죠.


마치, 인스턴트 메신저가 아바타로 변해서 웹브라우저 위 별도 레이어에서 구동되는 듯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아바타가 fancy하거나, 화려한 3D 그래픽을 제공하거나, 세밀한 수준의 개인화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할 역할은 충실히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요즘 3D, VR을 갖고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인데,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어쩌면 VR 자체를 위한 VR (혹은 3D) 보다 이처럼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low-fi 솔루션도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느낌도 드네요.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17. 15:56

온라인의 가상현실을 모두 모아놓은 비디오가 있더군요. The 'Social Virtual' World's A Stage라는 제목의 비디오입니다. (A Film by Gary Hayes © Personalizemedia 2008)



위 영상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고, JustVirtual.com에 가시면 다운로드도 가능하답니다. (75MB, MP4 형식)  여기에 가시면 위 비디오에 대한 포스트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비디오에서 소개하고 있는 가상세계는 50개가 넘는데요, 싸이월드도 그 중 하나로 들어가있네요 (2:38). 동영상으로 소개되고 있는 VW 중 싸이월드와 Webkinz, Club Penguin, YoVille만이 2D기반이고 나머지는 모두 3D입니다. (싸이월드와 타겟이 겹친다는 뜻일까요?^^)

그 외에도 Second Life, HiPiHi, Kaneva, Twinity, ActiveWorlds, LagunaBeach vMTV. There.com, Habbo, Google Lively (서비스 중단함), FootballSuperstars, Weblin, AmazingWorlds, Whyville, Gaia Online, RocketOn, BarbieGirls, Prototerra, IMVU, Spore, vSide, Tale in the Desert, SpineWorld, Stardoll, The Manor, There.com, ExitReality, Vastpark, Qwaq, PS3Home, GoSupermodel, Grockit, Croquet, Metaplace, Coke Studios, Dreamville, Dubit, Mokitown, Moove, Muse, The Palace, Playdo, Sora City, Voodoo Chat, TowerChat, Traveler, Virtual Ibiza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링크다는건 포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어떤건 독립적인 가상세계이고 어떤건 Facebook 등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존재하는 가상세계 (예: YoVille), 어떤건 3D VR 서비스인 것도 있습니다. (예: ExitReality)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15. 14:05

Second Life, There, 지금은 없어진 Lively, 그리고 지난 포스트에서 소개해 드렸던 여러 VR 서비스의 공통적인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모두 'proprietary location 모형'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꿔 말하면 서비스의 이용을 위해서는 특정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야 하고, 서비스 내에서 제공되는 VR은 서비스를 떠나면 존재하지 않는, walled garden 방식의 VR이라는 겁니다.

이 모델은 당연히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게다가 (Lively.com처럼) 서비스를 닫아버리면 그 안에 있는 비즈니스 establishment도 모두 없어질 수 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기도 하죠.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ExitReality라는 곳은 기존의 웹사이트를 3D로 변환하는 솔루션/서비스를 제공 중이기도 합니다. 즉, VR이라는 장점은 살리되 proprietary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접근입니다. 현재는 MySpace와 Facebook 내의 프로필 섹션을 3D로 바꿔주고 있습니다만, 이같은 ExitReality의 방식이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왜 현존하는 서비스를 굳이 3D로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입니다.

ExitReality 측은 '3D라는 환경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engagement 를 높일 수 있는데다가 더 많은 광고 공간(inventory)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 이유는 매우 타당하고 매력적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이것이 어떤 실익이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ExitReality - MySpace Apartment 


Proprietary model이냐 open model이냐를 선택하는 데에는 분명 기술적인 요인이 중요한 판단기준일 것입니다. 기술적인 요인이 핵심적인 요인일 수 밖에 없음도 사실이지만, 소비자의 사용 목적과 편익이 과소평가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저 뿐일가요?

서비스를 론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What can it bring to my life?' 혹은 'What is being uniquely enabled -- other than being just new?'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서비스 혹은 어플리케이션이 새로운 플랫폼(예: 모바일)으로 옮겨 제공된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효용성의 즉각적인 증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다시 말해, 웹에서의 모든 서비스가 모바일로 확장되어 제공될 때 무조건 좋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오'인 셈이죠. 한 서비스를 모바일 등 또다른 채널로 확장하려 할 때 고려되어야 하는 점은 '이것이 정말 훌륭한 편익을 제공하는가'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라는 것만으로 소구하는 것은 실패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높은 실패 가능성을 보전하기 위해 제공하려는 서비스 혹은 어플리케이션이 단지 '이제는 Mobile에서도 됩니다'라고 소구하는 것만으로는 소비자의 환심을 사기 어려운 거죠. (새로운 플랫폼 혹은 새로운 적용 분야가 단순한 '기능(feature'로만 포장돼서는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것은 'something NEW,' 'something UNIQUELY USEFUL'한 것입니다. 즉, 'New approach & benefit'과 'Plarform as a feature' 사이의 차이를 짚어내는 것이 중요하겠죠. 위 문장에서 '모바일'을 '3D'로 바꾸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샌 듯한데, proprietary model과 open model의 선택은 소비자의 편익, 그 중에서도 중요한 편의 요소가 무엇인지가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야 서비스가 지향하는 모든 기능을 다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proprietary model이 편리하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다운로드와 주기적인 업데이트, 그리고 '언제 폐쇄될지 모른다는 'sustainability'에 대한 불안감이 있습니다. Open model일 경우 이같은 불안감은 덜할 수 있어도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기능이 일정 부분 제약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겠지요.

기술적인 분야를 제가 잘 몰라서 막 할 수 있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오픈아이디처럼 VR간 플랫폼이 공유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Second Life에서 내가 구축해 둔 자산들을 There에서도 쉽게 activate할 수 있다는 의미, 즉 이 서비스에서 저 서비스로 쉽게 옮겨다닐 수 있는, 'portability'를 갖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편리하지 않을까요. 오픈아이디에서 내 ID가 나를 나타내는 중요한 식별자이듯, 이런 환경이 만들어진다면 아바타, 혹은 3D character가 3D VR 내에서의 중요한 식별자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12. 17:42

온라인에서의 아바타는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가상현실, 채팅 서비스 등에서 자기자신을 나타내는 캐릭터로 쓰입니다. 2D나 3D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일 수도 있고, 그보다 간단한 아이콘 형태인 경우도 있습니다.

VR에서 아바타의 역할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캐릭터 정도로만 취급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은 (1) 이 '캐릭터'의 역할이 서비스 내에서 어떻게 포지셔닝되고 있는가, (2) '캐릭터'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나 인식은 무엇인가에 따라 아바타의 역할은 크게 확대될 수도, 혹은 귀여운 캐릭터에 머물 수도 있습니다.

쌩뚱맞은 이야기지만, 아바타의 어원을 살펴볼까요? ^^ 아바타는 산스크리트어 '아바따라 (अवतार)'에서 유래된 말로 힌두어로는 '아바따르'로 발음되는 단어라고 합니다. 의미는 지상으로 강림한 '신(神)의 화신(化身) 혹은 분신(分身)'이군요. 온라인에서는 요즘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사용자의 분신'을 의미하게 됐구요.

굳이 어원을 따져본 이유는 아바타의 본의가 '사용자를 밖으로 보여주는 아이덴티티의 역할'이라는 것을 되새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온라인에서 보고있는 대부분의 아바타들은 (주로 게임에서 접하게 되지만) 2D나 3D의 애니메이션 캐릭터 혹은 아이콘의 형태를 갖고 있지요. 이런 아바타들은, 혹은 여러분이 쓰고 있는 여러분의 아바타는 과연 여러분을 얼마나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까?

MMORPG나 채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아바타는 2D 캐릭터입니다. 아바타가 현실감이 모자란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3D 가상세계 플랫폼에서는 3D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있는데요, 3D인데다가 사용자가 비교적 자유롭게 개인화를 할 수 있어 최대한 자기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갖도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위 그림은 '가상현실(VR) - 그 가능성'이라는 예전의 포스트에서 보여드린 적이 있습니다. ('VR은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가?' 단락) Second Life에서 어떤 기자가 자신의 모습을 아바타로 만든 예인데요, 꽤 정확해 보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바타가 자기 자신을 닮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요? 다시 말하면, 사용자들은 과연 이런 '현실감있는 아바타'를 선호할까요, 혹은 그 반대일까요? 아바타의 본의상 '자신의 화신 혹은 분신'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면 최대한 비슷해 보이는 것이 맞겠지만, '가상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보면 반드시 비슷할 필요는 없다고도 생각이 됩니다.

저는 아바타가 현실과 가상세계(VR)를 잇는 매개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실의 자신을 반영하는 것도, 자기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도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실체를 추적할 수도 있어야겠지만, 동시에 그 사람이 되고자 하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즉, 실명과 익명성을 동시에 갖는다고 할 수 있겠죠.

익명성, 혹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나타내는 아바타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기존의 2D형 아바타나 3D형 아바타를 통해 내가 원하는 (혹은 선호, 지향하는) 아바타를 만들어내면 되니까요.  

[그림 - Playstation3: Home에서의 아바타 생성 화면]

반면 나를 닮은 아바타를 만드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위 그림처럼 '최대한 나에 가깝게' 아바타를 만드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아바타 생성에 있어 얼마나 다양한 옵션을 제공받느냐에 따라 달려 있는데다가, 완성 후 나와 얼마나 닮았는지 보면 썩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차라리 내 사진을 스캔해서 넣고, 컴퓨터가 자동으로 나의 아바타를 완성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소개해 드리고자 하는 솔루션은 이를 가능케 하는 곳들입니다.  

1. BioVirtual

2D 캐릭터/사진을 3D로 바꿔주는 솔루션을 가진 곳입니다. 네이버 등 국내에서도 이 회사를 검색해 보면 조금이나마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


그림에서 보시듯, 실제 2D 사진의 윤곽선을 인식, 3D로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시면 아무런 내용이 없는데요, 현재는 어느 회사엔가에 팔려서 위 기술을 이용한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2. FaceGen

BioVirtual과 거의 흡사한 솔루션을 갖고 있는 곳으로 FaceGen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관련자들의 말로는 BioVirtual이 더 우월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 확인해 볼 길이 없으니 뭐라 할 말은 없구요. ^^ Youtube에서 'Facegen Modeller'라는 동영상을 보시면 일단 3D로 변환된 아바타를 얼마나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 사진 1~2장으로 3D 이미지를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아래의 예제만 놓고 보면 그럴듯 합니다.

3. Kickstand Lab

Kickstand 역시 3D 아바타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이 곳은 '아직은' 2D 사진을 3D로 바꾸는 솔루션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대신 'StretchMesh'라는 솔루션으로 3D 아바타의 얼굴 표정을 훨씬 자연스럽고 다양하게, 그리고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를 클릭해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알고리듬을 이용한 표면 연동 및 변화를 가능케 함으로써 3D 아바타의 표정이 어색하게 변하는 것을 크게 개선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웃을 때 입꼬리와 눈근육은 움직이는데 코와 볼근육은 움직이지 않는 황당한 현실이 개선되었다는 의미죠. 물론 헐리우드의 애니메이션들에서는 사람과 비슷하게 표정이 변하지만, 이 경우는 제작자가 일일이 수작업을 한 경우이고, 수학적 알고리듬을 이용해서 한 곳의 근육 변화가 다른 부위의 근육 변화를 그대로 이끌어낸 것은 StretchMesh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업체들 소개로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했나요? ^^ 다시 '나를 닮은 아바타의 필요성'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아바타는 익명과 실명의 결합, 즉, 실체를 나타내되, 아바타가 줄 수 있는 판타지와 익명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되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판타지와 익명성에 주로 초점을 맞춘다면 나를 꼭 닮은 캐릭터에 대한 니즈는 줄어들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나를 닮은 캐릭터를 위 솔루션들을 이용해서 쉽게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내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통한, 지금은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또다른 차원의 판타지'를 향한 기회가 열리지는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만 논의되어 왔지만, 이런 아바타를 만들 수 있고 그 아바타가 VR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상황을 가정해 보면 (심지어는 내가 로그오프한 상황에서도 말이죠), 인공 성격 (artificial personality)를 가진 인공 아이덴티티 (artificial self) 를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일까요?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10. 03:02

앞의 포스트에서는 'World vs. Game'이라고 표현했었는데 결국 같은 이야기입니다. VR서비스 모델의 종류를 논하기에 앞서 온라인 서비스의 일반 구분을 먼저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Verse Group이라는 컨설팅 회사의 Randy Ringer는 온라인 서비스가 제공하는 효용성을 아래의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exhaustive한지는 모르겠지만 구분의 한 가지 기준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아 소개해 드립니다.

(1) WORK

- 쇼핑, 검색, 온라인 뱅킹 등 '필요를 충족시키는 이성적 활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Goal-directed 활동이라고도 합니다.

(2) BELONGING

- 소속감을 추구할 때 이를 충족시키는 활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면 커뮤니티 가입을 통해 집단에의 소속감을 느끼는 것과 같습니다. 

(3) RELATIONSHIP

- 친구,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인터랙션 등 관계 형성을 위한 활동입니다. Belonging과 유사한 면도 있지만 Relationship은 소삭감 자체보다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메신저와 싸이월드, Facebook, Twitter를 통한 사람들과의 관계 유지가 이에 해당합니다. 

(4) FUN / ENTERTAINMENT

- 앞서의 세 가지와 달리 개인의 오락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활동입니다. Game이 대표적이며, 그 외 동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의 감상 역시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정보의 검색 역시 때로는 Work가 아니라 Entertainment에 해당할 수도 있는데요, 이는 검색의 목적 자체가 hedonistic한 목적을 갖고 있을 경우입니다.

 

4가지로 분류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서비스, 그리고 사용자 역시 위 4가지 중 한 가지 이상을 동시에 제공하거나 소비합니다. 분류간 경계가 때로는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예: Work와 Entertainment의 차이), 대체로 한 가지에만 유일한 초점을 맞추고 활동을 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VR에 대해 논해 보자면, VR 서비스 모델에는 두 가지 접근이 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광의의 온라인 서비스 구분과도 연결됩니다.

첫째는 Utility 모델입니다. VR의 현실성에 초점을 둔 모델입니다. 따라서 현실세계와의 연관성, 혹은 현실세계 환경과 유사한 인터페이스 혹은 quest를 중시합니다. 이런 접근을 택하는 서비스의 경우 때때로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그를 기반으로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인터랙션을 수행하면서 관계를 맺는데 중점을 두게 됩니다. (주: 여기서 말하는 '아이덴티티 유지'는 반드시 현실에서의 아이덴티티와 동일한 아이덴티티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가상으로 만든 아이덴티티라고 하더라도, 그를 유지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VR은 아니지만 Facebook을 비롯한 SNS가 이 같은 utility 모형에 기반하고 있으며, Second Life, There 등 많은 VR이 utility 모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Utility 모형의 안타까운 공통점은, 이 모델을 채택한 VR이나 SNS 모두 낮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

둘째는 Entertainment 모형입니다. 현실세계와의 연관성은 과감히 무시 혹은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고, 주어진 VR 환경이 줄 수 있는 오락성에 초점을 맞추는 모델입니다. WOW, 리니지 등 MMORPG가 이 모형에 해당하는데, 그렇다고 반드시 게임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VR의 환경 내에서 사용자들이 어떤 목적을 갖고 VR을 사용하고 있는지가 분류의 기준인데요, 지난번 'Virtual Reality: World vs. Game - 몇 가지 예와 시사점'에서 소개한 Meet-Me, Daletto World, Splume 등 많은 VR 서비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모델은 entertainment 요소의 핵심으로 게임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재까지를 놓고 봤을 때 entertainment 모형은 utility 모형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 창출에 좀더 유리한 것이 사실입니다만, 그렇다고 반드시 수익이 창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 단락에서 제시한 일본의 다양한 VR 서비스들 역시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Entertainment 모델의 신봉자들은 '게임이야말로 VR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가장 효율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엄밀히 말해 이는 지나친 비약입니다. 이론적으로만 보더라도 사용자가 VR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효용을 충족시켜 줄 수만 있다면 수익성은 따라오게 되어 있으니까요. 단,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추구했던 가치 중 게임이 가장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했다고 하면 어느정도 타당성이 있는 말이 되겠지만요.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하고 넘어갈 점은 게임의 옹호자들이라고 해서 모두 리니지와 WOW같은 massive한 (MMORPG) 스케일의 게임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반대로 캐주얼한 수준의 MMO 게임이 VR의 주요 모델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 많아 보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장 시장성이 있는 대중, 성인층은 WOW나 리니지 같은 'serious MMORPG'에 빠져들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공략할 수 있을 정도의 캐주얼한 MMO 게임을 주장하는 것이죠. 

게다가 캐주얼한 MMO와 VR간의 경계는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바꿔 말하면 utility성 VR이라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 사용자들이 게임 요소를 더 많이 경험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을 casual MMO로 볼 수도 있다는 말이죠. 앞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게임은 게임 자체로 의의가 있다기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의의가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떤 utility성 VR이 주어진 공간 내에서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하는 일반적 utility성 VR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소비자가 충분히 빠져들 수 있을만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어쩌면 한 발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어느 정도 주어진 '간단한 quest 혹은 미션'을 수행하도록 해서 게임 요소를 부여한다면, 이것을 캐주얼 MMO라고 해야 할지 utility VR이라고 해야할지 알기 어렵게 되는거죠.

중요한 것은 뭐가 됐든^^ 사용자들이 그 안에서 돈을 쓰게 하는 겁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virtual goods (예: 아이템)를 구매하도록 하거나, subscription fee를 내게 하거나, 아니면 오프라인과의 연계를 통한 제품 판매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Electric Sheep Company가 만든 RideMakerz 같은 경우 온라인에서 레이싱용 자동차를 personalize할 수 있게 하고, 그와 동일하게 만들어진 실제 완구를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Utility와 Entertainment간의 차이 및 선택은 Second Life를 대상으로 적용해 볼 때 이해가 쉬울 수도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Second Life는 (극단적인) 오픈 스페이스를 보장하고 utility를 극대화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인 사용자의 아이템 개발, 판매, 토지의 매매 등) 을 통해 인기를 끌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 novelty가 떨어지자 바로 사용자 유치에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 MMO와 같은 게임 요소를 넣으면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가요? Second Life의 특성상 그런 시도가 가능은 할까요? (게임 요소를 넣는 대신 openness의 제약을 감내하는 것이 맞을까요?)

답은 어쩌면, utility service를 제공하고 오픈스페이스를 제공하되, 그 안에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게임 요소를 발견, 창출하도록 하는 것 아닐까요? Utility성 활동이라고 생각했던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랙션이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게임화) 하거나, 혹은 마치 사용자들이 스스로 아이템을 제작, 판매했듯 게임 요소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openness를 더욱 더 넓히는 겁니다. 

Openness를 더욱 더 넓힌다.. Utility 특성을 강화함으로써 Entertainment 요소의 자발적 생산을 기대한다...? 어렵고 두려운 이야기인데..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혹은 웹 2.0이라는 개념이 처음 나왔을 때 느꼈던 두려움, 막연한 불안함과 거의 같은 느낌일 것 같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지요?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9. 04:09

1. Meet-Me: Virtual Tokyo

2007년 말에 론칭했으니 이젠 역사가 꽤 된다고 해야 할까요? ^^ Meet-me는 일본 Transcosmos社에서 출시한 3D VR 게임입니다. (그러나 MMO류의 게임이라기보다는 Second Life류에 가깝습니다.) 동경의 이곳저곳을 3D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게임 내 캐릭터들이 (Second Life처럼 날아다니기보다) 대중교통을 타고 다녀야 하는 등 좀더 현실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도시 내의 곳곳이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내비게이션으로 나타나있고, 그 위에 토쿄타워 등 현존하는 건물들이 3D로 보여지고 있어 현실성을 증대시킵니다.  그러나 막상 아바타의 customization과 활용은 서비스의 현실성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평이 많습니다. 일본 서비스라 그런지 만화같은 귀여운 느낌의 아바타를 쓰도록 하는데, 이것이 현실감을 저하시킨다는 거죠. Second Life에서처럼 'Cocore'라는 가상 통화(currency)를 제공합니다. Meet-me에 대해서는 'Virtual Tokyo ‘Meet Me’ goes into alpha stage'라는 곳에서 잘 정리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런칭 시점을 보고 짐작하실 수도 있었겠지만, Meet-me 역시 Second Life의 성공(?)에 힘입어 출시된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 소개된 다양한 가상현실 서비스에 대한 내용은 이미 작년(2008년) 전자신문에서 '우후죽순 일본의 사이버월드, 성공여부는 미지수'라는 제목의 기사로 다룬 바 있습니다. 여기에 소개된 일본의 서비스만 해도 S!타운(소프트뱅크), Daletto World, Splume, Cyber Megacity, Hatena World, Square Enix Virtual World 등 다양한데요, 그 중 몇 가지를 간단히 정리해볼까 합니다.

 

2. S! Town

S! Town은 SoftBank Mobile에서 (모바일로서는 세계 최초로 제공하는) 3D  가상세계입니다. 2006년 11월 론칭되었으며, 사용자들이 자신의 아바타를 자유롭게 customize하고 (11개 세트 제공), 친구들과 대화도 하고,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기도 하고, 아이템 구매, 미니게임 등 기존 가상현실에서 생각할 수 있던 활동들을 모바일에서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었죠. 18~24세 여성들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고, 광고를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아닌 모바일 환경이다보니 배터리 용량이나 스크린의 크기, 프로세서의 한계 등 여러가지 제약조건을 감안한 VR 환경을 만들었어야 했을텐데요, S! Town의 사용자들은 Digital Town, Culture Town, Active Town, Fashion Town 등 4곳의 테마 타운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각 타운에서 장소에 맞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있는, '게임형' 가상 현실 환경인 셈이죠. 위 그림에서 보여지는 아바타에서도 게임형 UI의 느낌은 물씬 나고 있는데, Second Life가 지향했던 VR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물론 어느쪽이 맞다 틀리다의 문제는 절대 아닙니다.) 

 

3. Daletto World

Daletto World 역시 게임의 형태를 띠고 있는 VR 서비스입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게임의 매체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게임 내에 구현된 커뮤니티를 웹상의 일반적인 커뮤니티 성격과 결부시켜 콘텐츠 커뮤니티화하는 데 주안점을 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초반에 론칭되었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실 수 있듯, 이미지는 현실과는 다른 100% 가상의 느낌입니다. 3D로 배경이 구현되긴 했으나 실존하는 공간이 아닌, 게임공간으로서의 3D인거죠. 여기에 아바타는 게임 형식을 띤 커뮤니티 내에서의 자신을 표현하는 데 적합한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배경과는 달리 2D로 나타나는, 다소 독특한(?) UI인데, 포토 아바타라는 기능으로 자유롭게 customize가 가능합니다.

앞서 소개해 드렸던 VR과는 달리 사용자간 활동에 더 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기업 혹은 마케터가 끼어들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어보입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아무래도 위와 같은 형태라면 마케터가 할 수 있는 활동은 크게 (1) 게임을 개발, 사용자들로 하여금 즐길 수 있게 하거나, (2) 콘텐츠 중심 커뮤니티를 꾸리고 사용자들을 끌어 모으거나 (push형 커뮤니케이션이 되겠죠), 혹은 (3) In-game advertising을 통한 브랜딩 등으로 요약될 수 있을 듯 합니다.

 

4. Splume

Splume는 전설의 에로팬더님의 글 '새로운 가능성, 일본판 세컨드라이프 Splume'에 아주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겠지만, 혹시 모르셨다면 VR 관련 좋은 글들이 많으니 꼭 한번들 가보시길 권합니다.^^)

Splume는 S! Town이나 Daletto World보다는 Second Life와 좀더 가까운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지만 여전히 게임에 가까운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Second Life처럼 본인의 캐릭터 (혹은 아바타)로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공간 URL'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다른 공간, 혹은 타인의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즉, 내가 다른 사람의 홈페이지, 다른 기업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듯, 고유한 공간 URL을 입력하면 타인의 VR 공간이나 기업의 VR 공간을 방문할 수 있는 거죠. 이같은 방식은 Second Life보다 나은 navagation이라고 보여집니다. Second Life의 경우 주어진 하나의 세계(즉, 서버)에서 활동을 해야 하지만 Splume에서는 이같은 제약을 없앰으로써 보다 자유로운 환경의 구축과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단 그로 인해 'One Shared World'라는 VR의 특성은 상당부분 포기해야 하겠지만요.

Splume도 S!Town이나 Daletto World와 같은 '애니메이션스러운' 환경을 기본으로 합니다. 3D 구현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겠지만, 현실성의 감소라는 단점은 분명히 있을텐데,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없는 걸까요? 혹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요인인 것일까요? (이런 면에서 볼 때 Meet-me나 아래 소개해 드린 Twinity같은 경우는 VR과 현실의 이미지를 상당히 근접하게 하고자 노력한, 조금 드문 예들입니다.) 

5. Cyber Megacity

전설의 에로팬더님이 Cyber Megacity에 대해서도 조금 소개해 주셨습니다. ([일본]금융분야의 세컨드라이프를 목표, Cyber MEGACITY-도쿄0구) 자세한 내용은 그 글을 보시면 될 듯 합니다. Cyber Megacity에서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게임형 VR을 탈피, 어른용, utility형 서비스를 지향하는 VR이라는 점입니다. Cyber Megacity는 금융관련 VR입니다. 동경 주식시장이 VR로 옮겨졌다고 볼 수 있는 형태인데, 'Cyber Megacity-도쿄0구'라는 이름으로 현실에서의 주식 거래, 부동산 거래 등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이런 현실세계의 금융 활동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은 VR이 현실세계와 더욱 밀착, 혹은 통합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앞서 보여드렸던 모든 서비스들이 현실과는 다소 유리된 게임 환경을 지향하고 있던데 반해 Cyber Megacity는 VR에서 하는 활동이 현실에 바로 영향을 미치고, 현실에서의 활동이 VR에서 구현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 두번째 특징은 굉장한 의미를 갖습니다. VR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VR은 현실과 유리된 환경이 아닌, '현실과 소통하는 가상 공간'을 지향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초반에는 HUD나 각종 트레이닝 프로그램 등에서만 소통을 찾아볼 수 있었지만, 이런 감각적인 연결 (sensory connectedness) 를 넘어 컴퓨터 환경에서 구현되는 VR이 실생활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VR의 응용 방향에 중요한 화두가 될 것입니다.

 

6. Hatena World

Hatena World는 2007년 12월에 베타서비스가 공개되었습니다. 배경은 3D 지도이며, 구글맵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종이 인형같은 느낌의 2D입니다. (Daletto World와 유사한 방식이지요.) 채팅, 아바타 꾸미기 등 기본적인 기능은 대동소이합니다. Hatena World는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VR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느냐를 생각하게 합니다.

즉, VR이 utility를 지향해야 하느냐, entertainment를 지향해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위에서도 짤막하게 언급한 바 있고, 이어지는 포스트에 좀더 자세히 논의되어 있습니다.) 이는 다른 말로 하자면 open platform을 제공하여 사용자에게 100% 자유를 줄 것이냐, 혹은 (게임처럼) 일정 수준의 mission/quest를 주어 그를 통한 오락성을 가미할 것이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Hatena World는 실제의 지도 위에 아바타가 위치, 활동합니다만 (안타깝게도, 왜 실제의 지도를 썼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일본어의 한계가 심각합니다.. ^^;) 주어진 공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치 않다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VR이 주어진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 소통하고 관계를 맺는데 의의를 둡니다. (이는 Second Life도 마찬가지지요.) 그러나 끝없는 파티를 하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목적 없이 모르는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것이 결국 이같은 서비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많은 VR 관련자들의 의견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반대 급부로 '특정한 mission/quest를 부여하자'는 움직임이 일었고, 이는 두 진영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트렌드가 됩니다. 두 가지 방향으로 이런 움직임이 발현되고 있는데, 첫째는 현실성을 유지하면서 quest성을 강화하는 것이며, 둘째는 현실성을 감소시키면서 게임 요소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전자는 Cyber Megacity의 예처럼 '금융 거래'라는 현실성을 보존한 상태에서 일상생활이 갖는 quest (예: 주식 거래, 부동산 조회 등) 를 강화한 것이며, 후자는 (현실이 아닌) 가상 공간의 부여와 그 안에서의 mission/quest 부여로 단계별 게임 기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예: Sony PS3 'Home').

이러한 두 가지 방향의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 강화되고,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트렌드에 부합하는 서비스나 어플리케이션의 개발도 계획해야 할텐데요..

 

7. Square Enix Virtual World

Square Enix는 게임으로 유명한 Taito社의 홀딩컴퍼니입니다. 이 곳에서 내놓았다는 것만으로 왠지 같은 VR이라도 MMO성 게임이 아닐까 했는데, 여러 자료를 읽어보면 MMORPG의 게임으로서보다 SNS로서의 성격이 더 강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즉, 특별한 quest 없이 타인과의 교류가 우선이라는 의미입니다. 환경은 Second Life와 유사한 3D 현실 환경을 지향했으나, (일본 사용자의 성향을 감안한) 만화성 캐릭터와 더불어 게임 느낌이 많이 납니다.

 

8. Twinity

 
독일 Metaversum이라는 곳에서 만든 VR로 독일의 베를린과 싱가폴을 실제와 똑같이 VR로 구현하는 가상도시, 미러월드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Hatena World가 실제의 지도 위에서 아바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줌으로써 현실과의 거리를 좁혔다면, Twinity는 실제 도시를 그대로 구현하는 접근을 택한 셈입니다.

Twinity의 사용자는 3DMax, Maya와 같은 3D tool을 이용하여 사물을 생성, 도시 내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환경 안에서는 Second Life에서와 유사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땅과 아이템을 매매하고, 통화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방식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도시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는 점에서 현실과의 거리가 가장 좁아졌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 장점(?)을 논외로 하고 보면 Second Life가 가진 단점과 한계 역시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 현실과 흡사해졌다는 점이 사용자들로 하여금 Second Life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롭고 지속 가능한 즐거움의 원천'으로 받아들여질까요? Utility와 Entertainment의 논의는 Twinity도 안고 가야 하는 숙명인걸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계속하겠습니다.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