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Social Network에 대한 글 한 편 올립니다. Twitter에 대한 생각인데요, 이 편에서는 한국과 해외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Twitter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소견을 올리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지만, Twitter는 분명 SNS 부문의 핫 트렌드죠. 이제는 Twitterverse라는 그림까지 등장했습니다.

(위 그림의 원본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우선,저도 Twitter를 사용하고 있지만, 광팬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Twitter의 바람은 이제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 합니다. Twitter의 팬들은 Twitter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파생될 것이며 결국 완전히 새로운(?) ecosystem이 생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그 논리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입니다. 조금 절충해서 Twitter로 인해 새로운 ecosystem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보는 입장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아래 그림이 Twitter의 현황을 보여주는데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Steve Rubel이 'The Future of Twitter'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인데 Twitter를 OS로서, 혹은 독립된 ecosystem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나타내는 'ecosystem으로서의 Twitter'는 향후의 제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그래서 저도 별달리 덧붙일 말이 없군요), 'OS로서의 Twitter'가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하는 Twitter의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Twitter와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그는 이미 있었죠. 대표적인 것이 Me2day인데, Me2day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 반해 Twitter가 주목을 받고있는 이유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설명한 내용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Jinurock님은 Me2day의 침체에 대해 '이미 싸이월드와 같은 화려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SNS에 네티즌들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Twitter에 대한 관심은 설명하기 어렵죠.) 

저는 Me2day와 Twitter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국과 서구 (대표적으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차이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히 몇 가지만 나열해 보더라도:

1. 사용자층과 Needs

한국은 여전히 10대~30대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합니다. 인터넷의 사용자층은 40-50대, 그 이상까지도 확대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생산되는 콘텐츠의 다수가 10-39 세대에 의해 주도되지요. 반면 미국은 많은 콘텐츠가 그 이상의 연령층으로부터 유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Twitter의 최근 트래픽 폭증(1년전 대비 전세계 700% 증가, 미국은 1000% 증가)은 25-54세 집단, 그중에서도 특히 45-54세 집단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Twitter Traffic Explodes...And Not Being Driven by the Usual Suspects!) 이 집단은 상대적으로 봤을 때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업무/학습용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이 익숙한 집단입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구요. 따라서 Twitter와 같은 단문서비스는 이들의 사용 행태와 (콘텐츠 '생성'보다 '공유'에 초점을 맞춘) 매체 사용 니즈에 상당히 부합하고 있지요.


반면 한국의 주요 소비층은 싸이월드와 같은 '자기 표현적', '멀티미디어성'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데다가, 휴대전화의 사용 역시 오락적 목적이 강하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게임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업무성 목적의 통화 비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2.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댓글문화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Twitter나 Me2day는 대박을 거둬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는 '댓글의 속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이는 댓글은 대부분 주어진 콘텐츠에 대한, 그야말로 '댓'글입니다. 주어진 콘텐츠가 기사든, 다른 사람의 댓글이든, 뭔가 input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으로 달리는 글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Twitter같이 '내 생각을 먼저 달아야 하는' 단문 블로그는 다소 국내 사용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Twitter에서도 다른 사람의 글에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마이크로블로그의 기본 지향점은 '내가 먼저 쓰는 나의 콘텐츠'이니까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만일 나의 콘텐츠를 먼저 올리고자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단문 서비스보다는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일반 블로그나 미니홈피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로 보여집니다.

 

3.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의 성향

Twitter도 마찬가지이지만 Facebook을 비롯한 해외 SNS는 '내 지인을 통한 타인과의 연결'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일촌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는 있었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그 정도는 사실 미미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어울려 만나고 술마시는거죠.^^ 반면 외국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또다른 사람을 알게 되고, 그 네트워크는 대체로 '공통의 주제나 관심사'를 위주로 연결됩니다. 이는 서구와 우리나라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집단주의적 성향 간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주: 저는 절대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양 문화간 차이를 설명할 뿐이죠.) 따라서 지인을 통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 알게 된 사람과의 교류 방식은 양 문화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인맥'에 편입시키고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로까지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서구에서의 네트워킹은 상대적으로 느슨하죠.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Twitter는 사실 '인맥'을 넓히는 식의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성향에는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정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항상 취합하는 용도로 적합하기 때문에, 서구화된 네크워킹에 잘 부합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은 분들이 Twitter를 쓰고 계시고, 서로 교류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의 사용자층은 대부분 기존의 블로거들입니다. 즉, 블로깅에 익숙한, 타인과의 콘텐츠 교류를 통한 공유와특정 주제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4. 모바일 환경

이건 다소 과장된 논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은 SMS (휴대전화 단문 문자 메시지 서비스) 사용료가 꽤 비싼 경우가 많았죠. 지금이야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문자를 주고받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문자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받을 때조차 우리나라보다 많은 돈을 내야 했었습니다. Twitter에서 보여지는 많은 @메시지들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은 이런 SMS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어쩌면 Twitter의 인기에 이같은 모바일 환경이 한몫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

 

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도 우리나라와 서구에서의 Twitter의 발전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두 가지 그림 -- Twitterverse와 Ecosystem:OS --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말이죠. (사실 이 글 시리즈는 그 두 가지 그림으로부터 쓰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차용, 발전될 것이다'라고 단정을 내리기는 아직 이릅니다. 위에서 이유로 든 사용자 연령층, 댓글의 특성, 커뮤니케이션 성향은 분명 우리나라 환경에 존재하는 특성이지만, Twitter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즉,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기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Twitter를 어떻게 꼬아서(?) 활용하게 될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질테니까요.  

일단 이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서구의 차이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구요, 본편인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그림들이 과연 타당한지, Twitter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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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