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가 '카테고리 서비스'에 이어 포털이라는 서비스를 창출했고, 이내 포털은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UI가 되었습니다. 네이버와 다음도 이같은 야후의 유산을 이어받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요. 구글은 검색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UI를 만들었고, 사람들은 구글이 제시하는 검색 결과들로부터 자신의 인터넷 소비를 시작하는데 익숙해졌습니다.
모바일웹 역시 그 나름대로의 UI를 만들었고, Apple iPhone은 iPhone만의 UI로 많은 사람을 사로잡았습니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Facebook, Twitter 모두 고유한 UI에 그들만의 서비스를 녹여낸 경우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든 모든 사례는 text-based UI입니다. 물론 이미지나 동영상이 삽입되기도 하지만, HTML 기반의 웹이 출현한 이래 '텍스트' 공간은 가장 기본적인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모바일은 웹과는 또다른 플랫폼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만,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다는 면에서는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 iPhone이나 (해외에서 Touchwiz라고 불리는) 삼성 햅틱폰의 위젯 UI는 위와 다른 UI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웹 기반의 인터넷에서 새로운 UI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 '지도'입니다. 앞서 몇몇 포스트에서 언급한 적도 있지만, 지도는 단순히 위치를 알려주고 길을 찾아주는 역할로부터 점차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UI로서의 온라인 지도, '오니온맵' 회장 쏘틸 황, 구글·MS도 그녀 앞에 무릎 꿇다.) 지도는 '공간 위의 정보'를 포괄하는 UI를 통칭하는 단어가 된 셈입니다.
지도에 대한 인식을 이처럼 확장시킬 경우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집니다. 지리적인 위치에 기반한 지도를 넘어 사람에 대한 지도가 생길 수도 있고, (전염병을 포함한) 유행 및 그의 경로를 담을 수도 있으며, 사람들의 관심사와 의견을 위주로 한 지도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GPS를 비롯한 각종 모바일 기기와 결합할 때 지도의 가능성은 훨씬 커집니다.
아래 소개드리고자 하는 사례들은 '지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전혀 다른 종류의 지도가 된 사례들입니다. 지도 본연의 기능을 '실제 위치'에만 국한한다면, 어쩌면 아래의 사례 중에는 지도라고 하기 힘든 것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런 경계선을 깨는 것 역시 발전을 위한 시도일테니 의미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1. 인구 지도
위 지도에서는 어렴풋이 세계지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상의 높고 낮은 꼭지점들은 해당 도시의 인구증감에 따른 변화를 보여줍니다. 미국 Columbia 대학 Laura Kurgan (Director, Spatial Information Design Lab) 은 1990년부터의 자료를 토대로 2015년까지의 인구증감을 예측했습니다. 그녀에 따르면 가장 인구증가가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은 중국의 베이하이(Beihai), 인도의 가지아바드(Ghaziabad), 그리고 예멘의 사나(Sanaa)라고 하네요.
(출처: Esquire 2009년 1월호)
2. Real-time Rome
위 지도는 이태리 Turin에서 건축가로 일하는 Carlo Ratti가 만든 지도입니다.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리던 당시 이틀간의 로마의 휴대전화와 교통량을 지도위에 투영한 것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점점 특정 지역(아마 도심으로 생각됨)이 색상이 변하면서 부풀어오르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지도는 정적(靜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있지요.
(출처: Esquire 2009년 1월호)
3. Citysense: 인터랙티브 지도
이번에는 '지도는 이미 주어진 정보를 디스플레이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사례입니다. Sense Networks社의 Chief Scientist인 Tony Jebara는 'Citysense'라는 서비스에서 특정 지역 내에서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들을 보여주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Sense Networks社는 'Macrosense'라는 분석엔진을 개발한 곳인데, GPS를 활용, 수집된 방대한 양의 (사용자) 위치 정보의 스트림을 Citysense 서비스를 위해 실시간 분석, 적용한다고 합니다. GPS에 기반한 LBS가 향후 중요한 어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입니다.
(출처: Esquire 2009년 1월호, Citysense)
4. Stamen Design: 다양한 패턴을 입힌 지도
Stamen Design社는 지도 속에서 사용자들이 다양한 데이터들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특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랙티브 환경을 창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지도'라는 방식을 이용한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허리케인의 경로를 보여주거나 범죄 발생 패턴을 보여주는 다소 단순하고 상상 가능한^^ 패턴들도 있지만, 사람들이 창출해내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패턴 지도 (주: 위의 런던 올림픽 지도) 라거나,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상을 기반으로 한 지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패턴을 보여주고, 이를 마치 엔터테인먼트처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같은 새로운 지도, 혹은 UI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Stamen Design의 사이트를 꼭 가보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출처: Esquire 2009년 1월호, Stamen Design)
알아채셨겠지만^^ 오늘의 1편 포스트에서는 주로 Esquire紙가 지난 2009년 1월호에서 다루었던 지도들을 중심으로 추가 정보를 더 넣어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다른 종류의 디지털 지도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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