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bles2012. 10. 15. 16:51

 

미생
 
다음 웹툰
글/그림: 윤태호
연재요일: 화/금
"자신의 삶을 승리하기 위해 한 수 한 수 돌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
웹툰 보러 가기

 
 
웹툰 '미생'을 즐겨보는데 많은 분들이 얘기하듯 저도 이 웹툰은 '직장인이라면 꼭 봐야 하는, 직장이 아니더라도 조직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꼭 봐야 하는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고서를 위한 '문장 줄이기'를 다룬 57, 58, 59회는 굉장하죠. 앞뒤 줄거리 안봐도 되니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그런데 이 작품의 윤태호 작가가 인터뷰를 한 기사를 한 달이나 지나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윤태호 작가 “회사원들이 힘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기사 하단쯤에 기자가 작가에게 '창작자로서의 힘'에 대해 물어봅니다. 아래는 윤 작가의 대답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를 잘 쓰는 것도 그림 잘 그리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대학이 가르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결국 교양일 겁니다.
 
철학이 됐건 뭐가 됐건. 애들 보면 스토리 잘 쓰는 기법 같은 거에 집착하는데 그게 진짜 쓰레기죠. 그건 결과론적으로 나중에 보니 이런 질서가 있더라는 겁니다. 가령 사막에서 언덕을 피하다보니 꼬불꼬불한 길이 났는데, 그게 꼬불꼬불하게 가려고 해서 나온 길은 아니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캐릭터 이야기만 합니다. 주인공을 꼭 벼랑 끝에 세워야 갈등이 커지는 게 아닙니다. 이 사람 성격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면 그게 아무리 사소해도 위기고 갈등이죠.
 
입체적으로 그 인물을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갈등을 만들 수 있구요. 그 안에서 인물에 대한 무릎을 탁 칠만한 통찰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이 말을 읽으며 마케팅 전략 제안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말을 살짝 바꿔봤습니다.
 

전략 제안서를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잘 쓰는 것도 PPT를 잘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사람들 보면 기획서 잘 쓰는 기법 같은 거에 집착하는데 그건 진짜 쓰레기죠. 
 
잘 된 기획서나 전략 제안서를 보면 특정한 질서가 있는데, 그건 결과론적으로 나중에 보니 발견되는 질서일 뿐 '공식'이나 '원칙'이 될 수 없습니다. 가령 사막에서 언덕을 피하다보니 꼬불꼬불한 길이 났는데, 그게 처음부터 꼬불꼬불하게 가려고 해서 나온 길은 아닌 것이고, 더우기 다른 사막이나 다른 곳에 갈 때 그대로 적용되는 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랜드의 이야기와 브랜드가 처한 상황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평소 익혀 알고 있던 경험과 지식을 상황에 녹여 해답의 단초를 찾아내는 거죠. 

입체적으로 그 브랜드와 상황을 얼마나 잘 관찰하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 안에서 무릎을 탁 칠만한 통찰이 나올 수 있습니다."
 

 
 
비슷한가요? 


Posted by ecarus
Thoughts2011. 7. 18. 18:15

오늘 아침에 탄 버스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이 버스 순천향 병원 가요?"라고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기사가 "네, 갑니다" 라고 답해 드렸는데, 내 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그런 것도 모르고 버스를 탔담..' 이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슬쩍 그 아주머니의 얼굴을 쳐다보니 물어본 아주머니에게 빈정대는 표정이 아니라, 그저 혼자 의기양양한 표정이었습니다. 심드렁해보이지만, 마치 자신은 물어본 그 아주머니보다 나은 사람이라도 된 것 같은 얼굴로 말이죠.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이유로 잘났다고 느끼고 잘난 척 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잘난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것은 좋은 일일 겁니다.
그것도 자신만 알 수 있는 은밀한 방법으로 말이죠.
 
'싼타페를 타면 넌 잘나보일거야, 멋있어 보일거야'라고 아무리 부르짖어봤자 소용 없습니다. 싼타페를 타는 사람이 그만큼 잘난 사람은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기 때문이죠. 대신 "싼타페를 타면 다른 사람은 잘 몰라도 '이런 부분'은 건 잘나 보이겠지.."라고 스스로 생각하게 해주는게 중요합니다. (그런게 뭐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예전에 Momo라는 자동차 액세서리 브랜드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 아직도 인기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통 관심이 없어서...^^)

 
90년대 초반쯤 자동차 핸들 (Steering Wheel) 이나 휠 (바퀴) 을 이 브랜드 제품으로 바꾸거나, 아니면 이 브랜드 스티커만이라도 구해서 차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뭔가 '있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렸던 거겠죠.
 
'다른 사람은 잘 몰라도, 난 이런 브랜드도 알고 있으니 너희보다 나은 사람이야' 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 은밀히 자뻑을 하게 해 주는 것.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매스미디어의 광고를 통해서는 안되겠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순간 은밀한 기쁨은 사라질테니까요.
 
브랜드 마케팅의 정석은 아닐지 몰라도, 한번쯤 생각해 볼 만한 방법이 아닐까요?
 
 
 
사족:
예전에 후배 한 녀석이 쏘나타 신차를 사더니 2천만원 넘는 돈을 들여 튜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원래 좀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신'에 대해 민감한 친구였는데, 대부분 주변 사람들은 '그 돈이면 제네시스를 샀겠다!'고 했지만 그 친구는 아주 만족스럽게 타고 다니더군요. 위 글을 쓰다가 '과다한 튜닝의 심리' 역시 자기 만족-자뻑과 비슷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10. 4. 14. 22:04
5. AR 마케팅의 성공 요인

AR 마케팅은 어떤 종류가 됐든 ‘그 AR이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느냐’, 그리고 ‘(예전과 구분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다음의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예전과 구분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하는가? (Uniqueness)
  • 기존의 온라인 마케팅에서와 다른 종류의 체험을 제공하는지의 여부입니다.
    AR이라는 자극 특성 한 가지만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2)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충족감을 제공하는가? (Gratification)
  • AR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했을 때, AR 사용시 보다 나은, 뚜렷한 혜택(benefit)과 효용(utility)을 제공해야 하며,
  • 이는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하며,
  • AR 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 경험이 단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체험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3) 사용자의 AR 체험이 충분한 스토리를 생성하고 있는가? (Storytelling)
  •  AR 마케팅이 사용자가 매력을 느낄만큼의 충분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 동시에 사용자의 AR 체험이 사용자 자신에게 충분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4)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Branded Message)
  • 이는 ‘마케팅’이므로 당연히 있어야 하는 효과이겠죠.
 
AR은 이처럼 개인적인 마케팅이고, AR이라는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경험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나와있는 국내외 AR 마케팅 중 위 네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캠페인은 아주 극히 드문 편입니다. 게다가 AR 마케팅이라는 현상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알려짐에 따라 위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구요.
 
 
6. AERIAL Marketing

AR의 기술을 통해 구현되는 정보가 소비자에게 유용하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AR 마케팅의 콘텐츠가 아래의 요소를 갖고 있어야 하며, 이는 'AERIAL'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마치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콘텐츠라는 의미가 있으며, AR 마케팅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1. Accuracy (정확성): 추가적으로 얻어지는 정보가 현실에서의 사물이나 정보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 함.
  2. Experiential (체험/공감): 새롭게 얻어진 정보를 직접 체험시 그 유용성에 대한 공감 형성이 용이해야 함.
  3. Repeat Usage: 통상적인 콘텐츠 구동 캠페인의 경우 사용자가 한 번 이상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 높음. 따라서 게임/Social 등의 요소 및 다양한 동기를 제공하여 재사용 및 전파 가능성을 극대화 해야 함.
  4. Immediacy (즉시성): 소비자가 ‘새로운 정보’를 유용하고 효과적이라고 판단할 때는 추가적인 콘텐츠가 그 필요한 순간에 바로 제공되어야 함.
  5. Appropriate Application/Frame: 이를 위해서는 콘텐츠가 적절한 'AR 기술의 틀'에 포장되어 있어야 하며, 그 틀은 소비자 니즈와 브랜드 메시지에 기반하여 적절히 적용되어 있어야 함. 
  6. Lucidity (명료성): 정보를 취득하는 방법이 복잡하거나 난해하지 않고 직관적(intuitive) 프로세스를 통해 얻어질 수 있어야 함.
 
AR 마케팅은 '마케팅'이라는 측면 때문에 기술적인 적용 그 자체보다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AR, 즉 사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AR을 개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즉 마케팅은 기술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AR 기술의 활용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AR 마케팅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현실과 디지털 정보의 결합을 통한 사용자의 현실 경험 개선 및 강화’라는 원칙으로부터 상상할 수 있는 응용 범위는 무한하기 때문입니다.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10. 4. 13. 13:07

3. AR이 마케터에게 매력적인 이유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둡니다. 즉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몇십년 동안 ‘광고’를 필두로 다양한 마케팅 방법론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이든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방법이 변한 적은 없었죠.
 
그러나 인터넷의 등장으로 이 같은 방법은 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에 따라 TV와 인쇄매체를 위주로 한 전통적인 마케팅과 광고가 쇠락하고 있는 것이며, 웹2.0 마케팅,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과 같은 개념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인데, 사실 이들 역시 하나의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이러한 새로운 ‘방법론’들을 과거와 같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채널’ 혹은 ‘도구’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랙티브 마케팅이 그 진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마케터와 소비자 모두에게 채널이나 도구 이상으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흔히 쓰이는데 딱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브랜드와 소비자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場)으로서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니까요.

그렇다면 메시지는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까요. 앞으로의 마케팅 메시지는 ‘녹아드는 형태 (pervasive)‘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즉 소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 하며, 그들의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섞여 공유되는 형태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같은 각성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입소문 마케팅이나 바이럴 마케팅 등이 이로 인한 결과물들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들은 여전히 ‘마케팅’이라는 목표에 집착, 브랜드의 메시지를 담은 ‘마케팅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이를 유포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어왔습니다.
 
그러나 AR 마케팅은 이 같은 한계를 보다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게 해 줍니다. AR은 소비자의 현실 체험과 결합되어 있다는 점으로 인하여 ‘보다 자연스러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요. 웹캠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거기에 마케팅 메시지를 스스로 덧씌워 본다거나, 소비자 주변 특정 위치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게 함으로써 마케팅 정보의 효용성을 높이는 것, 혹은 그 외 AR 특성을 살려 '현실에 부가적인 정보가 제시되는 경우'라면 '녹아들어가는 메시지'가 가능해 집니다.
 
물론 AR 마케팅 역시 ‘부자연스러운 (즉, 소비자가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는) 마케팅 정보의 덧입히기’라는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마케팅, 혹은 온라인 마케팅과 크게 차별화 되는 것은 역시 이 같은 ‘덧입히기’가 소비자의 현실 세계와 밀착됨에 따라 큰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이 온라인 마케팅 혹은 인터랙티브 마케팅에 대해 말할 때 가장 흔히 생각하는 것이 온라인에 접속했을 때 보고 듣게 되는 마케팅 메시지입니다. (이는 배너나 검색 광고일 수도, 마이크로사이트일 수도, 재미있는 인터넷 동영상일 수도 있음.) 그러나 이제는 마케팅 메시지의 형태에 있어 기존의 구분을 넘어야 함은 물론, 기존의 PC/모바일/브라우저와 같은 '틀' 역시 기존의 것을 깨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른바 '탈PC', '탈브라우저', '탈플랫폼'의 시대인 것입니다. 즉, (PC든 모바일이든) ‘특정 사이트에 접속해서 브라우저 내에 제공되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콘텐츠가 제공되는 '틀'이 아니라 사람의 '경험'입니다. 모바일이 됐든 데스크탑이 됐든, 모바일 앱이든 웹브라우저든, 사람들이 보고 듣는 정보를 어떻게 소비하고 어떤 체험을 하는지가 중요해졌습니다. 이 때 AR 마케팅은 사람들이 보고 듣게 되는 모든 현실 정보에 디지털 데이터를 덧입힐 수 있고, 사람들은 그와 같은 데이터와 현실의 결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세상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각주:1] 

 
4. AR 마케팅의 특성
 
AR 마케팅에서 소비자에 대한 초점은 ‘집단 (segment)'로부터 ‘개인’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캠페인’이라는 개념은 ‘개인의 체험’으로 바뀌고, 일방적인 ‘노출 (대중매체)을 중시’했던 마케팅 목적은 (온라인 마케팅이 각광 받으면서) ‘참여를 일으키는 것’으로 바뀌었습다. 이 때의 참여는 브랜드가 시작한 활동에 대한 사용자의 참여, 혹은 브랜드와 사용자 사이의 대화를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마케팅 목적은 ‘사용자간 대화를 유발하는 것’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과거 대중 매체용으로 개발되던 크리에이티브는 ‘각각의 매체와 각각의 개인을 위해 최적화된 크리에이티브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TV와 IPTV, Youtube를 위한 마케팅 크리에이티브는 같지 않을 것이고, 인터넷 광고를 위한 크리에이티브와 AR의 그것은 통일되지도 않을 것이며, 통일되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마케팅 메시지 크리에이티브는 물처럼 유연(fluid)해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기 다른 매체들에 녹아들 수 있게 fluid해짐과 동시에,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대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도록 fluid해지는 것입니다.
 

AR 마케팅은 아직 일반적인 마케팅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정형화된 분류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AR 방식으로 어떤 정보가 제공되는지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될 수 있는데,[각주:2] 예를 들면 데스크탑 환경/모바일 환경에 따른 구분, (콘텐츠와의) 상호작용 수준, 위치정보 활용 여부, 가상 체험 제공 여부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분이 가능할 것입니다. (아래 설명 참조) 


(A) 콘텐츠와의 상호작용 수준 (Level of Interaction)

AR을 통해 구현된 콘텐츠와 사용자간 상호작용성을 제공하는지, 얼마나 제공하는지, 그리고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의 반응이 어떤 지속적 상호 작용을 이끌어 내며, 그 상호작용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따라서도 AR 콘텐츠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AR 콘텐츠를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에 보이는 AR 콘텐츠와 직접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면 훨씬 몰입도가 높아지겠죠. (즉, 보다 다양한 상호작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AR은 진화할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B) 위치 정보의 활용 여부 (Geo-tagged Info)

소비자의 현재 위치 정보를 활용하여 소비자가 위치한 주변의 현실 환경을 반영하는지 여부입니다. 위치 정보를 활용하는 AR의 경우 거의 대부분 별도의 브라우저(예: Layar, Acrossair 등)를 통해 구현되며 모바일 AR에서 사용됩니다.

(C) 가상 체험 제공 (Simulation)

AR 마케팅에서 인기있는 한 가지 접근은 제품이나 브랜드, 혹은 캠페인, 이벤트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신제품의 경우이거나, 기존 제품이라도 시험 구매, 시험 사용, 접근이 어려운 경우, 혹은 기술적인 설명이 많이 필요한 경우라면 AR을 통해 간접 체험을 제공하는 것도 재미있는 활용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때 가상 체험이 지나치게 가상의 느낌을 줄 경우 제품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는 등의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음을 주지해야 합니다.

(D) 콘텐츠 형태 (Contents Form)

AR을 통해 구현된 콘텐츠의 형태별로도 분류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3D 그래픽, 애니메이션, 실사 동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AR 경험을 구성할 수 있는데, 콘텐츠의 내용과 마케팅의 목적 등에 따라 그에 맞는 콘텐츠 형태가 다를 뿐더러 지금 이순간에도 새로운 형태가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므로 어떤 형태가 바람직한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옳지 않겠습니다.

(E) 기타

AR의 콘텐츠를 누가 채우느냐 (populate) 에 따라서도 AR 캠페인을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람직한 AR 캠페인의 형태는 마케터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채워가는 것입니다. (예: Wikitude 등). 


사용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채워가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상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사용자가 AR이라는 공간에 콘텐츠를 채워넣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실재하는 모든 사물들을 AR 콘텐츠화 하는 것은 어떨까요? 모든 사물과 현상에 태그가 달려있고,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사람들이 AR을 통해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Stickybits는 이미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곳.) 
 
그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요? 길가의 자동차들에 태그가 달려서 나의 휴대전화로 각 차의 정보를 들여다 볼 수 있다면? 더 나아가 모든 '사람'에 대한 추가 정보도 AR로 볼 수 있는 세상이라면?
 
  
다음 편에서는 AR 마케팅의 성공 요인, 혹은 바람직한 AR 마케팅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마치 TV가 처음 나왔을 때 수상기 박스 안에서 작은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도 현실과 TV 속 세상을 혼동하지 않듯, 현실과 그 위에 덧입혀진 디지털 데이터는 하나로 녹아들면서 부가 정보가 될 뿐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본문으로]
  2. 이는 정형화된 구분이 아니라 저의 주관적 구분입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ecarus
Thoughts2009. 9. 11. 17:16

최근 몇 달 동안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데, 사실 여러 종류의 서비스들이 워낙 많이 나와있는지라, 고민이 많이 됩니다. (투자유치도 만만치 않구요.)

Twitter는 물론 Facebook도 최근 Facebook Lite를 출시해서 마이크로블로깅의 흐름을 좇고 있구요, Nokia는 조만간 'Ovi Lifecasting'이라는 위치기반 SNS를 론칭하다고 합니다. 노키아 자체적인 SNS를 구축하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Facebook의 자산을 활용하려는 쪽으로 변화했는데요, 모바일과 PC의 cross-platform 서비스가 대세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SNS service provider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분위기입니다.


그런가 하면 '모노폴리'로 유명한 장난감회사 Hasbro는 구글맵상의 도로를 사고 팔고 통행료를 걷을 수 있는 온라인 버전의 모노폴리 게임을 내놓고 최근 며칠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론칭 초기이고 사용자가 몰려 이용이 원활치 못하지만, 사람들을 오프라인과 유사한 플랫폼 (즉, '지도') 에 올려놓고, 그 위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평가할만 합니다. (이 좋은 '꺼리'를 JHasbro가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요.)


 

서비스를 준비하다보니, 이런저런 유사 서비스들이 상당히 마음에 걸립니다. 하늘아래 새로운건 없다고, 아무리 새롭고 신선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어딘가에는 내가 준비중인 것과 유사한 요소를 일부 가진 서비스가 있게 마련입니다. (Twitter, MySpace도 마찬가지였죠.) 딜레마는, 그런 유사 서비스를 얼마나 피해가면서, 얼마나 완벽히 만들어서 론칭하느냐입니다.

 

정글에서 살아남기

제가 내리 결론은, '완벽할 필요는 없다', '차별화 요소를 부각시킬 수만 있으면 된다' 입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처음에는 일단 만들어놓기만 해도 된다는 입장이죠. 처음에 잡은 방향이 완전히 틀린 것만 아니라면 론칭 후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개선해 가는 것' 역시 나쁘지 않은 서비스 개발 방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Window'라는 GUI를 처음 소개한 Dynabook, HTTP라는 프로토콜을 개발,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을 가능케 한 Tim Berners-Lee 모두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혹은 서비스)이 '어떻게 활용될지'를 미리 다 결정한 다음에 세상에 내놓지 않았습니다. 잠재력을 가진 기술을 세상에 내놓고, 그 기술을 이용하는 기업이나 사용자들이 그 기술을 진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을 뿌린 것 만으로도 충분했던 셈입니다. 

조물주가 아닌 이상 내가 만들고 있는 기술과 서비스가 어떻게 이용될지 100%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관건은 (개발 중인 기술이) 재미있고 유익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 출시하고, 나머지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혹은 시장의 흐름을 반 발자국씩만 앞서 리드하고 진화시키는 일일 것입니다.

아이디어가 혁신적이고, 사람들에게 뭔가 가능성을 주는 것이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것 외에 좀 더 사용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서비스로 만들고 싶다면, 그 기술/서비스가 '사용자로 하여금 많이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할 것', '친절하고 직관적일 것', 즉 '소비자 친화적'이어야 한다는 점 정도만 기억해도 좋을 것입니다.

나머지는 사용자들과 관련 업계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겁니다. 서비스 구상을 하다가, '우리가 인터넷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진짜 교훈은 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몇 자 적어봤습니다.


Posted by ecarus

'Applause market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박수마케팅' 이겠네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위시한 웹2.0 마케팅을 묘사하는데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고, 인정, 존중해 주고, 인기가 있길 바라며, 박수받길 바란다는 이야기입니다. 웹2.0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너무 당연한 이야기죠. 그런데 여기에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은 그런 가치를 사람들(즉, 소비자 혹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랙티브 마케팅의 초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품이 범람하던 시기였습니다. 마케터들은 온라인이라는 채널을 이용함으로써 절감된 마케팅 채널 비용을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구실로) 엄청난 경품으로 뿌렸습니다. 여전히 흔히 볼 수 있는 '대박 페스티벌' 등이 모두 그 아류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경품을 받는 것에 의외로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경품을 탄 소수야 모르겠지만, 메시지에 노출된 소비자들에게서는 거의 브랜딩 효과를 발겨할 수 없었던거죠. 때문에 '온라인 내 소비자, 즉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었고, 우력한 답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applause' 즉 박수입니다.

예전 싸이월드를 쓰던 사람들, 지금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 그리고 Twitter 사용자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실 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뭔가를 남깁니다. 그리고 '쌍방향성'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왔다간 흔적을 남겨달라'거나 '추천해달라'거나 '댓글을 달아달라'고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블로그 사용/방문시 하면 좋은 일들이긴 하죠.)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의 존재를 널리 알려달라'는 욕구가 존재합니다. 인정받고, 존중받고, 박수받기 위해서 말이죠.

때문에, Applause marketing은 다른 말로 'telepresence marketing'으로도 불립니다. Applause marketing이 반드시 온라인에서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자 = 매체'가 되는 온라인상에서 그 특성이 가장 뚜렷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온라인에서의 telepresence'와 연결되는 셈이죠. 

Twitter에서 오가는 대화를 보면 이 같은 패턴은 더 분명하게 발견됩니다. 얼마전, Twitter 대화의 40%는 잡담이라는 기사가 있었는데요, 사실 잡담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Twitter의 사용자들은 "왜" 자기의 140자 이야기를 올리고 있으며, 그 내용은 어떤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가가 더 흥미있는 주제죠.

사람들은 Twitter에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올리더라도, 그것을 누군가 읽을 거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처음에는 독백같은 잡담으로 시작하지만,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기를 원하며, Follower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올리는 글의 성격은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그리고 사용자는 두 갈래로 진화합니다. 첫째는 일상이 아닌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겨야 한다는 갈래. 둘째는 자신과 가까운 그룹 구성원끼리의 커뮤니케이션에 침잠하는 갈래입니다.

첫번째의 경우, 사람들은 자신을 따르는 Follower를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거리를 찾아 헤메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새로운걸 남보다 먼저 찾아 Twitter에 올립니다. 마치 Digg과 유사한 사용 패턴을 보이게 되는 겁니다. 그 내용이 더 많이 RT 될수록, 다른 사람들이 나를 더 많이 인용할 수록, 내 이름이 자주 발견될 수록 자신의 존재가치가 입증된 것처럼 뿌듯해하죠. (혹시 읽으면서 오해하실까봐 말씀드리지만, 이런 현상이 부정적이라는 뉘앙스는 절대 아닙니다. 당연히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요.) 이것은 비단 Twitter에서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블로그 저자들을 보더라도 이는 매우 분명히 나타납니다. 블로그가 Weblog의 약자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 블로그는 웹에서의 활동에 대한 간단한 기록이 그 시초입니다. (마치 지금의 Twitter와 비슷했다고 할 수 있겠군요.) 하지만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독자들도 늘어나면서 블로그는 매체의 길을 걷게 됩니다. 파워블로그니, 프로블로거니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애꿎은 보통 사용자들도 이제는 '한번 더 생각하고 글을 쓰는 상황'에 오게되었습니다. 애초 자유롭고 문턱이 낮은 개인 매체였던 블로그가 이제는 그닥 자유롭지만은 않은 매체가 되고, 보이지 않는 문턱이 대신 생겨버린 셈입니다.

두번째의 경우는 오히려 개인간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라는 Twitter의 수립 목적에 가까운 사용 패턴을 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우리나라 PC통신 환경처럼, Daum 카페처럼 진화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PC통신과 카페가 그랬듯, Twitter라는 서비스의 새로움이 수명을 다하면 이 커뮤니케이션 패턴은 급속히 쇠퇴합니다. 사용자들은 또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 옮겨가는거죠. (이런 점에서, Twitter를 사용하는 두번째 경우도 역시 순수한 대인 커뮤니케이션 외에 '남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사용하는 나 자신을 보여준다'는 존재가치를 입증하려는 목적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첫번째든 두번째든 telepresence, applause의 동기는 들어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Twitter는 엄청난 양적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구글에 필적하는 지식의 보고, 혹은 새로운 eco-system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죠.

Twitter가 실시간 검색이라는 무기로 Google에 대적하고 있는 Twitter지만, 분명 개선할 여지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Twitter에서 지 식이 효과적으로 공유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 지식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편리하게 축적되고 공유되며 지식을 진화시키고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Wikipedia의 경우 지식의 진화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Twitter를 처음 만들 때는 이런 생각 때문은 아니었겠지만, 현재의 진화방향을 올바로 읽고,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29. 02:30

Layar를 통해 본 다양한 가능성 - 디지털 지도와 모바일, SNS를 섞으면?

주로 VR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다가 오늘은 조금 다른, AR (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Layar라는 모바일 브라우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을 쓰기 전에 혹시나 해서 국내 검색을 해봤는데, 벌써 여러 건의 글이 올라와있네요. 저는 정말 부지런한 블로거는 못되는 모양입니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게 6월중순인데 포스팅은 6월말에 하고있으니 말이죠.)


Layar는 네덜란드의 SPRXmobile이 선보인 모바일 AR 브라우저입니다. 세계 최초라고 하는군요. 6월 중순 스페인에서 열렸던 [모바일 2.0 유럽 컨퍼런스]에서 소개되어 잔잔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었습니다. (이 글도 사실은 그래서 그 때쯤 쓰기 시작했었죠.) 간단히 말하자면 Layar는 휴대전화의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영상에 추가 정보를 덧입혀 보여주는 브라우저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추가 정보'는 모바일 웹을 통해 수집된 지역 정보가 될 수도 있고, 광고주가 미리 제공해 놓은 정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휴대전화용으로만 개발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아직 못보신 분들은 아래 동영상을 먼저 보시죠.

동영상을 보면 아시겠지만, 카메라로 비춰주는 건물의 연락처, 가격과 같은 부동산 정보, 거리등을 표시해줍니다. 물론 AR의 활용을 위해 휴대폰의 전자 나침반과 GPS도 충분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동영상에서 보실 수 있듯, Layar 브라우저는 사용자가 카메라를 통해 휴대전화의 화면을 그냥 보고 있거나, 뭔가를 찍고 있거나, 뭔가를 검색하고 있을 때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정보를 덧입혀 (overlay로) 보여줍니다. 카메라에 비치는 건물의 부동산 정보 (가격과 연락처 등) 가 보여질 수도 있고, 새로 생긴 상점에 대한 정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GPS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현재 위치하고 있는 도시/마을에 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뜨게 할 수도 있고, 해당 지역에 대한 뉴스, 날씨, 교통정보 등도 휴대전화를 켜자마자 볼 수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Google Local Search 기능과 통합이 되므로, 사용자는 Layar를 통해 해당 지역의 비즈니스(예: 식당)를 검색하고, 바로 통화로 연결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아래는 개발자의 인터뷰 동영상입니다.

저는 사실 Layar가 진정한 AR인지에 대해서는 그닥 확신이 없습니다. 카메라에 비춰지는 영상에 추가 정보를 덧입힌다는 면에서는 AR의 정통 정의에 부합하지만, 제게는 뭔가 2%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러나 이는 AR의 범위에 대한 규정이 100% 확실치 않은 상황이니, 이 부분을 더 따지는건 의미가 없을 듯 합니다.)

오히려 Layar를 활용하는 더 다양한 응용 방안들을 생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게는 더 흥미가 생겼습니다. 바로 GPS와 SNS와 연계시키는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Layar는 카메라를 통해 보여지는 영상에 추가 정보를 덧입히는겁니다. 추가 정보는 광고주나 지역 브랜드가 이미 제공해둔 정보가 될 수도 있고 (예: 지역의 부동산 정보), 모바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정보일 수도 있습니다. (예: 해당 부동산에 대한 경매 진행을 통한 현재의 가격 정보)

하지만 이런 '추가 정보'가 굳이 건물과 같은 지역에 한정되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추가 정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혹은 많은 사람들이) GPS +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면, 휴대전화는 더이상 전화기 뿐만이 아니라 일종의 신분증(ID) 역할까지 하게 될 겁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휴대전화로 소액결제하고, 휴대전화로 모바일뱅킹을 하고있는걸 생각해보세요.) 물론 개인정보의 공개에 대한 사전 동의가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앞쪽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들여다보면 그 사람의 이름이나 Twitter ID, Twitter나 Facebook 등에 조금 전에 올린 콘텐츠가 보여질 수도 있는겁니다.

재미있지만, 동시에 오싹하지 않나요? 조금 오버해서 말하자면, 옷을 입고 있다 뿐이지 나에 대한 모든 내용이 상대방에게 발가벗겨지듯 보여지는 그런 상황을 상상할 수도 있겠습니다. (용산 전자상가에서 휴대전화 매장 층을 지나가고 있는데 처음보는 용팔님들이 내 이름을 외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세요.^^)

지역이든 사람이든 어쨌든 최대한의 데이터가 축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Layar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우수한 브라우저가 나와도 그를 통해 보여지는게 없으면 무용지물이니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역에 대한 정보는 광고주가 미리 넣어둘 수도 있지만, 사용자들이 이 내용을 자발적으로 축적할 수도 있습니다. Google Maps에 사람들이 알아서 동네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와 유사한 서비스로 Placepop이 등장했습니다. Google Maps 등이 단순히 위치와 위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데에만 그치고 있다면, Placepop은 지도서비스에 SNS 개념을 좀 더 잘 버무려 놓은듯한 모양새입니다.

"Build a list of places you go to see who else goes there, and discover new places near you" 라고 하는 것처럼, 사용자가 즐겨 가는 (혹은 좋아하는) 장소를 명시해 두면 거기를 가는 또다른 사람들은 누가 있는지, 그 사람들로부터 그 근처에 갈만한 곳이 또 어디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Google Maps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방대한 지역 관련 데이터가 쌓이는 데에는 Placepop이 더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Placepop은 아직 출시된지 얼마 안돼서인지 데이터가 거의 쌓여있지 않은 편입니다.)

이렇게 지역 데이터가 쌓이고, 블루투스를 통해 개인 정보가 공유되고, GPS를 통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정보와 위치가 나타나고, Layar 브라우저가 이 모든 데이터를 휴대전화 화면에 비춰준다면... 얼마전 문제가 됐던 중국산 가짜 투시안경은 저리가라고 할 정도의 기능이 되겠군요. 물론, 파생될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도 굉장히 많아 보이구요.

 

Posted by ecarus

지난 5월말 구글은 '구글 웨이브'라는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솔루션을 공개했습니다. (5월말에 소개된 서비스를 6월 하순 포스팅에서야 이야기하고 있으려니.. 저는 정말 시의성과는 거리가 있는 블로거인듯 합니다.^^) 아직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고, 올해 안에 정식 론칭을 할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구글 웨이브는 기존의 Gmail과 연동하여 채팅, 사진 공유를 비롯, 다양한 협업 기능을 강화한 것이 핵심입니다. 지금까지 채팅과 문서 작업은 어떤 프로그램을 이용하든간에 별개의 작업이었죠. 예를 들어 누군가와 채팅을 하면서 문서를 함께 수정하려면 창을 몇 개 띄워놓고 작업을 해야 합니다. (요즘도 이 서비스가 되는지 잘 모르지만) 예전에는 MSN 메신저를 쓰면서 내가 작업중인 PC환경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보여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즉, 오피스 프로그램으로 내가 문서를 수정하고, 상대방은 내가 수정하고 있는 것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셈이죠.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작업 내용의 공유'일 뿐 '협업'까지는 아니었습니다. MS는 오피스 2007을 출시하면서 Groove라는 협업 솔루션을 기업용 패키지에 포함시켜 내놓았지만, 이는 문서와 프로젝트의 일관된 공유와 관리를 통한 협업 효율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오해들을 하실까봐 한 마디 덧붙이면, 이 솔루션이 안좋다는 의미로 말씀드린 것은 아닙니다. MS 오피스의 유산을 생각해보면 '협업'이란 프로젝트의 '일관된 관리', 그 중에서도 오피스 'SW 제품군을 통한 관리'로 생각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반면 구글과 같이 오픈 오피스를 추구하던 쪽에게 협업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겠죠.


반면 구글 웨이브는 실시간 공유와 협업(즉, 공동 작업)에 더 무게를 둡니다. 문서든 사진이든, 비디오든 지도든 가리지 않고, 어떤 대상에 대해 상대방과 동시에 작업을 할 수 있는거죠. 그리고 이 공동 작업은 2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 될 수도 있는 거구요. 따라서 내가 시작한 (혹은 호스팅하는) 프로젝트나 업무에 대해 웨이브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을 초대/추가하여 협업을 하게 됩니다. 그 사람들은 문서/사진/동영상/위젯/지도 등 (프로젝트 오너가 지정한 매체든 아니든간에)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서 자신의 의견을 추가하고 반영시키는 거죠. 프로젝트의 미니 위키피디아 방식의 협업이 되는 거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기존의 협업은 거의 모두 asynchronous (비 실시간) communication이었습니다. 웹을 통해 누구와든 실시간으로 연결이 될 수 있는 세상이지만, 그러면서도 email은 asynchronous라는 특징을 쭉 갖고 있었듯, 협업 역시 서로의 작업물을 주고받는 비 실시간적 특성을 많이 갖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구글 웨이브는 협업에 있어서도 synchronous (실시간) communication을 추구하고 있는 셈이죠. 이메일, 채팅, 문서 작업 등을 하나로 묶어버림으로써 실시간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효율성을 높이는데 공헌하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구글 웨이브는 외부 개발자에게 API를 공개, 오픈소스로 운영한다고 합니다. 구글맵이 다양한 매쉬업으로 나타나듯, 구글 웨이브도 구글의 예상을 넘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도 있겠군요.

 

이런 구글 웨이브가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사실 처음 이 서비스에 대해 (간단히) 훑어보았을 때에는 Google Docs와 유사한 지향점을 갖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구글이 아무래도 문서 작업이나 업무 솔루션에 있어서는 상대적으로 약점(?)을 갖고있었으니까요. 그래서 '협업'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라는 기치 아래 문서 및 업무 프로젝트 처리를 구글의 테두리로 끌어들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요. 만일 구글 웨이브가 구글이 생각했던 방향대로 진행이 된다면, 그래서 정말 사람들이 지금 구글을 이용하는 것 이상으로, 구글 웨이브까지 이용하게 된다면, 90년대 MS Windows의 테두리 안에 살았던 것 이상으로 사람들은 구글 속에서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년쯤에 나름 인기있던 동영상 한 편 보시죠. 왠지 이 내용이 생각이 나서 찾아 올립니다. ^^ 구글 웨이브가 포함된 업데이트 버전도 나올 수 있겠네요. 


EPIC 2014      |     EPIC 2015

이 동영상이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딱 두 가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말 된다'와 '터무니없다.' 이런 반응들에는 동영상의 내용이 정말 실현될 것인지에 대한 예상보다, 이런 것들이 논의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우려(?)가 담겨있었는데요, 구글 웨이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폭넓게 실현될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는 어떤것이 또 나올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문제인 셈이죠.

그러나저러나, 이런 솔루션, 이런 서비스, 이런 '지배'를 생각할 수 있는 통이 부럽습니다. ^^


Posted by ecarus

오랜만에 Social Network에 대한 글 한 편 올립니다. Twitter에 대한 생각인데요, 이 편에서는 한국과 해외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Twitter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소견을 올리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지만, Twitter는 분명 SNS 부문의 핫 트렌드죠. 이제는 Twitterverse라는 그림까지 등장했습니다.

(위 그림의 원본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우선,저도 Twitter를 사용하고 있지만, 광팬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Twitter의 바람은 이제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 합니다. Twitter의 팬들은 Twitter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파생될 것이며 결국 완전히 새로운(?) ecosystem이 생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그 논리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입니다. 조금 절충해서 Twitter로 인해 새로운 ecosystem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보는 입장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아래 그림이 Twitter의 현황을 보여주는데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Steve Rubel이 'The Future of Twitter'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인데 Twitter를 OS로서, 혹은 독립된 ecosystem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나타내는 'ecosystem으로서의 Twitter'는 향후의 제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그래서 저도 별달리 덧붙일 말이 없군요), 'OS로서의 Twitter'가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하는 Twitter의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Twitter와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그는 이미 있었죠. 대표적인 것이 Me2day인데, Me2day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 반해 Twitter가 주목을 받고있는 이유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설명한 내용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Jinurock님은 Me2day의 침체에 대해 '이미 싸이월드와 같은 화려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SNS에 네티즌들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Twitter에 대한 관심은 설명하기 어렵죠.) 

저는 Me2day와 Twitter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국과 서구 (대표적으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차이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히 몇 가지만 나열해 보더라도:

1. 사용자층과 Needs

한국은 여전히 10대~30대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합니다. 인터넷의 사용자층은 40-50대, 그 이상까지도 확대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생산되는 콘텐츠의 다수가 10-39 세대에 의해 주도되지요. 반면 미국은 많은 콘텐츠가 그 이상의 연령층으로부터 유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Twitter의 최근 트래픽 폭증(1년전 대비 전세계 700% 증가, 미국은 1000% 증가)은 25-54세 집단, 그중에서도 특히 45-54세 집단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Twitter Traffic Explodes...And Not Being Driven by the Usual Suspects!) 이 집단은 상대적으로 봤을 때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업무/학습용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이 익숙한 집단입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구요. 따라서 Twitter와 같은 단문서비스는 이들의 사용 행태와 (콘텐츠 '생성'보다 '공유'에 초점을 맞춘) 매체 사용 니즈에 상당히 부합하고 있지요.


반면 한국의 주요 소비층은 싸이월드와 같은 '자기 표현적', '멀티미디어성'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데다가, 휴대전화의 사용 역시 오락적 목적이 강하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게임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업무성 목적의 통화 비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2.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댓글문화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Twitter나 Me2day는 대박을 거둬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는 '댓글의 속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이는 댓글은 대부분 주어진 콘텐츠에 대한, 그야말로 '댓'글입니다. 주어진 콘텐츠가 기사든, 다른 사람의 댓글이든, 뭔가 input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으로 달리는 글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Twitter같이 '내 생각을 먼저 달아야 하는' 단문 블로그는 다소 국내 사용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Twitter에서도 다른 사람의 글에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마이크로블로그의 기본 지향점은 '내가 먼저 쓰는 나의 콘텐츠'이니까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만일 나의 콘텐츠를 먼저 올리고자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단문 서비스보다는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일반 블로그나 미니홈피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로 보여집니다.

 

3.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의 성향

Twitter도 마찬가지이지만 Facebook을 비롯한 해외 SNS는 '내 지인을 통한 타인과의 연결'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일촌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는 있었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그 정도는 사실 미미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어울려 만나고 술마시는거죠.^^ 반면 외국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또다른 사람을 알게 되고, 그 네트워크는 대체로 '공통의 주제나 관심사'를 위주로 연결됩니다. 이는 서구와 우리나라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집단주의적 성향 간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주: 저는 절대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양 문화간 차이를 설명할 뿐이죠.) 따라서 지인을 통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 알게 된 사람과의 교류 방식은 양 문화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인맥'에 편입시키고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로까지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서구에서의 네트워킹은 상대적으로 느슨하죠.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Twitter는 사실 '인맥'을 넓히는 식의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성향에는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정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항상 취합하는 용도로 적합하기 때문에, 서구화된 네크워킹에 잘 부합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은 분들이 Twitter를 쓰고 계시고, 서로 교류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의 사용자층은 대부분 기존의 블로거들입니다. 즉, 블로깅에 익숙한, 타인과의 콘텐츠 교류를 통한 공유와특정 주제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4. 모바일 환경

이건 다소 과장된 논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은 SMS (휴대전화 단문 문자 메시지 서비스) 사용료가 꽤 비싼 경우가 많았죠. 지금이야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문자를 주고받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문자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받을 때조차 우리나라보다 많은 돈을 내야 했었습니다. Twitter에서 보여지는 많은 @메시지들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은 이런 SMS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어쩌면 Twitter의 인기에 이같은 모바일 환경이 한몫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

 

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도 우리나라와 서구에서의 Twitter의 발전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두 가지 그림 -- Twitterverse와 Ecosystem:OS --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말이죠. (사실 이 글 시리즈는 그 두 가지 그림으로부터 쓰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차용, 발전될 것이다'라고 단정을 내리기는 아직 이릅니다. 위에서 이유로 든 사용자 연령층, 댓글의 특성, 커뮤니케이션 성향은 분명 우리나라 환경에 존재하는 특성이지만, Twitter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즉,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기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Twitter를 어떻게 꼬아서(?) 활용하게 될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질테니까요.  

일단 이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서구의 차이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구요, 본편인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그림들이 과연 타당한지, Twitter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09. 6. 5. 17:19

업데이트가 많이 늦었습니다. 앞서의 포스트에서 주로 Esquire紙가 흥미로 다루었던 각양각색의 지도에 대해 소개해 드렸는데요, (흥미로 다루었다고는 하더라도 분명 새롭고 진지한, 주목할만한 시도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번에는 또 다른 종류의 디지털 지도들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1. "The New Cartographers"

이번에 소개할 지도는 지도 자체가 아니라 아티클입니다. The New Cartographers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데, 지도를 통해 제시되는 여러가지 추가 정보 혹은 어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문 보기

 

 

이 아티클에 나오는 내용들은 이전의 제 포스트에서 소개해 드렸던 지도들과 유사한 것으로써, 현존하는 지도에 새로운 정보를 입힌 종류의 지도들입니다. 예를 들어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혹은 전염병 감염 환자가..^^) 있는 지역을 보여주는 "Who is Sick"과 선택한 지역의 감성 지수를 보여주는 "We Feel Fine" 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Who is Sick

 

이처럼 지도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UI로 인식되면서 본문은 '사람들이 주변의 모든 것에 위치 정보를 부여하고 있다'고도 소개합니다. 그것이 위치와 관계가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간에 말이죠. 여러분도 쉽게 생각하실 수 있는게 많을 겁니다. 도로 위의 과속단속 카메라의 위치 정보는 내비게이션 서비스의 핵심이 되는 정보지요.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위치 정보가 소비자자에게 유용할 수 있는지 상상이 가능합니다. 맛집의 위치나 유원지, 주유소 등 끝도 없겠군요.

이처럼 '실제 존재하는 장소의 위치 정보를 온라인에 올려 지도와 연동시키는 것'은 결국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그치는 것으로, 정보의 1차원적 활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사람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주제를 지도에 연동시켜 보여주는 것'으로 위에서 말씀드린 것 같은 Who is Sick", "We Feel Fine" 등이 예가 될 수 있겠죠. 이런 방식의 다양한 활용은 Google Maps Mania라는 사이트에 서 수없이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다면 '물리적으로는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무엇, 혹은 실제 존재하지만 그것에 부가적인 정보를 덧입힌 후 지도와 연동시키는 것'들입니다. 얼핏 위의 사례들과 유사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단순 연동을 통한 부가 정보의 창출 및 제공'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를 찾아내고 그것을 지도에 배치'한다는 차이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말하자면, 감기 환자들의 분포를 지역 정보와 연동시키는 것은 기존 방식인 셈이고, 감기 환자들의 현재 상태 혹은 감염 패턴 등을 계산해 내고 이를 지도에 보여준다면 한 발 더 나아간 mash-up이 되는 셈이죠. (예를 만들고보니 깔끔하지 않은 듯한 생각도 들지만.. 이해해 주십시오.^^)

이 때 관건은 어떤 '부가적인 정보를 찾을 것인가'와 '그것을 어떻게 기존의 지도와 연동시킬 것인가 (혹은 덧입힐 것인가)' 입니다. 전자는 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아픈 사람들의 위치',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 아래에서 언급할 '친구의 위치'등이 될 수 있을 것이고, 후자에 대한 답으로 본문은 레이어 방식, AR방식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무척 여러가지가 가능하겠죠. (일례로, 아예 지도라는 이미지 자체를 안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지도의 효용성이 '연동된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라면 굳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지도 그림을 쓸 필요가 있을까요?)

  

2. Google Latitude

Google의 Latitude는 사실 '새로운 종류의 지도'는 아닙니다. 이미 존재하는 Google Maps에 추가 정보를 덧입혀서 부가가치가 있는 지도 서비스로 만들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지난 2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관련 글들도 많이 올라와 있어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텐데요 (예: 구글, 지도기반 친구찾기 Google Latitude 런칭구글 친구찾기 서비스), 간단히 설명하자면 휴대기기를 이용, 친구나 가족 등이 어디에 있는지를 추적,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PC로 연동해서 위치를 추적하게 해봤는데, 제 경우는 상당히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네요.^^

 

이 서비스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지요. 정확성에 대한 편견, 지원 단말기가 적음에 대한 과소평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위치 정보의 공개에 따른 사생활 침해 요인까지 다양합니다. 

위 그림처럼 PC를 통해 위치를 추적하는 거라면야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덜 높을 수도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실시간 추적'의 의미가 작아지기 때문이죠. 즉, 모바일 GPS를 통한 '실시간 위치의 추적'이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집니다.

사실, 위치 추적 (혹은 위치 찾기) 기능은 실시간 추적에 대한 니즈가 가장 큽니다. 내가 관심있어하는 누군가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근사한 일이지만, 노출당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찜찜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굳이 스토커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더라도, 내가 공개하지 않았는데 누군가 내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같은 우려 때문에 구글은 이를 비껴가기 위한 장치를 몇 가지 만들어 두었습니다. 우선 내 위치를 아예 공개 안할 수도, 혹은 내가 친구로 지정한 몇몇에게만 공개할 수도 있구요, 혹은 나의 현재 위치를 내가 수동으로 세팅할 수도 있게 했습니다. (실제 나는 선릉역에 있지만 Latitude 상에는 학교에 있는 것처럼 보여줄 수도 있는거죠.^^) 그러나 이같은 장치들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나의 위치 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는 (최소한 당분간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Google Latitude, 혹은 이같은 위치 연동 기술을 어떻게 응용할 것인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응용은 Twitter와 같은 마이크로블로그에 친구찾기 기능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Twitter는 140자 단문 블로그의 특징, 즉 내가 생각하는 바를 간단하게 적어 뿌리는 'instant nature'를 큰 장점으로 갖고 있는데요, 글을 쓰는 사람이 자신의 위치까지 나타낼 수 있다면 훨씬 더 재미있는 단문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로 인해 Twitter의 콘텐츠도 한 가지 축이 더 추가된, 지금보다 다양하고 깊은 내용들이 나타날 수 있을 거구요. 

그러나 이같은 마이크로블로그 외에도 다양한 응용이 가능합니다. 위치 정보라는 것은 어떻게, 어디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굉장한 폭발력을 갖고 있으니까요. Google은 이 정보를 가장 직관적으로 생각 가능한 '사람 찾기' 서비스로부터 시작했을 뿐이구요. 그 외의 적용분야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을 쓸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여러분은 어떤 응용을 생각하실 수 있으신지요? ^^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