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미디어법'에는 신문법, 방송법, 언론중재법, IPTV법, 전파법, 디지털전환 특별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이하 '정보통신망법') 등 7대 법안이 얽혀있습니다. 지난 6월 28일 올렸던 포스트에서는 유시민 전의원의 강의를 소개해 드리면서 현재 뜨거운 쟁점인 미디어법 개정 추진방향에 대해, 그 중에서도 신문사와 대기업, 외국자본의 지상파 방송 겸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신문법, 방송법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터넷을 쓰는 사람으로서는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니까요.
정보통신망법은 사이버 모욕죄의 도입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사이버 모욕죄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오프라인에 이미 '모욕죄'라는게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십시오. 거기에 사이버 모욕죄를 추가하려는 것이 쟁점입니다. (모욕죄 말고 명예훼손죄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또 다른 법입니다.)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사이버(온라인)에서의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개념이 따로따로,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점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사이버 모욕죄는 한때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웠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최진실씨의 자살을 떠올리며, 악플러를 처벌할 수 있는 이 법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 법이 어떤 독소조항을 갖고 있는지, 이것이 인터넷 업계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개개인의 일상생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룬 신문은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법을 아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최근에 한 건 생겼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악플러 고소입니다.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만, 언론에 많이 보도됐죠.)
이외수 “악플러 고소할 것” 강원 화천에서 작품활동 중인 소설가 이외수(63) 씨가 한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악플러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씨는 29일 커뮤니티포털 디시인사이드 이외수 갤러리에 `이외수는 왜 고소를 하게 되었나'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를 결심하게 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제 악플러들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면서 "(악플러들이) 욕설과 조롱과 비방, 야비한 언사들, 심지어는 부모와 아내를 들먹이며 입에도 담지 못할 성적 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략) |
이외수씨가 어떤 이유로 누구를 어떤 죄목으로 고소했는지를 살펴보다보면 사이버모욕죄의 성격과 파급력을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딴지일보의 불기둥님이 이미 아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기사를 소개해 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디시인사이드라는 환경의 특수성과 양측간 주고받은 대화를 알고 보면 느낌이 조금 달라집니다. 어느쪽을 두둔하게 되는게 아니라, 딱히 '이게 일방적인 명예훼손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 느낌이 들게 되는거죠.)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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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외수의 외통수
2009.7.7 [원문보기]
(주: 딴지일보의 특성상, 무척 직설적인 표현이 등장합니다. 감안하고 읽으시길 ^^)
사건은 디시인사이드 이외수 갤러리에서 시작한다.
6월 초에 '학생맨'이라는 유저가 이외수에게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 둘의 논쟁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서 시작하여 뉴라이트 교과서에서 김구 선생의 행동을 '테러'라고 언급한 문제까지 확장된다. (그러나 애초에 위 사안들은 논쟁거리라기보다는 떡밥에 가깝다. 낚기도 좋고, 결론도 나지 않으며, 당사자가 바보되기 딱 좋으므로 애초에 친구들끼리는 종교, 군대와 더불어 논쟁을 피하기 추천한다.)
이렇게 무의미한 과정이 몇주를 두고 계속되자 6월 23일 경에 다달아서는 이외수는 논쟁 상대를 '어느 정당에서 보낸 날조 전문가' 내지 '알바' 라고 칭한다.
학생맨은 이외수갤을 떠나 정치사회갤러리(이하 정사갤)로 왔다. 거기에서 이외수를 언급하며 '이 새끼'라는 욕을 하기에 이르자, 6월 25일 경 이외수는 직접 정사갤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정사갤은 아는 사람은 알지만 디씨 삼대 막장갤의 하나. 정사갤러들과의 뜨거운 나날을 견디다 못해 이외수는... (중략, 계속 보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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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 사건을 소개하는 것은 누가 잘했다 못했다에 초점을 두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법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법이 될 수 있는가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사족: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아무래도 디시인사이드에서 일어난 전말을 알지 못하니 아무래도 유명한 고소인측의 입장을 좀더 많이 소개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을 두둔하는 듯한 기사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특히 이런 고소고발 사건에 있어서는 더욱 말이죠. (‘꽃노털 옵하’의 이유 있는 분노) 차라리 이외수씨가 정확히 누구를 어떤 죄목으로 고소했는지 자세히 소개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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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추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미디어법 개정을 위한) KISDI 자료 왜곡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 네티즌과 나경원 의원의 공방에 대한 글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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