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9. 4. 28. 15:45

조직원을 구분할 때 흔히 쓰던 구분이 있죠.

        1. 일도 잘 하고 성실한 직원
        2. 일은 잘 하지만 게으른 직원
        3. 일은 잘 못 하지만 성실한 직원
        4. 일도 잘 못하고 게으른 직원

GE의 잭웰치는 만약 이 네 가지 유형 중 한 가지 유형의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면 자신은 3번 직원을 가장 먼저 해고할 것이라고 했답니다. 4번도 문제긴 하지만, 3번 유형은 일도 못 하면서 일을 벌이기 때문에 주변 사람이 그걸 해결해줘야 하는 등 4번보다 더 회사에 피해를 준다는 거죠.

비슷한 논리로 수년 전 똑부,똑게,멍부,멍게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1. 똑부:  똑똑하면서 부지런한 리더 (혹은 직원)
        2. 똑게:  똑똑하지만 게으른 리더 (혹은 직원)
        3. 멍부: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리더 (혹은 직원) 
        4. 멍게:  멍청하고 게으른 리더 (혹은 직원)

이 때도 마찬가지로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직원, 혹은 리더로는 3번 '멍부'형이 뽑혔었습니다. 이 타입은 한마디로 '이 산이 아닌가벼~' 타입입니다. 이런 리더 아래서는 직원들이 오늘은 이 산, 내일은 저 산, 모레는 다시 이 산을 향해 돌격만 하게 되는 거죠. 반대로 가장 바람직한 리더로는 할 일만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2번 '똑게'형이 꼽혔었죠. 1번 '똑부'형은 일을 너무 잘 벌이고 그걸 꼼꼼히 확인하기 때문에 부하직원들이 잘 따라가지 못할 경우 힘들어진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자칫 리더 스스로 모든 것을 챙기게 되어 직원들의 창의력이 줄어들게 되는 단점도 있습니다. 조조가 바로 똑부형 리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폐해에 대해서는 아래에 다시 한 번 간단히 언급하겠습니다. 

게으른 것 자체가 바람직한 것은 절대 아닌데도 불구하고 '똑게'형 리더가 더 선호되는 현실을 잘 생각해야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부지런하더라도 '똑똑하게 부지런해야' 조직을 아우를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인거죠. 밖에서 보기에는 게으른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일의 완급을 조절하고 어떤 일이 우선인지, 중요한지를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안보이는 곳에서 눈물나게 부지런해야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똑게'형 리더의 모습일 것입니다. (일만 죽어라 하는 똑부형이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혹은 여러분의 리더가 이런 '똑게'형이나 '똑부'형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일 여러분이 (혹은 여러분의 리더가) 멍청하고 게으른 '멍게'형이라면, 경험과 지식을 갖춘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아웃소싱해야 합니다. 사람보는 눈과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이 형도 충분히 잘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마치 유비 그 자신은 그닥 유능하지 않았지만 관우, 장비라는 뛰어난 무사와 제갈량이라는 걸출한 책사를 영입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던 것과 마찬가지이죠.

만일 '멍부'형이라면그 부지런함이라도 올바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 집니다. 권한을 한 사람에게 모두 위임하기보다 능력을 가진 여러 사람에게 분산 위임하고, 그것을 관리하는 것이 바랍직한 형태가 됩니다. 위임한 권한이 올바로 사용되는지, 전체를 읽는 능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권한 위임을 논할 때 가장 흔히 갖는오해는 '권한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입니다. 이로부터 많은 실수가 비롯되지요. 위임되는 것은 '권한'이지 '일'이 아닙니다. 즉, '내가 결정하는 권한, 판단하는 권한'이 위임되는 것이지, '결정은 내가 할테니 당신은 그 일을 맡아 진행시키라'는 것은 진정한 권한 위임이 아닙니다. (이런 방식은 조조의 방식입니다. 스스로를 너무 믿다보면 자신의 생각과 다른 고언을 하는 충신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그런 충신들은 내치고 똑똑해 보이고 내 생각과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결과적으로 주면에는 내 생각을 집행해 줄 사람들이 넘치게 되는거죠.)

서구에도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Trust, delegate, and forget." 다시 말해, 믿고 맡기면 그 일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라는 겁니다. 누군가에게 권한을 준다면 그 위임받은 사람은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을 대신 할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그 위에서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리더는 연습을 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모든 판단과 결정이 바로바로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리더가 설사 '똑부'형이라고 해도 수퍼맨이 아닌 이상 결정은 위임되고 관리되어야 합니다. '멍게'형, '멍부'형, '똑게'형은 두말할 나위도 없구요.

여러분은 어떤 타입입니까? 여러분의 리더는 어떤 타입입니까?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