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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6.21 소셜미디어 효과 조사: 버즈 모니터링 (3)

앞서 버즈리서치 역시 내용 분석 방법론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는데, 내용분석 방법론을 적용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장애요인은 아래의 세 가지입니다.
     1)  조사 대상 컨텐츠의 비정형성
     2)  맥락 분석의 모호함
     3)  조사 대상 컨텐츠의 엄청난 양과 실시간 분석의 필요성
 
첫째, 조사 대상 컨텐츠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맥락 분석의 모호함과도 직결되는 문제인데, 사용자가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은 단순한 글보다 훨씬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컨텐츠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훨씬 깊고, 개인에따라 혹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소지가 많으며, 주변 맥락에 따라서도 정보의 내용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버즈 모니터링 업체들은 텍스트만을 분석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컨텐츠의 양과 실시간성은 양립하는 장애 요인입니다. 즉, 양이 많지 않다면 실시간 분석이 가능할 것이고, 실시간 분석이 불필요하다면 양이 많아도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죠. (그러나 버즈리서치에서 이 두 가지는 항상 함께 있기 마련입니다.)
엄밀히 말해 기존의 검색-분석 기술로도 다량의 컨텐츠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선별이나 분석은 어렵죠.
이 문제 역시 현재의 '기술'로는 해결이 어렵지만, '테크닉'으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힘'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테크닉, 사람의 힘이라고 하니 마치 편법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기도, 현재로서는 꽤 쓸만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대표적으로 '메트릭스'라는 업체가 있지요. (참고로, 광고글 아닙니다. ^^)
 
메트릭스社는 원래 '코리안클릭'社처럼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각종 활동을 수치화하고 정보를 제공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의 사용자 인구가 점점 일반화되면서 소비자 조사를 온라인에서 하기 시작하고, 나아가 일반 (오프라인) 소비자 조사까지 업태를 확대한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조사 두 영역을 동시에 겸하고 있으니 버즈 모니터링을 하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사실 이 곳이 버즈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건 2004년 경 저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였습니다. 당시 저는 제일기획 마케팅연구소에 몸담고 있었는데, 작은 조사 프로젝트로 협업을 하던 중 제가 버즈 리서치 솔루션을 만들어볼 것을 제안한 적이 있었죠. 간단히 말하자면,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일별로 저장해 둔 후, 광고주들이 원하는 주요 키워드에 대해 상시 분석을 해주고, 메시지의 전파 경로까지 분석해주는 솔루션이었습니다.
 
이 그림이 몇 차례의 협의를 거치면서 저는 현실적인 문제와 대응 방안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는 2005년을 끝으로 더이상 개발에 직접 관여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메트릭스는 '준 실시간' 버즈 모니터링 및 분석 솔루션으로 개선한 후, 2006년부터 본격 판매를 시작했죠.
 
협의를 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문제를 어떻게 현실적으로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었는데, 메트릭스는 돌파구를 의외로 간단히 찾았습니다. 조사 대상 컨텐츠의 비정형성은 텍스트만을 분석 대상으로 하고, 맥락 분석의 모호함은 사람의 손발과 눈을 투입함으로써, 아울러 용량과 실시간의 문제는 '준'실시간 분석을 채택함으로써 해결한거죠.
 
동시에, 메트릭스의 버즈 리서치는 내용 분석 측면에서 자동적, 수동적인 방법을 동시에 적용했습니다. 조사 대상 사이트에서 키워드가 들어간 문장들을 추려낸 후, 그 문장들이 분석 대상에 포함되는지 아닌지를 자동으로 판단합니다. 이후 분석 대상이라고 판단된 컨텐츠에 대해서는 사람이 보면서 직접 판단을 합니다. 또한, 실시간 분석을 포기하는 대신 주간 단위, 월간 단위 보고서를 제출하고, 정량적, 정성적인 해석을 가미하여 보고서의 가치를 높입니다.
 
따라서, 메트릭스의 버즈리서치에서는 상시 모니터링 '인력'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게시판 알바처럼 말이죠. 글을 쓰지는 않고 측정만 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는 버즈 모니터링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자동화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게는 이보다 더 아이러니했던 것이, 이 솔루션이 도무지 생각만큼 잘 팔리지를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비록 저도 이 솔루션을 실제로는 직접 써본 적이 없었지만, 개념상으로는 광고주나 마케터들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말이죠.

시간이 흘러 나중에 이 솔루션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후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는 사실 메트릭스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업체의 솔루션에도 적용됩니다.
 
첫째는 솔루션이 어떤 정보와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광고주/마케터에게 명확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SNS의 대중화로 많은 브랜드들이 버즈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터 입장에서는 '모니터링 이후' 변화를 만들어 내는 데 더 관심이 있는데, 버즈 리서치는 사실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답은 전혀 주지 못합니다.
 
둘째, 모니터링이라는 활동 자체의 가치를 높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버즈 모니터링이란 단순히 키워드의 등장 빈도나, 긍정/부정적인 언급의 빈도 분석에 그쳐서는 안됩니다. 정량 뿐 아니라 정성적인 측면이 공존하는 조사 방법이므로, 시장 내 여론의 미묘한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버즈 리서치의 보고서는 일반 정량조사, 정성조사 보고서 대비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힘을 쓰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가의 조사 비용이 소요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마케터에게는 버즈 리서치가 '비싼 Google Analytics'처럼 비춰질 우려도 있는 셈입니다.
 
넷째, 이런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제시하는 주간/월간 조사보고서는 의도와 달리 일반 조사방법론과의 차별점을 더욱 옅어보이게 합니다. 이는 실시간 분석을 포기했기 때문인데, 버즈 리서치의 차별점은 '종합 보고서'보다 '실시간 전파 경로 분석', '컨텐츠 전파력/도달률 분석' 과 같은 버즈 리서치만의 특장점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광고주/마케터에게 버즈 리서치, 입소문 관리에 대한 상상력과 매력을 충분히 심어주지 못하고, 버즈 리서치의 기계적인 특성을 설명하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인력을 전혀 쓰지 않고 실시간 맥락 분석을 전자동으로 할 수 있다면 모를까, 그 전에는 기계적인 특성보다는 버즈리서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감성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