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08 이별 여행ㅠㅠ
  2. 2009.04.27 애마 떠나보내기 - R171 SLK350
Scribbles2009. 5. 8. 02:08

차를 팔기 전 와이프와 마지막으로 '이별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자동차 이별'입니다, 와이프와의 이별이 아니라^^) 차 한 대 팔면서 유난 떤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랫동안 정들여온 애마라 그런지 굉장히 섭섭하더라구요. 게다가 탑 열고 달리기 가장 좋은 봄 시즌에 남에게 보내자니 아까운 마음이 더하다는...^^

프로방스에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눈부시게 좋았고, 일찍 출발한 덕에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달리니 좋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도착해보니 사람들은 이미 와글와글... 사람들을 헤치고 다녀야 할 정도였습니다. 

왠지 저는 프로방스가 광고촬영 비슷한 용도로 지어놓은 '예쁜 건물의 집합처' 쯤으로 알고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식당과 상점의 집합처더라구요.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었던 듯. -_-; 점심 시간이 되니 언덕 위에 새로 지었다는 고깃집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르면 옆에서 바로 구워드실 수 있다'는 멘트가 쩌렁쩌렁 울리고.. (녹음이 아니라 직접 외치는 거라 30분쯤 지나고나니 외치던 아저씨 목이 확 쉬더군요. 덕분에 겨우 조용해졌다는...)  어쨌든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조금 실망했더랍니다. ^^ 그래도 좋은 날씨 덕분에 파란 하늘과 건물들의 톤이 잘 어울렸습니다.

 

위 건물은 색만으로만 볼 때 뭔가 무척 거창해 보였지만 사실은 식당 건물의 옆면이었습니다. ^^ 와이프가 알 수 없는 객기를 부려 코스요리를 먹은 경양식 스타일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찍고보니 딱히 먹고있는 사진은 없더군요.)


원래는 프로방스에 차 세워놓고 사진찍어주려고 했는데 위에서 보시다시피 너무 사람이 많아서.. ^^ 옆 헤이리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거기도 별 수 없더군요. 마찬가지로 사람들 천지..^^; 그나마  좀 사람이 적은 언덕 위 한향림 갤러리쪽으로 옮겨 유치찬란한 증명사진들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표정은 설정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들입니다.. ㅠㅠ 차 파는거에 쌍수를 들며 환영하던 와이프의 표정은 밝고 화사하기 그지없군요...

 


막상 이렇게 찍어서 올리고 보니 우습긴 한데.. 그래도 제목처럼 '이별여행'이었던 만큼 어딘가에는 이런 내용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 

사진 다 찍고, 이틀 후 계약서에 도장 찍고 새 주인이 제 차를 타고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느낌은, 몇 년 동안 가족처럼 송아지를 열심히 기르다가 남에게 팔 때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날 저녁 혼자 소주를 마시면서 아쉬워하고 있으니까 와이프가 한마디 하더군요. 

"돈 벌면 몇 년 있다가 오빠걸로 포르쉐 사."

정말 열심히 벌겠다는 결심이 굳어진 주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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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4. 27. 03:09

3년 반 전에 산 차를 이번에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살 때부터 애착이 무척 많았던 차였는데, 막상 떠나보내게 되니 마음이 좀 짠하네요.^^ 

2005년 12월말에 산 차입니다. 스포츠카인데다가 컨버터블이라 연말에 많이 거래되는 종류가 아닌데, 그 땐 너무 갖고 싶은 마음에 '질러버렸던' 차입니다.^^ 그리고 3년 반이 흘렀는데 2만 8천킬로를 조금 넘게 뛰었으니 연 평균 8천킬로 정도 탄 셈입니다. 그나마 인천공항 왔다갔다 하느라고 이만큼 주행거리가 쌓인거고, 실제는 실내주차장에 세워두다시피 했었죠. (그리고는 주유는 꼭 고급유만 고집했었구요.) 

2001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미국에서 고속도로를 자주 탔었습니다. Chevy Camaro를 그 때 탔었는데, 3800cc짜리였으니 힘은 꽤 있는 차였죠. (사진은 제 차는 아니고, 복사한 그림입니다. 제 차는 금색에 가까운 은색이었는데

, 사진과 같은 T-top이었었죠.) Camaro는 전형적인 GM차답게 묵직하면서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치고나가는 느낌의 차였습니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BMW Z3와 잠깐 레이스를 펼친 적이 있었는데, 시속150마일(시속240킬로미터)정도까지 속도를 올리니 힘이 부치는게 느껴지더군요. 시속160마일쯤 되니 더 이상은 속도가 안올라가고, Z3의 꽁무니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가 더이상 못따라오는걸 보던 Z3가 저를 버리고 순간적으로 내빼는 걸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차에서 정말 전기모터같은 '윙~~' 소리가 나더군요.) 그 날 이후로 작고 빠른 차에 대한 애착이 생겼었죠. 그리곤 4-5년이 지나 서울에서 SLK를 사게 됐습니다. 미국 내 구매가에 비하면 거의 배에 가까운 거금을 들였지만, 오랫동안 갖고있던 '작고 빠른 차', 게다가 하드탑이라는 점 때문에 질러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

SLK는 운전하는 맛과 쿠페같은 점잖음(?)을 동시에 선사하는 차입니다. Z4나 911처럼 정지상태에서 밟자마자 확 뛰어나가는 느낌은 부족합니다만 (이런 느낌은 옛날 이클립스가 아주 죽여줬죠^^), 이미 한참 속도를 내고 있을 때 내 의지에 따라 튀어나가는 느낌과 엔진음은 다른 차에서는 느끼기 힘듭니다. (언젠가 돈이 감당못할 정도로 쌓인다면 갖고 싶은 차로 SLR을 꼽게 될 정도로 말이죠.

아쉬운 건, 이 차를 갖고 동해안을 따라가는 여행을 꼭 한 번은 하고 싶었었는데 결국은 못했다는 겁니다. 팔리기 전에 서울 근교라도 한 번 다녀와야 마음이 덜 섭섭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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