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bles2009.05.23 23:03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나를 마치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처럼 비쳐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후 농촌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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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공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 전문이라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언론들은 그의 마지막 유서마저도 반토막으로 왜곡하고 있는 셈이군요. (주: 위 내용 중 분홍색으로 적힌 부분이 이른바 '조작설'의 근거가 되는 문구입니다. 바로 위 단락과 문체가 달라 원문이 아니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바뀌는 것은 별로 없을 겁니다.

검찰은 잠시 주춤하겠지만 곧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발을 빼겠지만 노무현의 사람들을 겨누었던 칼날은 결코 무뎌지지 않을 것입니다.

청와대는 대립각을 세울 상대를 잃어 잠시 허전해 하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을 놓고 청와대를 나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깨닫고, 그들의 진지를 더욱더 공고히 하는데 남은 시간을 써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일보와 속칭 보수 세력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노무현이 자신들에게 드리웠던  5년 권력의 덧없음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 시간 축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5년이 아니라 50년도 훌쩍 넘어버린 그들의 권력을 위해.

그러나 이제 노무현 전대통령을 아끼던 사람들은 더 자유롭게 모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검찰의 수사 때문에 눈치를 보던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 전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죽을 때까지 보수세력과 MB를 향해 칼을 갈 것입니다. 앞으로 모든 악법에 대한 저항, 모든 선거에서는 지금까지는 다른 종류의 저항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세력의 한이 표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반드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수 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한나라당의 탄핵기도가 무산된 뒤 치러진 총선.
그 때 한나라당이 문을 완전히 닫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망각입니다.
현실은 노 전대통령의 서거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바꿔야 합니다.

가슴깊이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