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bles2009. 5. 30. 03:45

영결식이 어제 엄수되었습니다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들이 남아있습니다.
제가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기보다, 아래의 글 두 편을 읽어보시면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찜찜한 구석이 있음을 아시게 될 듯 합니다.

1. 미친듯이 삭제되고 있는 글
    > 글이 길고, 정리가 안된 부분도 있지만 글을 쓰 당시 상황은 그런 것을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을 겁니다. 인내심을 갖고 한번 읽어보세요.

2. 현직의사> 노무현 대통령 추락사망 아닐수 있다.
    > 타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현직 응급실 의사가 제기한 여러가지 질문들입니다.
       경찰에서 수사결과를 중간중간 발표하면서 해소되고 있는 의혹과 여전히 남아있는
       의혹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25. 03:05

어제 오후부터 노 전 대통령의 타살설이 퍼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 이런 의문이 들지 않도록 처음부터 수사기관에서 해명해 주었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사천리로 사태를 수습하는가 싶더니, 결국 음모론을 키운 셈입니다. 사안이 사안인만큼 일반인의 죽음과 달리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겠지만, 발표하는 내용에 있어서는 의구심이 들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당국은 간과한 듯 합니다.

석연치 않은 사실들과 국민들의 짙은 안타까움이 함께 만들어낸 소설이겠죠. (설마,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위 링크에 있는 내용 중 일부를 재정리한 축약본입니다.

1. 사고 경위에 대한 의문점

경호는 최소 3명 이상 5명~7명 인원으로 하는 것이 원칙인데, 그날은 왜 1명이 따라나섰으며, 그는 사고 발생 직후 왜 사저의 동료 경호원보다도 청와대에 먼저 통보를 했는지?

그 경호원은 산에서 추락한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본인이 스스로 옮겨서 병원으로 갔는지. 심각한 골절상을 입었음이 분명한 환자를 혼자 들쳐 업고 뛰는 말도 안되는 일을 일반인도 아니고, 청와대 경호원이 했을리는 없음.

보도 내용을 종합해 보면 (1) 투신 장소까지 이동하는 데 약 60분 소요, (2) 사고 직후 경호원이 노 전 대통령을 업고 경호원 차량으로 인근 병원까지 이동하는데는 20분 소요. 물론 올라갈 때 보다야 내려올 때가 빠르겠지만, 환자를 옮겨 병원까지 가는 시간 치고는 너무 빠른 편. 

사고 현장 부근에서 투신으로 인한 혈흔이 발견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현장에서 벗겨진 윗옷과 등산화가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윗옷이야 벗겨질 수 있다 쳐도 끈을 묶어 신은 등산화가 벗겨질 수 있는지 의문.

2. 사고 이후 수습 과정에 대한 의문점

전직 대통령의 죽음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수습/진행과정이 너무 일사천리로 진행 중인 것이 어딘가 석연치 않음. 사건 현장에 대한 조사 등은 전혀 없이 사망 소식 -> 유서 공개 -> 자살 확정으로 속전속결로 이어지는 것이 이상함.

특별 수사팀을 꾸릴 만한 경황이 없었을 듯 한데다가, 조사할 시간도 충분치 않았을텐데 사고 관련 모든 상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발표되고 있으며, 언론들은 경찰 발표에 어떠한 의문도 제기하지 않고 있음.

모든 사고 경과는 유일한 목격자인 경호원의 진술에만 100% 의존하고 있음. 경호원의 진술이 있더라도, '혹시 타살이 아닐까'에도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언론의 기본 '감시'기능 아닌지.

3. 유서에 대한 의문점

유서라고 알려진 파일이 저장된 시각에 기반한 추측일 뿐이며, 별도의 자필 유서는 발견되지 않음. 즉, 그 파일의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확인된 바 없음.

법조인 출신 전직 대통령이 본인의 유서를 자필도 아닌 (대리 작성이 가능하며, 법적 효력이 없는) 아래아한글 소프트카피만으로 남겼다는 점. 바탕화면에 띄워져 있어 누구든 수정가능한 상황으로 남겨져 있었다는 점.

아래아한글 파일은 저장을 하면 첫번째 문장이 파일명으로 저장이 됨에도 불구하고, 유서의 내용을 밝힌 언론 기사에 보면 두번째 문장이 파일명으로 저장되어 있다는 점.

유서 내용 중 화장을 부탁한다는 부분이 노 전 대통령이 지난 2002년 장기기증을 서약했다는 면에 비추어 볼 때 맞지 않음. (혹시 화장을 통해 추가 부검 등의 여지를 없애려는 것은 아닌지.) 

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25. 01:19

노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미 너무 많은 분들이 좋은 글을 쓰고 계시지만, 보기 드물게 웃음을 짓게 해주는 사진들을 모아 놓은 곳이 있길래 연결합니다. 

그리고 아래는 그 곳에서 퍼온 사진들입니다.  
이 나라를 떠나 이민을 가버리고 싶기도 하고, 반대로 생전 처음으로 공직사회라는 곳에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듭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23. 23:03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사는 것이 힘들고 감옥같다.
나름대로 국정을 위해 열정을 다했는데 국정이 잘못됐다고 비판받아 정말 괴로웠다.
지금 나를 마치 국정을 잘못 운영한 것처럼 비판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부정부패를 한 것처럼 비쳐지고
가족 동료 지인들까지 감옥에서 외로운 생활 하게 하고 있어 외롭고 답답하다.
아들 딸과 지지자들에게도 정말 미안하다.
퇴임후 농촌마을에 돌아와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참으로 유감이다.
돈 문제에 대한 비판이 나오지만 이 부분은 깨끗했다.
나름대로 깨끗한 대통령이라고 자부했는데
나에 대한 평가는 먼 훗날 역사가 밝혀줄 것이다.)

▷◁ ▷◁ ▷◁ ▷◁ ▷◁ ▷◁ ▷◁ ▷◁ ▷◁ ▷◁ ▷◁ ▷◁ ▷◁ ▷◁ ▷◁ ▷◁ 

언론에서 공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위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 전문이라고 합니다. 확실한 것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언론들은 그의 마지막 유서마저도 반토막으로 왜곡하고 있는 셈이군요. (주: 위 내용 중 분홍색으로 적힌 부분이 이른바 '조작설'의 근거가 되는 문구입니다. 바로 위 단락과 문체가 달라 원문이 아니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바뀌는 것은 별로 없을 겁니다.

검찰은 잠시 주춤하겠지만 곧 자신들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발을 빼겠지만 노무현의 사람들을 겨누었던 칼날은 결코 무뎌지지 않을 것입니다.

청와대는 대립각을 세울 상대를 잃어 잠시 허전해 하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을 놓고 청와대를 나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깨닫고, 그들의 진지를 더욱더 공고히 하는데 남은 시간을 써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선일보와 속칭 보수 세력이라고 불리는 자들은 노무현이 자신들에게 드리웠던  5년 권력의 덧없음을 바라보며, 어쩌면 이 시간 축배를 들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5년이 아니라 50년도 훌쩍 넘어버린 그들의 권력을 위해.

그러나 이제 노무현 전대통령을 아끼던 사람들은 더 자유롭게 모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검찰의 수사 때문에 눈치를 보던 사람들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 전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죽을 때까지 보수세력과 MB를 향해 칼을 갈 것입니다. 앞으로 모든 악법에 대한 저항, 모든 선거에서는 지금까지는 다른 종류의 저항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단순한 저항이 아니라, 이제까지 숨죽이고 있던 세력의 한이 표출될 것입니다.
그리고 꼭, 반드시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수 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한나라당의 탄핵기도가 무산된 뒤 치러진 총선.
그 때 한나라당이 문을 완전히 닫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망각입니다.
현실은 노 전대통령의 서거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바꿔야 합니다.

가슴깊이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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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11. 00:23

며칠 전 두 분의 급작스런 결혼발표가 있었죠. 많은 분들이 이 결혼에 반댈세 찬성일세 열심히 갑론을박 중입니다만, 어쨌든 결혼 하신다니 축하는 해야겠죠. 결혼 과정이 복잡했느니, 설경구씨의 전처되시는 분의 언니라는 분이 어디에 글을 올렸느니,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설-송 두 분은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겨냈다'는 취지로만 말씀을 하고들 계십니다. 그리고 모든 결혼 발표 기사에서 '실제 교제는 2007년부터였다'고 못박고 있는걸 보면 두 분 모두 그 사실을 어지간히 강조하고 싶으셨나 봅니다. (저는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두 분의 결혼 자체에 대해 글을 쓰려는게 아니라, 이번 발표로 인해 인기 검색어에 '연예인 X파일'도 덩달아 올라 있는게 감회가 새로와서 몇 자 적어봅니다. X파일에 대한 포스트와 뉴스들도 계속 올라오고 있구요. ('설경구-송윤아' 루머 사실로 … 연예인 X파일 '재조명') 심지어 몇 군데 검색을 해봤더니 X파일에 수록됐었다는 글들도 올려져 있었습니다. (불법자료라 삭제하시는게 좋을텐데..^^)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4년이나 지난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연예인 X파일'이라는 단어가 뉴스에 뜰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합니다. 더는 언급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_-;



 

사족: 위 두 포스터의 카피가 지금 상황과 잘 맞는다고 느끼는건 저뿐일까요? "이 사람이다 싶을 때 잡지 않으면...", "우린 해냈다" ^^ 그리고, "왜 몰랐을까", "왜 지나쳤을까"라는 말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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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8. 02:08

차를 팔기 전 와이프와 마지막으로 '이별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자동차 이별'입니다, 와이프와의 이별이 아니라^^) 차 한 대 팔면서 유난 떤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랫동안 정들여온 애마라 그런지 굉장히 섭섭하더라구요. 게다가 탑 열고 달리기 가장 좋은 봄 시즌에 남에게 보내자니 아까운 마음이 더하다는...^^

프로방스에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눈부시게 좋았고, 일찍 출발한 덕에 막히지 않고 시원하게 달리니 좋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도착해보니 사람들은 이미 와글와글... 사람들을 헤치고 다녀야 할 정도였습니다. 

왠지 저는 프로방스가 광고촬영 비슷한 용도로 지어놓은 '예쁜 건물의 집합처' 쯤으로 알고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식당과 상점의 집합처더라구요.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었던 듯. -_-; 점심 시간이 되니 언덕 위에 새로 지었다는 고깃집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정육점에서 고기를 고르면 옆에서 바로 구워드실 수 있다'는 멘트가 쩌렁쩌렁 울리고.. (녹음이 아니라 직접 외치는 거라 30분쯤 지나고나니 외치던 아저씨 목이 확 쉬더군요. 덕분에 겨우 조용해졌다는...)  어쨌든 기대와는 다른 모습에 조금 실망했더랍니다. ^^ 그래도 좋은 날씨 덕분에 파란 하늘과 건물들의 톤이 잘 어울렸습니다.

 

위 건물은 색만으로만 볼 때 뭔가 무척 거창해 보였지만 사실은 식당 건물의 옆면이었습니다. ^^ 와이프가 알 수 없는 객기를 부려 코스요리를 먹은 경양식 스타일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찍고보니 딱히 먹고있는 사진은 없더군요.)


원래는 프로방스에 차 세워놓고 사진찍어주려고 했는데 위에서 보시다시피 너무 사람이 많아서.. ^^ 옆 헤이리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거기도 별 수 없더군요. 마찬가지로 사람들 천지..^^; 그나마  좀 사람이 적은 언덕 위 한향림 갤러리쪽으로 옮겨 유치찬란한 증명사진들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ㅎㅎ


표정은 설정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들입니다.. ㅠㅠ 차 파는거에 쌍수를 들며 환영하던 와이프의 표정은 밝고 화사하기 그지없군요...

 


막상 이렇게 찍어서 올리고 보니 우습긴 한데.. 그래도 제목처럼 '이별여행'이었던 만큼 어딘가에는 이런 내용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 

사진 다 찍고, 이틀 후 계약서에 도장 찍고 새 주인이 제 차를 타고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느낌은, 몇 년 동안 가족처럼 송아지를 열심히 기르다가 남에게 팔 때의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 날 저녁 혼자 소주를 마시면서 아쉬워하고 있으니까 와이프가 한마디 하더군요. 

"돈 벌면 몇 년 있다가 오빠걸로 포르쉐 사."

정말 열심히 벌겠다는 결심이 굳어진 주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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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Scribbles2009. 5. 6. 00:09

이제 막 5월 6일이 됐습니다. 많은 분들이 연휴의 끝을 아쉬워하시겠지만, 
오는 금요일은 어버이날, 많은 분들께 어린이날보다 더 중요한 날입니다.

어버이날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가슴이 먹먹해지는 글 하나 올립니다.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라는 책에 나오는 글이라고 하네요. 

===============================================================================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라고 그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은 있나요?" 라고 다시 묻자
청년은 잠시 생각했다.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죠."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후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했다.
정해진 면접 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죠?
 내일 여기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할 수 있겠어요?"

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학비가 어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 해야 할 차례였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청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게 좋을거야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다.

"왜 발을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요.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다.
두 말 없이 문턱에 걸터 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거든요.
 제가 취직이 되면 더 이상 고된 일은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손에 발바닥이 닿았다.
그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말문이 막혔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았는지 조차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도 없었던 것이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더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새어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키고 또 삼켰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만약 사장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의 발을 살펴보거나 만질 생각을 평생 하지 못했을거에요.
 저에게는 어머니 한 분밖에는 안계십니다.
 이제 정말 어머니를 잘 모실 겁니다."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수속을 밟도록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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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ibbles2009. 4. 27. 03:09

3년 반 전에 산 차를 이번에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살 때부터 애착이 무척 많았던 차였는데, 막상 떠나보내게 되니 마음이 좀 짠하네요.^^ 

2005년 12월말에 산 차입니다. 스포츠카인데다가 컨버터블이라 연말에 많이 거래되는 종류가 아닌데, 그 땐 너무 갖고 싶은 마음에 '질러버렸던' 차입니다.^^ 그리고 3년 반이 흘렀는데 2만 8천킬로를 조금 넘게 뛰었으니 연 평균 8천킬로 정도 탄 셈입니다. 그나마 인천공항 왔다갔다 하느라고 이만큼 주행거리가 쌓인거고, 실제는 실내주차장에 세워두다시피 했었죠. (그리고는 주유는 꼭 고급유만 고집했었구요.) 

2001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미국에서 고속도로를 자주 탔었습니다. Chevy Camaro를 그 때 탔었는데, 3800cc짜리였으니 힘은 꽤 있는 차였죠. (사진은 제 차는 아니고, 복사한 그림입니다. 제 차는 금색에 가까운 은색이었는데

, 사진과 같은 T-top이었었죠.) Camaro는 전형적인 GM차답게 묵직하면서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치고나가는 느낌의 차였습니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BMW Z3와 잠깐 레이스를 펼친 적이 있었는데, 시속150마일(시속240킬로미터)정도까지 속도를 올리니 힘이 부치는게 느껴지더군요. 시속160마일쯤 되니 더 이상은 속도가 안올라가고, Z3의 꽁무니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가 더이상 못따라오는걸 보던 Z3가 저를 버리고 순간적으로 내빼는 걸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차에서 정말 전기모터같은 '윙~~' 소리가 나더군요.) 그 날 이후로 작고 빠른 차에 대한 애착이 생겼었죠. 그리곤 4-5년이 지나 서울에서 SLK를 사게 됐습니다. 미국 내 구매가에 비하면 거의 배에 가까운 거금을 들였지만, 오랫동안 갖고있던 '작고 빠른 차', 게다가 하드탑이라는 점 때문에 질러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

SLK는 운전하는 맛과 쿠페같은 점잖음(?)을 동시에 선사하는 차입니다. Z4나 911처럼 정지상태에서 밟자마자 확 뛰어나가는 느낌은 부족합니다만 (이런 느낌은 옛날 이클립스가 아주 죽여줬죠^^), 이미 한참 속도를 내고 있을 때 내 의지에 따라 튀어나가는 느낌과 엔진음은 다른 차에서는 느끼기 힘듭니다. (언젠가 돈이 감당못할 정도로 쌓인다면 갖고 싶은 차로 SLR을 꼽게 될 정도로 말이죠.

아쉬운 건, 이 차를 갖고 동해안을 따라가는 여행을 꼭 한 번은 하고 싶었었는데 결국은 못했다는 겁니다. 팔리기 전에 서울 근교라도 한 번 다녀와야 마음이 덜 섭섭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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