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글에서 이어집니다.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광고 대행사의 역할 (1)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2)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 어려운 이유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3) 소셜 미디어 활용의 4단계
소셜마케팅 환경에서 대행사의 역할 (4) SNS는 '신뢰'를 만들어낼 수 있는가?


광고 혹은 홍보대행사의 업무는 광고주의 대 소비자 혹은 대 공중(公衆)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대행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매체 수수료 혹은 인건비(Fee)를 수익으로 가져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전통적인 광고 및 홍보 활동이 위축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광고주가 공중과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또 앞으로의 마케팅은 '메시지의 전파'가 아니라 '공중과의 관계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진다면 대행사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처음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행사가 '광고주를 위해 그들의 업무를 '대행'한다'는 생각은 옳은 것일까요? 광고대행사가 꼭 '대행사'여야 할까요? 이 업(業)의 규정은 앞으로도 유효할까요? 대행업의 미래는 얼마나 밝을까요 (혹은 어두울까요)?
 
광고 대행업의 미래에 대해서는 핑크빛 예상보다 잿빛 전망들이 더 많은 편입니다. 이 같은 전망의 기저에는 변화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기존의 대행사들이 적응하기에는 태생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분석이 깔려 있습니다. 지금처럼 매체 수수료에 의존하기에는 매체비의 개념이 바뀔 것이므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고, 인건비(FTE) 등의 Fee에 의존하자니 대행사 입장에서 딱히 광고주에 제시할 '부가가치'가 마땅치 않은 데다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주도권이 광고주로 넘어가는 것도 막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대행사가 스마트TV, 모바일, 태블릿 등 기존 광고업의 패러다임을 적용할 수 있는 뉴미디어를 꾸준히 발굴함으로써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광고업을 유지할 수 있는, 즉 광고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를 발굴하고 제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서, 결국 기존의 ATL보다 BTL, 인터랙티브 부문의 역할을 강화해 가면서 현재의 업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혹은 소셜미디어 같은 새로운 매체와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행사가 컨설팅 혹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업(業)의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광고주의 캠페인'을 중심으로 대행사가 '현재처럼 광고를 집행'하거나 혹은 '광고주의 캠페인을 돕는다'는 개념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광고 대행사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광고주가 있어야 하고, 둘 사이의 관계는 (업종의 이름이 바뀌지 않는 이상) 갑을 관계에 머무를 수 밖에 없으니 소셜미디어 마케팅은 물론 그 어떤 마케팅 프로젝트라고 하더라도 대행사는 광고주의 프로젝트를 돕는 역할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대행하거나 돕는다'고 대행사의 역할을 규정해 버린다면 이는 대행업의 미래에 비추어 볼 때 얼마나 바람직할까요? 대행사의 소셜미디어 전담팀은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대행사의 소셜미디어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고, 이들은 광고주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과 어떻게 역할을 나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소셜미디어로 대표되는 마케팅 환경의 변화에도 광고 대행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있습니다. 그동안 해오던 업의 형태와 비교했을 때 조금 다른 일이 될 수 있지만 광고주가 광고 대행사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는 광고주-대행사의 관계를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광고주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과 대행사 내 소셜미디어 전담팀 사이에 행해질 수 있는 업태입니다.
 
 
대행사의 새로운 역할
 
소셜미디어 서비스의 본업은 '커뮤니케이션'과 '관계 수립'입니다. 친구, 지인과, 혹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 및 소통'이 존재 목적입니다. 그리고 광고 대행사의 업 역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해야 올바른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지,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행사가 광고주보다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광고주와 브랜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와 관계를 맺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현재의 방식에서 크게 변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접촉하려는 '이유'와 '동기'를 분석하고, 이를 소셜미디어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올바른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대행사의 역할이 있습니다. 대행사는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한 모든 것을 광고주보다 더 잘 알고 있음을 강조하고,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할 때에도 대행사의 '커뮤니케이션 설계 역할'을 자임하는 것입니다. 이는 광고주의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히 '대행'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 일입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 진행 방식 비교

대행사의 역할에 대한 논의에서 잠시 벗어나, 기업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대안들에 대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얼마 전 국내 200대 기업 홍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3분의 1은 기업 내에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을 두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었는데요, 기업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크게 '기업 내부 전담팀을 통한 진행', '광고/홍보 대행사를 통한 진행', '컨설팅 업체를 통한 진행'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Mashable의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 내용을 정리하고 제 의견을 덧붙여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 기업 내부 팀 운영 (In-house)
  • 기업의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단순화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
  • 자원 분배 차원에서도, (외부 업체를 쓰는 편보다) 내부 인력을 고용하는 편이 비용 절감에 유리.
  • 반면, 담당자의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혹은 팀 내의 이견이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조정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전체에 악영향을 입힐 수 있음.
    • 그리고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이같은 전문가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
  • 소셜미디어의 중요성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부족할 경우, 즉 전담팀의 영향력이 기업 내부에서 미미할 경우 소셜미디어를 통한 소비자 대상 커뮤니케이션은 안하느니만 못한 경우가 될 수도 있음.
  • 간혹 소셜미디어 전문 대행사(예: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 등)를 활용함으로써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려는 경우도 있으나, 직접 채용 대비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없고, 기업 내 의사결정이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음.


 
(2) 컨설팅 에이전시

  • 거시적인 전략 수립에 초점을 맞추게 됨으로써 광고/홍보 대행사를 활용하는 것보다 저렴할 수 있음.
    • 국내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도 있음. (업무 수행 범위의 차이를 감안할 경우 대행사 비용이 높을 수 있음.)
  • 광고주 내부에 소셜미디어 전담팀이 존재할 경우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것은 내부 팀이 갖지 못한 전문성을 채워준다는 면에서 바람직할 수 있음.
  • 또한,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기업 내에 새롭게 설립하려는 경우에도 컨설턴트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음.
  • 컨설턴트는 (소셜미디어 활용에 대한) 광고주 교육부터 시작해서, 큰 틀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할 수 있음. 이에 따라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에 부합하는 소셜미디어 '전략'을 짜는데도 유리하고, 기업 내 전담팀을 교육하는데도 유리.
    • 이에 반해 대행사들은 프로젝트의 '결과'에 중점을 두고, 소셜미디어의 '마케팅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며, 거시적인 전략적보다 미시적인 전술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고,
    • 기업 내 전담팀은 자사 소셜미디어 활동의 '집행'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장기적인 파급효과나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만들어 내는데에는 소홀할 수 있음.
  • 그러나 컨설턴트가 소셜미디어라는 현상과 함의(含意, Implication)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못할 경우 컨설팅 자체가 무의미해 지고, 오히려 컨설팅 결과가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을 그릇된 방향으로 오도할 위험이 있음.
  • 이는 소셜미디어라는 현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 이에 따라 올바른 소셜미디어 전문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간과할 수 없는 위협이며, 국내외 공통으로 해당되는 문제임.  


 
(3) 광고/홍보 대행사

  • 전략에 치중하는 컨설팅 업체와 달리 전략과 집행을 동시에 전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컨설턴트와는 달리 '현실성 있는 전략'을 제안하고 집행할 수 있음.
  • 아울러 대행사는 해당 광고주의 업계 뿐 아니라 다양한 업계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부터 축적된 경험과 시장 트렌드에 대한 지식이 있으므로 기업의 내부 전담팀이 간과하기 쉬운 문제들을 발견해서 짚어줄 수 있음.
  • 소셜미디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현상을 다룰 때 이 같은 능력은 대행사의 큰 장점이 됨.
  • 대행사는 'Cutting edge' 트렌드에 대해, 컨설팅은 '현상의 이해'에 대해 장점을 갖고 있는 셈.

(4) 하이브리드안

  • 기업 내부에 전담팀을 두고 간단한 질문 응대 및 통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되,
  • 기업의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 수립이나, 거시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에 대해서는 컨설턴트나 대행사의 자문을 받는 것도 가능.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방식은 모두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어떤 경우라도 대행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이 아무리 소셜미디어 담당자/전당팀을 둔다고 해도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거나, 나아가 거시적인 소셜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 것에서도 대행사가 기여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 경우 대행사의 경쟁사는 컨설팅 에이전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행사가 컨설턴트 못지 않은 고차원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전술'에 배치되는 개념으로)을 수립, 제안하고, 광고주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전반적, 장기적으로 관리해 준다면 대행사의 역할은 충분히 보장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광고 대행사는 이같은 역할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을까요? 회의적입니다.
 
첫째, 소셜미디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미디어의 특성에 대한 수많은 분석과 연구를 행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가 내포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의 흐름을 짚어내는 능력, 시사점을 읽어내는 능력은 아직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둘째, 대행사의 특성상 '집행'과 '수익'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기 쉬워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충분히 기획, 전개하는 데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활동은 장기적으로 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시기가 무르익기 전에는 그 효과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행사들은 단기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선호하고, 세워놓은 연간/월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빠른 수익 실현을 원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대행사가 이 같은 시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효과적인 소셜미디어 활동을 전개하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안 제시 능력이 부족합니다. 예를 들어 광고주가 소셜미디어 전담팀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반대로 광고주의 담당팀이 소셜미디어의 모든 업무를 전담하고 대행사를 배제시키겠다고 한다면? 소셜미디어 운영에 있어 문제가 생긴다면? 대행사가 갖고 있는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으로 어느정도까지는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각 광고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는 능력은 광고주보다 떨어지기 쉽습니다. 즉, 대행사 입장에서는 소셜미디어라는 현상 자체는 물론, 이것이 상징하는 마케팅 환경 변화와, 광고주가 처한 개별적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 대응할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이같은 역량을 갖춘 대행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Posted by e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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