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12. 8. 13. 18:34

런던 올림픽이 폐막했습니다. 이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지만 언론의 주된 관심은 '누가 메달을 땄느냐, 특히 금메달을 땄느냐 혹은 못 땄느냐'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특징은 '대표선수 주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태환도, 김연아도, 손연재도, 모두 가장 선두에 서있는 사람만 각광을 받고 그 뒤에 서있는 수많은 꿈나무(?)에 실제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지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프로야구도 프로축구도 1군 뿐. 프로 리그 경기보다 항상 국가대표 대항전이 인기가 있고, 안타깝게 탈락한 선수들은 잠깐 후면 곧 잊혀집니다. 


이는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 사람으로 구성된 조직이지만  잘 나가는 사람 한둘에 조명이 집중되고, 급한 일이나 중요한 일이 생기면 으레 그 잘 나가는 구성원에게 숙제와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집니다. 마치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렇듯, 주어진 숙제를 훌륭히 처리해 내면 (즉, 금메달을 따면) 박수세례를 받으며 기존의 지위를 유지하고, 실패할 경우 곧바로 만회하지 않으면 잊혀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아예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다른 많은 구성원들입니다. 그들의 역할은 조직 내에서 자주 간과되고 과소평가 되곤 하지요. (마치 축구의 비스타플레이어 수비수 후보처럼.)

 

'대표선수주의'는 경쟁을 부각시킴으로써 몇몇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금메달 후보들에게는 지독한 부담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잠깐의 대리만족 이후 공허함을 주기도 합니다.  

 

이같은 시스템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스타플레이어는 당장에는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 금방 고갈되고, 지치게 마련입니다. 성과를 올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혼자 주목받으며 뛰는 스타 구성원은 마치 페이스메이커 없는 마라톤 선수와 비슷합니다. 감독이 가리키는 방향만 바라보고 죽어라 뛰어가지만 쉬이 지치고 기록 향상에도 한계가 있게 마련입니다.

 

2군을 키워야 합니다. 없는 2군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스타 플레이어 외의 구성원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동기를 부여함으로써 모두가 가용한 스타플레이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팀도 크고 구성원들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습니다. 

 

스타플레이어 한 명이 금메달을 따는 데에는 실패하더라도, 모두가 스트레스를 덜 받고, 모두 즐길 수 있으며, 이로써 언젠가 몇 명이 동메달을 따고, 그럼으로써 모두 조금씩 행복하고 발전하고 서로 격려하는 문화가 훨씬 '인간적인' 문화입니다. 

 

누가 한 말 처럼 말이죠. 

 

"한 명의 백 발짝보다 백 명의 한 발짝을 위하여."

Posted by e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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