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bles2011. 8. 1. 08:33

벌써 거의 4년 전, 광고주에게 캠페인 아이디어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우리 팀의 아이디어는 소비자의 운동량/음식 섭취량 등을 기록하게 하여 '운동을 생활화'시키자는 것을 주된 흐름으로 했습니다. 게다가 운동 관리를 정말 쉽게 도와줄 웹사이트 혹은 위젯을 염두에 두고 몇 가지 안을 보여줬지요. (당시에는 아이폰이나 스마트폰이 없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광고주 왈, "그렇게 계산해 주는거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다른거 합시다."
 
 
나중에 듣고보니, 그 광고주가 본 것 같다던 건 여성지나 남성지 (GQ 같은) 내 가끔 실리는 '식단으로 돌아보는 당신의 다이어트' 와 같은 기사 등이었다고. 그 분들께는 위젯은 커녕 웹사이트에서 그런 걸 '관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이해가 쉽지 않았던 셈이죠. (그리고 우리가 제안했던 것과 비슷한 '어플'들은 재작년말부터야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죠.) 
 
 
요즘도 꼭 그런 반응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뭔가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해서 이야기를 해주면, 딱 자신들이 생각하는 수준 안에서만 이해를 하고는, '어디서 본거네요?' 이런 말을 내뱉습니다. 게다가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라도 하면 더하죠. 마치 그렇게 말해야만 자신의 수준을 인정받을 수 있기라도 한 것 처럼.
 
 
"이런 건 나도 잘 안다고!"라고 이야기하고 인정받고픈 마음은 잘 알겠지만, 그렇게 말할수록 말하는 이의 한계만 도드라지게 드러난다는 걸 왜 모르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새로운 생각은 좀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는 노력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섣불리 장님 코끼리 더듬다가 안되는 깜냥만 내보이지 말고.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