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alities2010. 2. 28. 16:47

1월에 몇 개 올리고, 2월에는 정리한 내용을 하나도 못올렸는데요, 그동안 트위터 등에 올라왔던 AR 관련 기사 및 자료 중 공개된 내용들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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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ly Amazing Augmented Reality Demo @ TED2010

Photosynth를 넘어, Microsoft가 Bing Maps를 이용해서 어떤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하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Google의 Street View와 비슷하지만 AR을 적용 그보다 더 깊은 상호작용을 가능케 합니다.

Now Silverlight Does Augmented Reality Too

ARToolkit이 FLARToolkit을 지나 이제는 SLARToolkit으로, 즉 Microsoft의 Silverlight 플랫폼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음과 그 시사점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SLARToolkit은 특히 저희 회사가 오래전부터 개발해 오고 있는 '다중 마커 인식'도 비교적 손쉽게 구현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List of the Best iPhone Augmented Reality Apps

위에 소개된 대부분의 앱은 POI를 찾아주거나, 주변의 위치 정보에 부가 정보를 덧입혀서 보여주는 정도입니다. 그 외의 종류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군요. 게임도 좋은 것들이 더 많을 것 같은데, 잘 안보입니다.

사례: Benetton Brings Global Model Search to Life with AR

Benetton의 모델로 지원(?)하는데 AR 기법을 사용한 셈입니다. 대단한 breakthrough는 없습니다.

사례: Benetton의 증강현실 잡지 광고 (동영상)

또다른 Benetton 사례입니다. Twitter의 @wwoo_ct 님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미국의 Esquire지와 같은 방식으로 일본의 Glitter지 3월호에서 소개한 AR 광고입니다.
 

 
 

사례: A Cemetery Headstone Marker with Wireless NFC-RFID in the Stone Tablet (동영상)

역시 Twitter의 @wwoo_ct 님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묘지비석이 #AR 마커로 사용될 날도 올 듯.." 동영상은 별로 재미없지만, 이 아이디어는 사실 꽤 재미있습니다. AR, RFID 등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금은 깨준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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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포스트: 증강현실 (AR) 관련 읽을거리 모음 (2010/01)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10. 1. 28. 11:08

대부분 많이들 알려진 링크들이지만, 개인적 정리 차원에서....^^;
추가할 내용 알고 계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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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넘어 증강현실. 수익모델은?'

10 awesome uses of AR marketing
    - 이 글에 대한 우리말 소개 1, 우리말 소개 2

A nice summary of the state of AR

Being pitched an augmented reality execution? Some questions to ask.

증강현실로 이런 응용이?

<2010 IT트렌드>증강현실 뜬다①
       <2010 IT트렌드>벽허무는 스마트폰②
       <2010 IT트렌드>무선인터넷 강국 美.日③
       <2010 IT트렌드>손안의 PC OS경쟁④
       <2010 IT트렌드>포털 개방화⑥

Mattel: Avatar Augmented Reality Toys
How good was Avatar? Every company known to man ran some sort of promotion to jump on the bandwagon, but this is just a little different. Mattel released an Augmented Reality Card with every single Avatar toy produced, all the characters, vehicles and creatures. The iTags as they have been named, come with different lev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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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das Augmented Reality Shoes Campaign
The social sphere is alive with chatter on the new Adidas Augmented Reality Shoes campaign that is to launch in Feb. Adidas shoes will come with codes in the tongue that allow you to hold it up to a web cam and launch a 3D world right in the palm of your hands. Where this is different to norm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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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ugmented Reality 2.0 Future Of Interactivity

Augmented reality facades: the future of retail design? 


모건스탠리의 모바일 마케팅 관련 2010년 백서 (424쪽!)

Top 5 Web Trends of 2009: Mobile Web and Augmented Re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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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자 추가분입니다.
(많은 내용을 @wwoo_ct님과 @hiconcep님께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2010년 광고업계의 화두, 증강현실 광고

스마트폰 증강현실 활성화, 해결과제 3선

OMG: The Future of Retail Design Is Augmented-Reality Facades (from Fast Company)

Google Plans to Upgrade Old Billboards in Street View
AR 거리광고는 과연 구글이 주도하게 될까요?
 
7 things you need to know about augmented reality

Connect the virtual and physical world by your own Semapedia Tags
AR을 위한 정보 태깅

Nike: True City (Branded Content through Branded Utility)
AR이라기보다 promotional contents에 더 가까운 느낌이지만, 그마저도 나이키가 만들면 이런 느낌일거라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Dr. Skully - Augmented Reality fortune teller
얼핏 보시면 별건 아닌데, "스토리텔링과 결합되면 간단한 AR로도 재미있는 응용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wwoo_ct)

마지막으로,
Vuzix’s new Stereo Augmented Reality Glasses in CES2010
2010년 CES에서 소개된 3D video see-through 안경입니다. 실용성은 떨어지지만, 봐둘만 합니다.
AR을 논할 때 현실 정보의 부가적인 layer라느니, 증강된 개인 정보력이라느니 여러가지 복잡한 설명들이 뒤따르지만, 가장 간단하면서 궁극적인(?) 모습은 드래곤볼에 나오는 베지터가 쓰고 있는 안경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경험하는 모든 것에 정보를 보여주는거죠. (혹은 영화에서 터미네이터가 보는 세상..?) 

위 제품은 그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시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중에는 아래의 동영상 "Love-o-scope" 과 같은 미래가 될 수도 있는거죠. 모양은 훨씬 덜 우스꽝스러워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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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자 추가분입니다.

증강현실에서 소셜 미디어가 무럭무럭 자라난다


Posted by ecarus
Unrealities2010. 1. 12. 01:52

교과서에 실려 있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너무 친숙한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 아름다운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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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갑자기 사립문이 삐꺽 열리면서 아름다운 스테파네트가 나타났습니다. 아가씨는 잠을 이룰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양들이 뒤척이는 서슬에 짚이 버스럭거리며, 혹은 잠결에 '매' 하고 울음소리를 내는 놈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모닥불 곁으로 오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것을 보고, 나는 염소 모피를 벗어 아가씨 어깨 위에 걸쳐 주고, 모닥불을 이글이글 피워놓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둘이는 아무 말 없이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중략)

"칠월이라 밤도 아주 짧습니다. 아가씨, 잠깐만 꾹 참으시면 됩니다."

"그게 정말이니? 너희들 목동은 모두 점장이라면서?"

"천만에요, 아가씨,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남들보다는 더 별들과 가까이 지내는 셈이지요. 그러니, 평지에 사는 사람들보다는 별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잘 알 수 있답니다."


(출처: 만화 '추리닝')



"어머나, 저렇게 많아! 참 기막히게 아름답구나! 저렇게 많은 별은 생전 처음이야. 넌 저 별들 이름을 잘 알테지?"

"아무렴요, 아가씨. 자! 바로 우리들 머리 위를 보셔요. 저게 '성 쟈크의 길(은하수)'이랍니 다. 프랑스에서 곧장 에스파니아 상공으로 통하지요. 샤를르마뉴 대왕께서 사라센 사람들과 전쟁을 할 때에 바로 갈리스의 성 쟈크가 그 용감한 대왕께 길을 알려 주기 위해서 그어놓은 것이랍니다... 저편 좀 낮은 쪽에, 저것 보십시오. 저게 '갈퀴' 또는 삼왕성(오리온)이랍니다. 우리들 목동에게는 시계 구실을 해 주는 별이지요. 그 별을 쳐다보기만 해도, 나는 지금 시각이 자정이 지났다는 걸 안답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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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웬 난데 없는 '별' 타령이냐면, 문득 증강현실 (AR, Augmented Reality) 의 발전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더 드라마틱하게 할지, 아니면 아예 일어날 수 없게 만들지 혼자 공상을 해보았기 때문입니다. 

증강현실은 매우 다양한 정보 layer를 사용자에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위 소설에서의 스테파네트는 목동이 전해주는 별들에 대한 이야기에 푹 빠져들고 있습니다만, 만일 프랑스 뤼르봉 지방에 사는 2010년의 스테파네트가, 남자 친구가 들려주는 별들에 대한 똑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별자리 AR 어플리케이션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별들에게 비추어보고 있다면, 그녀는 아마 사뭇 다른 대사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오빠. 정확히 알고 말하는 거 맞아? 여기 앱을 보면 은하수는 시각과 계절에 따라 항상 뱅글뱅글 돌고 있기 때문에 방향을 가리키는 지침이 될 수 없대. 성 쟈크는 어쩌면 샤를르마뉴 대왕을 길을 알려주기보다 헛갈리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그어놓았는지도 모르지. 

그리고 지금이 겨우 자정 밖에 안됐다는게 무슨 소리야? 7월에 오리온 자리가보이면 적어도 새벽 5시는 된거라고. 더 늦기 전에 집에 가야 할텐데 자정밖에 안됐다면서 거짓말 하는 이유는 뭐야? 아니면 그냥 무식한거야?"

('별'의 천문학적 오류에 대해서는 '알퐁스 도데, <별>의 과학적 고찰'을 참고했습니다. ^^)


AR이 이렇게 로맨틱한 '구라'의 순간을 낱낱이 까발릴 수 있다는 건 차치하고, AR이 가져다 주는 증대된 정보가 '목동'과 '스테파네트'에게 똑같은 혜택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혹은 스테파네트에게만 더 큰 힘이 되어줄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스마트폰을 살 여력이 없는 목동은 예전과 같이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옛날 이야기에 의존하거나, 학교 공용 PC에서 찾아본 별자리 이야기를 기억해 두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반면 아가씨는 아이폰에 Skymap 같은 별자리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두고 언제든지 관련 정보를 불러올 수 있을 거구요.

 


인터넷, 혹은 웹이 지식 격차를 해소하는데 공헌했다는 연구 결과는 도처에 있습니다. (반론도 있지만요.) 웹에 들어있는 정보의 양은 너무나 방대하기때문에 일단 웹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면 소득 수준 혹은 사회적 지위에 따른 정보의 빈부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는 공공학교에서의 인터넷 보급, 사회 내 초고속망 확장, 저가 PC의 보급 등과 같은 '운동의 방향'에서 볼 수 있듯, 정보 접근의 공공성을 강화하는데 주안점이 있습니다. 즉 PC와 초고속 인터넷망은 모두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해 준 것이지요. 

그러나 모바일을 필두로 하는 AR과 AR 어플리케이션들은 PC/인터넷 접속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 합니다. 모바일은 개인적 기기로서 공유될 수 없고,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정보의 접근을 제공하기 훨씬 더 어렵다는 근원적 차이가 있는 것입니다.

즉 모바일을 통해 강화되는 개인의 정보력은, 공공의 노력으로 그 격차 (소득수준 및 사회적 지위에서 오는 격차) 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가진 사람은 더 고급의 (개인화 되고 강화된) 정보를 갖게 되고, 못 가진 사람은 정보에의 접근이 차단되거나, 범용 정보에만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 것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이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설사 모든 정보를 구름에 띄워두고 저렴한 모바일 단말기로도 누구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해도 정보의 격차는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디에나 정보가 넘쳐나는 2010년대에 중요한 것은 더이상 '정보에 대한 접근성' 혹은 '정보 접근에 대한 공공성'이 아니며, '누가 더 맞춤형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 즉 '개인화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같은 맞춤형 정보는 당연히 유료일 수 밖에 없구요.

이는 비단 AR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입니다. 과거에 '정보의 총량'과 '정보에 대한 평등한 접근권'이 문제였다면,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재의 문제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양질의 지식을 조직해 낼 수 있는 역량'이 되겠죠. 이같은 역량을 무료로 제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지식 격차의 확대는 AR 뿐 아니라 교육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서비스에서도 똑같이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왠지.. 세월이 흐를수록 목동은 점점 '아가씨'를 꼬시기 어려워질 듯한 느낌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개인화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이 과연 있을까요?



Posted by ecarus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이 포스트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써놓고 못올리고 있던 글입니다. 무려 작년 8월부터.. ^^; 다른 이유는 아니고, 제가 제일기획에 있을 때 자주 하던 프로젝트가 바이럴 마케팅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이에 대한 제 생각을 쓰고 싶었던데 반해, 작년 중반부터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고 저의 관심도) 급속히 식어갔기 때문이죠. 인사이트보다는 정리의 목적이 강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뽑아놓은 칼이 무안해서.. 마무리해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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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마케팅, 특히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유포하기를 기대했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작년, 재작년보다 그 열기가 많이 식은 듯 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와 범위는 동영상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영상은 물론 단순한 텍스트, 재미있는 그림/사진, 오디오 등 '바이럴' 될 수 있는 형태라면 무엇이든 바이럴 마케팅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럴 마케팅'이란 '이런 재료에 콘텐츠를 담아 전파시킴으로써 기업의 마케팅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는 모든 종류의 의도된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이 제작 혹은 후원했으나 유료 매체(paid media)가 아닌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전파에 의해 퍼져나가는 것을 기대하고 설계하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과서적인 의미로 바이럴 마케팅과 통상적인 광고를 비교해 보면,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을 밝히고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를 집행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이라는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집행한다는 면[각주:1]에서는 광고와 유사합니다만, 광고는 노출 극대화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지는 콘텐츠이므로 도달률이 중요시 되는데 반해, 바이럴 마케팅은 노출 이후 전파 '과정'의 관리를 통해 노출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는 다소 다른 접근을 갖습니다. 게다가 바이럴 마케팅은 광고와 달리 메시지를 제작한 주체가 광고주라는 사실이 콘텐츠내에 항상 명시된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을 통상적인 광고 활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요. 

물론, 많은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에는 광고주 혹은 광고주의 브랜드가 노출됩니다. 제품의 형태로든, 브랜드 로고든, 소리로든 말이죠. 이는 특히 '잘 만든 (well-made) 동영상'으로 입소문을 유발하고자 하는 경우 두드러집니다. (딱히 바이럴을 '목표'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아래 Honda의 톱니바퀴 굴러가는 동영상이나 Sony Bravia의 페인트 동영상 등이 이에 해당하죠. 두 편 모두 TV광고용으로 제작된 동영상인데 사용자들에 의해 바이럴된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노골적인 브랜딩 동영상이 아닌, 대부분의 UGC형 (혹은 UCC형) 바이럴 동영상은 브랜드를 노출시키기도, 노출시키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UGC형 동영상을 마케터가 만드는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듯한 분위기를 풍김으로써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인데요, 여기에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노출시키자니 UGC 같은 느낌이 확 줄어들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광고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반감을 일으킬까 우려될 수 밖에 없죠. 그렇다고 브랜드를 숨기자니 마케팅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될거구요.

이 딜레마에는 (아직까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에 가까운 고육책이 있을 뿐이죠. 예를 들면 브랜드를 최대한 숨기되 노출은 시키는 방법이 한가지인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마케터들이 즐겨 쓰던 크리에이티브이기도 합니다. 마치 UGC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마지막 부분의 자막에서 광고주의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거나, 동영상 내에서 자사의 제품을 슬쩍슬쩍 보여주고, 동영상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하여금 '이 동영상은 누가 만든거다, 중간에 나오는 제품은 어디 제품이다'라는 이야기가 퍼져나오도록 하는 방식이죠. 


위 동영상은 초반에 'Samsung'이라는 브랜드명이 명확히 나오는 경우입니다.


또 어떤 마케터들은 제품이나 자사의 웹주소 등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아예 캠페인을 위한 별도의 마이크로사이트를 만든 후, 동영상 내에서 그 사이트의 주소를 보여주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이 때 사이트의 주소에서는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은 전혀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동영상에 등장하는 생소한 (그러나 흥미로운) URL을 가진 웹사이트에 가보고, 조금 둘러본 후에야 '아, 이 사이트가 어떤 브랜드의 사이트구나'라고 알아채도록 하는 셈입니다.

 

동영상 위주 바이럴의 한계

그러나 이런 모든 방법은 결국 '바이럴 동영상은 노골적 광고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전제 위에서 만들어진 고육책들입니다. 그 밑에는 당연히 '노골적 광고처럼 보이는 동영상은 소비자의 반감을 산다'는 전제가 깔려 있구요.

재미있는 건 광고주들의 생각입니다. '이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들어 뿌린 동영상이라는게 알려지면 사람들은 반감을 가질거야'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identity를 콘텐츠 안에서 최대한 은밀한 방법으로 보여주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든 바이럴 마케팅 동영상인지 금방 알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곤 하죠. 이는 바이럴 동영상이 이제는 소비자에게 너무 익숙한 광고의 한 가지 형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런 환경의 변화는 바이럴 동영상이라는 형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처음보다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처음에 무엇 때문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바이럴 동영상의 한계는 피할 수 없는 결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는 광고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퍼뜨리는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대량 살포되는 대중매체 광고보다 개인적이고, 광고주보다 주변 소비자 (즉, 지인/친구) 가 퍼날라주는 콘텐츠가 훨씬 신뢰도가 높은데다가, 소비자 제작 동영상이라는 현상이 대중화되면서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라는 장이 열렸습니다. 기본적으로 TV 광고의 신뢰도 추락과 맥을 같이 하는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TV광고스럽지 않은 영상', 혹은 '영상의 화질은 깔끔해도 어딘가 편집이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영상'들이 바이럴 마케팅의 표현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었죠.)

그러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정말 그 정의처럼 '자발적인 소비자들이 대량으로 퍼뜨리는 마케팅'이 되려면 두 가지 환경적인 요건이 충족되었어야 합니다. 

첫째,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올리는 동영상, 그 중에서도 브랜드 관련 동영상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합니다. 동영상이라는 형태는 텍스트나 이미지에 비해 그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양적인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양질의 콘텐츠 (즉,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돌려볼만한 콘텐츠) 가 많이 나올 수 있고, 사람들이 동영상을 돌려보는 일 자체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워지고 빈도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링크 혹은 타인의 의견을 리트윗하는 빈도와 동영상을 공유하는 빈도를 비교해 보세요.) 빈도가 늘어나야 예전 '코카콜라 + 멘토스 = 분수'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도 나올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이 많아져야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덜 TV광고스럽게' 보일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동영상을 만들고 공유하기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미지나 텍스트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에 비해 동영상은 분명 용량이 크고, 따라서 보는데 시간이 걸리며, 모바일 기기로 소비하고자 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듭니다. 다른말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 것입니다. 동영상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보다 더 재미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이것을 만들기도 어렵고,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면 '공유'와 '전파'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이 두 가지 환경적 요인 중 어느것도 만족시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식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나 훌루에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들이 있다고는 해도 상당수는 TV나 영화 등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가져온 것이며, 그 중 순수하게 소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인기를 끌만한 것, 또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의 비율은 극히 작습니다. 

바이럴 마케팅 이후 크게 주목받고 있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면 위 두 가지 환경을 충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폭발적인 전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블로그 포스트, 140자 단문 메시지, 직접 찾은 링크 한 줄, 직접 찍어 올린 사진 한 장이 얼마나 널리, 빨리, 영향력 있게 퍼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동영상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아무나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동영상을 만들기란 더욱 쉽지 않구요. 이런 와중에 바이럴 동영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마케터들은 소셜화되지 못하고, 광고의 냄새가 짙게 밴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몇 명에 의해  전파되었는지보다 몇 명의 사람들이 조회했는지에 목을 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바이럴 동영상의 광고화를 가속화 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소비자가 만드는 동영상 품질의 발전 속도보다 마케터가 만드는 바이럴 동영상의 품질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 따라서 둘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쟁사의 바이럴 동영상보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광고주의 중압감, 경쟁업체보다 더 고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작업체들의 스트레스도 큰 몫을 합니다.)


진짜 바이럴 마케팅

진정한 바이럴 마케팅은 웹2.0 마케팅입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이죠. 배너 광고를 포함한 전통매체 중심의 광고 (즉, 노출 중심의 광고) 모델이 붕괴될 것임은 이미 충분히 예견되어 왔고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 모델 중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검색 광고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검색 광고는 그나마 '소비자의 의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브랜드 마케팅은 마케팅 메시지의 콘텐츠(혹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로 하여금 퍼뜨리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010년 현재 바이럴 마케팅의 백미는 동영상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소셜 콘텐츠에 존재합니다. 동영상이 바이럴 마케팅의 도구로서 더 인기를 얻으려면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은 물론, 소비자간 '공유'와 '전파'의 수준을 정말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조회수와 같이 전파의 결과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전파의 과정을 보여주는 측정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1. 바이럴 마케팅이 유료 매체를 쓰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바이럴 매체 역시 유료 매체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Youtube와 같이 무료로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고 그런 곳에 동영상을 올려두는 것만으로 바이럴 콘텐츠를 seeding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체계적 마케팅 집행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바이럴 마케팅도 일반 대중 매체 광고와 마찬가지로 올바른 매체를 분석, 선택한 후 매체 사용료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ecarus

전통적 미디어는 권위주의적이고 각 메시지당 임팩트가 강하지만, 그 권위는 정적(static)이고 응답하지 않는 위계적(hierarchical) 권위입니다.

반면 뉴미디어의 경우 탈권위주의적이고 상대적으로 평등하다는 특성이 있으며, 메시지의 총량이 전통적 미디어에 비해 큽니다. 이로 인해 각 메시지당 임팩트는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집합적 권위로 이를 충분히 상쇄합니다.

이같은 뉴미디어의 특성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같은 최근의 뉴미디어에만 적용되는 것이아닙니다. 금속활자 기술이 출현한 것부터 시작, 신문의 등장, 라디오, 공중파 TV, 케이블 TV 등 방송매체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뉴미디어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올드 미디어에 비해 위와 같은 특징을 나타내 왔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현재의 뉴미디어 역시 언젠가는 더욱 탈권위적인, 더욱 평등한, 더욱 집합적인 미디어에 뉴미디어의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집합적 권위는 전문가에 의한 일방향적 권위에 대비되는 의미로서,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인정되는 권위를 뜻합니다. 역동적이며, 쌍방향/참여형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수평적인 권위를 스스로 구축해 가며, 이같은 권위 구축 과정에 소비자의 확산 및 전파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집합적 권위는 단순히 다수결에 의해 확립된 권위, 혹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권위라는 '권위라는 결과물 (혹은 상태)'보다, 그러한 권위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 더 큰 중요성이 있습니다. 집합적 권위는 사람들의 지속적, 생산적 활동에 의해 촉발되는 권위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의견 교환과 교감, 집단지성에 의한 수정에 의해 스스로 발전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권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해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야후 등의 포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분석한다거나, 구글이나 위키피디어 같은 검색 혹은 레퍼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분석할 때, 그리고 SNS를 사용자를 분석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Google은 집합적인 intention, Digg이나 Reddit의 경우 crowd-sourced agenda set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lickr는 집합적인 이미지 정보이자 이미지의 status라고 할 수 있겠죠. Facebook과 Twitter는 집합적인 interest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다양한 현상들(phenomena) 안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그 권위는 누구에 의해 주어진 것일까요? 얼마나 영속성이 있을까요? 권위를 유지시키거나 허물어뜨리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너무 선문답스러운 포스팅인가요? 제가 결론을 다 내려버린다면 너무 일방향적인 것 같아서요. ^^



Posted by ecarus

(주: 이 글은 제가 예전에 썼던 'Interactive Marketing = Applause Marketing (1)(2)와 유사한 글입니다. 따로 읽으셔도 되지만 이어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위 그림은 제가 '소셜 미디어 마케팅, 사용 동기를 알아야 성공한다'는 주제로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즐겨 쓰던 슬라이드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의 콘텐츠 창출에 거의 100% 의지합니다. 그것이 그림이든 (Flickr), 140자 단문이든 (Twitter), Status Update이든 (Facebook) 말이죠. 어떤 형태의 콘텐츠이든, 사용자가 콘텐츠를 창출하고 업로드하는 데에는 Recognition과 Cause라는 두 가지 동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Cause'는 좌뇌에서 비롯된 동기이며, 사용자는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이성적 이유,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콘텐츠를 창출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거나, 나중에 자신이 스스로 사용하기 위하여 정보를 갈무리해두는 것이 여기에 해당하며, 따라서 콘텐츠의 창출 활동은 효용성(utility)이라는 동기로 설명되고, 창출된 콘텐츠 역시 '정보의 효용성'에 따라 평가됩니다.

반면 'Recognition'은 상대적으로 우뇌에 가까운 동기이며 감성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동기는 사용자 스스로의 자존감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콘텐츠 창출/업로드의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따라서 콘텐츠는 정보 자체가 갖는 효용성이나 생산성보다 '얼마나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줄 것인가', 혹은 '얼마나 나의 이름이 알려지는가 (reputation)'로 가치가 평가됩니다.

박수를 먹고 자라는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 할 때 사용자들이 많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은 경품이나 단기성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들의 일회성 콘텐츠를 사모으기도 하는데요, 이들은 중요한 한 가지 원칙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셜 미디어의 사용자/참여자에 지불해야 하는 보상은 경품이나 현금이 아니라 박수인정'이라는 원칙입니다.

그리고 제가 위에서 정리한 내용 중 Recognition이 바로 박수를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콘텐츠를 알아봐 주는 것, 좋아해 주는 것이 사용자들로부터 얻는 박수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사용자들은 박수를 먹고 산다'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이 동기는 사람들이 왜 블로그를 운영하는지, 왜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왜 싸이월드에 오늘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를 사진으로 올리는지 등을 설명하는데 유용합니다. (아울러 이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주: 위 구분은 얼핏 웹 콘텐츠를 나눌 때 'Information-oriented vs. Entertainment-oriented'의 두 가지로 나누는 구분과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Information vs. Entertainment'의 구분이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에 왜 접근, 사용하는가'라는 '활용'에 대한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Cause vs. Recognition'의 구분은 '사용자가 왜 콘텐츠를 만드는가'까지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대부분 Cause라는 동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내용이 Information 이든 Entertainment 든 소비자가 그것을 의도적으로 찾아 소비한 경우라면 이는 사용자가 갖고 있던 필요(needs)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Cause 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경우 Cause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동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Recognition인 것입니다.

Recognition이라는 동기는 대부분의 사용자에 있어 내재되어 있으나 외부로 발현되지 않는, 그러나 매우 강력한 동기입니다.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회자되었으면 좋겠다는 욕구, 내 포스트가 베스트로 뽑혀 조회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욕구, 인기 블로거가 되고 싶은 욕구 등은 모두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었으면 (recognize) 좋겠다는 욕구의 다른 모습들인 것입니다. 이같은 욕구를 보다 쉽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혹은 이러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고안해서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폭발적인 입소문은 반쯤을 확보해 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Recognition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교류)' 자체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데 핵심 동기가 아닙니다. 네트워킹은 소셜 미디어에 참여를 더 많이, 열심히, 자주 하게 하는 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참여(즉, 콘텐츠 창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로 하여금 참여하게 하는 동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 동기는 Cause와 Recognition입니다.

Recognition은 어떻게 생길까요?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자극적인 콘텐츠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기적, 즉흥적인 recognition을 장기적인 fame과 reputation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Credibility, Trust, Up-to-dateness 라는 세 가지 요소가 콘텐츠에 필요합니다. Credibility는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의미합니다. 정확한 사실을 다루고 있는지, 의도적인 거짓이나 관심을 끌기 위한 과장은 아닌지가 포인트입니다.

Trust는 콘텐츠보다 콘텐츠의 화자(話者)가 얼마나 신뢰를 구축한 사람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 내에서 긍정적인 소문이 나있는 사람이거나, 활동은 적었더라도 커뮤니티 구성원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이같은 Trust를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Trust가 없는 경우라면, 커뮤니티 내에서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점차적으로 쌓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Up-to-dateness는 얼마나 최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느냐에 대한 것으로, 얼마나 자주 참여하느냐와 직결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콘텐츠가 즉각적인 주목을 끌만큼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위의 3가지 요소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나가면 fame/reputation이 구축되는데, 이는 마치 브랜드의 확립 과정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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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8/2010 추가 ]

위 글을 쓰고 난 후 한참 지나서 좋은, 제 글과도 연관된 동영상을 한 편 봤습니다. 제목은 'Dan Pink on the surprising science of motivation', 2009년 TED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강연입니다. (소개해 주신 트위터의 @wwoo_ct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목적지향적인(goal-driven) 임무가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외적인 보상(당근과 채찍, 혹은 extrinsic motivator)이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효율에 대해 설명한 글입니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내적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입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마케터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벤트/경품/프로모션 마케팅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몸담았던 한 팀은 4년 전과 한치도 변함없는 '경품 마케팅' 접근으로 여전히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있더군요. 단지 웹사이트가 트위터로 바뀌었을 뿐.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한 이해나 고민이 한참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스스로 생각하려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공부를 안하니 앞으로도 변할 일은 없을 듯 해서 갑갑합니다..)


Posted by ecarus

박수 마케팅은 기업이 사용자로부터 박수를 받기 위한 마케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인정과 박수라는 인식 하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아울러 그 박수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해주는 것보다, 다른 사용자들이 내 소비자에게 쳐주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인식도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추구하는 '칭찬'과 '박수'는 사용자 자신의 자존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신뢰(trust)와 평판(reputation)이라는 두 요인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첫째, 어떤 링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칭찬을 들으려면 '나를 믿어, 너는 이 링크를 분명히 좋아할거야'라는 신뢰, 즉 '내가 추천하는 것은 네가 좋아할 것이다'라는 '공감'을 바탕으로 한 신뢰가 깔려 있어야 가능합니다.

둘째, 링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박수를 받으려면 '나는 이런 재미있는 (혹은 유용한) 리소스를 알고 있어. (넌 몰랐지?) 나에 대해, 혹은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나를 Follow해 (혹은 내 블로그를 구독해)' 라는 (때때로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에 기인한) 자존감/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아 이 사람은 나보다 많은걸 알고 있군'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죠.

칭찬과 박수를 얻기 위한 신뢰, 그리고 상호 신뢰를 쌓기 위한 사용자들의 노력이 현재 인터랙티브 환경, 인터랙티브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뢰는 아울러 '감사 (appreciation)'로 더 잘 획득될 수 있습니다. 감사를 얻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다른 사람을 소개하고, 공을 돌리고, 다른 사람의 콘텐츠에 링크를 걸어주며, 출처를 밝히는 것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일이지만, 잘 안지켜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

박수를 향한 열망과 이를 위한 신뢰는 바로 모든 사이트의 트래픽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Google의 검색 알고리듬의 핵심이 되기도 하는 요소입니다. (Reputation과 trust야말로 Google에게 가장 중요한 통화(currency)인 셈이죠.)

박수와 칭찬은 SNS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됩니다. 블로그에서 '인정' 혹은 '칭찬'을 받기 위한 노력은 댓글(코멘트) 혹은 트랙백으로 나타납니다. Twitter는 RT와 Follower의 수라고 할 수 있겠죠.



Posted by ecarus

오랜만에 Social Network에 대한 글 한 편 올립니다. Twitter에 대한 생각인데요, 이 편에서는 한국과 해외의 차이에 대해,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Twitter의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소견을 올리겠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지 않지만, Twitter는 분명 SNS 부문의 핫 트렌드죠. 이제는 Twitterverse라는 그림까지 등장했습니다.

(위 그림의 원본은 여기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우선,저도 Twitter를 사용하고 있지만, 광팬은 아니라는 점을 밝히고 넘어가야 할 듯 합니다. Twitter의 바람은 이제 가히 광풍이라고 할 만 합니다. Twitter의 팬들은 Twitter로 인해 수많은 서비스가 파생될 것이며 결국 완전히 새로운(?) ecosystem이 생성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아니지만 그 논리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편입니다. 조금 절충해서 Twitter로 인해 새로운 ecosystem의 등장이 촉진될 것이라고 보는 입장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아래 그림이 Twitter의 현황을 보여주는데 적합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Steve Rubel이 'The Future of Twitter'라는 제목으로 올린 사진인데 Twitter를 OS로서, 혹은 독립된 ecosystem으로서의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나타내는 'ecosystem으로서의 Twitter'는 향후의 제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그래서 저도 별달리 덧붙일 말이 없군요), 'OS로서의 Twitter'가 오히려 사람들이 열광하는 Twitter의 미래를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Twitter와 유사한 마이크로블로그는 이미 있었죠. 대표적인 것이 Me2day인데, Me2day가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 반해 Twitter가 주목을 받고있는 이유에 대해서 딱부러지게 설명한 내용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Jinurock님은 Me2day의 침체에 대해 '이미 싸이월드와 같은 화려한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SNS에 네티즌들이 익숙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일견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Twitter에 대한 관심은 설명하기 어렵죠.) 

저는 Me2day와 Twitter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국과 서구 (대표적으로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의 차이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히 몇 가지만 나열해 보더라도:

1. 사용자층과 Needs

한국은 여전히 10대~30대가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합니다. 인터넷의 사용자층은 40-50대, 그 이상까지도 확대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는 생산되는 콘텐츠의 다수가 10-39 세대에 의해 주도되지요. 반면 미국은 많은 콘텐츠가 그 이상의 연령층으로부터 유입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comScore)에 따르면, Twitter의 최근 트래픽 폭증(1년전 대비 전세계 700% 증가, 미국은 1000% 증가)은 25-54세 집단, 그중에서도 특히 45-54세 집단에 의해 주도되었다고 합니다. (참고: Twitter Traffic Explodes...And Not Being Driven by the Usual Suspects!) 이 집단은 상대적으로 봤을 때 엔터테인먼트보다는 업무/학습용으로 인터넷을 쓰는 것이 익숙한 집단입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구요. 따라서 Twitter와 같은 단문서비스는 이들의 사용 행태와 (콘텐츠 '생성'보다 '공유'에 초점을 맞춘) 매체 사용 니즈에 상당히 부합하고 있지요.


반면 한국의 주요 소비층은 싸이월드와 같은 '자기 표현적', '멀티미디어성'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는데다가, 휴대전화의 사용 역시 오락적 목적이 강하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게임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비업무성 목적의 통화 비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2.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댓글문화를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를 따라올 나라는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실 Twitter나 Me2day는 대박을 거둬야겠지만, 그렇지 못한 이유는 '댓글의 속성'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이는 댓글은 대부분 주어진 콘텐츠에 대한, 그야말로 '댓'글입니다. 주어진 콘텐츠가 기사든, 다른 사람의 댓글이든, 뭔가 input이 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으로 달리는 글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Twitter같이 '내 생각을 먼저 달아야 하는' 단문 블로그는 다소 국내 사용자의 취향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Twitter에서도 다른 사람의 글에 댓글을 달 수는 있지만 마이크로블로그의 기본 지향점은 '내가 먼저 쓰는 나의 콘텐츠'이니까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만일 나의 콘텐츠를 먼저 올리고자 한다면, 아직까지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단문 서비스보다는 나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일반 블로그나 미니홈피형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로 보여집니다.

 

3. 커뮤니케이션과 네트워킹의 성향

Twitter도 마찬가지이지만 Facebook을 비롯한 해외 SNS는 '내 지인을 통한 타인과의 연결'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일촌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는 있었지만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그 정도는 사실 미미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우리나라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친구를 만들고, 어울려 만나고 술마시는거죠.^^ 반면 외국의 네트워킹은 지인을 통해 또다른 사람을 알게 되고, 그 네트워크는 대체로 '공통의 주제나 관심사'를 위주로 연결됩니다. 이는 서구와 우리나라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집단주의적 성향 간 차이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주: 저는 절대 어느 한 쪽이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양 문화간 차이를 설명할 뿐이죠.) 따라서 지인을 통해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새로 알게 된 사람과의 교류 방식은 양 문화간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인맥'에 편입시키고 오프라인에서의 관계로까지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서구에서의 네트워킹은 상대적으로 느슨하죠. 오프라인에서 만나거나 개인적 친밀도를 높이는 것은 흔하지 않습니다.

Twitter는 사실 '인맥'을 넓히는 식의 한국적 커뮤니케이션 성향에는 딱 들어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특정한 관심사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항상 취합하는 용도로 적합하기 때문에, 서구화된 네크워킹에 잘 부합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많은 분들이 Twitter를 쓰고 계시고, 서로 교류를 하고 계시는데, 현재의 사용자층은 대부분 기존의 블로거들입니다. 즉, 블로깅에 익숙한, 타인과의 콘텐츠 교류를 통한 공유와특정 주제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한 분들이 대부분이라는 의미입니다.

 

4. 모바일 환경

이건 다소 과장된 논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미국은 SMS (휴대전화 단문 문자 메시지 서비스) 사용료가 꽤 비싼 경우가 많았죠. 지금이야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의 공짜로 문자를 주고받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는 문자를 보내거나 심지어는 받을 때조차 우리나라보다 많은 돈을 내야 했었습니다. Twitter에서 보여지는 많은 @메시지들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은 이런 SMS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어쩌면 Twitter의 인기에 이같은 모바일 환경이 한몫 하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 ^^

 

이 외에도 여러가지 문화적, 환경의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위에서 설명한 내용만으로도 우리나라와 서구에서의 Twitter의 발전 방향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두 가지 그림 -- Twitterverse와 Ecosystem:OS -- 역시 우리나라에서라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려질 수 있다는 말이죠. (사실 이 글 시리즈는 그 두 가지 그림으로부터 쓰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차용, 발전될 것이다'라고 단정을 내리기는 아직 이릅니다. 위에서 이유로 든 사용자 연령층, 댓글의 특성, 커뮤니케이션 성향은 분명 우리나라 환경에 존재하는 특성이지만, Twitter가 이를 어떻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즉, 우리나라 사용자들이 기존의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Twitter를 어떻게 꼬아서(?) 활용하게 될지에 따라 미래는 크게 달라질테니까요.  

일단 이 편에서는 우리나라와 서구의 차이에 대해 짚어보고 싶었구요, 본편인 다음 포스트에서는 그 그림들이 과연 타당한지, Twitter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