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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1 가상현실(VR) - 그 가능성
Unrealities2009. 5. 11. 02:59

Second Life, There, Frenzoo, VSide, Gaia, 그리고, 망한, 구글이 포기한 Lively (2008.12) 까지 다양한 가상현실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MMORPG도 가상현실의 한 종류로 볼 수 있겠죠. 

Comparison of Virtual Environments
Virtual
World
OS Cost per month Target user & style Edit
avatars?
Build or design content? Script content? Own land or sell items? Education
ready?
Comm. Events?
Active Worlds
PC & Linux Free / $6.95 General; Exploration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No selling
Can code Checkmark
Barbie Girls PC Free Young girls; Fashion, social Checkmark Checkmark No Neither No Checkmark
Club Penguin PC & Mac Free / $5.95 Kids; Games and Activities Checkmark No No Neither No Checkmark
Forterra Systems PC Contract Training, E-Learning, Serious Games Checkmark Can code Checkmark Checkmark Can code Can code
Gaia Online PC & Mac Free Social; Top-down overview, sprites Checkmark No No Sorta No Checkmark
Habbo Hotel PC & Mac Free Teens; Social Checkmark Checkmark No Neither No Checkmark
Kaneva PC & Mac Free Teens; Social Checkmark Checkmark No Sorta No Checkmark
Neopets PC & Mac Free / $7.95 Kids and teens; Mini-games, social Checkmark No No Checkmark
Checkmark
No Checkmark
Teen Second Life PC & Mac Free / $9.95 Teens only; 3D, Creation, social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an code Checkmark
Second Life PC & Mac Free / $9.95 18+ only; 3D, Creation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heckmark
Can code Checkmark
The Sims Online PC $9.95/mo. General; Social; 3D Checkmark Checkmark No Checkmark
No selling
No Checkmark
There PC Free / $9.95 General; Social Checkmark Checkmark Limited Checkmark
Checkmark
No Checkmark
Webkins PC Free Social Checkmark No No Neither No Checkmark
Whyville PC & Mac Free Kids and teens; 2D sprites; Educational Checkmark Checkmark No Neither Checkmark Checkmark
Zwinktopia
PC & Mac Free Teens; Social Checkmark No No Neither No Checkmark

(출처: Virtual Environment Info)

저는 VR이 게임을 위한 3D UI 이상의, 더 큰 것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면에서 요즘은 아래와 같은 것들로 고민을 하고 있지요. (답은 제가 갖고 있지 않은 내용들입니다. 누군가 답이나, 의견을 주시면 좋겠는데요.)

1. VR은 (어느 정도의) 현실을 반영해야 하는가? 

VR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할 수도 있고 완전히 다른 세상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의 VR은 대부분 후자에 가깝죠. 사용자의 ID가 사용자의 identity를 반영하고,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구분이 현실세계의 원칙을 어느정도 반영한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거의 모든 VR은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을 창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현재의 VR 환경은 대부분 '현실과 유사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선에서 그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 '가상 현실', 혹은 '유사 현실'에서 사용자는 '또다른 내'가 되어 다른 사람들과 교류, 상호작용을 하는 것인데요, 여기서 '현실세계의 나'와 '가상 현실 내의 또다른 나'는 얼마나 유사해야 할까요? (예를 들어, 사람들의 아바타/캐릭터는 얼마나 스스로를 가깝게 반영하고 있을까요?) 행동과 성격을 볼 때 사람들은 얼마나 유사하거나 상이할까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용자들은 현실에서의 자신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를 하듯, 가상 현실의 자신에게도 그같은 투자를 하려 할까요? (게임 아이템 구매와 별개의 '투자' 말입니다.)

실제 모습과 아바타를 흡사하게 한 예입니다. (출처)

VR은 그것이 아무리 현실과 가깝게 보일지언정 결국은 '가상'입니다. 그러나 이 '가상'을 '실제'처럼 여기도록 하는 데에는 아래의 몇 가지 기준이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사람들이 스스로의 아바타를 만들 때 본인의 얼굴을 그대로 드러낼 것인지, 본인의 얼굴을 쓰되 포토샵으로 보정을 할지, 아니면 아예 본인이 아닌 다른 연예인의 사진으로 자신을 나타낼지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1) 사용자들이 VR의 환경을 얼마나 진짜처럼 '여기고 있는가.'  (주: 이는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 자신도 모르게 진짜처럼 느낀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진짜처럼 여기는 정도를 의미합니다.)
    (2) 위 #1과 관련, VR이 나와 얼마나 상관있다고 느껴지는가, 관여도가 얼마나 높은가.
    (3) 위 #1과 관련, 이 VR은 나의 실생활(나의 personal network 포함)을 얼마나
         replicate하고 있으며, 이 공간은 나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하는가. 
    (4) 사용자들이 VR에서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즉, VR을 벗어나지 않고
         얼마나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가.

이 외에도 여러가지 기준들이 더 있겠죠. 앞으로 차차 공부해야 할 주제입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Second Life, Gaia Online, There, Lively)

 

2. 가상현실의 장단점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는 어쨌든 무언가 재화를 생산해내야 하고, 그것을 결국은 오프라인에서 소비해야 합니다. (온라인에서 내 아바타가 물을 마신다고 해서 나의 갈증이 정말로 해소되는건 아니니까요.) 이렇게 어쩔 수 없는 생체적 욕구를 제외하고, 다른 부분들에 있어 온라인에서의 행동/활동이 오프라인에서의 생존에 도움을 준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현재도 이미 프로게이머나 슈퍼블로거 등 일부의 사람들은 온라인에서의 활동으로 오프라인에서의 생활비를 벌고 있기도 합니다만, 이런 일이 일반인들에게도 지금보다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어떨까요?

쉽게 말해서, 온라인 및 VR에서 내가 하는 일들이 내가 사는데 실제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VR은 현실세계보다 더 매력적인 여러가지 요소(예: 많은 친구들, 사람들의 주목, 멋진 집)들로 들어찬 곳이라고 해보죠. 최소한 개념상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VR을 '재미' 이상의 이유로 찾고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즉, "온라인에서 뭔가를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주체가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실제 현실과 가상 현실 간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질 수 있는" 셈이죠. 

단점이라면 온라인에서는 나의 모든 욕구가 충족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생존을 위한 신체적 욕구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물론, VR에서 느끼는 혜택이 실생활에서의 그것과 100% 똑같지는 않다는 근본적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VR에서 내가 아무리 큰 집을 갖고 있어도 현실세계에서의 큰 집이 주는 것 만큼의 효용성을 모두 느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결국, 현 단계에서는 VR활동은 그 자체만으로는 실생활과 같은 효용성을 제공할 수 없으며, 어느 정도의 오프라인 활동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가상현실로의 '도피'

위에서 말한 한계가 어느정도만 해결되더라도 VR은 굉장히 멋진 도피처(혹은 탈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에 몰두하는 이른바 '폐인'들을 보면 그들이 의/식/주/수면 등 생존에 필요한 조건만 충족된다면 평생 게임 속에 묻혀 살지 않을까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마치 영화 Matrix에서의 고치 인간들처럼 말이죠.) 

마치 어두운 면을 부각시켜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 좋은 면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도피'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관점의 차이죠. 만일 어떤 사람이 오타쿠적인 성격으로 인해 현실에서는 학교나 직장에서 거의 왕따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해보죠. 이 사람은 '이미 약속된 사회 환경/조직 문화라는 틀'에 맞지 않기 때문에 현실 세계에서는 지금의 위치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러나 VR에서는 이 사람의 특기가 엄청난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의 관심 분야에 대해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오프라인 현실 세계에서는 만나기 힘들지만, VR에서는 얼마든지 그런 사람들이 쉽게 모일 수 있고, 이들이 모여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쉬워지니까요. 

게다가 영화 Minority Report에서처럼 VR에서는 내가 돌아다니는 곳 어디든 시스템이 나를 알아보고 나에게 인사를 건네주기도, 나에게 맞는 상품을 제안해 주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아직 구현되기 어려운 시스템이지만, VR에서는 가능합니다. 진정한 telepresence가 구현되는 셈이죠. (물론 이런 방식에 대해서는 Big Brother니, Matrix니 하는 비판이 있습니다만, 개인 정보를 보호한다는 전제만 충족되면 언제든 가능한 방식입니다. 사실 지금 현재도 개인 정보가 충분히 보호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는데, 위의 방식이 현재보다 개인정보 보호에 취약하다고만 볼 수 있는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시스템이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를 알고 있을 때 사용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불가능한 즉각적이고 광범위한 정보의 향유, 텔레포테이션, 그리고 아마 어느 정도의 시간 여행까지도 VR에서는 가능하니까요. (주: 중요하게 밝히고 넘어갈 점은, 저는 이 글에서 국가나 정부와 같은 통제 기구가 개인의 정보를 보유/통제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단지 개인이 공개하기를 동의한 위치(whereabout)와 의지(intention)정보가 개인의 정체성 정보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에 의해 사용자 편의를 위해 활용되는 것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3. VR의 실제 현실화 - 근접하게 하기

Maslow의 Hierarchy of Needs를 놓고 볼 때 VR에서 충족될 수 없는 욕구에는 대체로 하위단계의 (생리적/Physiological, 안전/Safety) 욕구들이 해당되는 반면, 3, 4, 5단계의 사회적, 자기존중, 자아실현 욕구는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들임을 볼 수 있습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최소한 개념만을 놓고 볼 때 VR은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모든 이론적 배경을 갖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VR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VR이 현실을 지금보다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긐처럼 '주어진 플랫폼에서 주어진 행동을 하도록 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마치 현실세계에서처럼 사용자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재화의 생산 포함) 최대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실생활적 가능성이든, 오락적 가능성이든, 더 나아가공상과학적 가능성이든 말이죠.

아울러 플랫폼을 정말 '사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현실로 키워나갈 수 있도록' 세심한 UI의 기획과 디자인이 중요할 것입니다. 몇 년에 한 번씩 UI가 바귄다면 그건 현실 세계로부터 VR을 점점 떨어뜨리는, 다시 말해 affordance를 약화시키는 일이 될테니까요.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