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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7 애마 떠나보내기 - R171 SLK350
Scribbles2009. 4. 27. 03:09

3년 반 전에 산 차를 이번에 팔기로 결심했습니다. 살 때부터 애착이 무척 많았던 차였는데, 막상 떠나보내게 되니 마음이 좀 짠하네요.^^ 

2005년 12월말에 산 차입니다. 스포츠카인데다가 컨버터블이라 연말에 많이 거래되는 종류가 아닌데, 그 땐 너무 갖고 싶은 마음에 '질러버렸던' 차입니다.^^ 그리고 3년 반이 흘렀는데 2만 8천킬로를 조금 넘게 뛰었으니 연 평균 8천킬로 정도 탄 셈입니다. 그나마 인천공항 왔다갔다 하느라고 이만큼 주행거리가 쌓인거고, 실제는 실내주차장에 세워두다시피 했었죠. (그리고는 주유는 꼭 고급유만 고집했었구요.) 

2001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미국에서 고속도로를 자주 탔었습니다. Chevy Camaro를 그 때 탔었는데, 3800cc짜리였으니 힘은 꽤 있는 차였죠. (사진은 제 차는 아니고, 복사한 그림입니다. 제 차는 금색에 가까운 은색이었는데

, 사진과 같은 T-top이었었죠.) Camaro는 전형적인 GM차답게 묵직하면서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하게 치고나가는 느낌의 차였습니다.. 당시 고속도로에서 BMW Z3와 잠깐 레이스를 펼친 적이 있었는데, 시속150마일(시속240킬로미터)정도까지 속도를 올리니 힘이 부치는게 느껴지더군요. 시속160마일쯤 되니 더 이상은 속도가 안올라가고, Z3의 꽁무니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제가 더이상 못따라오는걸 보던 Z3가 저를 버리고 순간적으로 내빼는 걸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 (차에서 정말 전기모터같은 '윙~~' 소리가 나더군요.) 그 날 이후로 작고 빠른 차에 대한 애착이 생겼었죠. 그리곤 4-5년이 지나 서울에서 SLK를 사게 됐습니다. 미국 내 구매가에 비하면 거의 배에 가까운 거금을 들였지만, 오랫동안 갖고있던 '작고 빠른 차', 게다가 하드탑이라는 점 때문에 질러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

SLK는 운전하는 맛과 쿠페같은 점잖음(?)을 동시에 선사하는 차입니다. Z4나 911처럼 정지상태에서 밟자마자 확 뛰어나가는 느낌은 부족합니다만 (이런 느낌은 옛날 이클립스가 아주 죽여줬죠^^), 이미 한참 속도를 내고 있을 때 내 의지에 따라 튀어나가는 느낌과 엔진음은 다른 차에서는 느끼기 힘듭니다. (언젠가 돈이 감당못할 정도로 쌓인다면 갖고 싶은 차로 SLR을 꼽게 될 정도로 말이죠.

아쉬운 건, 이 차를 갖고 동해안을 따라가는 여행을 꼭 한 번은 하고 싶었었는데 결국은 못했다는 겁니다. 팔리기 전에 서울 근교라도 한 번 다녀와야 마음이 덜 섭섭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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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