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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7 10대는 위치기반 서비스에 관심이 없다? (2)

며칠 전 ZDNet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났습니다. 중요한 건 아니라 쉽게 지나칠 법한 기사였는데, '10대들은 페이스북 플레이스와 포스퀘어(와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에 관심이 별로 없다'는 내용이었죠. (원문: Most teenagers don’t care about Facebook Places, Foursquare)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1~18세 사이의 영국 청소년들은 Facebook Places, Foursquare, Gowalla, SCVNGR 등의 유력 위치기반 서비스(LBS)에 대해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심지어 LBS에 대해 들어봤다는 청소년 중 67%는 사용해 본 적이 없고, 58%의 청소년은 LBS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같은 무관심은 여자 청소년에게 더 두드러져서 남자 청소년의 60%가 LBS를 사용해본 적이 없다고 답한 반면 여자 청소년들의 비사용 응답 비율은 76%에 달했다. 청소년들의 45%는 이같은 LBS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의 인지도 면에서는 Facebook Places가 Fousquare를 44% : 27%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에서는 위의 이유에 대해 간략히 분석하고 있는데, 낮은 이용률의 원인으로 재미 요소의 부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LBS를 사용하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갔었는지'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는 청소년들이 그다지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죠. Facebook Places가 영국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 사람들은 '게임 요소의 부족'이 장애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었는데, 사실은 게임 요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LBS를 사용하는 것 자체, 위치를 공유하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큰 흥미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면 청소년들이 성인에 비해 LBS를 덜 재미있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역시 자명합니다.
LBS의 가장 큰 가치와 미덕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내가 어디어디를 가봤는지', '내가 누구와 있는지' 등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기록의 목적으로 LBS를 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LBS가 대중화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공유'와 '뻐김'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나 10대의 삶은 이같은 LBS의 가치가 극대화되기에는 어딘가 부족합니다.
10대는 선명한 또래 집단 (Reference Group)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집단의 폭은 (성인에 비해) 좁습니다. 따라서 이들은 매우 수평적이고 개방적이며 활동적인  집단 내 활동을 나타냅니다. 많지 않은 학교 친구들과 매일 만나고, 매일 똑같은(?) 주제로 수다를 떨며 놀러다니고, 그 집단 바깥의 사람들과는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입니다.
 
이들에게 있어 집단 내 교류는 매우 중요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친한 친구들끼리 어제 어디에 갔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LBS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문제는 이들의 위치 정보, 매일매일의 궤적은 성인에 비해 크게 제한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즉, 친구들끼리는 굳이 LBS같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는데, 굳이 LBS를 사용하면서까지 내가 모르는 '집단 외' 사람들에게 위치 정보를 알린다는 점은 부담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안봐도 뻔한' 나와 친구의 위치 정보를 봄으로써 내가 받을 수 있는 인사이트 역시 거의 없을 겁니다.
 
10대의 삶은 집단 내에서는 매우 다이내믹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집단 외로 공유하는 것에 대해서는 방어적일 수 있으며, 10대의 삶은 성인의 삶에 비해 다채로움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삶은 현재 지향적임과 동시에 미래지향적, 앞으로의 뭔가를 준비하는 삶의 성격이 강합니다. 즉, 위치정보와 같은 나의 매일매일을 '기록 (logging)'하고자 하는 필요와 그에 대한 흥미 역시 성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죠. 이들의 관심은 (굳이 대비시키자면) '내가 어제 무엇을 했다'는 것보다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쪽에 치우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성인의 삶은 10대와는 반대죠. 준거 집단이 있긴 하지만, 그 밖의 지인들도 많고, LBS와 같은 도구를 이용해서 나에 대한 무언가를 나눌 수 있는 대상 역시 많습니다. 나에 대해 궁금해 할 사람도 많고, 내가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내가 자랑하고 싶은 사람, 경쟁심을 느낄만한 사람들도 많죠. 게다가 내가 요 몇 주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를 기록하면서 돌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등, LBS를 사용할만한 이유는 많습니다. 물론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나의 위치 정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려도 되지만 그런 우려는 본인 스스로 공유 대상을 조절하거나, 공유하고 싶은 (자랑하고 싶은) 위치 정보만 공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는 영국의 10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같은 특징은 아마도 (10대에게 공부를 시키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비슷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들에게 LBS를 사용하도록 하려면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위치 정보의 공유가 재미있음을 인식시키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보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이 속한 집단 내 친구들끼리 위치를 공유하는 것에 대한 '숨겨진 가치'를 만들어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 위치의 공유가 단순히 '위치 정보'에만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키거나 (즉, 위치에는 위치 이상의 숨겨진 정보나 맥락이 있음을 인식시키거나),
  • 여행이나 야외 수업 등, 일상적인 장소를 벗어날 경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도구라는 상황적 관여도를 증가시키거나,
  • 혹은 체크인의 대상을 위치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좀 더 다양한 사물이나 현상으로 넓힘으로써 일단 '체크인'이라는 행동 자체를 익숙하도록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GetGlueMiso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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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