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ibbles2012. 10. 15. 16:51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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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 윤태호
연재요일: 화/금
"자신의 삶을 승리하기 위해 한 수 한 수 돌을 잇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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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미생'을 즐겨보는데 많은 분들이 얘기하듯 저도 이 웹툰은 '직장인이라면 꼭 봐야 하는, 직장이 아니더라도 조직에 들어있는 사람들은 꼭 봐야 하는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고서를 위한 '문장 줄이기'를 다룬 57, 58, 59회는 굉장하죠. 앞뒤 줄거리 안봐도 되니 안보신 분들은 꼭 보시길.) 그런데 이 작품의 윤태호 작가가 인터뷰를 한 기사를 한 달이나 지나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윤태호 작가 “회사원들이 힘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기사 하단쯤에 기자가 작가에게 '창작자로서의 힘'에 대해 물어봅니다. 아래는 윤 작가의 대답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를 잘 쓰는 것도 그림 잘 그리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대학이 가르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결국 교양일 겁니다.
 
철학이 됐건 뭐가 됐건. 애들 보면 스토리 잘 쓰는 기법 같은 거에 집착하는데 그게 진짜 쓰레기죠. 그건 결과론적으로 나중에 보니 이런 질서가 있더라는 겁니다. 가령 사막에서 언덕을 피하다보니 꼬불꼬불한 길이 났는데, 그게 꼬불꼬불하게 가려고 해서 나온 길은 아니지 않나요.
 
그래서 저는 캐릭터 이야기만 합니다. 주인공을 꼭 벼랑 끝에 세워야 갈등이 커지는 게 아닙니다. 이 사람 성격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면 그게 아무리 사소해도 위기고 갈등이죠.
 
입체적으로 그 인물을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갈등을 만들 수 있구요. 그 안에서 인물에 대한 무릎을 탁 칠만한 통찰이 나올 수 있는 거죠."
 

 

이 말을 읽으며 마케팅 전략 제안서를 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말을 살짝 바꿔봤습니다.
 

전략 제안서를 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잘 쓰는 것도 PPT를 잘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지. 사람들 보면 기획서 잘 쓰는 기법 같은 거에 집착하는데 그건 진짜 쓰레기죠. 
 
잘 된 기획서나 전략 제안서를 보면 특정한 질서가 있는데, 그건 결과론적으로 나중에 보니 발견되는 질서일 뿐 '공식'이나 '원칙'이 될 수 없습니다. 가령 사막에서 언덕을 피하다보니 꼬불꼬불한 길이 났는데, 그게 처음부터 꼬불꼬불하게 가려고 해서 나온 길은 아닌 것이고, 더우기 다른 사막이나 다른 곳에 갈 때 그대로 적용되는 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브랜드의 이야기와 브랜드가 처한 상황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평소 익혀 알고 있던 경험과 지식을 상황에 녹여 해답의 단초를 찾아내는 거죠. 

입체적으로 그 브랜드와 상황을 얼마나 잘 관찰하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 안에서 무릎을 탁 칠만한 통찰이 나올 수 있습니다."
 

 
 
비슷한가요? 


Posted by eca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