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2009.07.08 18:02

어제 미디어법 개정에 대한 글 2부를 쓰고 난 후 보니 흥미로운 미디어법 관련 기사가 두 건 올라왔네요.

먼저,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미디어법효과 일자리 2만개 창출 왜곡" 이라고 주장한 내용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하 KISDI)가 제시한 GDP 수치의 왜곡으로 2만개 일자리가 생긴다는 한나라당의 논리가 허구라는 이야기입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방통위와 KISDI는 미디어법을 개정해서 대기업, 신문사, 해외자본에 의한 방송사의 경영을 허용할 경우 2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치는 2006년 우리나라 GDP를 기준으로 산출된 것입니다. GDP가 무슨 상관이냐고 갸우뚱 하실 수도 있지만, 이 수치는 우리나라에서 방송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하는데 쓰이는 쟁점 수치입니다. 즉, GDP 대비 방송시장이 크냐 작냐에 따라 앞으로 더 성장할 여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짚어볼 수 있고, 성장할 여지가 많다면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지겠죠. 아래를 보시죠.

방통위와 KISDI, 한나라당은 2006년 1인당 GDP가 2만6천달러(총 1조2천948억달러)로 설명하면서, 아래와 같이 2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1) 위 수치에 따르면 GDP 대비 우리나라의 방송시장 비율은 0.68%에
      그침.

(2) 이는 선진국 평균 0.75%에 크게 못 미치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방송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음.

(3) 미디어 소유 규제를 완화하면 방송 시장의 GDP 대비 비중은
     선진국 수준인 0.75%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됨.

(4) 이 때 2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추정됨.
     (사실 이 2만개라는 추정도 논리가 취약합니다만, 이건 별도의 
      문제이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올려보도록 하지요.)


그러나 방통위와 KISDI가 사용한 2006년 1인당 GDP 2만 6천달러는 "정체불명의 자료"라는 것이 변 의원을 비롯한 많은 사람의 주장입니다. 한국은행, 세계은행, IMF 등 대부분의 공신력 있는 기관들은 2006년 대한민국의 1인당 GDP를 1만 8천달러라고 발표했다는 거죠.

1만 8천달러라는 비교적 공신력 있는 수치를 대입할 경우, 우리나라의 GDP 대비 방송시장 비율은 0.98%에 달하게 됩니다. 즉 0.75%라는 선진국 수준을 크게 상회할 뿐만 아니라, '시장 포화상태에 가까운 상태(전국언론노동조합)'가 되는 셈입니다.

언론노조는 "이런 상태에서 방송 소유 규제를 완화하면 생산 유발효과나 취업 유발 효과가 나타나기보다 과당 경쟁으로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마이너스 효과인지 분명히 나와있지는 않습니다만, 과당 경쟁으로 인한 시장 환경 악화는 예상할 수 있겠죠. 굳이 예전의 신문 구독 유치 과열로 인한 폐해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경쟁의 당사자가 신문사, 방송사, 대기업이라면 이전투구에 가까운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KISDI는 이 '정체 불명의 수치'에 대한 논란에 '자신들이 인용한 국제기구 ITU의 유료 데이터 통계가 ITU 홈페이지 통계와 달라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은 대외적으로 알려진 수치와 다른 수치를 사용했음을 인정한 셈이 됐습니다. 자신들이 사용했다는 유료 데이터의 실체에 대해서는 'ITU의 유상판매 통계DB 캡처'라는 스크린 캡처 한 장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KISDI는 여기에 더해 해당 수치가 방송위원회가 발간하는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에 기초한 것이라고 해명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국내 방송플랫폼 시장의 명목 GDP대비 비율 추이' 중 아래쪽 도표 참조) 그러나 여기에서 등장하는 명목 GDP가 ITU의 '유료 데이터'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한국은행, 세계은행, IMF 등에서 발표한 GDP 수치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고 있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출처 없는 정체 불명의 수치'라는 비난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고의로 방송시장의 비율을 낮추려고 했다는 심증이 들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죠.

게다가, 자신들이 사용한 수치가 ITU의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수치보다 왜 훨씬 부풀려진 수치인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발표한 통계와 유료로 판매하는 통계가 다르다는 것은 상식 밖입니다. 유료로 제공되는 수치를 홈페이지에서 일반에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 수치가 다르다면 거기에는 원인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원인은 의외로 쉽게 풀렸습니다. KISDI가 아니라 (KISDI가 고소하겠다던) MBC에 의해서 말이죠. MBC 보도에 따르면 ITU가 이번 건이 쟁점화 된 이후 KISDI가 인용한 GDP가 부정확한 수치임을 인정한다고 답을 했다는 점입니다. (기사 참조) ITU의 유료 데이터에서는 평균 환율이 약 20년 전 수준으로 잘못 입력되어있었다고 하는군요. 수많은 박사 연구원들이 있는 KISDI에서 이걸 모르고 썼다고 보기는 힘들겁니다. (그러면 아마도 연구원들이 KISDI를 상대로 명예훼손 고소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어쨌든 언론노조의 비판처럼, "ITU 홈페이지의 수치도 애써 외면한 채 유독 부풀려진 GDP 수치를 인용하여 우리나라의 GDP 대비 방송시장 규모를 축소시켰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KISDI는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MBC 언론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그보다는 사실을 먼저 밝히는게 우선일 듯 한데 말이죠.

한 가지 궁금한 점 -- ITU는 국제전기통신연합 (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입니다. GDP 수치를 왜 이곳에서 구해야 하는 걸까요? 저도 나름 신문방송을 전공한 사람이지만, ITU는 GDP를 구할 때 들어가보는 곳이 아닙니다. ITU가 뭐하는 곳인지는 여기에서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네요. KISDI와 방통위는 왜 한국은행, 세계은행, IMF 등의 수치를 쓰지 않은 걸까요? KISDI가 선호한 ITU의 수치는 왜 한국은행, 세계은행, IMF 등의 수치와 다른 걸까요? (이건 위 MBC 보도에서 설명된 셈이겠군요.) KISDI는 GDP 수치를 얻을 때 가장 먼저 찾아볼만한 한국은행, 세계은행, IMF 등의 수치를 본 후 "그래도 ITU 수치를 쓰자"고 결정했던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왜 그랬을까요? 방송시장이 아직 성장 여력이 많디는 결론을 미리 내놓고 있었기 때문일까요?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 공상입니다.)

 
 

그리고, 두번째 기사. "한나라당 '미디어법 13일 처리' 최후통첩"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한나라당 국회 문방위 간사이자 우리 시대의 파워우먼이신 나경원 의원께서는 어제(7일) 오전 민주당과의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미디어 관련법을 13일 본인 소관 상임위인 문방위에서 처리하겠다고 통보하셨다고 합니다.

 

나경원 의원의 개인 스토리를 듣고 한때는 (개인적으로) 나의원의 감성적 팬이었습니다만,
  우리나라의 정당정치에서 그런건 다 무용지물이라는...
똑똑하신 분이니, 지금이라도 용감하게 진실의 편에 서시는게
진정한 파워우먼으로 사랑받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 이 최후통첩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어지네요. 지난 2월달에 처리하려다가 육탄전이 벌어져서 안했고, 그래서 6월까지 장장 100일 동안이나 협의하고 국민의견 수렴할 시간을 줬는데 그게 안됐고, 시한인 6월이 다가왔으니 이제는 무조건 직권 처리하겠다는 셈입니다. 

이런거죠. 자동차가 고장나서 수리를 맡기고 일방적으로 하루동안의 말미를 줬습니다. 다음날 찾아간 센터에서는 고장 원인을 찾는데만도 하루는 부족했다면서 수리가 안됐다고 하는데, 차주는 시간이 없으니 가겠다면서 차를 몰고 가버리는 상황..?

100일간 공청회는 겉돌거나 무산되고 (관련기사 참조), 여론을 수렴할 기회는 커녕 미디어법 개정안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되지 않은 기간이었습니다. 물론 나경원 의원이 보기에는 이런 법안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은 굳이 필요치 않다고 느꼈을 수도 있지요. 미디어법같은 (복잡한) 법안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걸 보면 말입니다.

100일간 민주당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 민주당의 직무유기입니다. 이렇게 막판에 와서야 시끌시끌하게 만든 것은 잘못입니다. 어쨌든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수적 절대 우위에 있는데다가, 이번 건은 공론화 없이, 최대한 조용하게, 그리고 빠르게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었을테니 100일간 굳이 공청회나 청문회에 적극적일 이유가 없었죠. 그리고 이번 통계 조작 논란, 그리고 13일 최후 통첩 역시 똑같은 맥락입니다. 

어떤 근거로 미디어법을 개정하는 것이 좋다는 것인지 근거도 확실치 않아졌고, 이게 왜 개정되어야 하는지, 뭐가 좋고 나쁜지에 대한 여론 수렴도 안돼있습니다. (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하구요.)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자신들의 의지대로 밀어붙이려고 하고, 그것이 대의 민주주의라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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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후 다른 분들의 글들이 보여 몇 군데 찾아다니면서 읽어봤는데, 통쾌한 내용들이 많더군요. 우선 몇 개 소개해 드립니다. 꼭 읽어보세요~!!

  • "패배의 KISDI, 무너진 H당 미디어법 근거" -- ITU의 유료 보고서를 두둔했던 KISDI의 입장과 달리 (ITU가) 웹상에 공개했던 무료 자료가 더 정확한 자료임이 밝혀짐. 이 외에도 미디어법 개정 강행을 향한 KISDI와 한나라당의 노력이 굉장히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 "KISDI : 원달러 환율 652원! 아ㅆㅂ쿰?-_-;;;" -- KISDI가 제시한 GDP 수치의 오류는 물론, KISDI가 계획적으로 목적에 맞는 수치를 선택적으로 취합, 사용하려 한 흔적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 "게임 종료. 미디어법 = 대국민사기극" -- KISDI가 한 최신 자료를 사용했다는 말은 물론, KISDI가 사용한 자료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줍니다.

KISDI의 생트집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만한 고수들이 재야에 많이 계셔서 다행입니다. ^^ 위 블로그 중 한 편을 쓰신 capcold님은 KISDI가 연구기관으로서 전통을 지키려면 책임자들을 단죄하여 털고 가는게 옳을 것이라고 하셨지만, 저는 그보다 KISDI 박사님들이 양심선언을 해주는 편이 가장 바람직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쥐잡이식 책임자 색출보다는 그 편이 더 명예로울테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기회에 국민들이 본 건의 본질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미디어법 개정이 도대체 왜 말이 안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한나라당이 사기성 주장을 하면서까지 본 건을 밀어붙이고자 하는 숨겨진 의도까지 낱낱이 공론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큰 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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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Thoughts2009.07.08 08:12

흔히 말하는 '미디어법'에는 신문법, 방송법, 언론중재법, IPTV법, 전파법, 디지털전환 특별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이하 '정보통신망법') 등 7대 법안이 얽혀있습니다. 지난 6월 28일 올렸던 포스트에서는 유시민 전의원의 강의를 소개해 드리면서 현재 뜨거운 쟁점인 미디어법 개정 추진방향에 대해, 그 중에서도 신문사와 대기업, 외국자본의 지상파 방송 겸영 허용을 골자로 하는 신문법, 방송법에 대해 설명을 했습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번에는 정보통신망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터넷을 쓰는 사람으로서는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니까요.

정보통신망법은 사이버 모욕죄의 도입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사이버 모욕죄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전에, 오프라인에 이미 '모욕죄'라는게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 주십시오. 거기에 사이버 모욕죄를 추가하려는 것이 쟁점입니다. (모욕죄 말고 명예훼손죄라는 것도 있는데 이건 또 다른 법입니다.)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오프라인에서의 모욕죄와 명예훼손죄, 사이버(온라인)에서의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개념이 따로따로, 서로 조금씩 다르다는 점만 알고 계시면 됩니다.

사이버 모욕죄는 한때 '최진실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웠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최진실씨의 자살을 떠올리며, 악플러를 처벌할 수 있는 이 법안에 대해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었죠. 하지만 이 법이 어떤 독소조항을 갖고 있는지, 이것이 인터넷 업계는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개개인의 일상생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다룬 신문은 많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법을 아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례가 최근에 한 건 생겼습니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악플러 고소입니다.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만, 언론에 많이 보도됐죠.) 

이외수 “악플러 고소할 것”
네티즌도 맞고소 입장 밝혀
2009.06.29 09:36:21 [원문보기]

강원 화천에서 작품활동 중인 소설가 이외수(63) 씨가 한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을 통해 악플러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씨는 29일 커뮤니티포털 디시인사이드 이외수 갤러리에 `이외수는 왜 고소를 하게 되었나'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악플러들에 대한 고소를 결심하게 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이제 악플러들의 사과는 받지 않겠다"면서 "(악플러들이) 욕설과 조롱과 비방, 야비한 언사들, 심지어는 부모와 아내를 들먹이며 입에도 담지 못할 성적 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략) 

 
이외수씨가 어떤 이유로 누구를 어떤 죄목으로 고소했는지를 살펴보다보면 사이버모욕죄의 성격과 파급력을 잘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이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었는데, 딴지일보의 불기둥님이 이미 아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글을 올려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기사를 소개해 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을 디시인사이드라는 환경의 특수성과 양측간 주고받은 대화를 알고 보면 느낌이 조금 달라집니다. 어느쪽을 두둔하게 되는게 아니라, 딱히 '이게 일방적인 명예훼손이라고 할 수 있나' 싶은 느낌이 들게 되는거죠.)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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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외수의 외통수
2009.7.7  [원문보기]  
(주: 딴지일보의 특성상, 무척 직설적인 표현이 등장합니다. 감안하고 읽으시길 ^^)

사건은 디시인사이드 이외수 갤러리에서 시작한다.
6월 초에 '학생맨'이라는 유저가 이외수에게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질문하였다. 이 둘의 논쟁은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서 시작하여 뉴라이트 교과서에서 김구 선생의 행동을 '테러'라고 언급한 문제까지 확장된다. (그러나 애초에 위 사안들은 논쟁거리라기보다는 떡밥에 가깝다.  낚기도 좋고, 결론도 나지 않으며, 당사자가 바보되기 딱 좋으므로 애초에 친구들끼리는 종교, 군대와 더불어 논쟁을 피하기 추천한다.)

이렇게 무의미한 과정이 몇주를 두고 계속되자 6월 23일 경에 다달아서는 이외수는 논쟁 상대를 '어느 정당에서 보낸 날조 전문가' 내지 '알바' 라고 칭한다.
학생맨은 이외수갤을 떠나 정치사회갤러리(이하 정사갤)로 왔다. 거기에서 이외수를 언급하며 '이 새끼'라는 욕을 하기에 이르자, 6월 25일 경 이외수는 직접 정사갤로 진출하였다. 그러나 정사갤은 아는 사람은 알지만 디씨 삼대 막장갤의 하나. 정사갤러들과의 뜨거운 나날을 견디다 못해 이외수는... (중략, 계속 보시려면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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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위 사건을 소개하는 것은 누가 잘했다 못했다에 초점을 두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법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법이 될 수 있는가를 소개하기 위한 것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사족: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아무래도 디시인사이드에서 일어난 전말을 알지 못하니 아무래도 유명한 고소인측의 입장을 좀더 많이 소개하기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을 두둔하는 듯한 기사는 곤란하지 않을까요. 특히 이런 고소고발 사건에 있어서는 더욱 말이죠. (‘꽃노털 옵하’의 이유 있는 분노) 차라리 이외수씨가 정확히 누구를 어떤 죄목으로 고소했는지 자세히 소개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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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추가: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미디어법 개정을 위한) KISDI 자료 왜곡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민주당, 네티즌과 나경원 의원의 공방에 대한 글은 다음 포스트에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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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Thoughts2009.06.28 02:06

유시민 전의원이 지난 5월 경북대에서 한 강의입니다. '공기업 민영화와 미디어법'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유 전의원은 (1) 미디어법 개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2) 언론계에 종사하지 않는 일반 시민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것인지, (3) 법의 개정으로 우려되는 것이 무엇인지, (4) 법이 개정될 때 이득을 보고 피해를 입는 것은 누구인지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 동영상을 보고 '정말 논리적이다', '왜 한나라당에는 이런 논리를 펴는 사람이 없나'라며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 동영상은 토론에서 상대(예를 들면 한나라당이나 조중동 등 보수 언론)를 설득하기 위한 날카로운 논리를 담았다기보다, 저같은 일반인들에게 '미디어법의 개정이 무엇인지' 알기쉽게 설명해 주는 성격이 강합니다. 즉, 여러분과 저 모두 무리없이, 머리 안아프게 보기 좋다는 뜻입니다. 

두번째 파트 이어집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유 전의원이 동영상에서 한 말, '보통 사람이 어떤 정보를 취합해서, 진위를 파악하고, 소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에는 언론사의 의지와 결정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 말은 언론학에서는 흔히 접하는 이론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른바 의제 설정 이론 (agenda setting theory)라고 해서, 방송이나 신문이 특정한 이슈를 선정해서 그것을 중점적으로 다루면 사람들은 다른 이슈보다 그 이슈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유 전의원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위 이론은 '방송이나 신문의 이슈 선정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고 있는데, 미디어법 개정은 방송사의 겸영이 주된 쟁점이 되고 있지요. (신문사에 의한 방송사의 겸영이 주로 이야기되고, 그 반대인 방송사에 의한 신문사의 겸영은 거의 거론되지 않는 겁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국내의 신문사와 방송사의 지배 구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대형 신문사의 경우 (예를 들면 조중동) 개인 혹은 특정 기업에 의해 지배되는 구조로서 타 언론사를 겸영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반면 방송사, 특히 공중파의 경우 SBS만 민영방송입니다. 타 언론사를 겸영하는 것은 커녕, 타 기업의 합병조차 하기 힘든 지배구조인 셈이죠. 

둘째, 언론으로서 느끼는 위기감이 다릅니다. 인터넷의 발전은 상대적으로 신문사에 큰 타격을 주었고, 이 추세는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국내에 국한된 이야기입니다만, 인터넷 포털의 발달과 블로그의 확산은 신문사의 의제 설정 파워를 예전에 비해 크게 약화시켰고, 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비해 방송사는 상대적으로 이같은 세력 약화가 덜합니다. 오히려 신문의 파워가 약해지면서 요즘은 방송사가 거의 유일한 '의제 설정 및 결집 가능한 대중매체'가 된 듯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얼마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의 신문과 방송을 생각해 봅시다. 두 매체 모두 서거 소식을 일주일 내내 주요 뉴스로 보도하고, 대부분의 시간과 지면을 할애했었죠. 만일, 당시 방송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안하고 신문에서만 (당시 정말 그랬던 것처럼) 일주일 내내 서거 소식과 동정을 보도했다고 가정을 해보시죠. 그리고 반대로, 어떤 신문도 서거 소식을 전하지 않은 대신 방송에서는 일주일 내내 서거 소식과 동정을 보도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실제 일어났던 것처럼 수많은 추모인파를 불러일으키고, 국민적 관심을 온통 노 전대통령 서거 소식에 쏠리게 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경우 중 어떤 것일까요? (주: 당시의 국민적 관심이 언론 때문만이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는 신문과 방송의 위력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가정으로 쓴 말이니 혼동 없으시길.)

방송은 실시간성과 현실감(동영상을 통한 vividness)으로 인해 신문보다 훨씬 중요한 매체가 되었습니다. 반면 신문은 그 지위가 날로 약화되고 있습니다. 조중동 모두 사이트 내에서 동영상 뉴스를 제공하는 것 역시 하나의 증거라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신문사는 방송사를 겸영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회사의 사활을 결정할 수도 있는 이슈가 되는 겁니다.

이야기가 옆길로 샌 김에 잠깐만 더 딴소리를 해보자면,^^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미디어법 개정에서 논란이 되는 방송사의 겸영이 '인터넷이 신문의 역할을 상당 부분 잠식했기 때문'이라면, 만일 인터넷이 이미 방송의 역할까지 잠식했을 경우를 가정해 본다면, 그때도 지금처럼 미디어법 개정이 논란거리가 될까요. 신문에 비해 그 정도가 덜할 뿐이지, 인터넷이 방송의 영역도 이미 상당부분 잠식했고, 곧 공중파 방송의 역할도 상당히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생각해 볼 만한 문제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 유 전의원은 위 강의에서 어느 특정 언론사를 두고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디어법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볼 때 어느 신문사가 방송사 겸영에 관심이 있느냐, 혹은 어떤 대기업 이야기냐는 부차적인 이야기입니다. 법 개정으로 인해 신문사와 대기업의 방송사 겸영이 어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본질이지요.

여기서 정부와 한나라당의 입장을 살펴 볼까요? 여러분도 잘 아시는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 방송통신위원회(이름 참 깁니다..)의 한나라당 간사입니다. 미디어법 개정 관련 인터뷰를 많이 할 수 밖에 없겠죠. 이 분이 지난 6월 26일 MBN '박경철의 공감 80분'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미디어법의 개정 추진 이유로 "좀 더 다양한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 (지상파 3사의) 독과점적인 폐해 치료"와 "미디어를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관련 기사 보기) 아울러, 미디어법이 개정되면 여론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우려에 대해, 한 개보다는 두 개의 채널에서 방송하면 더 객관적일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며칠 전으로 좀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난 6월 18일 나경원 의원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미디어법 성격을 세세히 잘 알아 여론조사에 응할 수 있겠느냐, 모든 쟁점 법안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망언에 가까운) 실언을 해서 곤란을 겪은 적도 있습니다.

정부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이 법이 공론화 되지 않고 가능한한 조용히 개정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는 듯 합니다.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가 주관하여 미디어법 개정관련 공청회를 몇차례 연 적도 있지만 대부분 파행으로 치달았고, 제대로 된 정책토론이나 여론의 수렴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관련 기사) 그리고 끝내는 나경원 의원이 위처럼 '국민이 모든 걸 다 알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데 이르렀구요.

하지만 나경원 의원이나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개정에 대한 것을 유시민 전 의원처럼 쉽게 전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할 줄 몰랐던 것인지, 하고싶지 않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미디어법 개정안에는 정보통신망법에 대한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사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어쩌면 더 중요한 이슈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위에서 논한 신문방송 겸영과는 전혀 다른 이슈를 다루고 있어 별도의 포스팅을 올리는게 낫겠습니다. 한 가지만 미리 말씀드리자면, 6월 26일 나경원 의원은 위 인터뷰에서 미디어법 개정 추진 이유로 '미디어를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며, 구체적으로는 '방송과 통신의 장벽이 없어지는 가운데 지난 1980년대 만들어진 규제의 벽을 철폐하지 않으면 미디어가 더는 산업으로 크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첫째, 미디어를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공유와 개방의 정신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으며, 둘째, 규제의 벽을 오히려 높이 쌓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굳이, 얼마전 있었던 유튜브의 실명제 거부 를 예로 들지않아도 다들 아시겠지만요.


6/28 밤 추가:  미디어법 개정에 대한 MBC 100분토론 내용이 redmocha님의 블로그에 정리가 되어있는걸 발견하고 링크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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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 포스트를 쓰려고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다가 읽게된 유시민 전 의원에 대한 내용들입니다. 유 전의원을 좋아하는 분들도 많고 싫어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느 쪽이든 한번 볼만한 글인듯 해서 아래쪽에 붙여봤습니다. 아래 링크는 경북대의 강의 모음입니다.

[김혜리가 만난 사람] 지식소매상 유시민 (씨네21)
유시민의 '생활과 경제' (경북대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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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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