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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9 바이럴 마케팅: 동영상 마케팅의 한계 (5)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이 포스트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써놓고 못올리고 있던 글입니다. 무려 작년 8월부터.. ^^; 다른 이유는 아니고, 제가 제일기획에 있을 때 자주 하던 프로젝트가 바이럴 마케팅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이에 대한 제 생각을 쓰고 싶었던데 반해, 작년 중반부터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고 저의 관심도) 급속히 식어갔기 때문이죠. 인사이트보다는 정리의 목적이 강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뽑아놓은 칼이 무안해서.. 마무리해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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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마케팅, 특히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유포하기를 기대했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작년, 재작년보다 그 열기가 많이 식은 듯 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와 범위는 동영상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영상은 물론 단순한 텍스트, 재미있는 그림/사진, 오디오 등 '바이럴' 될 수 있는 형태라면 무엇이든 바이럴 마케팅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럴 마케팅'이란 '이런 재료에 콘텐츠를 담아 전파시킴으로써 기업의 마케팅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는 모든 종류의 의도된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이 제작 혹은 후원했으나 유료 매체(paid media)가 아닌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전파에 의해 퍼져나가는 것을 기대하고 설계하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과서적인 의미로 바이럴 마케팅과 통상적인 광고를 비교해 보면,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을 밝히고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를 집행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이라는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집행한다는 면[각주:1]에서는 광고와 유사합니다만, 광고는 노출 극대화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지는 콘텐츠이므로 도달률이 중요시 되는데 반해, 바이럴 마케팅은 노출 이후 전파 '과정'의 관리를 통해 노출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는 다소 다른 접근을 갖습니다. 게다가 바이럴 마케팅은 광고와 달리 메시지를 제작한 주체가 광고주라는 사실이 콘텐츠내에 항상 명시된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을 통상적인 광고 활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요. 

물론, 많은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에는 광고주 혹은 광고주의 브랜드가 노출됩니다. 제품의 형태로든, 브랜드 로고든, 소리로든 말이죠. 이는 특히 '잘 만든 (well-made) 동영상'으로 입소문을 유발하고자 하는 경우 두드러집니다. (딱히 바이럴을 '목표'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아래 Honda의 톱니바퀴 굴러가는 동영상이나 Sony Bravia의 페인트 동영상 등이 이에 해당하죠. 두 편 모두 TV광고용으로 제작된 동영상인데 사용자들에 의해 바이럴된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노골적인 브랜딩 동영상이 아닌, 대부분의 UGC형 (혹은 UCC형) 바이럴 동영상은 브랜드를 노출시키기도, 노출시키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UGC형 동영상을 마케터가 만드는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듯한 분위기를 풍김으로써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인데요, 여기에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노출시키자니 UGC 같은 느낌이 확 줄어들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광고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반감을 일으킬까 우려될 수 밖에 없죠. 그렇다고 브랜드를 숨기자니 마케팅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될거구요.

이 딜레마에는 (아직까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에 가까운 고육책이 있을 뿐이죠. 예를 들면 브랜드를 최대한 숨기되 노출은 시키는 방법이 한가지인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마케터들이 즐겨 쓰던 크리에이티브이기도 합니다. 마치 UGC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마지막 부분의 자막에서 광고주의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거나, 동영상 내에서 자사의 제품을 슬쩍슬쩍 보여주고, 동영상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하여금 '이 동영상은 누가 만든거다, 중간에 나오는 제품은 어디 제품이다'라는 이야기가 퍼져나오도록 하는 방식이죠. 


위 동영상은 초반에 'Samsung'이라는 브랜드명이 명확히 나오는 경우입니다.


또 어떤 마케터들은 제품이나 자사의 웹주소 등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아예 캠페인을 위한 별도의 마이크로사이트를 만든 후, 동영상 내에서 그 사이트의 주소를 보여주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이 때 사이트의 주소에서는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은 전혀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동영상에 등장하는 생소한 (그러나 흥미로운) URL을 가진 웹사이트에 가보고, 조금 둘러본 후에야 '아, 이 사이트가 어떤 브랜드의 사이트구나'라고 알아채도록 하는 셈입니다.

 

동영상 위주 바이럴의 한계

그러나 이런 모든 방법은 결국 '바이럴 동영상은 노골적 광고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전제 위에서 만들어진 고육책들입니다. 그 밑에는 당연히 '노골적 광고처럼 보이는 동영상은 소비자의 반감을 산다'는 전제가 깔려 있구요.

재미있는 건 광고주들의 생각입니다. '이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들어 뿌린 동영상이라는게 알려지면 사람들은 반감을 가질거야'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identity를 콘텐츠 안에서 최대한 은밀한 방법으로 보여주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든 바이럴 마케팅 동영상인지 금방 알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곤 하죠. 이는 바이럴 동영상이 이제는 소비자에게 너무 익숙한 광고의 한 가지 형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런 환경의 변화는 바이럴 동영상이라는 형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처음보다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처음에 무엇 때문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바이럴 동영상의 한계는 피할 수 없는 결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는 광고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퍼뜨리는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대량 살포되는 대중매체 광고보다 개인적이고, 광고주보다 주변 소비자 (즉, 지인/친구) 가 퍼날라주는 콘텐츠가 훨씬 신뢰도가 높은데다가, 소비자 제작 동영상이라는 현상이 대중화되면서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라는 장이 열렸습니다. 기본적으로 TV 광고의 신뢰도 추락과 맥을 같이 하는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TV광고스럽지 않은 영상', 혹은 '영상의 화질은 깔끔해도 어딘가 편집이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영상'들이 바이럴 마케팅의 표현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었죠.)

그러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정말 그 정의처럼 '자발적인 소비자들이 대량으로 퍼뜨리는 마케팅'이 되려면 두 가지 환경적인 요건이 충족되었어야 합니다. 

첫째,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올리는 동영상, 그 중에서도 브랜드 관련 동영상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합니다. 동영상이라는 형태는 텍스트나 이미지에 비해 그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양적인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양질의 콘텐츠 (즉,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돌려볼만한 콘텐츠) 가 많이 나올 수 있고, 사람들이 동영상을 돌려보는 일 자체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워지고 빈도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링크 혹은 타인의 의견을 리트윗하는 빈도와 동영상을 공유하는 빈도를 비교해 보세요.) 빈도가 늘어나야 예전 '코카콜라 + 멘토스 = 분수'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도 나올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이 많아져야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덜 TV광고스럽게' 보일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동영상을 만들고 공유하기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미지나 텍스트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에 비해 동영상은 분명 용량이 크고, 따라서 보는데 시간이 걸리며, 모바일 기기로 소비하고자 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듭니다. 다른말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 것입니다. 동영상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보다 더 재미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이것을 만들기도 어렵고,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면 '공유'와 '전파'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이 두 가지 환경적 요인 중 어느것도 만족시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식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나 훌루에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들이 있다고는 해도 상당수는 TV나 영화 등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가져온 것이며, 그 중 순수하게 소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인기를 끌만한 것, 또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의 비율은 극히 작습니다. 

바이럴 마케팅 이후 크게 주목받고 있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면 위 두 가지 환경을 충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폭발적인 전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블로그 포스트, 140자 단문 메시지, 직접 찾은 링크 한 줄, 직접 찍어 올린 사진 한 장이 얼마나 널리, 빨리, 영향력 있게 퍼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동영상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아무나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동영상을 만들기란 더욱 쉽지 않구요. 이런 와중에 바이럴 동영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마케터들은 소셜화되지 못하고, 광고의 냄새가 짙게 밴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몇 명에 의해  전파되었는지보다 몇 명의 사람들이 조회했는지에 목을 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바이럴 동영상의 광고화를 가속화 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소비자가 만드는 동영상 품질의 발전 속도보다 마케터가 만드는 바이럴 동영상의 품질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 따라서 둘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쟁사의 바이럴 동영상보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광고주의 중압감, 경쟁업체보다 더 고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작업체들의 스트레스도 큰 몫을 합니다.)


진짜 바이럴 마케팅

진정한 바이럴 마케팅은 웹2.0 마케팅입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이죠. 배너 광고를 포함한 전통매체 중심의 광고 (즉, 노출 중심의 광고) 모델이 붕괴될 것임은 이미 충분히 예견되어 왔고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 모델 중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검색 광고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검색 광고는 그나마 '소비자의 의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브랜드 마케팅은 마케팅 메시지의 콘텐츠(혹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로 하여금 퍼뜨리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010년 현재 바이럴 마케팅의 백미는 동영상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소셜 콘텐츠에 존재합니다. 동영상이 바이럴 마케팅의 도구로서 더 인기를 얻으려면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은 물론, 소비자간 '공유'와 '전파'의 수준을 정말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조회수와 같이 전파의 결과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전파의 과정을 보여주는 측정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1. 바이럴 마케팅이 유료 매체를 쓰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바이럴 매체 역시 유료 매체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Youtube와 같이 무료로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고 그런 곳에 동영상을 올려두는 것만으로 바이럴 콘텐츠를 seeding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체계적 마케팅 집행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바이럴 마케팅도 일반 대중 매체 광고와 마찬가지로 올바른 매체를 분석, 선택한 후 매체 사용료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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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ca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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