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선보인 iAd가 새로운 (혹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광고로 회자되는 경우가 많은데, iAd 역시 기존의 '노출형'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답습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따라서 iAd가 광고 효과 면에서 기존 온라인, 모바일 광고보다 뛰어난 것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이는 결국 Novelty Effect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만일 iAd가 2년 후에도 뛰어난 광고 효과를 보인다면 저의 예상이 틀리는 셈이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선보인 iAd의 사례나 특성으로 미루어보면 틀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보다 훨씬 더 인터랙티브하고, 소비자 동기를 자극하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지 못한다면 말이죠.

스마트폰, 아이패드, 혹은 어떤 새로운 플랫폼이든 광고 (특히 디스플레이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계획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과대평가 하는건 위험합니다. 뉴미디어에서의 광고가 기존 올드 미디어 대비 타겟팅이 쉽기 때문에 광고의 효과가 수치상으로는 높아지겠지만 소비자가 이를 어떻게 잘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 계획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과거 배너 광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자주 행해했던 리서치가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집어넣어야 광고의 인지율과 클릭률이 높아질 것이냐' 였는데 이 때 주요 요인으로 설명됐던 것이 '흑백보다 컬러 배너', '정적 이미지보다 애니메이션', 'GIF보다 플래시', '여길 클릭하세요 (Click Here)와 같은 Call-to-action 메시지의 삽입' 등이었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위 요인 중 그 무엇도 배너의 클릭률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아주 조금 영향력이 있겠지만 0.01%와 0.02% 정도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e두 배나 차이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주로 포털이나 배너광고에 주력하시는 대행사 쪽으로부터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듣습니다만, 어쨌든 배너광고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광고는 '소비자가 의도하지 않은 곁가지 메시지'입니다. 검색 기법을 결합해도, 타겟팅을 아무리 잘해도, 아무리 화려한 기법을 써도 소비자가 광고를 인식하는 이 방법은 변하지 않습니다. 광고를 (곁가지가 아닌) 주요 메시지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면? 마케팅의 Guru가 되는 건 시간문제일 겁니다.^^

지금 새로운 광고를 준비하시는 분이나, 혹은 광고를 주요 수익원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은 무엇보다 이 사실에 기초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Posted by ecarus


우리나라 도미노피자의 트위터 캠페인 때문에 몇 주간 트위터가 시끌시끌 했었죠. 도미노 좀비라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사실 트위터에서 이와 비슷한 브랜드 캠페인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다만 도미노피자의 경우 훨씬 간편하게, 많은 사용자에게, 큰 헤택을 줬다는게 다른 유사 캠페인과의 차이죠.

저도 이 건에 대한 트윗을 한 건 올린 적이 있었는데, 별다른 분석이라기 보다 해외 사례 소개였습니다. 영국 도미노피자의 경우 포스퀘어를 잘 활용했고 (꼭 그 때문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익이 29%나 늘어났다는 Mashable의 기사 "Domino’s UK Social Media Initiatives Help Increase Profits by 29%"였죠.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트위터를 잘못 이해했네, 트위터를 과소평가했네 등의 비판에 일조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 우리나라 도미노피자는 '그나마' 소셜 미디어를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브랜드에 속하는 편이고, 새로운 방법론을 꾸준히 찾으려는 곳이니까요.

다만 우리나라 도미노피자가 보여준 이번 해프닝은 소셜 미디어를 하나의 '브랜딩 도구'로 활용하려는 영국 도미노피자와 달리, 소셜미디어(에의 참여)를 하나의 '목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트위터에서 무언가를 이루려는 캠페인이 아니라, 트위터에서의 위상(?)강화가 목적이 되어버렸고, 이를 밀어붙이다 보니 생긴 그야말로 '해프닝'이었던 셈이지요. 도미노가 트위터에서 뭔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려는 시도를 했다면 이처럼 일파만파로 번지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 보니 도미노 캠페인 이야기로 시작하게 됐는데,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도미노피자 해프닝이 아니라,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는 우리나라의 많은 마케터, 대행사, 광고주들에 대한 겁니다.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원칙에는 이제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를 'SNS에 브랜드 메시지를 던져놓고 사람들이 돌려보길 기대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콘텐츠가 좋고 재미있고 '퍼질만 하면' 소셜 마케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Content is the king'이라는 금언이 있지만, 이는 자칫 콘텐츠에 모든 걸 걸게 하는 부작용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아주 재미있는 콘텐츠를 매일 100개씩 던져만 놓고 '퍼지길 기다리는 것'보다, 덜 재미있는 콘텐츠를 걸어 놓더라도 그에 대해 꾸준히 소비자와 대화하는 편이 만 배는 나은 접근입니다.

이는 기존의 광고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버려야 함을 의미합니다. (하긴, 이 말도 이제는 너무 오랫동안 반복돼서 나온 말이라 식상하기까지 하군요.) 기존의 대행사들이 주지해야 할 한 가지 포인트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기존 방식처럼 대행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광고주의 메시지와 전략을 대신 만들어 줄 수는 있어도, 광고주와 고객의 관계 관리를 실시간으로 대신 해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국내 광고대행사 최초로) 소셜네트워킹서비스 전담팀을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매체 환경이 분명히 변화하고 있고, 광고주 역시 소셜 미디어에 대한 갈증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에 전담팀을 만들겠다는 이노션의 시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몇몇 다른 분들처럼 저 역시 이 소식이 다소 우려가 되었습니다. 첫째는 이노션이 소셜미디어 활동 자체를 PR용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둘째는 (아무리 이노션이 현대/기아차 인하우스 대행사라 해도) 광고주와 소비자 관계 관리를 대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싶어서였습니다.
 

얼마 전 트위터에 '마케팅 잘 하라고 자동차를 한 대 사줬더니, 그 자동차를 전시해놓고 사람들보고 구경하러 오라고 광고 전단을 돌리고 있다'는 트윗을 제가 올린 적이 있었는데요, 자동차를 소셜 미디어로 생각하면 요즘 우리나라 마케터들의 상황이 묘사됩니다. 브랜드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활동 자체를 PR 거리로 만드려고 하는 곳도 많고, 소셜 미디어에 이것저것 붙여놓고 사람들보고 와서 보라는 식의 마케팅이 아직 많죠. 소셜 미디어를 PR 활동의 일환으로만 생각하는 것도 안타깝고요.
 

소셜 미디어 마케팅은 중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관리가 핵심입니다. 이 때문에 PR과 유사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기업의 브랜드를 어떻게 관리해 가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PR의 역할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어쩌면 PR과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고 하는게 맞겠군요. 많은 PR 대행사들이 브랜딩의 관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하고자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같은 소셜 미디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를 거룩한 신전에서 소비자가 사는 땅으로 끌어내리는 것인데, 대부분의 브랜드 전문가들은 이를 위험하다고 터부시합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 마케팅을 기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틀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기사화 됐는데,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yjchung68)과 두산 박용만 회장(@Solarplant) 같은 분들의 개인적인 트윗이 기업의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일관성을 무너뜨릴 수 있으므로 '엄격히 구분되어야 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 원칙은 분명 옳은 것이지만, 소셜 미디어를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여전히 '위험하다', '조심하라', '관리하라'는 사고방식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이죠.

소셜 미디어 마케팅의 정도(正道)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길은 분명 있습니다. 프로젝트 오너가 생각만 바꾸면 의외로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소셜 미디어 마케팅이기도 합니다. (삼성그룹조차 말이죠.)


이런저런 인연 때문에 소셜미디어 마케팅에 대해 제게 문의를 하시거나 의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몸담은 회사가 현재 소셜미디어 마케팅 진행을 업으로 하고있지 않기 때문에, 아는 곳을 소개해 드리는 것 외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물론 그 분들께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서 진행하는게 좋겠다'는 조언을 함께 드리고 있지만 '소셜 미디어 = BTL 마케팅 = 이벤트성'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며칠 전 트위터 친구분들께 소셜 미디어 마케팅 혹은 컨설팅 업체 잘 하는 곳을 소개해 달라는 트윗을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업체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PR 대행사와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에 치중되어 있는 듯 한데요, 소개도 소개지만 다양한 분들을 만나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그놈의 게으름이 문제군요.


Posted by ecarus

애플이 아이폰 OS 4.0을 발표하면서 다양한 새로운 기능들을 소개했습니다.
저도 아이폰을 좋아하는 사람이다보니 멀티태스킹이나 폴더, iBook 같은 기능들에 관심이 갔지만, 동시에 저는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다보니 아무래도 iAd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이미 많은 분석 글들이 쏟아져 나와있으니, 거기에 덧붙일 생각은 없구요, 다만 제가 느끼는 점을 몇 가지 적어볼까 합니다.


 

1. 수익의 분할

마케터 입장에서 볼 때 iAd의 흥미로운 점은 광고 유치를 앱 개발자에게 넘겼다는 점, 그리고 App 개발자와 애플이 광고 수익을 나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은 이렇지 않았죠.

 

현재

미래 

App 개발

개발자

개발자

광고 유치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MAN)
+ 개발자

MAN + 개발자

광고 수익

MAN

MAN + 개발자

즉, App을 만들고, 그게 유료에 팔리든 무료로 배포되든 일단 App에 광고가 실리면 그 광고 수익 중 자그마치 60%를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개발자들에게는 수익 기회의 확대라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App 자체만으로 돈 벌기는 쉽지 않았으니까요. 

주: 밑에서 hmm님이 제가 놓친 부분을 지적해 주셔서 수정했습니다. iAd의 광고수익 배분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기존의 Admob 광고에서도 개발자들이 수익 배분을 하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다만 iAd에서의 광고 형태가 바뀜으로써 개발자들이 예전보다 훨씬 의욕적으로 광고에 주목할 환경이 되었다고는 생각됩니다.


어쨌든, 이 같은 애플의 이니셔티브 덕분에 앞으로 우리는 지금까지보다 훨씬 많은 App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될 겁니다. $0.99로 App을 1천개 파느니, 공짜로 10만개 부리는게 영리한 전략일테니까요. iAd는 안드로이드 마켓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구글의 AdMob 인수가 완료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요.)  

 

2. 광고에 대한 관점의 전환

iAd는 말만 듣고 보면 개발자에게는 굉장히 좋은 조건처럼 들리죠. 하지만 애플 입장에서, (그리고 애플이 인수한 Quattro Wireless 입장에서) 그들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수익의 60%를 양보하면서 반대로 애플 진영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할 수 있겠네요. 첫째, 더 많은 App의 배포를 통한 더 많은 광고입니다. (즉, 박리다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개발자들은 이제 더 App을 더 비싸게 파는 것 뿐 아니라 더 많은 App을 배포하는 것 역시 돈을 벌어다 준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애플은 이미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상당한 트래픽(SOV, eyeballs, whatever)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모바일 트래픽의 60~70%를 점유하고 있다고도 하죠. 하지만 이번에 그 세를 더욱 불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내겠다는 심산입니다.

둘째, 새로운 종류의 광고로 효율 제고, 그리고 광고 수입 증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발자들이 직접 광고를 개발해야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가 맞겠네요.) 예전에는 App 내에 광고 공간만 제공했다면, 이제는 광고 자체도 개발자가 만들 수 있습니다. 단순히 모바일 사이트로 이동시켜주는 정도가 아니라 좀더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고, 효과가 좋을 경우 그 과실은 개발자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데요.

스티브 잡스는 이 이야기를 하면서 영화 토이스토리의 광고를 예로 들었습니다. 보기 좋은 고품질 동영상이 주변 상영관 정보로까지 연결되는 모바일 광고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말이죠. 그러나 이 예제는 실상 아주 단순한 예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미 많은 모바일 광고들이 그 정도 기능은 갖고 있지요. 잡스는 아마 '좀 더 새롭고, 뛰어난, iAd에 걸맞는 모바일 광고'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에 맞는걸 찾지 못했을 겁니다.

iAd의 광고는 개발자들이 마치 App을 개발하듯, 완전히 새롭고 창의적이며 기존 광고의 틀을 벗어난 형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마치 독립적인 App처럼 구현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많은 광고들이 App의 형태를 띠고 있지요. 폭스바겐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레이싱 게임은 사실 광고 어플리케이션입니다. 다만 독립적인 App의 형태를 띠고 있을 뿐이죠. 이처럼 iAd에서의 광고는 특정 App 내에 들어가 있지만, 그 App 밖으로 빠져나와 독립적인 App처럼 구현될 수도 있는 형태를 가질 것이고, 이는 광고에 대한 그동안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모바일 광고, 온라인 광고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어쨌든 Push형 광고의 형태를 띠어왔습니다. 그러나 iAd가 모바일 광고를 '마치 독립적인 App처럼 부가가치가 있는 것'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전환시킨다면, Push 중심의 광고 커뮤니케이션 모델이 처음으로 (일부) 허물어지는 현상을 볼 수도 있겠습니다.

 

3. 모바일에서는 검색하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는 iAd를 PC의 검색 광고와 비교하며,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 광고가 설 자리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데스크탑 PC에서 한 것처럼 모바일 기기에서 검색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이용자는 모든 정보를 (검색이 아니라) App을 통해 직접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earch is not where it's at" on phones, he said. "People are not searching on a mobile device like they are on the desktop.")

참고로 모바일 환경이 활성화 되면서 구글을 비롯한 많은 '매체사'들이 모바일 광고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물론 모두 구글과 같은 검색 광고 모델을 적용하겠다는 계산을 깔고 말이죠.

인수회사

피 인수회사

시기/인수액($)

 AOL

Third Screen Media 

2007.5.

Microsoft 

 Screen Tonic

2007.5.

 Yahoo!

Actionality 

2007.8.

 Nokia

Enpocket 

2007.9

 Google

AdMob 

 2009.11. / 750 MM

Apple 

Quattro Wireless 

2010.1. / 275 MM

출처: '애플, 그리고 모바일 광고' (2010.1) 

  

그런데 잡스는 '검색 광고는 앞으로 의미가 없게 될 것'이라고 구글에 정면으로 선전포고를 합니다. 왜 그랬을지를 다지기 전에, 과연 이게 사실일까요?

모바일 광고의 무기는 배너같은 디스플레이형 푸시도, 검색을 통한 관심 주제 결과 제시도 아닙니다. 모바일 광고의 가장 큰 무기는 개인 커뮤니케이션과의 연계, 그리고 위치 정보 연계입니다. 즉, 사용자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는 모바일 기기가 이미 알고 있는 셈입니다. (반면 데스크탑 환경에서는 구글에 검색어를 입력해야만 내가 애플에 관심이 있는지 어제 놓친 미니시리즈 드라마에 관심있는지 알 수 있었죠.) 

따라서 데스크탑 환경에서처럼 모바일에서 검색을 하는 총량은 줄어들 것이라는 잡스의 주장은 충분히리가 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모바일 App으로 하는 활동과 PC로 하는 활동의 종류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보면, 모바일 시대 구글의 검색 광고 모델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지경입니다. (물론 구글은 자신들에 맞는 멋진 모델을 들고 나오겠지만요.)

 

4. iAd = 애플이 보장하는 광고, 신뢰할 수 있는 광고

이에 대해서는 Cullen Wilson의 Austin Startup Blog에 깔끔하게 설명되어 있어 그 내용을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번역이 매우 거칠지만 양해 부탁드립니다..^^)

The reason iAd has a chance to change how users interact with ads is simple: The fear and unknown of clicking on an ad is gone. Apple is throwing its brand behind an entire ad network to create the perception that if you trust Apple, you can trust these ads too! Worried about installing malware from clicking on that ad? Hate that ads open up a new window? No problem, Apple has solved this by keeping these ads within the app itself and vetting all of the ads on their network.
>>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모든 광고의 뒤를 받쳐줌에 따라 사용자들은 광고가 끔찍한 팝업이나 악성 스파이웨어는 아닌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고, '애플을 믿는다면 광고도 믿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 이것이 바로 iAd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라는 내용입니다.

If Apple can convince its users that it's safe to click anything with the iAd logo they will have single handedly changed the perception users have of ads, resulting in more clicks and more money made by both Apple and developers.
>> 만일 사용자로 하여금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면, 애플은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 되며, 이는 더 많은 클릭과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They will have done this by taking advantage of a closed system, their own brand, and a platform that their users already love (the app store).
>> 그리고 이는 애플의 '폐쇄적인 구조' 덕분이기도 하다는 말이죠.

 
여기에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애플이 비난받는 단골 주제인 '폐쇄적인 시스템 (iTunes, AppStore 등)'이 갖는 '긍정적인 면'입니다. 애플의 폐쇄성은 애플을 애플답게 하는 성배(Holy Grail)라는 평을 듣곤 합니다. 자기들끼리 즐기다가, 곧 '개방'을 들고 나오는 경쟁자들에게 뒤쳐진고 만다는.. 그래서 아이폰 역시 안드로이드에게 주도권을 내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을 듣게 하는 특징이죠. 

그런데 이런 폐쇄성이 오히려 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애플의 OS나 서비스 등은 항상 외부로부터의 침입이나 오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일컬어져 왔습니다. 멀티태스킹을 허용하지 않는 모바일 OS 같은 기술적 특성도 원인이 되겠지만 시스템의 폐쇄적인 운영 덕도 있다고 평가되어 왔죠. 그리고 이 폐쇄성이 애플이라는 브랜드의 신뢰를 개별 광고에 전이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거라는 분석.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잘만 된다면 정말 '폐쇄적인 구조가 가져오는 그림자, 그리고 그보다 더 찬란한 빛'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 

(쓰고 보니 마치 Walled Garden 식 폐쇄 구조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SKT, 네이버 같은 우리나라의 많은 서비스들이 바로 위에서 제가 말한 것 같은 '폐쇄성이 주는 장점'을 들며 지금처럼 서비스를 운영해 왔지요. 하지만 애플처럼 그 장점을 제대로 창출해 낸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5. 광고대행사에 울리는 조종(弔鐘)

Interruption이라는 전통적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모델을 인터랙티브 환경에 맞춰 현대적으로 바꾸기 위해 구글은 검색 광고를 들고 나왔습니다. 즉, 사용자의 관심사를 알아내고 그 맥락에 맞는 광고를 푸시하는 방식이죠.

반면 애플은 전혀 다른 방식을 들고 나왔습니다. iAd를 설명 그대로만 해석하면 '사용자가 App을 사용하는 도중에 튀어나오는 (아주 interrupting한) 푸시형 광고'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iAd의 진정한 의미는 위 #2에서 말한 특징을 띰으로써 사용중인 콘텐츠에 잘 녹아들고, #3의 특징을 띰으로써 사용자 개인의 특성에도 부합하며, #4에서처럼 애플의 endorse를 받으며, #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발자에게 동기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광고대행사들은 2000년대 중반 부터 줄기차게 branded entertainment를 부르짖어 왔습니다. 전통적인 광고로는 안된다며, 콘텐츠같은 광고와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곳도 지난 4월 8일 애플이 소개한 것과 같이 파워풀한 솔루션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 가지 단점이 있군요. 애플은 이 모든 판에 광고대행사의 자리를 마련해 두지 않았습니다. 얼마전 트위터에서 한 후배가 전체를 상대로 질문을 했더군요. iAd에서 광고대행사가 가져가는 몫이 얼마가 될 것 같냐고..

저는 농담으로, "애플과 개발자가 40:60으로 수익을 나누니, 광고대행사는 115를 광고주에게 청구한 후 15를 먹고, 100을 애플에게 주어 40:60으로 나누게 하면 되겠다"고 했는데, 사실은 이게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광고주는 애플과 바로 협상하려 하겠죠. 15를 아낄 수 있을 뿐더러, 현재의 광고 대행사가 15씩이나 가져갈 만큼 부가가치를 제공한다고 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전통적인 광고 대행사의 역할은 소규모 대행사 혹은 개발자들 혹은 애플이 스스로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래저래 광고 대행사에게는 나쁜 소식이죠. 하지만 애플이 제공하는 가치 -- 즉 '개인화되고 맥락에 부합하며 안전하기까지 한 광고 메시지' -- 를 지켜보면서 대행사가 얻을 수 있는 교훈 역시 차고 넘친다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만들지 못하지만 광고 대행사가 만들 수 있는 가치가 분명 있을테니까요. 

 

6. iAd, 모바일 광고가 직면한 도전

위에서 긍정적인 전망들을 하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iAd를 '단지 재미있는 Push형 광고 이상'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만일 신기하고 재미있는 Push형, 노출형 광고에 그친다면 잡스가 말한 '하루 30억건의 광고기회'는 찻잔속 태풍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용자에게 효용을 주는 광고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Avaialble Store를 지도에 보여주는 것 이상의 효용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그 효용에 대한 공감을 퍼뜨리지 못하면 iAd는 현재의 AdMob 광고처럼 '그저 그런 모바일 광고'가 돼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미 갖고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플은 광범위한 App 생태계와 막강한 개발자 집단을 이용하고자 할 것이나, 광고 자체의 효용성을 확보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반면 구글은 검색 광고의 모델과 패러다임을 지키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바일 App 환경에서의 검색이 기존의 검색과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를 예측하여, 그에 맞는 모델을 내놓는 것이 시급합니다. 그 후 그 모델에 맞는 자사의 다양한 자산을 활용할 경우 구글은 애플과 함께 모바일 광고의 양대 산맥으로 충분히 남을 수 있을 거구요.

  

조금 다른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얼마전 노키아가 'MetaCarta'라는 지역 기반 검색업체를 인수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노키아는 전세계 지도를 커버하는 NavTech라는사를 이미 갖고 있기도 하죠. 얼마전에는 유럽에서 출시되는 모든 GPS 폰에 자사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설치해서 모든 노키아 사용자들이 공짜로 내비게이션을 슬 수 있게 하겠다고도 했었구요. 

물론 구글 역시 구글맵과 구글어스, 래티튜드 등으로 지역에 대해서는 힘좀 쓴다고 하고 있지만, 노키아의 '하드웨어 + 지도 + 지역 검색 + 모바일 광고' 편대 역시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닐 듯 합니다. 지금은 애플에 가려 잘 안보이지만 ^^ 노키아가 지역 정보라는 자산을 이용해서 모바일 광고의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요?


=-=-=-=-=-=-=-=-=-=-=-=-=-=-=-=-=-=-=-=-=-=-=-=

끝으로,

OS 4.0을 설명하면서 스티브 잡스가 Social Network Game (SNG) 에 대해서도 소개를 했는데, 이 역시 마케팅에 매우 큰 시사점을 주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게임 관련 내용이므로 저보다 다른 많은 분들이 잘 다뤄주실 거라 믿습니다. (덧붙일 제 생각이 만일 있다면 추후 별도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Posted by ecarus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이 포스트는 사실 꽤 오래전부터 써놓고 못올리고 있던 글입니다. 무려 작년 8월부터.. ^^; 다른 이유는 아니고, 제가 제일기획에 있을 때 자주 하던 프로젝트가 바이럴 마케팅이기 때문에 한 번쯤은 이에 대한 제 생각을 쓰고 싶었던데 반해, 작년 중반부터 바이럴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그리고 저의 관심도) 급속히 식어갔기 때문이죠. 인사이트보다는 정리의 목적이 강한 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뽑아놓은 칼이 무안해서.. 마무리해서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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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마케팅, 특히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고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유포하기를 기대했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작년, 재작년보다 그 열기가 많이 식은 듯 합니다.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에 대해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바이럴 마케팅의 정의와 범위는 동영상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동영상은 물론 단순한 텍스트, 재미있는 그림/사진, 오디오 등 '바이럴' 될 수 있는 형태라면 무엇이든 바이럴 마케팅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럴 마케팅'이란 '이런 재료에 콘텐츠를 담아 전파시킴으로써 기업의 마케팅 목표 달성에 도움을 주는 모든 종류의 의도된 마케팅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기업이 제작 혹은 후원했으나 유료 매체(paid media)가 아닌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전파에 의해 퍼져나가는 것을 기대하고 설계하는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죠.

교과서적인 의미로 바이럴 마케팅과 통상적인 광고를 비교해 보면, '광고'는 광고주가 자신을 밝히고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자사의 마케팅 메시지를 집행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합니다. 바이럴 마케팅은 '인터넷이라는 주요 대중매체에 유료로' 집행한다는 면[각주:1]에서는 광고와 유사합니다만, 광고는 노출 극대화에 목적을 두고 만들어지는 콘텐츠이므로 도달률이 중요시 되는데 반해, 바이럴 마케팅은 노출 이후 전파 '과정'의 관리를 통해 노출 효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자 한다는 다소 다른 접근을 갖습니다. 게다가 바이럴 마케팅은 광고와 달리 메시지를 제작한 주체가 광고주라는 사실이 콘텐츠내에 항상 명시된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바이럴 마케팅을 통상적인 광고 활동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요. 

물론, 많은 바이럴 마케팅 콘텐츠에는 광고주 혹은 광고주의 브랜드가 노출됩니다. 제품의 형태로든, 브랜드 로고든, 소리로든 말이죠. 이는 특히 '잘 만든 (well-made) 동영상'으로 입소문을 유발하고자 하는 경우 두드러집니다. (딱히 바이럴을 '목표'로 제작된 것은 아니지만 아래 Honda의 톱니바퀴 굴러가는 동영상이나 Sony Bravia의 페인트 동영상 등이 이에 해당하죠. 두 편 모두 TV광고용으로 제작된 동영상인데 사용자들에 의해 바이럴된 경우입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노골적인 브랜딩 동영상이 아닌, 대부분의 UGC형 (혹은 UCC형) 바이럴 동영상은 브랜드를 노출시키기도, 노출시키지 않기도 애매한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UGC형 동영상을 마케터가 만드는 이유는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듯한 분위기를 풍김으로써 콘텐츠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인데요, 여기에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노출시키자니 UGC 같은 느낌이 확 줄어들면서 보는 사람들에게 광고라는 느낌을 강하게 줄 것이고, 결과적으로 반감을 일으킬까 우려될 수 밖에 없죠. 그렇다고 브랜드를 숨기자니 마케팅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될거구요.

이 딜레마에는 (아직까지는) 정답이 없습니다. 정답에 가까운 고육책이 있을 뿐이죠. 예를 들면 브랜드를 최대한 숨기되 노출은 시키는 방법이 한가지인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마케터들이 즐겨 쓰던 크리에이티브이기도 합니다. 마치 UGC처럼 보이는 동영상을 보여주고 마지막 부분의 자막에서 광고주의 웹사이트 주소를 알려주거나, 동영상 내에서 자사의 제품을 슬쩍슬쩍 보여주고, 동영상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하여금 '이 동영상은 누가 만든거다, 중간에 나오는 제품은 어디 제품이다'라는 이야기가 퍼져나오도록 하는 방식이죠. 


위 동영상은 초반에 'Samsung'이라는 브랜드명이 명확히 나오는 경우입니다.


또 어떤 마케터들은 제품이나 자사의 웹주소 등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아예 캠페인을 위한 별도의 마이크로사이트를 만든 후, 동영상 내에서 그 사이트의 주소를 보여주는 방식을 쓰기도 합니다. 이 때 사이트의 주소에서는 제품명이나 브랜드명은 전혀 표시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동영상에 등장하는 생소한 (그러나 흥미로운) URL을 가진 웹사이트에 가보고, 조금 둘러본 후에야 '아, 이 사이트가 어떤 브랜드의 사이트구나'라고 알아채도록 하는 셈입니다.

 

동영상 위주 바이럴의 한계

그러나 이런 모든 방법은 결국 '바이럴 동영상은 노골적 광고처럼 보여서는 안된다'는 전제 위에서 만들어진 고육책들입니다. 그 밑에는 당연히 '노골적 광고처럼 보이는 동영상은 소비자의 반감을 산다'는 전제가 깔려 있구요.

재미있는 건 광고주들의 생각입니다. '이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들어 뿌린 동영상이라는게 알려지면 사람들은 반감을 가질거야'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identity를 콘텐츠 안에서 최대한 은밀한 방법으로 보여주려고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해당 동영상이 광고주가 만든 바이럴 마케팅 동영상인지 금방 알게 된다는 점을 간과하곤 하죠. 이는 바이럴 동영상이 이제는 소비자에게 너무 익숙한 광고의 한 가지 형태가 되어버렸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런 환경의 변화는 바이럴 동영상이라는 형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처음보다 크게 떨어지는 문제를 낳았습니다.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처음에 무엇 때문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바이럴 동영상의 한계는 피할 수 없는 결과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이럴 마케팅의 핵심 포인트는 광고주가 아니라 소비자가 퍼뜨리는 콘텐츠라는 점입니다. 대량 살포되는 대중매체 광고보다 개인적이고, 광고주보다 주변 소비자 (즉, 지인/친구) 가 퍼날라주는 콘텐츠가 훨씬 신뢰도가 높은데다가, 소비자 제작 동영상이라는 현상이 대중화되면서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라는 장이 열렸습니다. 기본적으로 TV 광고의 신뢰도 추락과 맥을 같이 하는 현상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TV광고스럽지 않은 영상', 혹은 '영상의 화질은 깔끔해도 어딘가 편집이 아마추어처럼 보이는 영상'들이 바이럴 마케팅의 표현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었죠.)

그러나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정말 그 정의처럼 '자발적인 소비자들이 대량으로 퍼뜨리는 마케팅'이 되려면 두 가지 환경적인 요건이 충족되었어야 합니다. 

첫째, 소비자가 직접 만들어 올리는 동영상, 그 중에서도 브랜드 관련 동영상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합니다. 동영상이라는 형태는 텍스트나 이미지에 비해 그 규모가 매우 작습니다. 양적인 규모가 뒷받침되어야 양질의 콘텐츠 (즉, 다른 사람들이 많이 돌려볼만한 콘텐츠) 가 많이 나올 수 있고, 사람들이 동영상을 돌려보는 일 자체가 지금보다 더 자연스러워지고 빈도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링크 혹은 타인의 의견을 리트윗하는 빈도와 동영상을 공유하는 빈도를 비교해 보세요.) 빈도가 늘어나야 예전 '코카콜라 + 멘토스 = 분수'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도 나올 확률도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처럼 이목을 끄는 동영상이 많아져야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이 '덜 TV광고스럽게' 보일 수 있게 됩니다. 

둘째, 동영상을 만들고 공유하기 용이하고 비용이 저렴한 환경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미지나 텍스트 등 다른 형태의 콘텐츠에 비해 동영상은 분명 용량이 크고, 따라서 보는데 시간이 걸리며, 모바일 기기로 소비하고자 할 때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듭니다. 다른말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약점이 있는 것입니다. 동영상 콘텐츠가 다른 콘텐츠보다 더 재미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소비자 입장에서 이것을 만들기도 어렵고, 소비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면 '공유'와 '전파'에는 커다란 걸림돌이 됩니다. 

이 두 가지 환경적 요인 중 어느것도 만족시키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바이럴 동영상 마케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식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튜브나 훌루에 수많은 동영상 콘텐츠들이 있다고는 해도 상당수는 TV나 영화 등 다른 채널의 콘텐츠를 가져온 것이며, 그 중 순수하게 소비자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 중에서도 대중에게 인기를 끌만한 것, 또 그 중에서도 특정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의 비율은 극히 작습니다. 

바이럴 마케팅 이후 크게 주목받고 있는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바라보면 위 두 가지 환경을 충족시키는 것이 얼마나 폭발적인 전파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블로그 포스트, 140자 단문 메시지, 직접 찾은 링크 한 줄, 직접 찍어 올린 사진 한 장이 얼마나 널리, 빨리, 영향력 있게 퍼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하면 동영상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아무나 만들고 편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좋은 동영상을 만들기란 더욱 쉽지 않구요. 이런 와중에 바이럴 동영상을 활용하고자 하는 마케터들은 소셜화되지 못하고, 광고의 냄새가 짙게 밴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몇 명에 의해  전파되었는지보다 몇 명의 사람들이 조회했는지에 목을 매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바이럴 동영상의 광고화를 가속화 시킴과 동시에, 소비자 신뢰도를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은, 소비자가 만드는 동영상 품질의 발전 속도보다 마케터가 만드는 바이럴 동영상의 품질 발전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 따라서 둘 사이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경쟁사의 바이럴 동영상보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광고주의 중압감, 경쟁업체보다 더 고품질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작업체들의 스트레스도 큰 몫을 합니다.)


진짜 바이럴 마케팅

진정한 바이럴 마케팅은 웹2.0 마케팅입니다. 사용자들이 만들어내고 공유하는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이죠. 배너 광고를 포함한 전통매체 중심의 광고 (즉, 노출 중심의 광고) 모델이 붕괴될 것임은 이미 충분히 예견되어 왔고 이미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광고 모델 중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검색 광고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검색 광고는 그나마 '소비자의 의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브랜드 마케팅은 마케팅 메시지의 콘텐츠(혹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고, 그것을 어떻게 사람들로 하여금 퍼뜨리게 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010년 현재 바이럴 마케팅의 백미는 동영상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소셜 콘텐츠에 존재합니다. 동영상이 바이럴 마케팅의 도구로서 더 인기를 얻으려면 위에서 말한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함은 물론, 소비자간 '공유'와 '전파'의 수준을 정말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조회수와 같이 전파의 결과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전파의 과정을 보여주는 측정 방법이 있어야 합니다.


  1. 바이럴 마케팅이 유료 매체를 쓰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바이럴 매체 역시 유료 매체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물론 Youtube와 같이 무료로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고 그런 곳에 동영상을 올려두는 것만으로 바이럴 콘텐츠를 seeding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체계적 마케팅 집행과는 거리가 있는 것입니다. 바이럴 마케팅도 일반 대중 매체 광고와 마찬가지로 올바른 매체를 분석, 선택한 후 매체 사용료를 지불하고 콘텐츠를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문으로]
Posted by ecarus

전통적 미디어는 권위주의적이고 각 메시지당 임팩트가 강하지만, 그 권위는 정적(static)이고 응답하지 않는 위계적(hierarchical) 권위입니다.

반면 뉴미디어의 경우 탈권위주의적이고 상대적으로 평등하다는 특성이 있으며, 메시지의 총량이 전통적 미디어에 비해 큽니다. 이로 인해 각 메시지당 임팩트는 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집합적 권위로 이를 충분히 상쇄합니다.

이같은 뉴미디어의 특성은 인터넷이나 모바일 같은 최근의 뉴미디어에만 적용되는 것이아닙니다. 금속활자 기술이 출현한 것부터 시작, 신문의 등장, 라디오, 공중파 TV, 케이블 TV 등 방송매체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뉴미디어는 이미 존재하고 있던 올드 미디어에 비해 위와 같은 특징을 나타내 왔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인터넷과 모바일로 대표되는 현재의 뉴미디어 역시 언젠가는 더욱 탈권위적인, 더욱 평등한, 더욱 집합적인 미디어에 뉴미디어의 자리를 내어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집합적 권위는 전문가에 의한 일방향적 권위에 대비되는 의미로서, 사람들의 합의에 의해 인정되는 권위를 뜻합니다. 역동적이며, 쌍방향/참여형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 친근하면서도 수평적인 권위를 스스로 구축해 가며, 이같은 권위 구축 과정에 소비자의 확산 및 전파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집합적 권위는 단순히 다수결에 의해 확립된 권위, 혹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권위라는 '권위라는 결과물 (혹은 상태)'보다, 그러한 권위가 확립되어 가는 '과정'에 더 큰 중요성이 있습니다. 집합적 권위는 사람들의 지속적, 생산적 활동에 의해 촉발되는 권위이며,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상호 의견 교환과 교감, 집단지성에 의한 수정에 의해 스스로 발전하고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권위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이해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데 초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나 야후 등의 포털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분석한다거나, 구글이나 위키피디어 같은 검색 혹은 레퍼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분석할 때, 그리고 SNS를 사용자를 분석할 때 적용할 수 있습니다.

Google은 집합적인 intention, Digg이나 Reddit의 경우 crowd-sourced agenda setting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Flickr는 집합적인 이미지 정보이자 이미지의 status라고 할 수 있겠죠. Facebook과 Twitter는 집합적인 interest라고 할 수 있겠죠. 이런 다양한 현상들(phenomena) 안에서 권위를 갖고 있는 것은 누구일까요? 그 권위는 누구에 의해 주어진 것일까요? 얼마나 영속성이 있을까요? 권위를 유지시키거나 허물어뜨리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너무 선문답스러운 포스팅인가요? 제가 결론을 다 내려버린다면 너무 일방향적인 것 같아서요. ^^



Posted by ecarus

(주: 이 글은 제가 예전에 썼던 'Interactive Marketing = Applause Marketing (1)(2)와 유사한 글입니다. 따로 읽으셔도 되지만 이어서 읽으셔도 좋습니다..)

 


위 그림은 제가 '소셜 미디어 마케팅, 사용 동기를 알아야 성공한다'는 주제로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 즐겨 쓰던 슬라이드입니다.

소셜 미디어는 사용자의 콘텐츠 창출에 거의 100% 의지합니다. 그것이 그림이든 (Flickr), 140자 단문이든 (Twitter), Status Update이든 (Facebook) 말이죠. 어떤 형태의 콘텐츠이든, 사용자가 콘텐츠를 창출하고 업로드하는 데에는 Recognition과 Cause라는 두 가지 동기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Cause'는 좌뇌에서 비롯된 동기이며, 사용자는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이성적 이유, 즉 자신의 필요에 의해 콘텐츠를 창출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생산성을 증대시키거나, 나중에 자신이 스스로 사용하기 위하여 정보를 갈무리해두는 것이 여기에 해당하며, 따라서 콘텐츠의 창출 활동은 효용성(utility)이라는 동기로 설명되고, 창출된 콘텐츠 역시 '정보의 효용성'에 따라 평가됩니다.

반면 'Recognition'은 상대적으로 우뇌에 가까운 동기이며 감성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동기는 사용자 스스로의 자존감에 깊이 관련되어 있으며, '누군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콘텐츠 창출/업로드의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따라서 콘텐츠는 정보 자체가 갖는 효용성이나 생산성보다 '얼마나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줄 것인가', 혹은 '얼마나 나의 이름이 알려지는가 (reputation)'로 가치가 평가됩니다.

박수를 먹고 자라는 소셜 미디어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거나, 소셜 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 할 때 사용자들이 많은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은 경품이나 단기성 이벤트 등으로 소비자들의 일회성 콘텐츠를 사모으기도 하는데요, 이들은 중요한 한 가지 원칙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소셜 미디어의 사용자/참여자에 지불해야 하는 보상은 경품이나 현금이 아니라 박수인정'이라는 원칙입니다.

그리고 제가 위에서 정리한 내용 중 Recognition이 바로 박수를 의미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의 콘텐츠를 알아봐 주는 것, 좋아해 주는 것이 사용자들로부터 얻는 박수인 것입니다. 다른 말로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사용자들은 박수를 먹고 산다'고도 할 수 있을텐데요, 이 동기는 사람들이 왜 블로그를 운영하는지, 왜 트위터에 글을 올리며, 왜 싸이월드에 오늘 점심으로 뭘 먹었는지를 사진으로 올리는지 등을 설명하는데 유용합니다. (아울러 이는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동기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주: 위 구분은 얼핏 웹 콘텐츠를 나눌 때 'Information-oriented vs. Entertainment-oriented'의 두 가지로 나누는 구분과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Information vs. Entertainment'의 구분이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에 왜 접근, 사용하는가'라는 '활용'에 대한 동기에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Cause vs. Recognition'의 구분은 '사용자가 왜 콘텐츠를 만드는가'까지 포함하는 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대부분 Cause라는 동기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의 내용이 Information 이든 Entertainment 든 소비자가 그것을 의도적으로 찾아 소비한 경우라면 이는 사용자가 갖고 있던 필요(needs)를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므로 결국 Cause 에 해당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경우 Cause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동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Recognition인 것입니다.

Recognition이라는 동기는 대부분의 사용자에 있어 내재되어 있으나 외부로 발현되지 않는, 그러나 매우 강력한 동기입니다. 내가 쓴 글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회자되었으면 좋겠다는 욕구, 내 포스트가 베스트로 뽑혀 조회수가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욕구, 인기 블로거가 되고 싶은 욕구 등은 모두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봐 주었으면 (recognize) 좋겠다는 욕구의 다른 모습들인 것입니다. 이같은 욕구를 보다 쉽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혹은 이러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고안해서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폭발적인 입소문은 반쯤을 확보해 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Recognition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교류)' 자체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데 핵심 동기가 아닙니다. 네트워킹은 소셜 미디어에 참여를 더 많이, 열심히, 자주 하게 하는 촉매가 될 수는 있어도 참여(즉, 콘텐츠 창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로 하여금 참여하게 하는 동기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 동기는 Cause와 Recognition입니다.

Recognition은 어떻게 생길까요?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끄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자극적인 콘텐츠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단기적, 즉흥적인 recognition을 장기적인 fame과 reputation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Credibility, Trust, Up-to-dateness 라는 세 가지 요소가 콘텐츠에 필요합니다. Credibility는 콘텐츠의 내용에 대한 신뢰도를 의미합니다. 정확한 사실을 다루고 있는지, 의도적인 거짓이나 관심을 끌기 위한 과장은 아닌지가 포인트입니다.

Trust는 콘텐츠보다 콘텐츠의 화자(話者)가 얼마나 신뢰를 구축한 사람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 내에서 긍정적인 소문이 나있는 사람이거나, 활동은 적었더라도 커뮤니티 구성원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이같은 Trust를 확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Trust가 없는 경우라면, 커뮤니티 내에서의 꾸준한 교류를 통해 점차적으로 쌓아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Up-to-dateness는 얼마나 최신의 콘텐츠를 공유하느냐에 대한 것으로, 얼마나 자주 참여하느냐와 직결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콘텐츠가 즉각적인 주목을 끌만큼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위의 3가지 요소를 장기적으로 축적해 나가면 fame/reputation이 구축되는데, 이는 마치 브랜드의 확립 과정과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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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8/2010 추가 ]

위 글을 쓰고 난 후 한참 지나서 좋은, 제 글과도 연관된 동영상을 한 편 봤습니다. 제목은 'Dan Pink on the surprising science of motivation', 2009년 TED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강연입니다. (소개해 주신 트위터의 @wwoo_ct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가, 목적지향적인(goal-driven) 임무가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외적인 보상(당근과 채찍, 혹은 extrinsic motivator)이 주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효율에 대해 설명한 글입니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내적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입해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마케터들이 흔히 사용하는 이벤트/경품/프로모션 마케팅의 효율성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몸담았던 한 팀은 4년 전과 한치도 변함없는 '경품 마케팅' 접근으로 여전히 온라인 마케팅을 하고 있더군요. 단지 웹사이트가 트위터로 바뀌었을 뿐. 사람을 움직이는 동기에 대한 이해나 고민이 한참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스스로 생각하려는 사람이 없는데다가.. 공부를 안하니 앞으로도 변할 일은 없을 듯 해서 갑갑합니다..)


Posted by ecarus

"It's not just the eyeballs as it was before the dotcom crash. It's the 'kind of eyeballs' you collect and how you can slice, dice, and model them."
   - Ning's Infinite Ambition, by Adam L. Penenberg
     (Fast Company, May 2008, pp.76-84)

"Your currency is IDEAS, not time, not money. Make people emotionally attached (Then you become a public utility like blogs, Youtube, or Facebook.)
   - Unknown

What is the ONE, SINGLE THING that you would sell to your consumers? It should be simple and dead easy to understand.

Everybody, everything, every activity can be classified. Analyze what people are doing, on an hourly basis, gather them to groups with a similar activities. Similar topics people are saying; similar music they're listening; similar links people are sharing. It has always been the lack of people's imagination as to how to use the classified data which failed "interest-oriented businesses." Classification methodology has always been valid, for more than thousand years.  



Posted by ecarus

원래 블로그에 펌질은 자제하려는 편인데, 이 글은 있는 그대로 보시는게 나을 듯 하네요.

'넌 누구냐?' '인증 받았냐?'고 제발 묻지 마세요

강인규 (foucault)
[뉴미디어 기획 7] 낡은 '계획경제체제'가 부른 한국 IT산업의 몰락
2009.09.10 12:16
뉴미디어, 인터넷본인확인제

사용자들은 다 알고, 공감하고, 위기를 느끼는데, 윗분들은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으시니들...


Posted by ecarus

따옴표 내의 제목은 제가 지은 것이 아니라 오마이뉴스에 난 기사의 제목입니다. 앞서 제가 쓴 포스트 Applause Marketing (1)(2)편에서 '사용자들은 인정과 칭찬을 원한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 기사에도 그와 비슷한 구절이 있어, 슬쩍 짚어보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인터넷 언어는 '구술성'을 특징으로 한다. 즉 말하듯 글을 쓴다는 것이다. 제3자를 위한 게시물이 아닌 한, 인터넷의 언어는 늘 말을 받을 2인칭 상대가 전제되어 있다. 인터넷의 소통이 일상적 대화의 형식을 띠는 것은 당연하다.

일상의 대화에서는 문법이 무시되고 격식이 파괴되며, 단문이 사용된다. (중략) 초기의 블로그는 이런 구술적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대부분의 글이 짧았으며, 일상에 기초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러나 애초에 대중적 공간으로 만들어진 블로그에 '전문 블로거'들이 가세하면서 글쓰기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여놓았다. 그들과 맞서 주목을 받으려면 제법 심오한 내용을 다뤄야 할 뿐 아니라, 구성과 문체, 그리고 맞춤법까지도 까다롭게 신경을 써야만 했다.

트위터는 글을 140자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형식과 격식의 압박을 '강퇴'시켜 버렸다. '심오함'의 강박도 사라졌다. 한 문단이 채 안 되는 글에서 무슨 심오함을 기대한단 말인가. 그저 생각나는 대로 말하고,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면 링크를 걸어 보내면 된다. 누구에게? 나 자신에게. 아니면 내 '추종자'에게. 대문에 걸린 '셀카'가 말해주듯, 이제 '모든 시민은 연예인'이다.

블로그에서 생겨난 '격식으로 인한 문턱'이 Twitter에서는 140자라는 단문이 주는 한계로 인해 오히려 낮아졌다는 말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쓴 Applause Marketing (1)에서 저는 Twitter에서도 이같은 현상은 일어날 수 있고,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링크를 따라가서 읽어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의 [뉴미디어기획]시리즈의 한 편입니다. 그리고 이 편의 핵심은 사실 Twitter와 같은 단문 블로그의 인기 요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바로 '고추장 마케팅'을 우려하는 데 있습니다. Twitter가 해외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미투데이에 밀리고 있다거나, 삼성의 옴니아 시리즈가 아이폰 대항마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다거나 하는 기사들이 얼마나 우려스러운 기사들인가 하는 거죠.

미투데이가 Twitter보다 많은 가입자를 순식간에 유치하게 된 것은 많이들 아시는 것처럼 빅뱅을 통한 유명인 마케팅의 힘이 컸습니다. 게다가 미투데이에 올라온 내용을 300건까지 무료로 휴대전화로 전송해주니, 파괴력은 상당했죠. (빅뱅의 팬이 승리가 보내는 문자를 휴대전화로 받아볼 수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반면 Twitter는 유명인 마케팅도, 무료 문자도 안하고, 지원 안됩니다. Twitter 한국판이 나오기 전까지는 어쩌면 계속 안될 수도 있구요.

Twitter와 같은 해외의 인기 서비스는 '열린 구조'를 근간으로 합니다. 식상한 이야기같지만, 우리나라 서비스에서는 접하기 힘든 미덕입니다. 사용자들로 하여금 서비스의 용도와 활용 방법을 정하게 하는 해외 서비스와 달리 우리나라 서비스는 대부분 다양한 메뉴와 옵션을 지원하는 것이 사용자의 구미에 맞추는 것이라는 접근을 취합니다. 결국, 사고 방식과 환경 자체가 다른 겁니다. (주: 틀린게 아니라 '다르다'고 한 점에 유의하시길..^^)

이같은 사고 방식과 접근의 차이는 서비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이폰이 큰 인기를 얻자 삼성은 '아이폰보다 훨씬 고성능의 제트폰을 출시'함으로써, 혹은 옴니아2로 '아이폰 잡는 삼성' 포지션을 강화하려고 했습니다. 엘지는 야심차게 내놓은 블랙라벨 시리즈로 '아이폰보다 쿨하게 생긴' '디자인 엘지'의 포지션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아이폰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거나 (예: 앱스토어), 새로운 흐름을 안착시키지 못했습니다 (예: 터치 UI). 결과는, 삼성과 엘지가 단말기는 훨씬 많이 팔았어도 수익은 아이폰이 훨씬 많이 가져가는 상황이 돼버렸죠. (참조: "빛 좋은 애니콜.싸이언, 실속은 아이폰")

삼성도 최근 삼성 앱스토어를 연다는 발표를 했고, 늦은 감은 있지만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듯 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애플같은 오픈된 기업 문화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폰.아이팟같이 개방적인 모바일 디바이스가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 삼성 앱스토어가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저는 회의적입니다. 결정적으로, 삼성은 여전히 하드웨어의 우월성이 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의 모든 하드웨어 관련 이슈는 소프트웨어로 인해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이 돌만큼, 하드웨어 위주의 IT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Twitter 같은 서비스는 물론, 휴대전화나 TV, 디지털카메라, MP3P 등의 기기 역시 이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에서도 "제대로 된 인터넷 기반 플랫폼을 갖추지 못한 하드웨어 기업은 소프트웨어 업체의 하청공장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지요.

더 좋은 스펙, 더 뛰어난 성능, 더 싼 비용으로 소비자를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그런 생각으로는 Twitter같은 서비스를 최초로 만들어 낼 수도, 혹은 기존의 인기 서비스를 앞지를 수도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를 고민하되, 모든 답이 들어있는 완벽한 서비스를 내놓으려고만 하지 말고 (즉, 스펙으로 승부하려 하지 말고), 사용자들로 하여금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서비스를 내놓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너무 무리한 발상의 전환일까요?

 

 

Posted by ecarus

박수 마케팅은 기업이 사용자로부터 박수를 받기 위한 마케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인정과 박수라는 인식 하에 그것을 효과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기획입니다. (아울러 그 박수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해주는 것보다, 다른 사용자들이 내 소비자에게 쳐주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인식도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추구하는 '칭찬'과 '박수'는 사용자 자신의 자존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며, 따라서 신뢰(trust)와 평판(reputation)이라는 두 요인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첫째, 어떤 링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그에 대한 칭찬을 들으려면 '나를 믿어, 너는 이 링크를 분명히 좋아할거야'라는 신뢰, 즉 '내가 추천하는 것은 네가 좋아할 것이다'라는 '공감'을 바탕으로 한 신뢰가 깔려 있어야 가능합니다.

둘째, 링크를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박수를 받으려면 '나는 이런 재미있는 (혹은 유용한) 리소스를 알고 있어. (넌 몰랐지?) 나에 대해, 혹은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더 알고 싶으면 나를 Follow해 (혹은 내 블로그를 구독해)' 라는 (때때로 정보의 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에 기인한) 자존감/자부심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 역시 '아 이 사람은 나보다 많은걸 알고 있군'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필요하죠.

칭찬과 박수를 얻기 위한 신뢰, 그리고 상호 신뢰를 쌓기 위한 사용자들의 노력이 현재 인터랙티브 환경, 인터랙티브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신뢰는 아울러 '감사 (appreciation)'로 더 잘 획득될 수 있습니다. 감사를 얻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다른 사람을 소개하고, 공을 돌리고, 다른 사람의 콘텐츠에 링크를 걸어주며, 출처를 밝히는 것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일이지만, 잘 안지켜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

박수를 향한 열망과 이를 위한 신뢰는 바로 모든 사이트의 트래픽을 증가시키기도 하고, Google의 검색 알고리듬의 핵심이 되기도 하는 요소입니다. (Reputation과 trust야말로 Google에게 가장 중요한 통화(currency)인 셈이죠.)

박수와 칭찬은 SNS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됩니다. 블로그에서 '인정' 혹은 '칭찬'을 받기 위한 노력은 댓글(코멘트) 혹은 트랙백으로 나타납니다. Twitter는 RT와 Follower의 수라고 할 수 있겠죠.



Posted by ecarus